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모자에는 항상 나이키 로고가 새겨져 있다. 사업 규모 6억5천만 달러로 전 세계 기업 브랜드 가치 25위에 랭크 되어 있는 나 이키 사가 그를 후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타이거 우즈가 21세였던 1996년 당시 처음 계약을 맺었는데, 그때 금액은 500만 달러였다. 엄청난 금 액이었다. 그러나 나이키 사가 2000년에 타이거 우즈와 다시 계약할 때는 계약금이 무려 1억5천만 달러에 달했다. 한 기업이 골프에 이토록 많은 액수를 쏟아 붓는 이 유는 무엇일까? 이토록 어마어마한 금액을 지출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스포츠 마케팅이란 무엇이며, 골프를 통한 마케팅이 발휘할 수 있는 힘 은 과연 얼마만큼이나 될까?
스포츠 마케팅의 효과
스포츠 마케팅의 목적은 회사 및 회사제품의 인 지도를 높이고 이미지를 개선하거나 유지하려는 것이다. 이 마케팅은 일차적으로는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얻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으나 최종적으 로 제품판매의 확대가 목표이다. 스포츠를 통한 마케팅은 다른 마케팅과 비교할 때 그만의 독특한 장점과 효과를 지니고 있다. 첫째 장점으로는 인위적으로 기업의 이미지나 제 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노출시킨 다는 점이다. 때문에 수용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설 수 있는 것이다. 둘째는 수용자들이 종목이나 선수에 대해 갖고 있는 호감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 라서 기업들은 보다 쉽게 기업이나 제품의 이미 지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 이 밖에도 주류광고처럼 시간대 별 방송금지가 정해져 있는 제품에 대한 광고제약을 피할 수 있 고, 특정 집단을 겨냥할 수 있다는 등의 여러 가 지 장점이 있다.
현재 전 세계 스포츠 마케팅의 규모는 연간 360 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 년 10대 기업이 스포츠에 투자한 금액은 4,276억 글로벌 기업의 골프마케팅 바람 으로 문화관광부 예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우리나라 기업들의 국내스포츠 투 자는 체육 활성화 자체에도 목적이 있지만 이러 한 투자가 기업의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 다면 기업으로서는 투자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공식 스폰서 로 참여해 브랜드 인지도가 최소 5~6% 상승한 것으로 자체 분석한 바 있으며, 2002년 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후원을 통해 세계 전 략시장에서 `디지털 리더`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세계적 기업들은 골프장에서 마케팅 한다
이렇게 스포츠가 세계적 기업들의 마케팅 영역으로 활용되고 있는 추세와 발맞추어 2010년부터 두산은 브리티시 오픈 골프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브리티시 오픈은 나비스코 챔피언십, 맥도날드 LPGA챔피언십, US여자 오픈과 함께 LPGA 4대 메이 저 대회로 불리는 권위 있는 골프대회이다. 또한 1860년에 창설, 골프대회로서는 가장 오래 된 역사를 갖고 있으며, 대회주관은 영국왕실골프 협회(R&A)가 하고 있다. 영국인들은 이를 ‘디 오픈(The Open)-유일한 대회’라고 부르며 스스로 권위를 지켜나가고 있다.
롤렉스는 1978년에 브리티시오픈 후원을 시작했다. 올해로 33년째다. 니콘의 경우에는 1993년부 터 후원하고 있다. 국내 기업인 두산은 2010년에 코스 관리 장비를 기증하며 공식 후원사가 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부터 5년간 계약했다. 디 오픈이 이렇게 후원사 수를 한정할 정도로 권 위가 가장 큰 이유는 그 인기도 때문이다. 대회가 열리면 TV로 세계 193개국에 중계될 뿐 만 아니라 대회 기간 동안 공식 사이트(www. opengolf.com) 방문자 수가 300만 명에 육박한 다. 2011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에서 열린 대회에는 20만명의 갤러리가 몰린 바 있다. 경기가 열리면 비바람이 몰아쳐도 갤러리 들이 코스를 떠나지 않는다. 그만큼 대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이다. 디 오픈이 이렇게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골프 대회이기 때문 에 2020년 세계 200대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두산이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건설장비 중 하나인 다용도 카트 차 량(Utility Vehicle)을 대회를 주관하는 영국 왕 실골프협회(R&A)에 제공함으로써 대회장 안팎 에서 이동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는 등 다각도의 마케팅 활동을 펼쳤으며, 초청 고 객들의 편의를 위해 크루즈를 임대하여 최상의 Hospitality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올해에는 비슷한 시기에 개최되는 런던 올림 픽을 고려하여 비행기 항공편과 골프장 주변 호텔 들과의 계약을 이미 지난해 마무리하여 비용 절감 은 물론 최상의 숙박/숙식을 제공토록 준비해 왔다. 이 뿐만 아니라 맨체스터 공항 내, 외곽에 옥외광고 등을 설치하며 맨체스터 공항을 찾는 모든 전 세계 고객들에게 두산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효과를 기대할 뿐만 아 니라 두산의 초청 고객들에게는 자부심을 부여토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디 오픈 대회기간에는 별 도로 버스 랩핑 차량을 운영하여 맨체스터 시내 및 골프장을 순회토록 하여 다각적으로 두산 브랜드를 알리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골프를 통한 마케팅에는 상당히 많은 효 과를 볼 수 있는데,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골프라는 스포츠가 지니고 있는 고유의 고급이미지를 그대로 흡수 할 수 있으며, 또한 수용자들에게 이를 호의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대회를 후 원하는 기업의 이미지는 자연히 상승된다. 둘째, 전세계적인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한 가지 디 오픈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5000만 가구 이상이 시청했다. 또한 경기장을 방문한 약 25만 명 이상의 갤러리에게 두산을 알림으로써 수백억원 이상의 광 고 효과를 누린 것으로 분석됐다. <중앙일보>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심한 불경기에도 불 구하고 여전히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골프대회와 선수들을 통해 자사 마케팅 및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미국 스포츠 비즈니스저널에 따르면 스폰서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스포츠로 골프가 1위를 차지했다. 미국 내 프로 스포츠 후원 기업의 중역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국프로골프(PGA)와 미국여자프로 골프(LPGA)가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한 것이다. 골프가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우리나라 시각에서 보면 어째서 미식축구나 농구가 1위가 되지 못했을 까 의아하지만 미국엔 골프장만 12,000여 군데에 달하며 역대 대통령들 70%는 골프를 즐기고 있다 는 점, 그리고 유명 골프선수와 같이 골프를 즐기는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여긴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골프 후원사로 가장 유명한 곳이라면 당연 롤렉스 이다. 이들은 남녀 골프 메이저대회 ‘스폰서십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유일한 기업이다. 1978년 브리티시오픈을 후원한 데 이어 바로 US오픈도 후 원했다. 1994년부터 PGA오브 아메리카와 손잡고 PGA챔피언십, 시니어PGA챔피언십, 라이더컵 등을 지난해까지 후원했다. 마스터스는 2008년부터 후원하기 시작했다. 롤렉스에 자극을 받은 오메가도 골프대회 후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메가 유러피언마스터스와 중 국에서 열리는 오메가 미션힐스월드컵, 오메가 두 바이 데저트 클래식을 개최하고 있다. 오메가는 롤렉스가 독점해오던 PGA오브 아메리카 스폰서를 빼 앗아 올해부터 2016년까지 PGA챔피언십, 시니어 PGA챔피언십, 라이더컵 등을 후원한다. 메르세데스는 최근 테니스에 쏟아부었던 마케팅 비 용을 골프 스폰서십에 집중하고 있다.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후원하는‘스폰서십 그랜드슬램’을 노린다. 마스터스와 PGA챔피언십에 이어 올해 브리티시오픈을 추가한 것. 하나 남은 US오픈은 2015 년 렉서의 후원 기간이 종료되면 추가할 계획이 다. 메르세데스의 골프대회 후원은 BMW에 위협이 되고 있는데, BMW는 주로 유러피언투어를 후원하고 있다. 골프를 통한 마케팅 비용으로 보면 BMW가 가장 선두에 있다. 독일의 컨설팅회사인 스포츠앤드마켓에 따르면 BMW가 3900만유로(584억원)를 써 골프 스폰서 1위였고 2위 메르세데스 2100만유로 (314억원), 3위 볼보 1500만유로(224억원)였다. 그 뒤로 현대-기아-도요타-아우디-렉서스 순이다. <한국경제신문>
국내에서도 금융기업 중심으로 골프 마케팅 바람
우리나라에서 골프는 과거 귀족 스포츠로 불렸지 만 최근 골프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인식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현재 우리나라 골프인구는 약 260만 명이다. 그리고 여론조사기관인 한국리서치와 스크린골프업체 골프존이 골프인구 실태파악을 위해 진행한 골퍼인구 추정조사에 따르면 2010년 12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한 번이라도 골프를 경험한 신규 유입 골프인구는 전국 성인 남녀 3,518만명 중 2.75%인 약 96만 명이다. 골프인구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무분별한 골프 마케팅을 우려할 정도로 기업들의 골프 마케팅 참여가 부쩍 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골프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은 약 70여개 인데, 후원 형태는 골프선수 후 원, 골프용품 지원, 골프 대회 개최 등이다. 그리고 이들 중 금융 관련 기업들이 가장 활발하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KB금융그룹은 양용은, 양희영 등 미국 PGA투어 에서 활약하는 선수를 지원하면서 국내에서는 여 자 메이저대회 KB금융STAR챔피언십, 한·일 대 항전인 밀리언야드컵 등을 후원하고 있다. KDB산업금융그룹은 삼성에 이어 박세리를 후원 하고 있으며, 신한 금융그룹은 김경태, 강성훈, 한창 원 등을 후원하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상금 10억원을 걸고 남자대회인 신한 동해 오픈을 열고 있다. 또 하나금융그룹은 미국 LPGA투어인 하나은행 챔피언십의 메인스폰서를 맡고 있으면서 김인경, 박희영 선수를 후원한다. 우리금융그룹은 상금 5억원 이 걸린 KLPGA 투어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주최하는 동시에 한민규, 박은신, 함영애, 정혜진, 이솔라, 김세민 등 남녀 각각 4명씩 총 8 명으로 구성된 골프단을 운영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들이 후원하고 있는 골프선수는 모두 23명에 달한다. 그렇지만 기업에서 가장 많은 비 용을 소모하고 있는 곳은 대회이다. 하나금융, 신한금융, KB금융그룹 등이 대회를 열 고 있는데 최고 상금은 20억원이며, 이들이 내거는 상금을 총 합산한 금액은 50억~70억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이렇게 막대한 비용을 골프 마케팅에 지출 하는 이유는 우선 지출하는 비용보다도 그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와 달라서 하루 에 끝나지 않고 며칠에 걸쳐 진행된다. 때문에 수 용자들에게 장시간 동안 기업 브랜드를 보여줄 수 가 있는 것이다. 선수들은 모자, 가슴, 셔츠소매, 골프백 등에 기업로고를 달고 경기를 하는데, 이 모습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면 CF광고보다 훨씬 더 높은 효과를 보게 되는 것이다. 또 후원하는 선수 가 우승을 하게 되면 또 각종 뉴스 화면에까지 자 연스럽게 기업광고가 이어진다. 그야말로 엄청난 효과를 누리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골프가 보편화 되어가고 있 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고급스런 이미 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부자와 상류층을 주 타겟 으로 삼아야 하는 금융기업과는 다른 어떤 스포츠 보다도 궁합이 잘 맞는다. 규모 있는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VIP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참여하는 스포츠가 바로 골프이다. 또 타종목에 비해 관리가 간 편하다는 점도 골프가 갖는 마케팅의 이점으로 꼽 을 수 있다. 야구나 축구, 배구 같은 종목을 후원 하려면 자금 규모도 만만치 않지만 많은 인원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골프는 아주 간단하게 후원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기업들은 이렇듯 스포츠 마케팅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추세다. 이것은 직접광고가 갖는 법적 정서적 장벽을 피할 수 있 고, 수요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비용 대 비 고효율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골프는 스포츠 마케팅이 가질 수 있는 장점 들을 모두 갖고 있다. 따라서 기업들의 골프를 통 한 마케팅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활발해 질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