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었던 봉건제 시대의 생산수단은 농민들의 소유였다. 산업 자본주의시대, 생산수단과 노동은 분리되었고 철저한 분업화로 생산수단의 소유는 자본가가 독점했다.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 쉬프트가 진행되고 있다. 다시 생산수단의 소유가 일반 시민들과 노동자의 손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글 ┃ 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
생산과 소비의 통일은 어제 오늘의 화두가 아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 이론이나 일부의 사례였고 우리 주변에서 느끼기 어려웠다. 할인마트에 가서 상품을 사고 식당에 가서 외식을 하는 일상에서 생산과 소비의 통일 그리고 생산수단의 재사유화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여기까지는 3D프린터 등장 이전의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3D프린터의 등장은 소비자들의 생각을 여러모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 같다. 대표적으로 미국을 살펴보면 ‘제조자 운동(Maker movement : 제조자 운동, 10달러 이하 생필품은 집에서 만듦)’을 펼치고 있다. 기업이 아닌 한 개인이 과거라면 상상도 못할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메이커 무브먼트’다. 한 발 더나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연두 교서에서 “이제 제조업의 혁명을 가져다줄 잠재력을 지닌 3D프린팅 기술을 모든 근로자들이 습득해야 한다”며 거들고 나섰다. 2018년 미국을 소비시장에서 생산기지로 전환시키는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매년 생산되는 군사용 드론의 50% 이상을 개인이 만든 드론을 구매하고 있다고 한다.
3D프린터가 생산을 중심에 둔 1인 제조업 형태라면 먹을거리를 중심으로 집에 직접 생산 소비하는 자가 제조 기기들도 활성화가 시작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2014년 5월 홈메이드 주방가전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지난여름에는 빙과류 제조기 판매량이 2013년에 비해 400% 가까운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다.
집에서 직접 제조할 수 있는 홈메이드 제조기의 종류도 다양하다. 주스기, 녹즙기는 물론 솜사탕, 초콜릿, 요구르트, 청국장, 오일, 위스키 얼음, 슬러시 제조기, 라테아트 메이커, 위스키 아이스볼 메이커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수 정도다.
집에서 직접 재배하는 기기 또한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G마켓에 따르면 지난 2월 3일부터 3월 2일 사이 전년 대비 새싹 재배기 86%, 누룽지 제조기 195%, 참기름 제조기 133%, 요구르트·청국장 제조기 75%, 콩나물 재배기 80% 등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이런 홈메이드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또 하나의 커다란 흐름이 생기고 있다. ‘홈브로잉’, 바로 맥주다. 미국에서는 대규모 공장에서 생산하는 맥주 대신 1980년대 중반 이후 소형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크래프트 비어가 조금씩 증가하더니, 지난해 미국양조협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지역 소형 양조장의 수는 2008년에 1,521개였던 것이 2014년에는 3,200개로 증가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여 미국 내에서 직접 집에 맥주를 제조해서 즐기는 가정이 증가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홈 브루잉 키트(집에서 맥주를 만들 수 있는 장비)’를 사비로 장만, 본인이 직접 명명한 ‘화이트하우스 허니 에일’이라는 사제 맥주를 직접 만들어 마셨을 정도로 큰 인기였다.
이런 흐름이 가능한 것은 단연코 기술의 발전 때문이다. 그동안 제품을 생산하려면 대규모 공장을 갖추고 복잡한 생산설비를 갖춰야 했던 구조가 기술의 진보로 소형화·경량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안전과 안심의 욕구 강화를 들 수 있다. 집에서 직접 제조하면 재료와 성분을 확인할 수 있고 위생에도 더 안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대표적으로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볼 수 있다. 201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문을 연 액화질소 아이스크림 전문점 ‘스미슨 아이스크림(Smitten Ice Cream)’의 사례를 분석해보자.
이곳은 즉석 아이스크림 전문점으로 고객이 주문하면 창업자 Robyn Sue Fisher가 액화질소를 활용해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는 ‘Brr’'라는 아이스크림 기계를 이용, 그 자리에서 바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판매한다. 이 기계는 Robyn Sue Fisher가 5년 동안 연구한 끝에 나온 것으로 60초 내에 가장 부드럽고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는 기계로 알려져 있다.
이를 이용하면 유화제, 지연제, 방부제, 향료, 색소 등 합성첨가물을 배제하고 천연재료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다. 재료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신선한 제철 식재료만을 사용한다. 여기에 다양한 토핑을 추가할 수 있으며,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가볍고 부드러운 텍스처가 특징이다.
글 ┃ 박성희 한국트렌드연구소 책임연구원
생산과 소비의 통일은 어제 오늘의 화두가 아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 이론이나 일부의 사례였고 우리 주변에서 느끼기 어려웠다. 할인마트에 가서 상품을 사고 식당에 가서 외식을 하는 일상에서 생산과 소비의 통일 그리고 생산수단의 재사유화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여기까지는 3D프린터 등장 이전의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3D프린터의 등장은 소비자들의 생각을 여러모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 같다. 대표적으로 미국을 살펴보면 ‘제조자 운동(Maker movement : 제조자 운동, 10달러 이하 생필품은 집에서 만듦)’을 펼치고 있다. 기업이 아닌 한 개인이 과거라면 상상도 못할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메이커 무브먼트’다. 한 발 더나가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연두 교서에서 “이제 제조업의 혁명을 가져다줄 잠재력을 지닌 3D프린팅 기술을 모든 근로자들이 습득해야 한다”며 거들고 나섰다. 2018년 미국을 소비시장에서 생산기지로 전환시키는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매년 생산되는 군사용 드론의 50% 이상을 개인이 만든 드론을 구매하고 있다고 한다.
3D프린터가 생산을 중심에 둔 1인 제조업 형태라면 먹을거리를 중심으로 집에 직접 생산 소비하는 자가 제조 기기들도 활성화가 시작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2014년 5월 홈메이드 주방가전의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지난여름에는 빙과류 제조기 판매량이 2013년에 비해 400% 가까운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다.
집에서 직접 제조할 수 있는 홈메이드 제조기의 종류도 다양하다. 주스기, 녹즙기는 물론 솜사탕, 초콜릿, 요구르트, 청국장, 오일, 위스키 얼음, 슬러시 제조기, 라테아트 메이커, 위스키 아이스볼 메이커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수 정도다.
집에서 직접 재배하는 기기 또한 매출이 급상승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G마켓에 따르면 지난 2월 3일부터 3월 2일 사이 전년 대비 새싹 재배기 86%, 누룽지 제조기 195%, 참기름 제조기 133%, 요구르트·청국장 제조기 75%, 콩나물 재배기 80% 등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이런 홈메이드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또 하나의 커다란 흐름이 생기고 있다. ‘홈브로잉’, 바로 맥주다. 미국에서는 대규모 공장에서 생산하는 맥주 대신 1980년대 중반 이후 소형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크래프트 비어가 조금씩 증가하더니, 지난해 미국양조협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지역 소형 양조장의 수는 2008년에 1,521개였던 것이 2014년에는 3,200개로 증가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여 미국 내에서 직접 집에 맥주를 제조해서 즐기는 가정이 증가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홈 브루잉 키트(집에서 맥주를 만들 수 있는 장비)’를 사비로 장만, 본인이 직접 명명한 ‘화이트하우스 허니 에일’이라는 사제 맥주를 직접 만들어 마셨을 정도로 큰 인기였다.
이런 흐름이 가능한 것은 단연코 기술의 발전 때문이다. 그동안 제품을 생산하려면 대규모 공장을 갖추고 복잡한 생산설비를 갖춰야 했던 구조가 기술의 진보로 소형화·경량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안전과 안심의 욕구 강화를 들 수 있다. 집에서 직접 제조하면 재료와 성분을 확인할 수 있고 위생에도 더 안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대표적으로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볼 수 있다. 201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문을 연 액화질소 아이스크림 전문점 ‘스미슨 아이스크림(Smitten Ice Cream)’의 사례를 분석해보자.
이곳은 즉석 아이스크림 전문점으로 고객이 주문하면 창업자 Robyn Sue Fisher가 액화질소를 활용해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는 ‘Brr’'라는 아이스크림 기계를 이용, 그 자리에서 바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판매한다. 이 기계는 Robyn Sue Fisher가 5년 동안 연구한 끝에 나온 것으로 60초 내에 가장 부드럽고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는 기계로 알려져 있다.
이를 이용하면 유화제, 지연제, 방부제, 향료, 색소 등 합성첨가물을 배제하고 천연재료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다. 재료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신선한 제철 식재료만을 사용한다. 여기에 다양한 토핑을 추가할 수 있으며,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가볍고 부드러운 텍스처가 특징이다.
출처 : CNN
위에서 잘 나타나 있듯이 액화질소로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은 얼마 전까지 공장에서나 가능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기술의 발전으로 액화질소를 활용하는 기계가 소형화된 데에는 언제 어디서든 즉석 아이스크림이 가능하게 된 배경이 잘 드러나 있다. 물론 가정용 액화질소 즉석 아이스크림 기기도 있다.
또 한 가지, 스미슨 아이스크림에는 안전과 안심의 욕구가 담겨 있다. 아이스크림은 각종 첨가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맛있는 불량식품이다. 따라서 맛있고 안전한 아이스크림을 재탄생시키는 것은 재료와 성분을 확인해 불안요소를 제거하려는 현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끌어당기는 요소다.
사족일 수도 있지만,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을 어렵게 하는 저성장과 장기불황도 어쩌면 이런 흐름에 한몫을 하는 것은 아닐까?
또 한 가지, 스미슨 아이스크림에는 안전과 안심의 욕구가 담겨 있다. 아이스크림은 각종 첨가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맛있는 불량식품이다. 따라서 맛있고 안전한 아이스크림을 재탄생시키는 것은 재료와 성분을 확인해 불안요소를 제거하려는 현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끌어당기는 요소다.
사족일 수도 있지만, 소비자의 주머니 사정을 어렵게 하는 저성장과 장기불황도 어쩌면 이런 흐름에 한몫을 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