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 최원준 펑타이 한국 지점장 / 정리 편집실 / 사진 허동욱
제일기획의 중국 디지털 자회사인 펑타이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지난해 중국 톱 3 에이전시로 자리 잡았다. 1위와 2위가 로컬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외자(外資) 기업으로는 1위인 셈이다.
뛰어난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펑타이와 제일기획이 어떤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까? 최원준 한국 지점장을 만나 펑타이의 디지털 역량을 비롯해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인사이트를 들어봤다.
우선 펑타이의 업무를 소개해 달라
펑타이는 중국 북경에 본사가 있으며 상해, 광주, 홍콩, 대만, 그리고 서울에 네트워크를 두고 있다. 초반에는 리서치·컨설팅 업무로 시작해서, 디지털 마케팅과 전자상거래까지 영역을 넓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활동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쪽은 7월 말, 알리바바와 톱 2를 이루는 징동(京?)글로벌의 해외 직구몰 운영 수주라는 좋은 소식이 있기도 했다.
펑타이 한국 지점은 디지털 캠페인 그룹, 디지털 스튜디오 그룹, 뉴비즈 그룹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디지털 캠페인 그룹은 중국 포털 바이두 검색 마케팅을 비롯해 한국 클라이언트의 중국 마케팅 진출을 전방위적 분야에 걸쳐 돕고 있다. 디지털 스튜디오 그룹은 다양한 디지털 관련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제일기획의 디지털 역량을 내재화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칸 국제광고제에서 동상을 받은 글동무 애플리케이션의 디자인과 개발 작업에 참여했다. 세 번째 뉴비즈 그룹은 신사업을 담당한다. 대표적으로는 한국에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국 지하철 가이드 앱을 중국어로 제작해 중국 앱 마켓에 론칭했는데, 현재 중국인이 가장 많이 다운받는 지하철 앱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펑타이의 성장 동력은 무엇인가?
철저한 현지화가 주된 요인이라 생각한다. 북경 본사만 하더라도 근무하는 직원 700여 명 중 90% 이상이 현지인인 만큼 ‘직원의 현지화’를 이뤄냈다. 또한 메이저 로컬 기업들을 클라이언트로 영입함으로써 ‘클라이언트의 현지화’도 이뤘다. 사실 현지화라는 게 누구나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또한 기존 사업 영역에 얽매이지 않고 벤처정신을 발휘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 왔다. 중국은 지금 가능성이 폭발하고 있는 시장이다.
그런 시장의 한가운데에 서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적절한 시기에 선점한 점이 주효했던 것 같다.
최근 제일기획과 협력한 성과로는 무엇이 있나?
앞서 언급한 글동무 애플리케이션 개발 외에도 삼성 ‘플레이 더 챌린지’ 캠페인의 비스킷 개발도 좋은 콜라보레이션이었고, 기억에 남는 협업으로는 SBS 어워즈 페스티벌이 있다. SBS 어워즈 페스티벌은 연기 대상, 연예 대상, 방송 대상 등 연말 대상을 하나로 모은 것으로 단순한 시상식을 넘어 시청자가 콘텐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대규모 축제였다. SBS 어워즈 페스티벌은 한국과 중국을 무대로, 한국에서는 제일기획과 SBS가, 중국에서는 펑타이와 포탈 소후가 4자 구도로 콜라보레이션해 시너지를 일으킨 프로젝트다. 한류 문화 콘텐츠가 중국 시장에 체계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지난 4월 열었던 ‘2015 차이나 미디어 컨퍼런스’도 의미가 컸다.
우리는 일 년에 두 차례씩 중국 마케팅 컨퍼런스를 열고 있는데, 올 상반기에는 중국 최대 검색 포털인 바이두(Baidu), 동영상 매체 아이치이(iQiyi), 중국 여행 매체 마펑워(Mafengwo), 여성 관련 온라인 매체 요카(YOKA) 등 4개 중국 매체를 직접 초청했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가 큰 데 반해서 정보를 얻는 채널은 무척 제한적이다 보니, 제일기획의 홍보 지원에 힘입어 더 뜨거운 관심을 얻었던 것 같다.
이 컨퍼런스는 중국 내 주요 온라인 매체를 한자리에 모이게 했다는 점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사실 중국 매체들도 한국 진출에 관심이 많지만,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기가 어려웠다. 그 역할을 우리가 해내서 뿌듯하다. 이 컨퍼런스를 계기로 중국 매체사들의 독점 영업권을 따냈기 때문에 앞으로 이들과 협업을 원하는 한국 기업들은 펑타이를 통해야만 한다. 이 점도 의미 있는 성과라 할 수 있다. 올
하반기는 11월 예정으로 제6회 컨퍼런스를 준비 중인데 기대하셔도 좋다.
제일기획과 펑타이 간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는?
첫째로, 무한한 기회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국 마켓에서 협력 가능한 다양한 사업을 함께 모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펑타이는 중국 시장의 전초 기지로서 중국에 진출하는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제일기획 Beyond Cheil 본부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 기업들과 협업을 추진 중이고, 실질적인 관문 역할을 하려 한다. 둘째로, 펑타이는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컴퍼니를 지향하는 바, 제일기획 내 디지털
역량을 내재화하는 데 기여한다. 세 번째는 클라이언트 공동 개발이다.
중국의 경우 펑타이와 제일기획 중국법인은 한 회사처럼 일하고 있으며, 북경, 홍콩, 대만은 이미 같은 사무실로 통합해 일하고 있다. 크로스 셀링을 통해 공동으로 클라이언트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 광고 시장의 현재 동향은 어떠한가?
지난해 TV 시장을 따라 잡은 온라인 광고 시장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모바일 광고 시장이 PC 광고를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향후에는 모바일을 중심으로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다. 중국 광고 시장은 이제 전 세계 에이전시들이 총출동한 글로벌 마켓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상당히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특성에 대해 말해 달라
중국에서 소비의 핵심으로 떠오른 ‘80후(後) 세대’나 ‘90후(後) 세대’는 전자상거래에 익숙해서 유행을 선도하고, 소비를 통해서 자신을 표현한다. 또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수용도가 한국에 버금갈 정도다. 예를 들어 지난해 11월 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 알리바바가 하루에 한화 10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더 놀라운 건 전체 거래 금액 중 43%가 모바일 결제였다는 점이다. 굉장히 높은 수치인데, 현재까지 중국 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아직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모바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엄청나다. 또한 중국은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놀이 문화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 의존도가 높다. 그 덕분에 즐길 만한 무료 온라인 콘텐츠가 한국보다 풍부하다. 이런 특성을 고려한다면 중국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중국의 온라인 시장에서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으며, 특히 핀테크나 O2O 등 적지 않은 분야에서 한국보다 앞선 케이스들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비록 직접적인 마켓이 아닌 경우라 할지라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제는 서구만 바라보며 배우는 게 아니라, 중국 시장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몽타주] 펑타이, 중국 진출의 관문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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