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키팝>은 취향을 넘어 하나의 장르가 된 유튜브 <essential;> 채널의 창시자가 운영하는 음악 유튜브 채널이다. 팝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다루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우키팝. 평범한 음악 채널과는 달리, 팝 가수의 생애부터 음악까지, 색다른 콘텐츠를 제작하는 우키팝 님과 함께 콘텐츠 제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Q. 우키팝 님 본인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대중음악에 관한 콘텐츠를 만드는 우키팝입니다. 음악 감상에 있어 유용할 정보를 공유하고, 최신 동향도 소개해 드립니다. 반갑습니다!
Q. 인터뷰를 읽으며 함께 들을 음악 한 곡, 추천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NEIKED와 Dyo가 함께한 <Sexual> 가겠습니다. 이 곡을 트시는 순간, 분위기가 청량하게 바뀔 거예요.
NEIKED - Sexual (feat. Dyo) / 출처: BrightMelodies 유튜브
Q. 우키팝 이름의 의미는?
제 이름이 선욱인데요. 욱이의 팝채널 → 욱이팝 → 우기팝. 그러다 더 임팩트를 주기 위해 ‘우키팝’으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우키팝 로고 / 출처: 우키팝 제공
Q. 에션셜과 우키팝을 만드신 것으로 유명한데요. 플레이리스트 콘텐츠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당시 저는 벅스에서 플레이리스트 담당자로 근무 중이었습니다. 벅스에서 제공하는 플레이리스트는 수준이 굉장히 높았는데요. 문제는 홍보가 잘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M사 이겨보고 싶다는 꿈을 꾸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M사가 국내 최고였습니다) 당시 M사는 Top 100 차트라는 강력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서 ‘M사가 차트면 벅스는 플레이리스트’로 홍보하면 효과적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그때 우리나라에서 유튜브라는 게 막 활성화되던 시기였고 ‘때껄룩’ 채널을 비롯해 국내에도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채널이 생겨남을 확인했습니다. 저는 이 흐름에 하루라도 빨리 동참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팀장님께 허가를 받고 채널을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벅스의 플레이리스트 콘텐츠를 세상에 가장 빠르고 강하게 알릴 방법은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뿐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당시 영상 학원을 주 3회씩 석 달을 다니면서 정말 열심히 배우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아무래도 초기에는 반응이 미미했습니다. 다만 꾸준히 운영하다 보니 거의 몇 개월 만에 구독자 수 1만 명을 돌파했고 이후에는 정말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30만 명까지 커졌습니다.
여기서 저는 제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했고, 그즈음부터는 대중음악에 관한 정보를 전해주는 채널이 개설하고 싶어 지면서 오랜 고민 끝에 퇴사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이후에는 essential; 영상 제작 가이드 북을 만들어 차기 운영자에게 전달했고 이후 채널은 여러 운영자를 거치며 120만 명의 대형 채널로 성장했습니다. 그래서 essential;을 탄생시킨 사람으로서 제가 떠나고 나서도 채널을 멋지게 잘 운영해 주신 데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벅스를 떠난 지 어연 3년이 됐지만 이렇게 essential;을 주제로 인터뷰도 하게 되었네요. essential; 구독자분들과 현 운영진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Q. 플레이리스트 채널 운영자를 따라 '나 OOO 들어' 하는 것이 트렌드가 된 것 같은데요. 주류가 될 것이라 예상하셨나요?
그게 트렌드가 된 지는 몰랐습니다. 그리고 저는 essential; 운영 기간 동안 그런 멘트를 사용한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다만 essential;을 개설하고 채널을 키우면서 느낀 건 이런 플레이리스트 영상 문화가 유행이 될 거란 건 알았습니다.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공유하고 싶어 하니까요. 누군가 틀만 만들어서 보여주면 이후에 제작되는 양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Q. 새롭게 디깅해보고 싶은 음악 장르가 있으신가요?
무조건 아프리카요. 그간의 노력으로 가능성이 인정을 받았고, 대형 음반사들의 투자가 이뤄지면서 이제 아프리카 뮤지션들의 음악적 확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가는 느낌입니다.
지금 엄청나게 인기가 좋은 아프로비츠는 물론이고 아프리칸들이 만드는 전자 음악, 재즈 등등 디깅하면 할수록 좋은 음악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요즘 일부 한국 아티스트분들이 본인 음악에 아프리카 리듬이나 여러 요소를 차용 중인데 이런 걸 보는 것도 흥미롭고요.
Q. 매일 같이 색다른 음악 콘텐츠를 보여주시는데, 보통 영감은 어디서 받으시나요?
해외 음악 매거진, 평론 사이트 등에서 많이 받는 것 같아요. 피치포크, NME, 롤링스톤, RYM 등등 가보시면 음악을 가지고 정말 다양한 논의를 하는 걸 볼 수 있거든요. 그러면 '아.. 음악을 시각으로도 볼 수 있구나' '이런 걸 주제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구나' 하면서 머리가 열리는 느낌을 받습니다.
Q. 에센셜과 우키팝은 선곡 자체가 남다른데요. 선곡하는 방법이 있나요?
저는 여기저기서 음악을 듣다가 마음에 들면 무조건 따로 폴더를 만들어 저장해 둡니다. '방금 곡 좋았네..' 하고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닌 꼭 저장해 둬요. 그리고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곡 추천 서비스도 많이 이용하고요. 안 그래도 좋은 곡들을 저장해 둔 폴더가 점점 많아지면서 플레이리스트 채널을 새롭게 만들고 싶어 졌는데 조만간 개설하게 되면 우키팝 채널 통해 말씀드리겠습니다.
Q.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음악 채널은?
리플레이님 채널 추천합니다. 선곡이 정말 좋고, 이미지도 본인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쓰기 때문에 개성이 있으면서도 감각적입니다.
리플레이LEEPLAY
사진을 찍었던 순간에 생각나는 음악 몇 곡 지친 일상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www.youtube.com
애플 뮤직의 라디오도 추천해 드려요. 양질의 선곡은 물론 호스트들이 직접 진행하는 인터뷰가 굉장히 수준이 높습니다. 음악 팬으로서도 듣지만, 유튜버로서 배우는 자세로 듣기도 합니다.
수천만 곡의 음악. 광고 없이 즐기세요.
보유 중인 모든 기기에서 음악 보관함 전체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music.apple.com
Q. 하루에 노래를 몇 곡이나 들으시나요?
몇 곡인지는 모르겠으나 성인이 되고부터는 눈을 뜨고 감을 때까지 계속 들었습니다. 분명 평소 음악을 많이 안 들으시는 분들은 제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실 거예요. 그렇지만 음악을 많이 들으시는 분들은 공감해 주실 겁니다. 요즘도 일어나자마자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를 켜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렇게 내내 듣다가 잠에 들기 전에 음악을 종료하고요.
Q. 콘텐츠 제작을 위해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부분은 어딘가요?
우키팝 채널을 시작하고 나서는 아무래도 스크립트 작성에 가장 공을 들입니다. 제가 다룰 주제에 관해 많은 공부가 필요하기에 거기서 가장 시간이 소요되는 것 같네요. 인물 혹은 장르의 탄생 배경, 등장 당시 주변의 반응, 그들이 혹은 그 장르가 현대에 미친 영향 등등 여러 각도에서 현상을 분석하려고 합니다.
Q. 에센셜은 플레이리스트를 넘어 인테리어 아이템으로도 유명한데요. (인테리어 인플루언서들의 화보사진에 필수 요소) 비결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다른 플레이리스트 채널들이 개성을 앞세운 lo-fi 한 이미지로 승부를 봤다면 저는 essential;이 개인이 운영했음에도 어쨌든 벅스라는 한 회사의 채널이기에 고급지고 세련되게 그러면서도 활용도가 높은 이미지를 써야 장기적으로도 좋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확대해도 깨지질 않을 초고화질에, 색감이 뚜렷하며, 미니멀하고, 친환경적인 느낌을 주는 사진을 찾아다녔습니다. (2010년대 후반은 이런 감성이 유행했습니다.)
물론 회사에서 따로 어떤 투자도 해주지 않았기에 제가 찾는 감성의 사진들을 저작권 Free에 무료로 얻을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하는 것도 중요했고요. 아무튼 그래서 많은 잡지를 참고하고 직접 삼성 비스포크와 이케아 매장도 가고 그곳에서 제공하는 카탈로그도 보며 어떤 이미지가 채널과 어울릴지 나름의 공부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 전략대로 ‘오늘의 집’에 제가 만든 영상이 도배가 되는데 그때 참 감사하고 기뻤던 기억이 나네요. 세련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일상에 제 콘텐츠가 꼭 들어갔으면 싶었거든요. 참고로 가운데 로고 폰트는 벅스 디자인 팀의 안윤정 팀장님께서 만들어주셨습니다. 사실 essential;의 흥행에는 이 예쁜 로고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멋진 로고를 제작해 주셔서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집들이'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essential;’ 화면의 정체는?
‘온라인 집들이’와 같은 인테리어 인스타그램을 보다 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배경이 있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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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플리 콘텐츠는 어떻게 제작되는지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과정을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각자가 다르겠지만, 제 방식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가장 먼저 제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무드를 구체화시킵니다. 그리고 그 무드에 맞는 곡을 고르는데 가능하면 러닝 타임을 길게 하려고 해요. 그래서 한 플레이리스트에 최소 20곡, 많으면 100곡까지도 넣습니다.
그렇게 선곡 과정이 끝나면 전체적인 선곡 분위기에 맞는 이미지를 고릅니다. 영상이 될 수도 있고, 정지된 이미지가 될 수도 있겠죠? 이후 센스 있는 제목까지 곁들이면 완성입니다.
Q. 특별히 기억에 남는 콘텐츠가 있으신가요?
여러분들이 아실만한 것으로 말씀드리자면 벅스 재직 중에 만들었던 <슬슬 연말 분위기를 내볼까요? | 퍼펙트 크리스마스 캐롤 플레이리스트>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Playlist] 슬슬 연말 분위기를 내볼까요? | 퍼펙트 크리스마스 캐롤 플레이리스트
출처: essential; 공식 유튜브
출처: essential; 공식 유튜브
지금은 시즌 플레이리스트가 많아졌지만 당시만 해도 저 플레이리스트가 굉장히 신선했거든요. 선곡부터 이미지, 영상 제목까지 완성하고 났을 때 제가 뭔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시기에 맞게 잘 전달드린 것 같은 기분을 받았고 실제로도 큰 사랑을 받아서 좋았습니다.
벌써 9월이네요. 슬슬 연말 분위기를 내볼까요? 올해도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Q.우키팝 채널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은?
출처 표기? 가령 제 아티스트 소개 영상을 보시면 저는 아티스트가 한 말의 출처를 반드시 표기합니다. 그리고 제가 영상에서 말하는 모든 내용들은 모두 출처가 있는 내용들입니다.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영상에 옮깁니다.
상당히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지만 누군가의 삶을 소개하는 영상을 만들려고 한다면 저는 이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제 채널의 규모가 커질수록 제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거든요. 그렇기에 한 아티스트나 장르에 대해 뇌피셜을 바탕으로 제가 제 멋대로 해석하면 한 사람의 인생 혹은 한 장르의 역사가 왜곡되어 퍼지게 됩니다.
저는 이런 걸 방지하고자 나름의 책임감을 가지고 채널을 운영하는 데 그런 진지한 자세를 많은 음악 팬 분들이 예뻐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Q. 광고 음악등 다양한 분야와 콜라보레이션할 계획도 있으신가요?
의미 있는 협업에는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광고 음악이란 분야가 친숙하지는 않지만 제가 도움이 된다면 함께 하고 싶네요.
Q.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철저히 제 기준에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진심이 담긴 콘텐츠가 가장 좋은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소재, 어떤 편집 기법이 들어간 영상이든 내가 진심을 갖고 만들었고 이걸 세상에 선보여야 할 이유가 확실한 콘텐츠라면 사람들의 마음에 골인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만들고 픈 마음이 없는데 요즘 이런 게 유행이라니깐.. 나도 따라서 만들어야지..', '저 사람한테 관심은 없지만 저 사람이 요즘 인기 많으니깐 섭외해야지..' 그런 영상은 잠깐 반짝일 수는 있어도 오래가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콘텐츠만큼 그 콘텐츠를 만든 사람을 궁금해합니다. 그렇기에 더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고, 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essential;이라는 플레이리스트 채널을 통해 사람들에게 음악의 다양성이 주는 기쁨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세련된 이미지로 일상에 산뜻함을 안겨드리고 싶었습니다.
우키팝이라는 채널을 통해서는 음악이란 게 알고 들으면 얼마나 더 재밌어지는지 그 기쁨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중음악이 힘을 잃지 않고 계속 나아가게 하고 싶었습니다. 우키팝에 가보시면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들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아티스트 소개, 장르 소개, 인터뷰, 앨범 리뷰 등등 궁극적으로 각 콘텐츠들은 위에서 말씀드린 그런 큰 비전 아래서 이뤄지는 변주라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하고 싶은 콘텐츠가 많습니다. 다만 채널을 혼자 운영하다 보니 일손이 많이 부족하네요. 그래서 당장은 채널은 잘 키워서 직원분들을 고용하고, 더 다양한 콘텐츠를 더 빠른 주기로 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무엇보다 뜻이 맞고, 사람 자체가 맞는 업무적 파트너를 만나고 싶습니다. 슬슬 시너지라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우키팝 님에게 음악이란?
친구입니다. 음악은 제가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함께해 줬습니다. 음악이 있는 한 저는 외롭지 않을 것입니다.
음악아,
나 네 곁을 떠나지 않을게
그러니 너도 오래오래 잘 살아줘. (오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