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대한 기대와 역풍
2000년대 초반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A.I.'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처음 접했을 때의 인공지능은 공상과학 소설(SF)이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채 20년도 지나지 않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겼을 때 인공지능은 당장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올 것만 같았다. 그렇다면 소설속의 인공지능은 지금 어디까지 현실이 되었고, 얼마나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는 1956년 미국에서 열린 다트머스 컨퍼런스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물론 1950년에 수학자 앨런 튜링이 제안한 튜링 테스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생각을 하는 기계, 또는 인공 두뇌라는 관점에서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지만,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당대의 저명한 수학자, 전산과학자, 전기공학자 등이 모인 이 기념비적인 자리에서 제안된 이후 인공지능은 강한 낙관론 속에서 이에 따르는 큰 기대와 함께 막대한 투자와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큰 기대는 오히려 강한 역풍을 불러왔다. 연구자들의 낙관론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졌던 반면, 실제 가능성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는 모두 사라지고 연구자들은 인공지능의 한계에 대한 강한 공격을 받게 된다.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는 1956년 미국에서 열린 다트머스 컨퍼런스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물론 1950년에 수학자 앨런 튜링이 제안한 튜링 테스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생각을 하는 기계, 또는 인공 두뇌라는 관점에서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은 이미 존재하고 있었지만,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당대의 저명한 수학자, 전산과학자, 전기공학자 등이 모인 이 기념비적인 자리에서 제안된 이후 인공지능은 강한 낙관론 속에서 이에 따르는 큰 기대와 함께 막대한 투자와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큰 기대는 오히려 강한 역풍을 불러왔다. 연구자들의 낙관론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졌던 반면, 실제 가능성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는 모두 사라지고 연구자들은 인공지능의 한계에 대한 강한 공격을 받게 된다.
소설 속의 인공지능은 지금 어디까지 현실이 되었고,
얼마나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얼마나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이러한 어려움속에서 인공지능은 1980년대초에 있었던 전문가 시스템의 유행으로 다시 한번 기회를 갖는다. 전문가 시스템은 인간이 특정 분야에 대해서 가진 전문지식을 지식베이스로 저장하고, 이에 기반해서 문제 해결방법을 찾아내는 추론엔진을 활용한 특수한 목적의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전문가 시스템의 대표적 사례가 IBM의 왓슨이다. 왓슨은 위키피디아의 정보들을 빠르고 효율적인 검색이 가능한 지식베이스 형태로 저장하고, 주어진 질문을 분석하여 질문의 의미에 대한 가설을 만든 후에, 추론 엔진을 이용하여 지식베이스에 저장된 정보와 비교해서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한다. 그러나 왓슨과 달리 초기의 전문가 시스템은 소규모의 지식 영역에만 국한되어 있었고 상식적인 문제들은 고려하지 않았다. 지난 시기의 영광과 고난을 모두 겪은 연구자들은 인공지능의 한계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고, 인공지능으로 모든 것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잘할 수 있는 것만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련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나타났다. 데스크탑 컴퓨터의 급격한 성능 향상과 가격하락이 문제였다. 싸고 강력한 계산 능력의 등장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구축한 이후에도 많은 유지비용이 드는 전문가 시스템의 가치를 사라지게 했고, 이로 인한 산업계의 외면으로 다시 한번 인공지능은 침체기에 빠져들게 된다.
'딥러닝'의 등장
1990년대 많은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기계학습과 같은 좀 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진 인공지능의 하위 영역으로 이동하면서 인공지능 자체에 대한 연구는 크게 감소한 반면에, 퍼지논리에 의한 제어 시스템, 음성 인식, 문자 인식, 기계번역 등의 제한된 문제의 해결을 위한 연구들이 계속 진행되었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 중 하나인 기계학습은 데이터로부터 학습을 통해 데이터의 효율적인 표현형(Representation)을 만들고 이를 일반화(Generalization)하여 기존에 학습하지 못한 새로운 데이터의 경우에도 일반화하여 처리가 가능한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일반화와 표현형의 개념은 기계학습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개념으로 기계학습의 알고리즘 중 하나인 인공신경망의 특수한 형태인 딥러닝을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체의 내부를 시각화한 의료영상을 이용하여 병명을 진단하는 영상의학 전공의의 수련과정은 인간의 학습과정에서도 나타나는 표현형과 일반화의 사례를 잘 보여주고 있다. X-ray나 CT, MRI 등의 의료영상은 그 특성상 일반적인 사진과는 다르게 의미 있는 특징을 찾아내기가 매우 힘들다. 그러나 의사들은 다양한 증상의 의료영상들을 관찰하고 이를 병리적인 진단과 비고해 가면서 자신만의 표현형으로 이러한 특징들을 파악해 나가고 이를 지식의 형태로 일반화해 나감으로써 진단 능력을 키워나가게 되고,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의사 개개인의 경험(표현형의 생성)과 소질(일반화 능력)에 따라서 진단 능력의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딥러닝의 학습과정은 이와 유사하게 진행된다. 딥러닝은 대량의 데이터로부터 데이터의 특성을 가장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표현형을 스스로 학습하게 되고, 이러한 표현형을 기반으로 데이터에 대한 일반화를 수행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만들 미래
그렇다면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인간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더 효율적으로 학습하는 딥러닝은 과연 그동안의 인공지능의 실패를 넘어설 수 있을까? 인터넷과 다양한 모바일 기기, 그리고 다양한 세서들로 인해서 데이터는 점점 증가해 가고 있고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저장 능력과 계산 능력은 점점 싸고 빨라지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딥러닝 기술을 생각할 때 왓슨이 재퍼디(Jeopardy)에서 우승하고 알파고가 바둑에서 이세돌을 이겼던 것처럼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시절이 올 것이라는 믿음도 틀린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만약 알파고가 이세돌과 제퍼디에 출전하고 왓슨이 이세돌과 바둑을 둔다면 여전히 인공지능의 승리를 자신할 수 있을까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의문이다.
물론 딥러닝으로 대표되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은 명확한 일이다. 문자인식 기술의 발전은 차 문을 열고 내려서 주차권을 뽑아야 하는 당황스러운 상황을 없애주고 있고, 영어로 되어 있는 유튜브 영상에 자동으로 자막을 달아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인공지능이 사람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은 지난 두 번의 인공지능 침체기가 주었던 교훈을 생각하면 명확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뭐든지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다. 인공지능이 잘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서 찾아낸다면 정말로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를 뺏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인공지능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일을 도와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공지능이 만들 미래가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느 것을 원하든지 미래는 이미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고, 언제나 그렇듯이 그 미래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