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의 날,
광고의 힘을 새롭게 돌아보다.
매년 11월 11일은 광고인들을 위한 축제라 할 수 있는 '광고의 날'이다. 올해 새롭게 부활한 제46회 광고의 날을 맞아 기념 캠페인에 참여한 박윤진 CⓔM에게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와, 이번 기회를 통해 새삼 짚어보게 된 광고의 가치에 관해 물었다.
Q. 반갑습니다. 먼저 대홍기획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현재 통합캠페인부 컨텐츠2팀CD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대홍기획에서 대리와 차장 시절을 보낸 후 다른 회사에 다니다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재입사한지 6년 정도 되었습니다. 입사 이후에 롯데그룹 관련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했고 최근에는 동인비 등의 뷰티 브랜드와 번개장터, 하이마트 등의 광고를 맡고 있습니다.
Q.지난 11월 11일은 '광고의 날'이었습니다. 비광고인들을 위해 '광고의 날'을 간단하게 설명해주신다면
광고의 날은 광고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광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 주기 위해서 1973년에 선포, 올해로 46회를 맞이한 캠페인입니다. 광고의 생일날이라고 보면 될까요? 매년 여러 광고인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광고의 가치를 전하는 광고물을 제작해왔고, 2000년대부터는 일반인과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해서 의미를 더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경기 침체 등의 상황으로 2015년부터 중단되었다가, 올해 다시 부활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몇 년 만에 다시 시행된 광고의 날 기념 광고 제작에 참여하신 소감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우선 반가웠죠. 광고의 날 행사가 제개된다는 얘기를 들은 후 좀 진부하지만, 긴 마라톤을 달리던 주자가 잠시 넘어졌다가 다시 운동화 끈을 묶고 일어나 달리는 장면이 떠올랐어요. 그래서 다시 일어나 달리는 주자를 향해 힘찬 박수를 보내는 심정으로 이번 광고 제작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광고의 날 기념 광고
Q.광고의 날에 제작하신 카피라이팅 작품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작품이라고 하시니 부끄럽네요. '다시 광고에 힘을'이 제가 받은 주제였어요. 해당 주제를 가지고 가장 정답에 가까운 안, 감성적인 안, 개인적인 생각이 담긴 안 세 가지를 준비했고 그 중 가장 정답에 가까운 안이 선택되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요. (웃음)
작업을 하면서 주제를 잘 전달하기 위해 광고의 힘에 관해 찬찬히 다시 생각해봤어요. 광고는 저에게는 업이자 창작, 그 언저리에 있는 묘한 매력을 가진 대상이인데요. 그러한 광고가 사회적으로는 어떤 의미가 있 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공기처럼 떠다니는 광고 콘텐츠는 어떤 존재 의미를 갖는지, 우리 생에 광고는 어떤 의미이며 삶의 어떤 순간에 가장 가치 있을 지, 만일 하루아침에 광고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지…. 여러 각도에서 광고에 관해 생각해보며 카피를 썼습니다.
Q.작업을 하면서 CD님 스스로도 광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셨을 거 같습니다. CD님에게 광고는 어떤 존재인가요.
저는 어릴 때부터 광고를 정말 좋아했어요. 20살부터 카피라이터를 꿈꿨는데, 28살이 되어서야 그 꿈을 이뤘죠. 친구들도 ‘그렇게 카피라이터가 하고 싶다더니 결국 해냈구나!’라면서 신기해했어요. 대학 때는 도서관에서 몇 안되는 광고 관련 서적을 다 찾아 읽었고, 특히 여러 광고 회사 사보들을 탐독하면서 꿈을 키웠기 때문에 진짜 광고인이 되어서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것도 개인적으로 매우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Q. 카피 베이스 CD로 오랫동안 일하셨고 부산광고제 심사위원을 맡으신 바도 있는데요. 베테랑 광고인으로서 좋은 카피, 좋은 광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좋은 그림, 좋은 음악, 좋은 사진의 기준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작품을 처음 봤을 때 ‘아!’라는 느낌을 주는 것들이 있잖아요. 광고도 봤을 때 ‘좋다!’라는 느낌이 들고, 마음에 울림을 주는 게 좋은 광고 아닐까요. 회의를 하다 보면 좋은 광고는 힘이 있어요. 그만큼 생명력도 길죠. 파이터처럼 여러 차례의 리뷰를 통과하고 결국 대중에게 공개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힘이 좋은 쪽으로 향하는 걸 지향합니다. 전 국민에게 공개되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같은 메시지라도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쪽으로 발전시키려고 노력해요.
Q. 광고인으로서 안고 있는 고민이나 화두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다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은데요. 요즘은 전국, 아니 전 세계의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앞다투어 끼를 펼치고 있어서 광고가 치고 들어가기가 매우 힘든 시장이 되었습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사실 해결해야 할 솔루션이나 꼭 전달해야 할 메시지가 있는 건 아니라 여러모로 자유로운데, 저희는 양 어깨에 산적한 과제를 얹고 소비자의 관심과 시선을 끌어야 하니 고민이 많습니다.
보는 재미를 주기 위해서 30초 광고에 30착장 이상의 옷을 준비해 거의 씬마다 다른 옷을 입히기도 했고요. 디지털 소재도 10편 제작했는데요. 메인 광고가 브랜딩 위주라면, 디지털 소재는 즉각적인 행동 유발을 하도록 타깃에 맞춘 다른 소재, 재미 위주의 광고로 제작했습니다.
Q. 마지막으로 광고의 날을 기념하여 세상의 모든 광고인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뭔가 거창한 이야기를 드릴 주제는 아닌 것 같고(웃음), 그냥 밥 잘 먹고 햇살 좋은 날에는 산책도 하면서 쉬엄쉬엄하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좋아하는 광고, 지치지 않고 오래해야죠. 너무 열심히 일만 하지 말고, 열심히 놀고 열심히 쉬고 마음의 느긋함을 잃지 않는 광고인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