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액 564억을 기록하며 최근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디지털종합광고회사 차이커뮤니케이션(이하 차이)이 지난 7월 4일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다. 창립 기념으로 서체 개발, 홈페이지 리뉴얼 등 브랜딩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20주년 창립 기념으로 진행된 차이 최영섭 대표와의 인터뷰는 회사가 걸어온 길과 함께 20년 차 광고인 최영섭의 이야기로 가득했다. 선배 광고인으로서 광고업계에 고질적인 문제를 지적하거나, 사라져가는 광고인에 대한 자부심을 어떻게 고취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결국, 창립 20주년과 관련된 프로젝트는 건강한 광고업계를 재건하고자 하는 노력과 20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던 차이 크루에 대한 헌사였다.‘광고인에게 승리만큼 좋은 보약은 없다’며 광고업이 주는 만족감과 가치를 후배 광고인에게 공유하고 싶다는 최 대표는 아직도 20년 전 광고인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차이에서 20년째 일하고 있는 광고인, 최영섭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다. 어떤 마음인가?
차이의 창립 20주년을 많은 이들이 축하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축하는 결국 차이 크루들의 축하 메시지였다. 차이는 10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매년 포상하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차이의 임직원이 약 300여 명이 됐는데 그중에 23명이 10년 이상의 근속자다. 지금처럼 이직이 자유롭고 인하우스 대비 모든 것들이 부족한 독립광고대행사에서 10년 이상을 함께 해준 23명의 차이 크루들에게 고마운 마음뿐이다. 또한 그들의 성장기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16년 전 나눴던 명함이 계기가 돼 지금까지 근속한 친구, 대학교 4학년 때 인턴십으로 시작해 10년 차 팀장으로 성장 한 친구 등 차이와 함께 성장한 크루들이 창립 20주년을 맞이해 축하 메시지를 모은 액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차이는 디지털을 넘어 온오프라인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의 차이를 만든 캠페인은 무엇인가?
많은 캠페인이 있지만 그중 2022년에 진행했던 하이트진로 ‘테라 스푸너’ 캠페인을 뽑고 싶다. 차이는 디지털과 온오프라인 통합을 지향하는 회사이며, 스스로도 경계를 허물어 왔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테라 스푸너’ 캠페인은 스푸너 굿즈 개발부터 디지털 필름 그리고 공중파까지 전체 캠페인을 기획 제작한 사례로써 2022년 대한민국광고대상 ‘크리에이티브 전략 부문’ 대상을 받았고, 2023년 스파이크스아시아(Spikes Asia) 어워드에서 ‘Brand Experience & Activation 부문’ 브론즈를 수상하는 등 큰 성과를 이뤘다. 중요한 점은 유튜브 콘텐츠로 제작된 광고 소재가 반응이 매우 좋아 공중파 광고까지 확장된 점이다. 당시에는 디털과 TVC의 경계가 명확했지만, 이 캠페인 이후로 그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이러한 프로세스가 보편화된 케이스라 차이에겐 중요한 캠페인으로 생각한다.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차이의 첫 시작이 궁금하다. 차이가 어떻게 시작됐나?
2004년은 ‘누가 먼저 깃발을 꽂느냐’의 싸움이었다. 당시 디지털 광고가 태동하면서 엄청난 성장을 예측했다. 허나 그때만 해도 광고회사들은 디지털에 대한 이해도와 업력이 낮다 보니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회사나 따를 만한 선배들이 많지 않았다. 결국 디지털 시장에서 개인의 역량이 상당히 중요해진 시점에 회사를 만들어보자 생각했고, 2004년 6월에 전 직장 동료들과 함께 1억여 원의 자본금을 모아 시작했다. 당시엔 벤처투자도 개인 투자도 받기가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다. 창업 이후에도 디지털 시장은 열악하고 치열했다. 당시엔 이렇게 오랫동안 차이의 대표로 앉아 있을지 상상도 못 할 정도였다. 먼저 창업한 많은 선배 광고인들이 적당한 시점에서 회사를 매각하는 과정을 봐오면서 독립광고회사의 한계나 개인의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회사 매각을 고민할 정도로 힘들었다. 그 순간마다 ‘기회를 잡지 않으면 우리 회사에 내일은 없다’ 라는 절실한 태도로 버티며 지금까지 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