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마다 다음 한 해의 소비 트렌드를 예측해온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2018년의 소비 트렌드 키워드로 ‘왝 더 독’을 제시했다.
‘왝 더 독’은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의미의 영어 표현으로, 주로 주식시장에서 선물매매가 현물 시장을 좌지우지할 때 많이 쓰인다.김 교수는 30일 내년 소비 트렌드 전망을 담은 ‘트렌드코 리아 2018’(미래의창 펴냄)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왝 더 독’을 키워드로 선정한 데 대해 사은품을본 상품보다, SNS(소셜미디어)가 대중매체보다, 1인 방송이 주류 매체보다, 카드 뉴스가 TV 뉴스보다 인기를 끄는 등 말 그대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이 속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사용한 ‘왝 더 독’은 내년 10대 소비 트렌드의 영문 앞글자를 조합한 용어(WAG THE DOGS)이기도 하다. 김 교수가 꼽은 10대 소비 트렌드는 ‘워라밸’(Work-lifebalance), ‘작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 ‘나만의 케렌시아’, ‘매력자본’, ‘플라시보 소비(가심 소비)’, ‘언택트 기술’, ‘미닝 아웃’, ‘만물의 서비스화’, ‘소비를 통한 자존감 회복’, ‘대인 관계’ 등이다.
이 중 김 교수는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에 특히 주목했다. 그 동안의 ‘워라밸’이 서구식 일과 가정의 균형을 의미했다면 새로운 ‘워라밸’은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1988∼1992년 출생한 ‘직딩’(직장인)들이 새로운 ‘워라밸’ 트렌드를 이끌 것”이라며 이들이 2018년에 가장 강력한 인플루언서(influencer·사회적 영향력을 행사 하는 사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김 교수는 2008년부터 출간해 온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 10주년을 맞아 10년간의 9가지 메가 트렌드(MEGA TREND)로 ‘과시에서 가치로’, ‘소유에서 경험으로’, ‘개념있는 소비의 약진’, ‘공유경제로의 진화’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특히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의 전제가 무너진 점이 매우 컸다”면서 “이런 변화가 작은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현실에서 즉각적인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소비로 관심을 유도하는 경향으로 이어졌다” 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