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와코루 70주년입니다. 축하해 주세요!”
신영와코루 칠순 기념, 성수와 강남에서 각각 서로 다른 잔치를 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두 곳 모두 젊은이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내 브랜드는 아니었지만, 이 정도 진심이라면…’ – 무비랜드 <사랑의 형태들>
축하는 억지로 시킬 수 없고, 당사자의 마음에서 우러나와 자발적으로 해줘야 의미 있는 법이다. 신영와코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타깃과 브랜드 사이의 공통점을 찾아 친한 척을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찾은 첫 번째 연결 지점은 ‘사랑의 비너스’였다.
(사랑의 비너스? 이젠 바꿔볼게요라고 작성했던 1년 전 글을 회상하며)
무비랜드 <사랑의 형태들> 진행 배경
무비랜드는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을 위해 기획된 공간이다. 올해 2월 오픈하여, 직후에는 직접 선정한 고전영화를 틀거나, 그 달의 큐레이터를 선정하여 그들이 추천하는 영화로 몇 주간 운영하고 있었는데 궁극적으로는 브랜드를 섭외하여, 브랜드의 스토리를 영화라는 대중적인 소재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공간만 대여하여 브랜드 것으로만 채웠을 때 타깃에 들리는지가 고민이었던 신영와코루와 서로 부합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무비랜드 <사랑의 형태들>의 구성
‘브랜드 스토리텔링’이라는 키워드에 맞게 이곳에서의 경험은 1954년 신영염직공업사로 시작해서 국내 대표 여성 언더웨어 브랜드가 되기까지의 긴 여정을 부담스럽지 않게 방문객들에게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계됐다. 특히, 안 친한 브랜드의 다짜고짜 역사 넋두리가 부담스러울 2030가 몰입할 수 있는 메신저를 찾아 ‘사랑의 비너스’라는 키워드를 다시 찾았다. 다만, ‘사랑의 비너스’에서 그치지 않고 가슴을 ‘HEART(사랑)’으로 재해석한다는 남다른 포인트를 가져왔다.
무비랜드라는 공간 특성을 고려하여 감성적 키워드를 고른 것도 있었다. ‘Heart(사랑)’는 사랑 영화로 이어졌고 결과적으로 70주년을 기념한 7개의 사랑 영화를 상영하게 되었다. 다양한 가슴의 형태도 커버하는 비너스로서 다양한 ‘사랑의 형태’를 보여줄 7개의 사랑 영화를 골랐고, 어린아이의 사랑부터 노년의 사랑까지 실제로 다양한 대상들의 사랑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리고 7개의 영화는 7개의 ‘페르소나’로 재해석되어 비너스의 헤리티지에 녹아들었다.
사랑의 형태들로 새로 제작한 영화 포스터
*7개 영화와 페르소나
박쥐 – Hysteric Angel / 문라이즈킹덤 – Romantic Bulldozer / 첨밀밀 – Endless Heart / 아무르 – Heart Breaker / 캐롤 – Sexy Dynamite /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 Lonely Wolf / HER – Cyber Lover
헤리티지 전시에 녹아든 7개의 영화 명대사들
팝업스토어에 빼놓을 수 없는 포토 부스는 ‘하트 피팅 서비스(Heart Fitting Service)’로 재해석하여 배치됐다. 신영와코루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인 브라 피팅 서비스에서 착안한 것으로 무비랜드에서는 이를 ‘사랑의 페르소나’를 진단해 주는 것으로 해석하여 운영했다. 사랑에 관련한 4 가지 질문에 답하고 사진을 찍으면 사진이 인화되며 본인의 페르소나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서비스이다.
2주 만에 품절된 무비랜드X비너스 굿즈들
비너스가 최초로 콜라보를 진행한 파자마는 98,000원에 판매되었는데 팝업 마치기 전에 완판 되었다. 파자마 곳곳에 위치에 맞는 명대사를 매치하고, 신영와코루의 상징 색으로 디자인되어, 한정판 덕후들의 마음을 자극했다.
그 외 , 영화 관람객들 대상 럭키드로우를 통해 무료로 나눠준 마그넷과 모두를 위한 스티커
티셔츠는 당첨 확률 5%. 런드리백은 당첨 확률 29% 이었다.
“브라의 시작을 아세요?” 신영방직 Since 1954
성수의 무비랜드가 스토리텔링이었다면, 현재 진행 중인 신영방직은 ‘브랜드 경험’을 위해 설계했다. 성수는 이미 많은 팝업의 성지로서 눈과 귀가 열려 있는 방문객들에 맞춰 스토리를 준비했다면, 강남은 팝업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이유로 오가는 인구가 많은 지역이기에, 유동인구의 이목을 끌 만한 특별한 경험 설계가 필요했다.
신영방직 Since 1954의 배경
신영방직은 신영와코루의 시작인 ‘신영염직공업사’에서 모티브 삼아 제작된 공간이다. 실제로 신영와코루는 창립 당시 브라가 아닌 염직 공장이었으나, 80년대 이후 브라 기술을 익혀 현재의 대표 언더웨어 회사가 되었다. 이 역사에서 우리는 2가지 사실을 콘셉트로 꺼내 엮어보았다.
1) 신영와코루는 염직 공업사로부터 시작되었다.
2) 브라 제조는 실로부터 시작된다.
2번 사실은 당연한 내용이지만, 브라 제조 회사가 아니라면 쉽게 생각하지 못할 부분으로 판단했다. 그리고 브라 제조 회사의 시작이 염직 공업사인 것만으로도 브라 제조의 기초부터 다진 전문 회사임은 간접적으로 전달되었다. 이러한 직관적인 판단이 고객에게 이어질 수 있도록 ‘신영염직공업사’를 모티브로 한 ‘신영방직’을 기획했다.
신영방직 Since 1954의 구성
포스터가 명시하듯, 신영방직은 총 2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브라 장인이 디자인 제작하는 공간을 훔쳐보는 콘셉트의 [더 아뜰리에(The Atelier)], 브라가 제조되는 공장을 구경하고 체험할 수 있는 콘셉트의 [더 팩토리(The Factory)]로, 각각 일상비일상의틈 4층과 1층에 자리 잡았다.
더 아뜰리에(The Atelier) 소개
‘아뜰리에’ 공간은 신영와코루의 핵심 기술인 ‘피팅 서비스’를 체험해 볼 수 있다. 콘셉트가 장인의 방인만큼, 실제 신영와코루 매장에서 20년 넘게 근무하시는 ‘피팅 장인’들을 모셨다.
LA 도심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 작가의 대형 벽화를 프리즈 전시장에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연출은 전시장 안팎을 연결하며 전시를 관람하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2개 다른 컨셉의 피팅룸 왼쪽부터 장인의 ‘브라보관소’ / 장인의 ‘브라연구소’
피팅을 경험한 후에는 피팅한 제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제품들도 함께 전시했다. 신영와코루가 지난 70년간 한국 여성들의 브라 제조를 위해 모아 놓은 자료와 실제 브라 디자인에 사용되는 패턴지, 원단 등등도 대기하면서 구경할 수 있고 장인처럼 마네킹의 가슴 치수를 재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브라 치수 재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자가 확인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체험이다.
4층의 핵심 체험인 피팅은 대다수의 고객들이 높은 만족도를 느끼며 돌아간다. 현재도 높은 예약율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11월 24일까지 네이버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더 팩토리 [The Factory] 소개
12일(화) 오픈한 더 팩토리는 브라 제조 공정을 체험하기 위한 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거대한 기계가 맞이하는데, 이 기계는 브라의 리본을 제조하는 기계로 실제 신영와코루 공장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그대로 옮겨왔다. 기계를 중심으로 수많은 실들이 공간을 둘러싸는데 ‘브라의 시작은 실로부터 시작된다는 것’과 ‘신영와코루는 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을 동시에 의미한다.
실 아트워크는 스트링 아트 전문가 송인경 작가님이 작업해주셨다.
체험단계는 총 3가지로 구성된다. 이 3단계를 모두 거치면 이곳에서만 만들 수 있는 DIY 토끼 인형 키링과 함께 돌아갈 수 있다.
실제 공장에서 사용하는 일지표를 활용하여 제작한 체험기록표
체험을 마치고 도장을 모두 받으면 꿀타래를 제공한다.
왼쪽부터 차례로
Touch of Luxury 원단 촉감 체험 (와코루 존): 실제 브라에 사용되는 고급 원단을 만져볼 수 있다. 가장 고급 원단을 사용하는 와코루를 상징한다.
Love in Lace 인형 옷 재단 체험 (비너스 존): 원하는 레이스를 골라 토끼에게 입힐 수 있다. 브라 디자인 중 레이스를 가장 잘 활용하는 비너스를 상징한다.
Color in Youth 인형 꾸미기 체험 (솔브 존): 패브릭 마카를 이용해 인형을 꾸밀 수 있다. 가장 다채로운 색을 활용하는 솔브를 상징한다.
완성된 토끼의 모습
신영방직은 현재 운영 중에 있으며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마무리하며
성수 무비랜드에서는 고객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이 이뤄졌다면, 강남에서는 높은 퀄리티의 신영와코루 제품을 토끼 인형을 통해 최대한 많은 인원에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래부터 브라에 관심이 있던 고객들 뿐만 아니라 브라에 무신경했던 사람들에게 브라를 고르는 데에 있어 제품력과 피팅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전달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여성분들은 특히 강남에 일정이 있다면 한번 꼭 들러보길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