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코노미 시대`…감사가 필요한 까닭
- 자유롭고 싶은 `나홀로族`들도 인간관계에 대한 갈증은 여전
- 넥센과 결별한 히어로즈 구단 9년간 `함께한` 팬에 감사인사
- 이적한 선수에게 고마움 전한 MLB 텍사스 레인저스의 광고
- 화려한 아이디어·영상을 넘어 진솔한 `감사함` 고객움직인다
혼자 밥 먹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사회다. 바쁜 일상 속 누군가와 시간 맞춰 `함께` 밥을 먹기보다 오로지 본인 의사가 존중된 메뉴 선택, 여유로운 식사 시간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밥뿐이겠는가. `혼술, 혼영` 등 `혼`자로 시작하는 수많은 단어들은 파생되자마자 트렌드로 자리 잡기도 했다. 이른바 `혼자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일들을 등급별로 나눈 레벨 테스트가 있을 정도로 이런 트렌드는 더욱 세분화돼가고 있다.
1인 가구화로 인한 1인 마켓을 뜻하는 말인 `셀 마켓(Cell Market)`이 올해 소비 트렌드의 한 축을 차지하기도 했다. 너도나도 개인을 중시하는 사회 풍조가 더욱 가속화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혼자만의 자유로운 삶과 소비를 즐기는 `나홀로족`의 급부상과 함께 `관태족(관계와 권태기의 합성어)`이 대두됐다는 사실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보다는 혼자가 편하고, 자신을 위한 소비 행태를 즐긴다는 점을 공통으로 하는 이 둘은 `1코노미(1인과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미의 합성어)` 세대의 양면적 특징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의 보급화로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는 집중하지 못하지만 소셜 미디어상 소통은 더 활발해지는 점, 스스로 단절을 선택하지만 남에게 외로운 사람으로 비치고 싶지는 않다는 점 등은 이러한 양면적 특징을 보여주는 예다.
1코노미 세대가 인간관계에 집중하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립될까 두려움을 느끼는 사례들은 `인간관계에 집중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과연 자의에 의한 것인지 타의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낳는다. 대학가에서 소위 친구들이 많은 학생을 `인싸(인사이더)`, 그렇지 않은 학생을 `아싸(아웃사이더)`라 칭하며 이분화하는 것도 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젊고 자유로운 영혼이자 혼밥을 하는 경우가 많은 대학생이라고 한들, 그들 사이에 `화장실에서 혼자 김밥 먹을 때 소리가 나니, 단무지 빼고 주세요`라는 자학적인 개그가 인기를 끈 것도 주변을 의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셈이다.
즉, 자유로워 보이고 싶지만 외로워 보이긴 싫다는 1코노미 세대의 특징은 사실 `인간 관계에 집중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타인에 의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아가 인간관계의 필요성을 애써 외면하지만, 누군가 곁에 있어주길 바라는 마음은 결국 대다수 사람들이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같이`의 가치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고도 해석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같이`라는 주제로 상대방과 함께한 시간들에 대한 `감사함`을 전한 광고의 목소리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한 해의 성적에 따라 감사함을 지면에 게재하는 건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나, 스폰서십 계약이 종료된 시점에서 `떠나간 이`에 대한 감사의 광고를 내보낸 건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광고대행사 오리콤은 넥센타이어와 히어로즈 구단의 9년간 동행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냈다. 넥센타이어, 히어로즈 구단 그리고 팬들과 함께한 지난 9년간의 희로애락을 크리에이티브의 밑거름으로 삼아 `같이`라는 주제로 그려냈다. 함께했기에 강해질 수 있었던 서로의 모습과 추억을 감정 이입의 소재로 극대화해 진정성 있게 강조했다. 결국 함께 나눈 추억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가치와 매력을 만드는 기반이다. 아쉽게도 넥센타이어의 이름으로 함께하는 히어로즈 구단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지만, 한국야구 사상 처음으로 네이밍 스폰서를 실현한 그 시작만큼 멋진 피날레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 끝맺음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동반성장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이뤄낸 이들의 감사 인사는 넥센 팬이 아닌데도 뭉클하다는 호평을 받으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역대 음악 영화의 새로운 흥행 역사를 쓰고 있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영화 속 전설의 록 밴드 `퀸`의 실제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의 감사 인사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연일 이어지고 있는 영화의 폭발적인 흥행 열풍에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를 함께 전하는 등 한국 관객들만을 위한 특별한 감사인사를 전한 것이다.
실제 소방관들에게 구조됐던 사람들이 911에 전화해서 감사 인사를 전하는 스토리로 화제를 모았던 버라이즌(Verizon)의 `Answering the call` 2018슈퍼볼 광고 캠페인 사례나, MLB 텍사스 구단이 트레이드를 거쳐 이적한 투수 다르빗슈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던 인쇄 광고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고마움에 대한 `감사`의 인사는 브랜드의 전폭적인 호감으로 이어져 브랜딩의 활력을 불러일으킨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를 사랑해 준 관객에게 자필 손편지로 감사의 인사를 전해 화제가 되었던 배우 나문희, 그리고 넥센타이어의 EPL스폰서십 구단인 맨시티의 우승에 대한 감사광고로 엔딩 장면에 `Thank you, Korean fans` 손글씨를 삽입한 크리에이티브의 디테일 또한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겠다.
긍정적인 언어를 듣고 자란 식물이 부정적인 언어를 듣고 자란 식물에 비해 더 잘 자란다는 실험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실험 결과를 이용해 긍정적인 감사 운동 도입을 장려하는 회사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이렇듯 `감사함`의 긍정언어는 메시지를 수용하는 사람들의 호의적 태도 형성을 돕고 감성적으로 동참시키는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이다.
SSG `쓱` 광고처럼 브랜드 네임을 약어처럼 사용해 독창적인 광고 카피로 재미를 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광고를 마케팅의 수단으로 삼는 기업들은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다양한 언어적, 시각적 요소 등을 적극 활용한다. 화려한 영상, 기발한 아이디어는 아닐지라도, `감사함`을 진정성 있게 표현할 줄 아는 실천의 힘이야말로 또 다른 소통의 방법이 아닐까.
[김경준 오리콤 IMC플래닝본부 기획담당]
- 출처 ▶ 매일경제 2019년 1월 11일자 온라인 기사 발췌
- 원본보기 ▶ https://bit.ly/2HapEkl
[BRAND REPORT] 나 혼자 감사히, 더불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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