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능과 젊음의 명품 브랜드, 구찌
광고계동향,2009년 04월,217호 기사입력 2009.04.09 12:00 조회 9406



명품의 고고한 자존심을 간직하면서도 가장 트렌디한 명품 브랜드로 평가 받는 브랜드, 구찌(Gucci). 창업자 구찌오 구찌의 이니셜인 두 개의 G가 마주 보며 뒤집힌 로고가 프린트된 핸드백과 캔버스 천(이탈리아 피렌체 지방 특산물)을 이용한 것은 90년 가까이 구찌가 지켜온 전통의 산물이다. 반면 야들야들하게 잘 빠진 가죽 재킷, 관능적인 드레스, 스틸레토힐을 뽐내는 샌들 등으로 표현된, 현대의 구찌는 ‘20대의 섹시미’로 여겨진다.
글 | 조다솜 True PR & Creative 팀장


구찌는 특히 헐리웃 스타 등 유명 셀러브리티의 극진한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국내TV 드라마 ‘애인’에서 황신혜가 들고 다니던 대나무 손잡이의 가죽 핸드백이 바로 구찌의‘뱀부 백’이다. 이 백은 가죽에 대나무를 접목시킨 독창성으로 대중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각종 시상식에서 관능적인 클레비지 룩을 선보여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던 정려원(2008년 부산영화제), 박시연(2007년 청룡영화제)의 드레스, 보아, 고아라, 이연희 등 연예인들이 평상시 애용하는 로고 모자, ‘가장 섹시한 남자 배우’로 손꼽히는 다니엘헤니의 가죽 재킷 등 대중적인 관심을 받았던 구찌의 아이템들은 수도 없이 많다. 이는 구찌에게 전통의 힘을 가지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섹시함을 지닌, 요부와도 같은 매력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피렌체의 전통과 뉴욕의 섹시함
1904년, 구찌는 이탈리아 중부 플로렌스에서 장인의 아들로 태어난 구찌오 구찌(guccio gucci)에 의해 시작되었다. 창업자 구찌오 구찌(guccio gucci)는 “최상의 전통을 최상의 품질로, 그리고 과거의 뛰어난 제품을 현대에 반영시킨 상품 만들기”를 컨셉으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1913년에는 피렌체에 고급피혁 제품점을 오픈하고 승마에 필요한 가죽 제품을 선보여 귀족 사회에서 인기를 누렸고, 이후 자전거가 상류 사회에 보급되면서 핸드백과 같은 일반 가죽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1960년대 들어서 구찌는 2차 세계 대전을 맞아 부족한 가죽 제품을 대신해 만든, 고유의 더블 G 로고가 프린트된 캔버스 천 가방이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평가 받으면서 세계에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다. 또한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재클린 케네디가 애용해서 그녀의 이름을 딴 ‘재키 백’은 그 시대 뭇 여성들이 선망하는 백을 뜻하는 ‘잇 백’의 시초가 되었다. 

이처럼 세계적 명성을 날리던 구찌는 1970년대 들어서면서 계속되는 구찌 가문의 내분과 도태된 디자인으로 침체되어만 갔다. 이러한 침체기는 1990년대까지 이어졌는데, 이때 구찌는 중대한 모험을 한다. 29살의 뉴욕 출신 디자이너 톰 포드를 구찌의 수장으로 새롭게 영입한 것. 그를 통해 구찌는 단순히 하나의 명품 브랜드가 아니라, 구찌만의 ‘특별함’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톰 포드는 뉴욕의 거리와 나이트클럽 등에서 영감을 얻은 섹시함과 실용성으로 구찌의 전통을 새롭게 승화시켰으며, 이는 세련된 젊은이들이 열광할만한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표현되었다. 

이후 톰 포드는 서른세 살이 되던 94년도부터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컬렉션을 이끌고, 마케팅 부분에까지 관여하게 되면서 기존 명품 브랜드에서 볼 수 없었던 광고 캠페인을 선보인다. 이는 톰포드의 구찌가 기존의 구찌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대중에게 보내는 직접적인 메시지였다. 톰포드가 디렉팅한 구찌의 광고 캠페인은 외설 혹은 예술 등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킬 만큼 파격적이었으며, 세인들에게 구찌를 ‘다른 명품 브랜드와 차별화된 브랜드’로 각인시키는데 충분했다. 음모에 G마크를 새긴 비주얼로 충격을 준 구찌 광고 캠페인은 이후 벗은 갓난아기를 소품으로 내세우는 등 기존의 명품 브랜드처럼 고고한 자태를 뽐내기에만 급급하지 않고 항상 새롭고 도발적인 매력을 보여줬다. 

외설 논란 구찌 광고, ‘관능과 젊음’ 차별화 가져가 
이처럼 한 때 추락하는 듯 했던 구찌는 ‘관능과 젊음’이라는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얻은 후, ‘가장 사랑 받는 명품 브랜드’로 손꼽히는 것은 물론 마케팅 면에서도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는 톰포드의 영민한 전략이 제대로 맞아 떨어진 것. 하지만 2004년 밀라노 컬렉션을 마지막으로 영원할 것만 같았던 ‘톰포드와 구찌’는 결별하고 만다.    

이후 톰포드의 빈 자리는 ‘알렉산드라 파키네티’에서 ‘프리다 지아니니’로 숨 가쁘게 바뀌었고 현재까지 ‘프리다 지아니니’의 구찌는 한층 유연해진 모습으로 변화에 변화를 거듭해 오고 있다. 이전의 구찌가 ‘관능적인 도발’의 상징이었다면 ‘프리다 지아니니의 구찌’는 ‘실용성과 건강함’을 표현하면서 구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구찌 만의 ‘특별함’을 잃지 않는 것은 여전했다.
명품 브랜드로서 전통을 잃지 않으려는 집념, 그리고 젊은 감성과 소통하려는 열정, 이를 자신만의 ‘특별함’으로 승화시키는 유연성을 겸비한 브랜드 구찌. 앞으로 또 어떤 섹시한 도발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기대가 되고 설레게 된다.   

구찌 ·  명품 ·  GUCCI ·  섹시 ·  뱀부 백 ·  핸드백 ·  선망 ·  섹스어필 ·  톰포드 ·  도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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