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성공적인 PI의 사례로 버락 오바마를 자주 언급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론가들의 결과론적인 해석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분명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됐으니 선거 캠프에서 진행된 그의 PI전략은 성공한 것이라 해도 틀리지 않는ㅁ다. 그러나 캠프 안의 PI컨설턴트가 아닌 이상 전략과 실행 과정을 알 수 없기에 우리는 캐치프레이즈나 에피소드 등으로 유추할 수밖에 없다.”
글 | 유재하 대보기획 부사장 / 광고홍보학 박사
왜, PI에 집중하는가?
그 이유는 우리가 21세기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대량 생산된 제품을 팔기 위해 우리는 마케팅이란 개념을 도입했고, 기업과 제품의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 브랜드 관리 즉, BI라는 체계를 만들었다.
그러나 정보혁명을 주도한 21세기에는 대량 제품뿐 아니라 대량 전문인을 배출하게 되었다. 따라서 개인 간의 경쟁이 심화되었으며 이러한 경쟁은 제품에서처럼 개인에서도 역량을 차별화 시킬 수 있는 브랜드의 개념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기업과 제품의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고 관리하기 위해 여전히 BI가 필요하지만, 이제 개인의 차별적인 핵심역량을 지속적으로 관리하여 가치 있는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PI의 중요성은 날로 강조되고 있다.
PI 영향력, 어디까지인가?
필자가 처음 PI 컨설팅에 참여했던 90년대 후반, PI는 대통령 선거전을 위한 한시적인 프로젝트에 불과했었다. 그러나 오늘날 CEO PI에 사용되는 마케팅 비용이 수 십 조원(MS의 빌 게이츠 50조원, 국내4대 그룹 총수 60조원 이상)에 이르는 것만 봐도, 이제 PI는 장기적인 관리 프로젝트이며 PI의 대상이 누구인가에 따라 개인을 넘어 국가와 기업 이미지를 좌우하는 엄청난 파급력을 갖게 되었다.
미국의 칼리 피요리나가 HP의 CEO로 부임하자 HP의 주가가 1.9%나 올랐던 것이나, 미국 투자자의 77.7%가 CEO를 보고 투자를 결정한다는 조사결과는 그만큼 CEO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을 입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PI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PI 마케팅 규모가 엄청난 속도로 증가되고 있다. 그리고 정치인과 기업인은 물론 전문직 종사자나 스포츠 스타 등 PI 대상자들도 무한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PI, 어떻게 진행되는가?
PI 컨설팅 진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PI 대상자와 컨설팅 그룹간 목적에 대한 공유다. 왜 PI를 해야 하는지,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지가 명확해야 한다.
그저 더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예를 들면 글로벌 기업에 걸 맞는 리더 이미지 만들기라든지 혹은 냉정한 CEO라는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물론 사정에 따라서는 브랜드 경쟁력을 올리기 위해 어떤 목표를 가져야 하는지부터 시작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목표설정에 이어 다음 단계는 전략수립인데 진행과정은 표에서처럼 다섯 단계와 각 단계별 세부적인 항목들을 충족시켜야 한다.
우선 첫 단계인 Reality에서는 대상자의 본질(현재 상황)과 이데아(이상향)의 차이를 분석해야하고, Perception에서는 대상자를 중심으로 한 내·외부인들의 의견을 통해 연관성을 찾아낸 다음, 비로소 진단 단계인 Diagnosis에서 PI 분석 모델에 의한 진단을 하게 된다. 다음으로 진단을 통한 컨셉을 규정하고(Direction) 이를 각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활용시의 확장 가능한 솔루션(Comm. Solution)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각종 방송과 신문 등 on-off line미디어 노출시 컨셉의 적용내용과 또한 봉사활동이나 사교모임 같은 인적 네트워크가 이루어지는 환경에서의 적용사항 등 모든 커뮤니케이션 채널에 사용될 것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이 모든 것을 PI 매뉴얼로 제작하여 이를 지속적이고 통일되게 관리할 수 있도록 PI 매니저나 전담팀을 구성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대상자가 정치인인지, CEO인지, 전문가인지에 따라 투여되는 시간과 연구원들의 규모가 정해지지만 짧게는 3개월에서 글로벌 리더의 경우 1년에 걸쳐 진행되기도 하며, 이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때까지 지속되어야 한다.
세상을 움직이는 리더들의 PI
최근의 성공적인 PI의 사례로 버락 오바마를 자주 언급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론가들의 결과론적인 해석일 뿐이라는 생각이다. 분명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됐으니 선거 캠프에서 진행된 그의 PI전략은 성공한 것이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그러나 캠프 안의 PI컨설턴트가 아닌 이상 전략과 실행 과정을 알 수 없기에 우리는 캐치프레이즈나 에피소드 등으로 유추할 수밖에 없다.
또한 극히 개인적인 지표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기에 대부분의 PI 당사자가 노출을 꺼리게 되므로 BI처럼 성공 사례집이 발표되지도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 before & after 식의 결과적인 문구만이 노출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영국의 토니 블레어 수상은 낡고 병든 영국의 이미지(Great Britain)를 디자인 왕국(Creative Britain)으로 개선시킨 ‘창의적인 리더’로 PI를 구축했는데 그의 캐치프레이즈는 ‘Great Britain에서 Creative Britain으로!’였다. 그는 10년간 테임즈 강변을 중심으로 창의적인 도시 만들기와 디자인 페어를 유치하여 뉴욕과 파리를 제치고 ‘디자인 런던’을 만들었으며, 국가 브랜드와 Made in U.K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올려 경제적 가치를 만든 ‘창의적인 리더’로서 성공적인 PI를 이룬 사례다.
국내 CEO의 경우는 IMF 이후 너도나도 글로벌 리더를 외치고 있으나 각 CEO들의 차별적인 전략을 찾지 못한다면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PI진행이 될 것이다.
몇 해 전, 필자가 참여한 PI의 대상자는 중견그룹 계열사의 CEO였는데 목표는 그룹 오너가 불편해하지 않을 상황에서 개인의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림과 뮤지컬 감상을 좋아하는 그에게 문화 예술 코드의 컨셉을 만들어 주었고, 핵심역량을 키울 수 있는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설정했다. 현재 그는 ‘창조 경영’ 이슈에 힘입어 디자인된 혁신 그룹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기여 한 공로자로서 더 크게 인정받는 사람이 되었다. 이처럼 PI는 세련된 이미지를 만드는 외형적 작업이 아니라, 자신의 핵심역량을 개발하여 더 큰 경쟁력을 만드는 것이다.
PI에 대한 오해 및 맺음말
PI는 개인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기 위해 전략화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진정성이 없는 허황된 포장으로 가상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나, 목표나 전략도 없이 스피치나 매너 혹은 패션 스타일을 제시하는 외형적 이미지를 제시하는 것으로 축소된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는 PI가 단순한 Image making이 아닌, 경제적 가치를 넘어 위기관리 영역까지 아우르는 Reputation making이 된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PI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사업영역도 세분화되고 있다. 기업과 제품 브랜드를 관리하는 광고회사의 업무 영역도 같은 브랜드 관리라는 차원에서 PI 컨설팅에 대한 비즈니스를 고려할 만하다.
또한 이글은 PI에 대한 사례 알리기보다는 이제까지 노출되지 않은 PI컨설팅 프로세스를 통해 PI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자 한 것으로 한정된 지면 상 ‘당신의 PI 전략세우기’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