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박상태(브랜드마케팅연구소 주임연구원)
만화를 원작으로 한 TV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물론, 관련 PPL 제품이 인기를 끄는 등 소위 ‘꽃남 신드롬’을 일으켰다. 재벌 후계자와 서민 소녀의 다소 뻔하지만 재미난 러브 스토리와 F4라는 남자 주인공 네 명의 꽃보다 아름다운 외모는 여성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한몫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꽃남’들의 장점은 단순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것뿐일까? 예전에 잘생긴 사람이 연봉도 높고 승진도 잘한다는 미국의 한 통계 조사 결과가 신문에 소개된 적이 있다. 한 은행의 애널리스트가 외모와 임금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는데, 외모가 뛰어난 사람은 평범한 사람보다 봉급을 5% 더 많이 받는다고 한다. 한마디로 ‘키 크고 날씬하면서 잘생긴 얼굴이 직장 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외모에 의한 후광 효과(Halo Effect)라고 한다. 물론 앞서 언급한 연구결과에 대해서는 잘생겼다는 기준에 대한 모호성, 원인과 결과의 역관계성, 또 다른 외생 변수와 매개 변수의 존재 가능성 등에 대해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지만 외모가 경쟁력이라는 인식에 대해 많은 사람이 동조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남자의 외모가 주목 받는 요즘 현상을 보며 외모와 패션 분야에 대한 남성의 인식 변화가 궁금해졌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5년간의 대홍 라이프스타일 조사를 통해 시계열적으로 소비자의 인식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간단히 살펴보았다.
패션 잡지, 신문 읽는 남성 늘어
남성의 패션 잡지, 신문에 대한 관심도는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여성은 패션 잡지, 기사에 대한 선호도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추측건대 인터넷의 발달과 입소문, 기타 다양한 경로를 통한 정보 탐색과 습득이 쉬워지면서 여성의 신문, 잡지 의존도는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성형수술에 대한 거부감은 많이 줄어들었다. 아름다워지기 위해선 성형수술을 할 수 있다는 문항에 대한 여성의 긍정 응답률이 2002년 53%에서 2007년 61%로 8%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남성은 2002년 27%에서 2007년 43%로 5년 사이에16%나 급상승했다.
연예인 패션 따라 하는 소비자 늘어
‘연예인 따라잡기’ 트렌드는 시간이 지나면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연예인이 방송에서 입은 옷, 액세서리, 방문 레스토랑, 여행지 등 모든 것이 모방의 대상이 되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재미있는 사실은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까지 연예인 패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 하반기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 김명민이 입은 ‘마에스트로’의 ‘강마에’ 슈트는 매장 단위별 해당 상품이 완판될 만큼 신드롬을 일으켰다.
몸매 관리에 신경 쓰는 남성
몸매 관리에 대한 여성의 관심은 상승하다가 어느 정도 정체된 반면 남성의 관심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몸짱 열풍,W 라인 등 몸매가 멋진 연예인에 대한 관심이 계속 늘고 있다. 다소 넉넉한 몸매를 중년 남성의 미덕(?)으로 생각하던 사회의 관용도 점차 사라져서 남성도 이전과 달리 체중 조절과 몸매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설문 조사 결과 전반적으로 외모 가꾸기에 대한 남녀의 시각차이는 현격히 줄어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남성의 뚜렷한 사고방식 변화도 감지된다. 실제 시장에서도 자신의 외모에 신경 쓰는 남성 소비자를 겨냥한 메트로섹슈얼 트렌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여성 제품 개발에 주력하던 화장품 업체도 남성을 대상으로 한 제품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패션 업체의 남성복 출시도 본격화되었다. 몇 년 전 론칭한 ‘타임 옴므’를 필두로, ‘시스템 옴므’ ‘송지오 옴므’ ‘솔리드 옴므’ 등 여성스러운 라인의 남성복, 트렌디한 정장 등이 판매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기업들 역시 변화하는 남성의 이미지에 어필할 수 있는 브랜드를 육성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