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기업 이미지로…
HSAd커뮤니케이션, 2008년, 11-12월, 216호 기사입력 2009.02.12 01:39 조회 8098
공공의 이익에 대한 소구를 메시지에 담고 있을수록 그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자사가 그 동안, 그리고 현재 어떠한 실천을 하고 있는지 소비자에게 증명해보일 수 있을 때 그 광고는 기업이든 제품이든 브랜드 강화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으로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기업이 제공한 훌륭한 공익광고 캠페인으로 끝나고 말지 모른다.

올해 일본신문협회가 선정한 제28회 신문광고상이 발표되었다. 또한 지난 10월 10일에는 니혼게이자이 신문사가 매년 선정하고 시상하는 닛케이광고상(日經廣告賞)이 제57회를 맞이했다.
그렇다면 올 한 해 소비자와 미디어가 주목하고 호평을 얻은 인쇄광고들은 어떤 특징을 보이고 있을까?



일본신문협회가 선정하는 신문광고상은 1981년에 제정되었다. 새로운 신문광고의 가능성을 개척한 광고활동을 표창하고 신문과 광고 발전에 공헌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설립된 것으로, 신문지상에 게재된 뛰어난 광고, 그리고 현저한 공적을 올린 광고인, 신문인에게 각각 주어지는 상이다. 신문광고를 대상으로 한 신문광고상은 광고주 기획 부문과 신문사 기획 부문이라는 2개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다.


 

일본신문협회가 선정한 광고주 기획 부문 우수상 여섯 작품 중 하나는 식생활습관 개선에 도움이 되는 대두 성분 음료의 출시고지 광고. ‘메타볼릭 신드롬(대사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 광고의 타깃층인 중년남성들이 신경 쓰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복부둘레. 이들 중년남성이 주인공인 ‘아버지의 날(6월 셋째 일요일)’에 맞추어 게재된 광고이다. 전면 양면광고 한가운데에 메인 비주얼로 제품의 원재료인 콩을 배치하고, 그것을 가위로 잘라내고 남은 신문지로 복부를 둘러싸면, 복부 사이즈가 복부비만을 가늠하는 기준치인 85cm이내인지 실제로 확인해 볼 수 있는 독창적인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리고는 ‘이걸로 배를 둘러 쌀 수 없다면 이 콩 음료[제품명: 대두계획]를 드세요’라고 소구하고 있다.

의외성이 있는 비주얼과 독자들이 실제로 참여해볼 수 있는 기법이 화제성을 불러 일으켰다. 그 결과 주요 독자층인 중년남성의 관심사인 복부 비만으로 상징되는 건강에 대한 관심을 한눈에 일깨워, 상품의 특징을 단적으로 어필함과 동시에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까지 거두었다고 평가되었다.



주부층을 주요 타깃으로 한 신문광고도 주목을 끌고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 현재, 아직도 대부분의 일본 상점에서는 공짜로 담아주는 비닐봉투가 사용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주부들의 가장 손쉬운 친환경운동으로 정착한, 일명 ‘에코 백(Eco-Bag, 장바구니)’과 ‘음식쓰레기양동이’를 모티브로 하여,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환경대책을 제안한 광고이다.

‘(당신이 들고 있는) 에코백이 에고백은 아닌가요?’라고 묻고 있다. ‘에코(Eco)’와 ‘에고(Ego)’를 연결시켜 광고면 앞면에는 구입한 식재료를 배치하고, 광고면 뒷면에는 음식쓰레기로 폐기되는 부위와 그 활용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는 독자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 광고 또한 조미료와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식품 제조기업으로서 소비자들이 지구온난화 대책에 기여할 수 있도록 상세한 설명을 전달함으로써 환경문제를 재인식시킴과 동시에 아지노모토 사의 기업 자세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성공했다.





‘물을 용도에 맞게 구별해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 그 마을은 묵묵히 그렇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렇게 주목을 끄는 헤드라인은 기후(岐阜) 현의 한 마을에 400년 전에 만들어진 시설물을 보여주면서, 이미 선조들은 물을 용도에 따라 구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지혜를 발휘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위에서부터 맑은 물이 내려오도록 하여 3단계를 거치는 동안 각각 마시는 물, 야채를 씻는 물, 설거지용 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소개하면서, 그렇듯 자연과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와 마음이 자사의 기업이념이라는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 광고 캠페인의 후속 광고에서는 지붕에 풀을 심는 옥상녹화, 바람과 빛과 사람이 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든 건축물의 구조 등을 소개하고 있다. 자연과 사회, 사람이 더불어 살며 함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공창공생(共創共生)’이라는 기업 자세를 진지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일상의 단면을 담은 사진은 리얼리티가 돋보이는 가운데 알기 쉬운 일러스트레이션이 지면에 부드러운 표정을 전달함과 동시에 사진과는 다른 각도에서 주제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어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다이와하우스(Daiwa House)는 건축회사답게 옛 건축물에 담겨 있는 사람과 자연을 배려한 지혜를 소개하며, 고건축물 속에 담긴 정신을 기업 이미지와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광고효과를 거두었다.



노인들의 신체 일부를 클로즈업한 파나소닉 광고의 의외성은 독자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저출산 문제나 노인 케어문제 등 고령화사회의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고 있는 요즘, 주로 젊은이들이 이용하고 있다는 이미지가 강한 미용 건강용품을 고령자에게 알리고, 자립적인 인생,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독려하고 있다. 네일아트를 한 주름살 많은 할머니의 손을 보여준 광고에서는 ‘손자에게 예쁘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소망을 소구했다. 또한 육상 트레이닝을 하는 할아버지의 다리를 클로즈업한 사진과 함께 ‘어이 젊은이 나랑 한판 붙어보세’라고 말하는 광고와 바비큐 꼬치와 함께 ‘젊은이만 콱 씹어 먹는 건 아니야’라고 말하는 광고에서는 나이 든 세대에게 긍정의 힘과 건강, 자립이라는 메시지를 정면으로 소구하고 있다.

노인들이 이미 잃어버렸다고 포기한 미와 건강에 대한 욕구를 신문의 인쇄기술을 살린 박력 있는 크리에이티브로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움과 약동감을 느끼게 한다. 일본 사회의 현 주소인 고령화사회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하고, 생동감 넘치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면서 파나소닉의 기업 자세에 공감을 일으킨 광고라고 평가받았다.

한편 2008년도 닛케이광고상에서는 도시바의 ‘일반백열전구 제조중지’ 광고가 최우수상을 차지했는데, 이 광고는 일본신문협회 선정 광고주기획부문 우수상에도 선정되었다. 또한 우수상에는 도카이여객철도(東海旅客鐵道)와 니혼세이코(日本精工)의 광고가 선정되었다.





'전구에 대한 열정은 강하다. 하지만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은 더욱 강했다'라는 헤드라인은 도시바의 환경을 배려한 기술 개발과 이노베이터로서의 기업정신을 시각적 대비를 이용해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도시바 그룹의 사업 모태가 된 제품 중 하나는 일반 백열전구. 환경 문제에 대한 기업의 책임과 사명을 다하기 위해 도시바는 일반 백열전구의 제조를 중지하는 결정을 타사보다 앞서서 단행했는데, 이를 신문지면을 통해 소비자에게 발표한 광고이다. 구형 전구와 신형 전구를 대치시킨 인상적인 크리에이티브로 120년이라는 전구개발 역사를 소구함과 동시에 항상 새로운 상품개발에 도전해 온 기업의 혁신성을 어필하고 있다.


설득력 있는 지면 구성은 독자들에게 커다란 임팩트를 주었으며, 환경문제를 고려한 도시바의 노력과 실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해를 촉진함과 아울러 이러한 기업의 경영실행력과 판단력까지 전하는 힘 있는 광고로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도카이여객철도는 ‘Smooth’라는 컨셉트를 확실히 유지하면서 신형 신칸센 증편으로 인한 운행 스케줄 개선의 메리트를 아름다운 비주얼로 전하고 있다. 니혼세이코 또한 베어링이라는 제품과 관련된 ‘마찰’이라는 소재를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야기될 수 있는 ‘마찰’에 비유해 아이에게 ‘가거라. 마찰을 겁내지 말고!’라는 광고를 비롯해서, 소비재 제조회사가 아니어서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개념을 동원하여 시리즈 전개로 기업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편, 닛케이광고상은 특별부문으로 환경광고상, 기업 브랜드 광고상, IR광고상 등을 제정하고 있는데, 환경광고상에는 아사히카세이(旭化成)가 전개한 캠페인 광고가 수상했다. 인간의 생명과 생활에 공헌한다는 경영이념과 그 이념을 실현하는 자사의 높은 기술력을 전달하는 내용.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이슈인 환경과 의료와 같은 문제를 임팩트 있는 사진과 카피로 전면 양면에 스프레드로 게재하고, 다음 페이지에는 그 문제에 대한 기업의 실천활동을 15단 전면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스프레드 광고기법과 풍부한 크리에이티브 표현으로 강하게 소구하고 있다.




올해에 주목받은 신문광고의 공통점을 찾아본다면, 지구환경과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환경 및 건강 관련 이슈와 관련된 기업의 연구개발과 기업 자세를 절묘하게 관련짓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광고주 기업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먼저 앞세우기보다는 독자들이 가지고 있는 자기 자신과 주변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면서 자연스럽게 기업의 실천 활동에 눈을 돌리게 하는 작품들이 화제를 불러 모았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것이다.

대개 일본의 광고상 수상작은 공익성과 기업이념, 제품 컨셉트를 적절하게 연관시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광고작품이 차지하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공공의 이익에 대한 소구를 메시지에 담고 있을수록, 그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자사가 그 동안, 그리고 현재 어떠한 실천을 하고 있는지 소비자에게 증명해보일 수 있을 때 그 광고는 기업이든 제품이든 브랜드 강화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으로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저 기업이 제공한 훌륭한 공익광고 캠페인으로 끝나고 말지 모른다.

 
서형석 | 게이오(慶應)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연구소 연구원 / dg995606@gmail.com
중앙대 광고홍보학과, 일본 상지대학 신문학 전공 석사과정, 게이오(慶應)대학 사회학 전공 박사과정을 거쳐, 도쿄공과대학 미디어학부, 게이오대학 문학부 등에서 강의를 해왔다. 뉴미디어와 광고 효과, 소비자의 정보공유과정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일본광고 ·  신문광고 ·  기업광고.공익성 ·  파나소닉 ·  도시바 ·  다이와하우스 ·  아지노모토 ·  공익광고캠페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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