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박상태 (브랜드마케팅연구소 선임연구원)
최근 경기 침체기라고 해도 명품 브랜드의 약진이 멈춘 것은 아니다. 글로벌 명품 업체의 국내 현지 법인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8 회계 연도 감사 보고서’에 의하면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2,8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66% 급증했다.
이는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의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에 그친 것과 비교해보면 대단히 높은 매출 성장률을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루이비통뿐 아니라 구찌코리아와 페라가모코리아 역시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38%와 20.9% 증가했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 명품 브랜드, 유명 브랜드에 대한 선망이 지속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브랜드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청담동 편집 숍처럼 메이저 브랜드가 아닌 국내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브랜드의 상품으로 꾸민 매장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편집 숍은 ‘나만의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는 쇼핑 장소로 각광 받으면서 트렌드세터를 중심으로 조금씩 입소문이 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브랜드가 아닌 자신의 개성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새로운 브랜드,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Needs)가 내포된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6년간의 대홍 라이프스타일 조사를 통해 시계열적으로 소비자의 인식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간단히 살펴봤다.
유명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태도 변화
유명 브랜드에 대한 선호는 남성, 여성을 막론하고 2004년까지는 조금씩 증가하다가 2004년을 정점으로 서서히 하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유명 브랜드에 대한 피로도가 다소 누적되고, 유명 브랜드에 대한 맹신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감소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신제품에 대한 태도를 통해 본 소비자의 새로운 요구
새로운 제품 출시 시 제품 구매 성향을 살펴보면, 남녀 모두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 조사 항목은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응답이 아니라 신제품에 대한 응답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소비자의 요구 파악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새로움에 대한 소비자의 갈증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로 판단된다.
소비자의 재미 추구 성향 변화
안전한 것보다 다소 위험이 따르더라도 ‘재미(Fun)’를 추구하는 소비자의 성향이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재미 추구 성향의 전반적 증가도 기존의 유명한 브랜드뿐 아니라 새롭고 신선한 브랜드에 대한 도전의 한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최근에는 브랜드 구매의 결과물에 의한 즐거움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얻는 재미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중요시되고 있으며, 이러한 점에 착안해 매장의 디스플레이와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많은 업체가 노력하고 있다.
타인과의 차별화를 통한 나만의 브랜드 찾기
주위에서 많이 쓰는 브랜드를 산다는 응답은 전반적으로 그 수치가 하락하고 있는데, 특히 이러한 경향은 남성 소비자에게 두드러진다. 같은 브랜드를 씀으로써 생기는 동질성이나 사회적 인정보다 나만의 개성을 찾으려는 소비자의 태도가 변해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탈대중화 이후 계속된 소비자의 세분화는 이제 소비자 한사람 한사람에 집중해야 한다는 One-to-One 마케팅 개념을 도입하게 했고, 이처럼 개인화된 제품과 서비스가 실제로 속속 도입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는 다른 사람이 잘 아는 브랜드에 대한 선호뿐 아니라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새로운 브랜드를 찾고 싶어 한다. 그리고 적극적인 소비자는 인터넷이라는 무기를 들고 오늘도 종횡무진 새롭고 개성 있는 브랜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기업으로 하여금 메가 브랜드 육성이라는 기존 목표 외에 극세분화된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브랜드의 포트폴리오 관리라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