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 위기를 지속시키는 악순환의 결과를 낳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전 세계의 기업들이 온통 경기 침체에만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침체를 이겨내고 기회로 만들어‘장기적인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불황기일수록 실속을 챙기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은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본 고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무언가를 덤으로 주어 일어나는 만족도가 재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공짜 마케팅과 샘플 체험을 통해 구매를 유도함으로써 기업과 소비자가 윈윈할 수 있는 체험 마케팅(트라이버타이징, Tryvertising) 등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사례들을 알아본다.        글·사진 | 윤지은 객원 기자





기다림의 무료함을 달래는 달콤한 유혹, 크리스피크림 도넛

달콤한 맛으로 유명한‘크리스피크림 도넛’은 2004년 신촌 매장에서 시작한 도넛 샘플링을 시작했다. 전국 29개 매장을 기준으로 하루에 제공하는 샘플링 도넛만도 4만5천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후발주자였던 크리스피크림 도넛이 프리미엄 도넛이라는 이미지 창출 효과를 거두며 국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크리스피크림 도넛의 도넛 샘플링 역시 경제 불황의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해, 올 1월부터는 도넛 구매 고객에 한해 무료시식교환권을 나눠주고 이 교환권 10매를 모아오는 고객을 대상으로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1더즌(12개)으로 교환해주는 서비스로 전환하기에 이른다.

또한 크리스피크림 도넛의 지금을 있게 한 도넛 샘플링 서비스는 각 점포에서 매주 1~2회 점포 인근 거리에서 게릴라성으로 매회 200~250명의 고객에게 증정하는 서비스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에스프레소머신기 무료 렌탈 서비스, 엔제리너스

커피 지난 2008년 6월부터 에스프레소머신기 무료 렌탈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엔제리너스커피는 이 공짜마케팅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늘 갓 내린 원두커피를 마시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구매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에스프레소머신기를 무료 렌탈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엔제리너스 커피 맛에 익숙해지도록 유도해 매장 방문을 이끌어냄과 동시에 브랜드 노출을 통해 홍보 효과를 높이고 있다.

40~50명 이상의 인원이 있는 사무실에서 기업용 머신기를 대여할 경우에는 매달 10㎏(각 1kg 2만5천원) 이상의 원두를 구매해야 하고 일반가정 및 10인 이하 사업장이 대상인 가정용은 매달 1kg(각 1kg 6만5천원)을 구입해야 하는 조건이 있으며 온라인 롯데닷컴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한편, 2년 이상 렌탈하는 고객들에게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증정한다.

일정금액 지불 고객 대상‘Day 마케팅’, 백세주마을

국순당에서 운영하는 백세주마을의 경우 남자는 9,000원, 여자는 6,000원을 내면, 매주 수요일에는 생(生)백세주를, 비 오는 날에는 막걸리를 무제한 제공하는‘Day 마케팅’으로 불황기, 힘든 소비자들의 마음을 달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특히 매주 수요일마다 소비자들로 북적거리는‘생백세주 Day’는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특히 국순당 백세주마을에서만 사용하는 냉장시스템이 있기에 가능한 생백세주는 일반 병으로 시중에 팔리는 백세주와는 또 다른 맛을 전하며‘생백세주 Day 마케팅’에 힘을 더하고 있다.

연간 이벤트를 통한 무료 쿠폰 발급,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T.G.I Friday, VIPS, 베니건스, 마르쉐 등 패밀리레스토랑의 공짜마케팅은 메인 메뉴 주문 시 메인 혹은 사이드 메뉴, 음료 등을 제공하는 쿠폰의 형태와 제휴카드를 사용할 경우 메뉴 중 한 가지를 무료로 주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패밀리레스토랑의 다양한 쿠폰은 신문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유통전단, 그리고 휴대폰 문자쿠폰 등을 통해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해 자발적 구매를 유도하고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매장에 방문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형태다. 일부 패밀리 레스토랑과 온라인 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각종 쿠폰이 불황기를 맞아 더욱 각광을 받고 있어 쿠폰 전문매체까지 등장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산업간 컨버전스 통한 무료 서비스, LG파워콤+myLG070

기술적인 면에서 산업간 컨버전스에 의해 공짜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 서비스 분야의 후발주자인 LG파워콤과 가입자 수를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가입자 간 VoIP 통화 무료를 선언한 인터넷 전화 myLG070은 자신의 전략 시장은 수성하고, 타 기업의 시장을 공격하기 위한 윈윈 전략 하에 컨버전스 공짜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사례다.

한편, LGERI 리포트에 따르면 초고속 인터넷 시장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에 따라 향후 2~3년간 유무선통신간 컨버전스가 심화되면서 경쟁적인 결합상품이 출시되고 패키지 내 특정 품목을 공짜로 제공하는 공짜마케팅이 확산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앱솔루트 ATM기기가 공짜로 돈을 내준다, 앱솔루트 보드카

독일의 앱솔루트 보드카(Absolut Vodka)의 경우 지난 2008년 12월, ‘앱솔루트 월드(In an Absolute World)’캠페인의 일환으로 사람들에게 특정 시간 안에 앱솔루트 ATM기기를 통해 공짜로 돈을 나눠주는 독특한 공짜마케팅을 펼쳤다. 실제로 돈을 나누어줄 것인지 의심을 품었던 많은 사람들이 ATM기기 앞에 엄청나게 줄을 섰고, 앱솔루트 보드카는 총 12,000유로의 돈을 고객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었다.

무상으로 돈을 나눠주는 이 공짜마케팅을 통해 앱솔루트는 12,000유로의 투자로 TV, 신문, 온라인 등의 매체에 뉴스로 소개되며 엄청난 PR 효과를 거둔 바 있다.

500,000 Free Seats 이벤트 진행, 에어아시아

공짜 혹은 20~50%로 티켓을 할인해 주거나 1+1 등을 내용으로 하는 유럽 취항 이벤트, Love a fare 이벤트 등을 통해 고객을 확보해 온 에어아시아는 불황기를 맞아 에어아시아(Air Asia)는 동남아시아의 관광객 숫자를 늘리기 위해 무료항공권 캠페인을 기획했다.

‘500,000 Free Seats’이라고 이름 붙여진 에어아시아의 공짜마케팅은 선착순으로 에어아시아 웹사이트 예약 페이지에서 출발일자와 출발지, 목적지 등을 선택한 고객 중 선착순으로 증정하는 형식이며 무료항공권의 구입여부는 별도의 이벤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에어아시아의 경우 별도의 유류할증료를 부과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공항세만 지불하면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는 이벤트인 것이다.

무료 그랜드 슬램 블랙퍼스트 제공, 미국 데니스 레스토랑

지난 2009년 2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서니베일의 데니스 레스토랑은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팬케이크, 달걀, 베이컨, 소시지로 구성된 그랜드 슬램 메뉴를 무료로 제공하는 공짜마케팅을 펼쳤다.

미국 전역에서 일년 내내 24시간 영업을 하는 대형 레스토랑 체인인 데니스의 공격적인 공짜마케팅은 어려운 미국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예로 평가되고 있기도 한다. 그랜드 슬램 메뉴 무료 제공 이벤트는 고객들에게 데니스 레스토랑을 재인식시키고, 불황기 소비자들에게 데니스의 메뉴가 적절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옵션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다.





무료 샘플 이벤트로 소비자 참여율을 높여라, G마켓

개인정보 노출을 꺼리는 온라인 소비자들에게 차후 프로모션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비교적 쉽게 취합하는 효과를 주는 샘플 마케팅은 옥션, 롯데닷컴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인기를 끌고있다. 이 중 G마켓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신청할 경우 추첨을 통해 무료로 그 상품을 사용할 수 있는‘프리샘플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5명을 모집하는 이벤트에 1만여 명 이상이 지원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G마켓의‘프리샘플마켓’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기반으로 유명 브랜드의 화장품 샘플 판매 사이트로 연결되어 최근 실질적인 매출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다양한 신제품 정보 제공 및 체험 공간, 유커머스

온·오프라인 유통마케팅 기업인 유커머스는 지난 해 말 소비자 체험 멀티샵인‘스토리 라운지’를 론칭했다. 소비자에게 휴식과 지식의 공간을 마련해주고, 기업에게는 신상품을 적극 알릴 수 있는 차별화된 마케팅 기회를 제공하게 되는 신개념 마케팅 공간이다. 현재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apM쇼핑몰 내에 3300㎡ 규모로 자리한‘스토리 라운지’는 인터넷 공간 및 모임방을 개설해 고객 편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방문 고객에게 다양한 포인트를 부여 하는 등 프로슈머, 버즈, 미디어, 온라인 마케팅 등 다양한 융합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체험 매장 운영, 이케아

조립식 가구를 제조해 파는 기업을 넘어‘라이프스타일’을 파는 독특한 매장을 형성한 이케아는 누구나 매장 안에서 내 집처럼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체험형 공공 거실’형태의 매장 문화를 정착시켰다.

종류별로 진열된 가구들을 눈으로 보고 구입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집의 거실과 방 안에 들여 놓은 것처럼 어떻게 배치하고 어떤 가구들과 어울려 놓아야할지 구상이 가능하며, 직접 앉아보고 사용해볼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은 독일 내에서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었으며 이케아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효과를 거두었다. 또한 전 세계 가구 매장을 체험형으로 변화시키는 선도적인 역할을 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