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와 아트의 컬래버레이션은 분명히 매력적인 비즈니스 전략이다. 쉽사리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장점이 있다. 광고의 품위를 끌어올려 예술에 맞먹는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론도 있지만, ‘예술 끼워팔기’라는 비판론도 외면해선 안 된다.
브랜드 이미지 구축의 다양한 전략 중에서 광고와 예술의 융합이 주목받고 있다. 광고가 시나 소설•영화•회화•음악•무용 등 다양한 예술작품을 패러디하거나 차용하기도 하고, 반대로 팝 아트나 키치 등의 대중예술이 작품 속에 광고를 인용하거나 광고표현의 일부를 모사하기도 한다.
왜 컬래버레이션인가?
광고가 예술의 장르를 표현의 모티프로 채용하는, 이른바 ‘아트마케팅’의 일차적인 목적은 ‘끌림’의 창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쇄광고의 지면이나 영상광고의 화면에 머무는 2~3초간의 짧은 시선에도 광고의 소재가 된 예술작품들은 강렬한 시각적 흡인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술심리학 분야의 연구들은 단어나 문장 같은 문자정보를 나열하는 것에 비하면 아트와 브랜드의 결합은 강력한 각인효과를 발휘한다는 보고를 하고 있다. 특히 동영상광고에서 15초 내지 30초 동안 무의식중에 스쳐 지나가는 화면속의 예술작품들은 문자정보나 음성정보의 단순한 나열에 비해 충격과 인상강도에 있어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도 일부 인지심리학 연구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아트마케팅의 국내외 사례들
코카콜라와 캠벨 수프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어 아트 마케팅의 물꼬를 튼 앤디 워홀(Andrew Warhola), 열쇠고리 같은 친근한 소품들로부터 광고아트까지 전방위적으로 특유의 스타일을 창조해 낸 키스 해링(Keith Haring),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이자 플럭서스의 대가였던 백남준, 루이비통이나 BMW 등과의 휘황한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으로 유명한 올라푸르 엘리아손(Olafur Eliasson) 등은 근대적 의미의 마케팅과 아트의 융합의 중요한 사례이다.
국내의 경우 LG가 마네의 <페레 라뛰의 정원>,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 알프레드 빅터의 <해변> 등의 회화를 광고에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도약시킨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례다. 인쇄광고에도 명화의 아우라가 채용되었다.
우황청심원이 뭉크의 <절규>를 활용한 광고로 ‘불안할 때 의지하고 싶은 상비약’으로 제품을 상기시킨 전략도 주목되었다. 온라인 마켓인 옥션의 광고에서 두 사람의 유명한 스타일리스트가 서로를 향한 대화로 구사된 “스타일링하다 절규해 본 적 있어?”라는 카피도 분명한 셀링포인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LG전자는 디오스 냉장고의 신제품에도 ‘아트 디오스’(Art DIOS)라는 컨셉트를 채용했다. ‘아트 디오스-모던 플라워’는 ‘꽃의 화가’로 유명한 하상림의 작품을 냉장고 전면에 적용했다. ‘갤러리 키친’을 표방하면서 주방가전에 순수예술을 접목해서 제품을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게 하는 마케팅 의도의 산물이었다.
활짝 핀 꽃 모양의 ‘모던 플라워’와 막 피어나는 꽃의 모습인 '아트 플라워' 디자인에 스와로프스키 크리스털 원석을 장식해서 제품의 기능에 미의 개념을 입혀 브랜드의 가치를 한껏 높이는 전략으로 보인다.
CJ홈쇼핑이 전개한 ‘쇼핑의 지혜’ 캠페인도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의 좋은 사례였다. ‘쇼핑의 지혜는 곧 여자의 지혜’라는 컨셉트를 표현하기 위해 광고는 ‘여자를 그리는 화가’로 유명한 화가 육심원의 작품을 채용했다. CJ홈쇼핑은 브랜드와 작품과의 연계성을 철저히 계산해서, 단순히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차원을 넘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극대화하는 아트마케팅 전략을 실행했다.
아트마케팅의 해외 사례로는 휴렛팩커드의 ‘+HP’캠페인이 단연 돋보인다. ‘+’라는 기호는 고객기업과의 파트너십, 연결고리, 상호작용, 시너지, 결합 등을 함축적으로 표시하는 장치다. 이 기호는 다양한 타이포그래피로 표현되어 극적인 디자인 임팩트를 갖는데, 특히 세계 금융의 메카인 월스트리트를 그래픽으로 장식하는 수많은 ‘+’ 기호들은 현실세계와 판타지의 경계선을 넘나든다.
이 기호는 다양한 색상의 화살표와 어우러져 급변하는 IT환경에서의 진취적인 대응을 보여준다. 또한 파트너 기업과의 결합을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명쾌하게 형상화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컬래버레이션과 인지심리 반응효과
인지심리학과 예술심리학의 선행연구들은 예술작품이 광고표현의 소재로 활용되는 이유 중에서 중요한 것으로 심미적 정서유발, 정보전달, 메시지 기억의 강화, 즐거움의 욕구충족, 지적 호기심과 흥미 유발 등에서 다른 표현 소재에 비해 강점이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특히 다니엘 벌라인(Daniel Berlyne) 등에 의해 이론적으로 체계화된 각성이론에 따르면 예술작품은 각성 상태, 즉 개인적 수준의 주의나 경계 또는 흥분상태에 영향을 줌으로써 즐거움을 환기시킨다.
예술작품에 대한 심미반응에서 각성의 역할을 처음 주창한 것은 그리스 시대의 아리스토텔레스였다. 그는 비극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이론적으로 고찰하기 위해 각성의 개념을 들고 나왔다. 이 시대의 각성은 카타르시스와 비슷한 맥락으로 사용되었다. 이에 반해 벌라인은 각성과 심리적 즐거움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었다.
벌라인에 따르면 예술은 대략 세 가지 특성에 의해 각성에 영향을 준다. 첫째, 명도•채도•크기, 소리의 상태 등과 같은 정신물리학적 특성들인데, 주로 실험미학의 관심사였다.
둘째, 음식•전쟁•성적 체험•죽음 등과 같이 삶에 영향을 주는 경험과의 연합, 즉 생태학적 특성이다. 프로이트는 주로 작품의 재현적 내용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셋째, 예술이 지닌 형식적 특성의 ‘대조(Collative)’변인이다. 이는 각성을 고양시키는 장치들로서 참신함이나 구성요소들의 새로운 놀라움, 기대하지 못했던 파격, 복잡성이나 이질성, 불규칙성 요소의 비대칭성(Asymmetry)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심미적 반응은 개인의 성격이나 기질•성별•지능, 문화적 경험과도 상관관계를 가진다.
아트와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활용되면 수용자들의 개인 특성에 따라서 다양한 효과차이를 발휘할 수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광고소재로 쓰인 예술작품에 대한 사전지식이나 경험에 의해 보유한 정보를 기반으로 수용자들은 아트 컬래버레이션 광고의 메시지들을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인다.
아트와 브랜드 - 상생의 길
브랜드와 아트의 컬래버레이션은 분명히 매력적인 비즈니스 전략이다. 쉽사리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장점이 있다. 광고의 품위를 끌어올려 예술에 맞먹는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론도 있지만, ‘예술 끼워팔기’라는 비판론도 외면해선 안 된다.
광고의 예술적 속성만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광고를 위한 광고’의 미적 유희에 빠질 수 있다. 이에 브랜드와 아트가 상생의 길을 가기 위한 전략적 가이드라인을 모색해 보자.
첫째, 기업의 비즈니스 영역과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 기업이나 브랜드의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유명 아티스트만을 선호하다 보면 남의 옷을 빌려 입은 것 같은 어색한 느낌만 남길 뿐이다.
진정한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서는 아티스트의 이름값만을 좇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조화시켜야 한다.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융합이라는 영상 뉴미디어 부분에서 이러한 활동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음은 이를 뒷받침해 준다.
둘째,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가지고 진행해야 한다. 아트마케팅은 스타마케팅처럼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단발성의 행사로 그치기보다는 프로그램 단위의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스폰서십이 효율적이다. 아트마케팅에 성공한 기업들이 일회성의 이벤트식 접근보다는 꾸준한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아트와 제품은 개발 단계부터 결합해야 한다.
셋째, 제품을 살리되 속성에만 매달리지 말고 아티스트의 아우라(Aura)를 극대화하라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스쳐 지나가기 쉬운 광고도 유명 예술가가 참여하면 주목할 만한 예술이 된다. 따라서 광고는 제품의 장점을 강조하기보다는 아티스트와 브랜드 이미지를 결합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고급 보드카 시장을 석권한 앱솔루트는 1985년 브랜드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앤디 워홀과 손을 잡고 그가 독창적으로 해석한 앱솔루트 이미지를 비주얼로 채택했다. 그 후로도 스텔라 매카트니, 톰 포트, 장 폴 고티에, 마놀로 블라닉, 존 갈리아노 등의 유명 작가와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면서 명품과 최고의 아티스트의 시너지는 증폭되었다.
넷째, 대중예술을 담는 미디어 자체가 메시지임을 고려해야 한다. 광고 수용 이전에 수용자에게 노출된 매체의 특성은 광고내용과 관련된 사전지식과 경험을 형성함으로써 광고와 브랜드에 대한 태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미디어장르간의 융합도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의 중요한 환경변수로 고려하여야 한다. 즉 ‘광고 크리에이티브는 곧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 이미지 구축의 다양한 전략 중에서 광고와 예술의 융합이 주목받고 있다. 광고가 시나 소설•영화•회화•음악•무용 등 다양한 예술작품을 패러디하거나 차용하기도 하고, 반대로 팝 아트나 키치 등의 대중예술이 작품 속에 광고를 인용하거나 광고표현의 일부를 모사하기도 한다.
왜 컬래버레이션인가?
광고가 예술의 장르를 표현의 모티프로 채용하는, 이른바 ‘아트마케팅’의 일차적인 목적은 ‘끌림’의 창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쇄광고의 지면이나 영상광고의 화면에 머무는 2~3초간의 짧은 시선에도 광고의 소재가 된 예술작품들은 강렬한 시각적 흡인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술심리학 분야의 연구들은 단어나 문장 같은 문자정보를 나열하는 것에 비하면 아트와 브랜드의 결합은 강력한 각인효과를 발휘한다는 보고를 하고 있다. 특히 동영상광고에서 15초 내지 30초 동안 무의식중에 스쳐 지나가는 화면속의 예술작품들은 문자정보나 음성정보의 단순한 나열에 비해 충격과 인상강도에 있어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도 일부 인지심리학 연구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아트마케팅의 국내외 사례들
코카콜라와 캠벨 수프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어 아트 마케팅의 물꼬를 튼 앤디 워홀(Andrew Warhola), 열쇠고리 같은 친근한 소품들로부터 광고아트까지 전방위적으로 특유의 스타일을 창조해 낸 키스 해링(Keith Haring),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이자 플럭서스의 대가였던 백남준, 루이비통이나 BMW 등과의 휘황한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으로 유명한 올라푸르 엘리아손(Olafur Eliasson) 등은 근대적 의미의 마케팅과 아트의 융합의 중요한 사례이다.
국내의 경우 LG가 마네의 <페레 라뛰의 정원>,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 알프레드 빅터의 <해변> 등의 회화를 광고에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도약시킨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례다. 인쇄광고에도 명화의 아우라가 채용되었다.
우황청심원이 뭉크의 <절규>를 활용한 광고로 ‘불안할 때 의지하고 싶은 상비약’으로 제품을 상기시킨 전략도 주목되었다. 온라인 마켓인 옥션의 광고에서 두 사람의 유명한 스타일리스트가 서로를 향한 대화로 구사된 “스타일링하다 절규해 본 적 있어?”라는 카피도 분명한 셀링포인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LG전자는 디오스 냉장고의 신제품에도 ‘아트 디오스’(Art DIOS)라는 컨셉트를 채용했다. ‘아트 디오스-모던 플라워’는 ‘꽃의 화가’로 유명한 하상림의 작품을 냉장고 전면에 적용했다. ‘갤러리 키친’을 표방하면서 주방가전에 순수예술을 접목해서 제품을 하나의 작품처럼 보이게 하는 마케팅 의도의 산물이었다.
활짝 핀 꽃 모양의 ‘모던 플라워’와 막 피어나는 꽃의 모습인 '아트 플라워' 디자인에 스와로프스키 크리스털 원석을 장식해서 제품의 기능에 미의 개념을 입혀 브랜드의 가치를 한껏 높이는 전략으로 보인다.
CJ홈쇼핑이 전개한 ‘쇼핑의 지혜’ 캠페인도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의 좋은 사례였다. ‘쇼핑의 지혜는 곧 여자의 지혜’라는 컨셉트를 표현하기 위해 광고는 ‘여자를 그리는 화가’로 유명한 화가 육심원의 작품을 채용했다. CJ홈쇼핑은 브랜드와 작품과의 연계성을 철저히 계산해서, 단순히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차원을 넘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극대화하는 아트마케팅 전략을 실행했다.
아트마케팅의 해외 사례로는 휴렛팩커드의 ‘+HP’캠페인이 단연 돋보인다. ‘+’라는 기호는 고객기업과의 파트너십, 연결고리, 상호작용, 시너지, 결합 등을 함축적으로 표시하는 장치다. 이 기호는 다양한 타이포그래피로 표현되어 극적인 디자인 임팩트를 갖는데, 특히 세계 금융의 메카인 월스트리트를 그래픽으로 장식하는 수많은 ‘+’ 기호들은 현실세계와 판타지의 경계선을 넘나든다.
이 기호는 다양한 색상의 화살표와 어우러져 급변하는 IT환경에서의 진취적인 대응을 보여준다. 또한 파트너 기업과의 결합을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명쾌하게 형상화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컬래버레이션과 인지심리 반응효과
인지심리학과 예술심리학의 선행연구들은 예술작품이 광고표현의 소재로 활용되는 이유 중에서 중요한 것으로 심미적 정서유발, 정보전달, 메시지 기억의 강화, 즐거움의 욕구충족, 지적 호기심과 흥미 유발 등에서 다른 표현 소재에 비해 강점이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특히 다니엘 벌라인(Daniel Berlyne) 등에 의해 이론적으로 체계화된 각성이론에 따르면 예술작품은 각성 상태, 즉 개인적 수준의 주의나 경계 또는 흥분상태에 영향을 줌으로써 즐거움을 환기시킨다.
예술작품에 대한 심미반응에서 각성의 역할을 처음 주창한 것은 그리스 시대의 아리스토텔레스였다. 그는 비극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이론적으로 고찰하기 위해 각성의 개념을 들고 나왔다. 이 시대의 각성은 카타르시스와 비슷한 맥락으로 사용되었다. 이에 반해 벌라인은 각성과 심리적 즐거움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었다.
벌라인에 따르면 예술은 대략 세 가지 특성에 의해 각성에 영향을 준다. 첫째, 명도•채도•크기, 소리의 상태 등과 같은 정신물리학적 특성들인데, 주로 실험미학의 관심사였다.
둘째, 음식•전쟁•성적 체험•죽음 등과 같이 삶에 영향을 주는 경험과의 연합, 즉 생태학적 특성이다. 프로이트는 주로 작품의 재현적 내용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셋째, 예술이 지닌 형식적 특성의 ‘대조(Collative)’변인이다. 이는 각성을 고양시키는 장치들로서 참신함이나 구성요소들의 새로운 놀라움, 기대하지 못했던 파격, 복잡성이나 이질성, 불규칙성 요소의 비대칭성(Asymmetry)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심미적 반응은 개인의 성격이나 기질•성별•지능, 문화적 경험과도 상관관계를 가진다.
아트와 브랜드의 컬래버레이션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활용되면 수용자들의 개인 특성에 따라서 다양한 효과차이를 발휘할 수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광고소재로 쓰인 예술작품에 대한 사전지식이나 경험에 의해 보유한 정보를 기반으로 수용자들은 아트 컬래버레이션 광고의 메시지들을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인다.
아트와 브랜드 - 상생의 길
브랜드와 아트의 컬래버레이션은 분명히 매력적인 비즈니스 전략이다. 쉽사리 유혹을 뿌리칠 수 없는 장점이 있다. 광고의 품위를 끌어올려 예술에 맞먹는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론도 있지만, ‘예술 끼워팔기’라는 비판론도 외면해선 안 된다.
광고의 예술적 속성만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광고를 위한 광고’의 미적 유희에 빠질 수 있다. 이에 브랜드와 아트가 상생의 길을 가기 위한 전략적 가이드라인을 모색해 보자.
첫째, 기업의 비즈니스 영역과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 기업이나 브랜드의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유명 아티스트만을 선호하다 보면 남의 옷을 빌려 입은 것 같은 어색한 느낌만 남길 뿐이다.
진정한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서는 아티스트의 이름값만을 좇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조화시켜야 한다.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융합이라는 영상 뉴미디어 부분에서 이러한 활동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음은 이를 뒷받침해 준다.
둘째,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가지고 진행해야 한다. 아트마케팅은 스타마케팅처럼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단발성의 행사로 그치기보다는 프로그램 단위의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스폰서십이 효율적이다. 아트마케팅에 성공한 기업들이 일회성의 이벤트식 접근보다는 꾸준한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아트와 제품은 개발 단계부터 결합해야 한다.
셋째, 제품을 살리되 속성에만 매달리지 말고 아티스트의 아우라(Aura)를 극대화하라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스쳐 지나가기 쉬운 광고도 유명 예술가가 참여하면 주목할 만한 예술이 된다. 따라서 광고는 제품의 장점을 강조하기보다는 아티스트와 브랜드 이미지를 결합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고급 보드카 시장을 석권한 앱솔루트는 1985년 브랜드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앤디 워홀과 손을 잡고 그가 독창적으로 해석한 앱솔루트 이미지를 비주얼로 채택했다. 그 후로도 스텔라 매카트니, 톰 포트, 장 폴 고티에, 마놀로 블라닉, 존 갈리아노 등의 유명 작가와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면서 명품과 최고의 아티스트의 시너지는 증폭되었다.
넷째, 대중예술을 담는 미디어 자체가 메시지임을 고려해야 한다. 광고 수용 이전에 수용자에게 노출된 매체의 특성은 광고내용과 관련된 사전지식과 경험을 형성함으로써 광고와 브랜드에 대한 태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는 미디어장르간의 융합도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의 중요한 환경변수로 고려하여야 한다. 즉 ‘광고 크리에이티브는 곧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라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현우 | 동의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2nu@deu.ac.kr BBDO코리아, 한컴, 대홍기획, 제일기획 등에서 카피라이터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했다. 연세대 광고홍보학 석사, 한양대 광고학 박사. <광고, 묘약인가 마약인가?> <광고발상과 전략의 텍스트(공저)> <방송광고 장르론(공저)> 등의 책을 썼으며, 각종 대중문화 미디어에 광고 칼럼을 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