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광고업계는 1998년 IMF 외환위기를 떠올리며 긴장하고 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의해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가 새해에는 직접적으로 실물 경제에 타격을 가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사실 광고계의 침체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지난해 12월 29일 발표한 2008년 방송광고 신탁 자료에 따르면 2007년 대비 9% 감소한 2조 1,828억원을 기록했으며, 2009년에는 2조 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치를 내놓고 있어, 2008년 대비 9%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방송광고시장은 2002년 2조 7,209억원을 꼭짓점으로 지속적 감소세를 나타내 결국 2008년 광고비는 2002년 대비 20%나 감소했다.
신문광고시장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에 의한 촛불시위로부터 파생된 광고중단 압력사태와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맞물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중앙일보에서 밝힌 12월 NAI(Newspaper Advertising Index)는 32.1로 2007년 동기 대비 75.6%에 불과해 2008년은 작년 대비 15% 이상 감소세로 마감될 전망이라고 한다.
더욱이 2007년에는 부동산 · 자동차 · 교육서비스 · 백화점 · 가전 등이 신문광고를 리드한 반면, 2008년에는 교육서비스 업종만이 유일하게 광고물량을 유지하고 있어 더욱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부연했다. 이에 10여 년 전인 IMF 외환위기 당시의 광고시장 및 신문광고시장을 주요 업종별 흐름을 중심으로 살펴봄으로써 시사점을 찾아보기도 한다.
IMF 외환위기 시 신문광고 감소 상대적으로 적어
1998년 IMF 외환위기는 1997년 12월에 시작된 후 2001년 8월 구제금융 195억 달러를 조기상환하면서 3년 8개월 만에 끝나고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경기가 회복되었다, 하지만 광고시장은 이보다 선행하면서 1999년에 회복세로 돌아섰다. 실제로 광고가 살아난 1999년도에 국내 경기도 차츰 회복되면서 실질 GDP 성장률이9%를 기록했다.
KADDNMR 연도별 4대 매체 광고비 자료에 따르면 1997년 12월 IMF 사태 이전까지 4대 매체 광고비는 연 평균 15% 이상의 급성장을 보여 1997년4조 8천억 원 규모에 이르렀다.
1998년 IMF 사태 이후 본격적인 경기침체 및 구조조정의 여파로 광고시장은 마이너스 25%로 역성장하면서 3조 6천억 원을 기록, 4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 놓고 말았다.
이때 가장 큰 감소세를 기록한 업종은 의류·섬유 업종으로 마이너스 53%를 기록했으며, 제약 업종 및 그룹광고·기타 분야는 각각 43% 감소했다.
이외에 정밀·사무기기(-38%), 가정용품기기(-35%), 기초재(-32%), 유통(-32%) 업종이 뒤를 이었다. 이때 유일하게 상승한 업종이 금융·보험·증권 업종으로 14%나 증가했으며, 이후 1999년에는 169%라는 경이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건설·건재·부동산 업종 역시 1998년 23% 감소 이후 1999년에는 74%나 증가하며 뒤를 따랐다. 신문광고는 외환위기 당시 4대 매체 평균보다는 감소세가 크지 않아 20%의 감소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는 제약(-40%) 업종이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고, 그룹광고·기타(-37%), 기초재(-32%), 정밀&사무기기(-30%) 업종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이 시기 금융·보험·증권 업종은 4대 매체 평균 증가율의 2배가 넘는 29%나 증가했고, 이후 1999년에는 115%로 급상승했으며, 건설·건재·부동산 업종 또한 12%감소 이후 72%나 급증했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전과 1999년 외환위기 이후를 비교하면 신문광고시장에서 금융·보험·증권(177%) 및 건설·건재·부동산(52%) 업종이 주요 광고업종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으며, 관공서·단체(19%), 화장품·세제(11%) 업종도 증가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1997년도 이전으로 광고비가 회복되지 않은 업종은 그룹광고·기타(-41%), 제약(-40%), 화학·공업(-32%), 의류·섬유(-29%) 업종이었다. 결국 광고시장에서 1998년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Buy Korea’로 대변되는 금융·보험·증권 업종, 그리고 건설업계의 브랜드화 바람이 불면서 불붙기 시작한 건설·건재·부동산 업종의 활황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광고시장, 경제보다 선행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자신 있게 필요한 투자를 제때 집행하고, 어떤 경우라도 도전적인 면모를 잃어버리면 회사의 장래가 없다”며 도전정신을 강조했고, 매일경제 장대환 회장은“ 올해는 신문과 방송뿐만 아니라 케이블, 인터넷과 같은 뉴미디어 산업도 생존의 기로가 될 것이다.
우리는‘ Survival of the Fittest(적자생존)’의 마인드를 갖고 이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신년사를 통해 밝혔다. 두 분의 신년사에 지금 우리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이길 수 있는 해법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