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광고의 규격은 매우 다양하다. 과거의 5단·9단·돌출 등의 제한된 유형에서 벗어나 전면, 삽입 등의 등장으로 훨씬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가운데 양면광고는 사이즈 차원에서 가장 정점에 있으며, 그로 인한 주목률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높은 집행비를 감안하고서라도 양면광고를 집행하는 광고주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효과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지속되는 불황 속에 광고주들이 전면 또는 양면광고를 집행하는 것은 호황에서의 집행보다 더 높은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이번 시기에 집행된 양면광고들을 살펴본다.
‘큰’ 사이즈 통한 주목률에 크리에이티브 효과도 배가
1990년대 들어 신문의 지면이 24면·36면·48면 등으로 늘어나면서 광고지면 역시 그와 비례하여 증가했다. 섹션화에 기인한 측면이 크지만, 이는 전체 신문사 운영에 필요한 재원의 대부분을 광고에서 충당하는 현대 신문업의 당연한 흐름이기도 하다.
이러한 면의 증가는 단순한 광고수의 증가만을 촉발한 것이 아니라,광고의 사이즈 확대라는 차원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제는 흔한 전면광고가 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특히 양면광고는 이제 단순히‘ 큰’ 광고를 넘어서 두 면의 일부 또는 전체를 차지하는 점을 이용한 효과적인 크리에이티브 전략의 일환으로주목 받고 있다.
양면광고는 전면광고가 일반화된 이후에 점차 집행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단순히 전면을 연이어 집행하는 방식의 대형광고였던 것이 최근에는 보다 효율적인 집행을 꾀하고자 양쪽 면의 일부를 균등하게 집행하는 연속집행 방식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특징. SK텔레콤의‘ OK!SK!’ 또는‘ 사람을 향합니다’ 등의 캠페인은 지난 한 해 동안 양쪽 면의 측면에 집행함으로써 신문의 기사를 좌우에서 감싸는 방식을 취했다.
이는 양쪽 면을 모두 차지하는 것보다 저렴하면서도 양면 집행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최근에는 일반화된 방식이다. 양면광고는 대형 광고주들이 주로 집행해 오고 있다. 이는 광고단가 차원에서 볼 때 당연한 것으로, 지속적으로 몇 개 이상의 주요 일간지에 양면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광고주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런칭광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신제품들이 런칭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왔다. 양면광고는 이러한 런칭광고의 집행에 자주 이용되는 방식으로, 신문이‘ 고시(告示)’의 성격을 강하게 갖고 있는 매체라는점 때문에 신문에 자주 등장한다.
이번 기간에는 현대자동차와 신세계백화점이 눈에 띄었다. 현대자동차의 양면광고는 대표적인 고급 세단인 에쿠스의 신모델 발매를 앞두고 이를 고지하는 목적으로 집행되었다. ‘2009년 3월 - EQUUS’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양면에 길게 배치된 해당 차량의 아웃라인을 비주얼로 하고 있는 이 광고는 티저광고의 전형을 보여준다.
신세계의 부산 센텀시티점 오픈광고는 3월 초에 개장하는 지점에 대한 고지형 광고로, 부산해운대 앞바다에 들어서는 지점의 모습을 웅장하게 드러내는 비주얼이 돋보인다. 위의 광고에서 표현된 것처럼 양면 광고는 대부분 비주얼이 좌우를 관통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넓은 지면을 십분 활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에쿠스의 자동차, 신세계의 건물과 풍경 등이 그러했다.
9단 양면으로 집행된 아시아나 항공의 광고도 그런 유형인데, 좌에서 우로 길게 이어진 항공기의 궤적은 아시아나의 상징색이라고 할 수 있는 색동 이미지를 붓의 한 획처럼 나타내고 있으며, 그 궤적의 끝에 항공기가 날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헤드라인 또한 이러한 궤적의 표현을 반영하듯‘ 대한민국 민항역사 60년에 큰 획을 그었습니다’ 로, 업계에서 수상을 한 실적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양면광고는 좌우로 넓은 지면의 장점을 살리는 데에 표현의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KTF SHOW의 광고는 이러한 점에서 가장 두드러진 비주얼을 보여주고 있다. 좌측과 우측에 크게 벌린 사람 입을 배치하고, 중앙에 수많은 혜택을 가득 채우며 지면 높이를 모두 차지한 햄버거를 포함함으로써 주목률을 높이고 있다. 이 햄버거 안에는 커피·제과·영화·엔진오일 교환 등 다양한 혜택들을 비주얼로 그려 넣었다.
와이드한 전면 양면광고, 시리즈형 양면광고도 큰 효과
전면으로 양면광고를 집행한 가장 큰 사이즈의 광고들도 간혹 눈에 띄는데, 이번 기간에는 주요 광고주들의 광고는 거의 없었고, 연세대와 한국생산성본부 등의 이슈성 광고가 집행되었다.
지난 해 말 화제가 되었던 고려대 경영대의 서울대를 타깃으로 한 광고에 대한 대응으로 보이는 연세대 경영대의 광고는 양면 전 지면에 해당 단과대학 출신 저명인사들의 사진을 학번과 현재 직업 등과 함께 배치하고, 중앙 및 배경에 학교의 상징인 독수리를 보여줌으로써 사회적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광고의 콘텐츠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동문 선배들의 멘토링 프로그램에 대한 고지이지만, 전체적인 메시지는 해당 대학의 사회적 역량에 대한 표현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고려대 경영대는 지난 연말 좌측 1/3과 우측 1/3을 연달아 사용하는 양면광고로 해당 대학이 서울대보다 더 좋다는 직접적인 비교광고로 눈길을 끈 바 있다.
이제 대학광고도 비교광고 메시지 등의 이용으로 점차 치열해지고 있으며, 양면을 이용한 대형 광고의 집행이 늘어나면서 점차 대학광고 시장의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사실 이러한 양면 전면광고는 불황 이전에 부동산 및 건설업에서 가장 많이 집행했다.
경제불황에 이은 부동산 및 건설업 불경기가 이어져 광고물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탓에 지금은 그리 자주 집행되지는 않지만, 주택 관련 광고들은 양면 전면광고의 단골손님이다. 새로 들어설 아파트 단지를 모두 한 번에 보여주기 위해 양면에 집행하는 것이 보통인 것이다.
이번 기간에 집행된 광고들 중에는 한남 더 힐의 광고가 두드러졌다. 옛 단국대 부지에 새로 들어설 임대아파트의 광고인데, 배경은 녹색 위주의 수묵화처럼 살리고 모든 단지들을 남산 산자락에 둘러싸인 모습으로 보여주는 이 광고는‘ 하늘이 내려준 명당 위해 시대의 명작을 그립니다’라는 헤드라인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크기 면에서는 앞서 살펴 본 좌우를 관통하는 대형 광고들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양면에 각각 시리즈 형식으로 이어지는 광고들도 양면 광고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좌면과 우면의 하단에 정사각형에 가까운 크기로 집행되는 방식인데, 하나금융그룹의 광고가 좋은 예다.
좌측면에는 하나대투증권의 리서치센터장 겸 금융경영연구소장 명함을 보여주면서‘ 리서치센터장이라고 해도 혼자만 추천하는 펀드는 절대 팔 수 없습니다’라는 헤드라인의 광고가 위치한다. 해당 그룹의 주요 3개 기업의 만장일치 추천 펀드만 판매한다는 안전성을 주요 소구점으로 하고 있는 광고 메시지다.
우측 광고 또한 같은 컨셉트인데, 이번에는하나은행의 은행장 명함이 있고,‘ 은행장이라 해도 119시간 교육을 받지 않으면 펀드를 팔 수 없습니다’라는 카피로 펀드 판매에 있어서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판매자를 배치한다는 안전성을 내세우고 있다. 같은 컨셉트지만, 서로 다른 부분을 짚어서 어필한다는 차원에서 양면광고의 장점을 잘 살리고 있다.
최근에 집행된 비슷한 크기의 양면 광고로는 중앙대 광고가 있는데, 좌측면에는 해당 대학 총장이, 우측면에는 이사장이 등장해 새내기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대학 이미지 향상 목적의 광고로 주목을 끌었다. 보다 효과적인 양면광고의 집행은 신문사와 광고주 모두에게 이 불황기를 슬기롭게 넘어갈 수 있는‘ 윈-윈’의 한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