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내믹 브랜드 만들기 2 스토리텔링 마케팅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2009년 07-08월, 203호 기사입력 2009.08.06 10:32 조회 22235
written by 최숙희(브랜드마케팅연구소 선임연구원)

최근 들어 새삼 설득의 중요성을 인식한 기업 경영진 사이에서 스토리텔링 경영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컨텐츠(이야기)의 중요성도 부각돼 디지털 스토리텔링(게임·애니메이션 등) 사업 등이 부상하고, 미국에서는 설득(Persuasion) 산업이 미국 GDP의 14%를 차지한다. 이번 호에서는 브랜드 전략의 관점에서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짚어보고, 사례를 통해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성공 요인을 알아본다.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흥미 유도하는 스토리텔링 마케팅

인간의 정보 처리 과정에서 볼 때, 브랜드는 마케팅 맥락으로 전이된 고정관념(Stereo Type)에 속한다. 즉, 인간이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해 한두 가지의 단서를 중심으로 전체를 확대 해석하게 하는 극단적 도구가 바로 브랜드인 셈이다. 즉 브랜드 전략은 강력하고 근거 있는 고정관념을 만드는 것이다.

또 역으로 이미 만들어진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바꾸는 설득의 과정도 브랜드 전략의 핵심이다. 이렇게 소비자의 행동을 이끌어내는 일련의 브랜드 전략을 스토리텔링 마케팅이라고 한다.

브랜드 전략의 관점에서 요약하면,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알리고 싶어 하는 고정관념을 만들어 감성적 설득을 통해 이를 전달하는 브랜드 전략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좌뇌적 논리, 이해, 판단, 평가를 겨냥하는 일반적 커뮤니케이션과 달리 논리와 감성의 시너지를 겨냥한 공감, 감동의행동을 유발하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의 기능적인 요구(Needs)와 결합시키기는 방법인 브랜드 퍼포먼스(Brand Performance)나 소비자의 개인적인 의견과 평가를 이끌어내는 브랜드 저지먼트(Brand Judgments)는 좌뇌적 활동에 의존한다. 이에 비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감정적 반응을 의미하는 브랜드 필링(Brand Feelings)은 우뇌적 활동에 의지한다.

최근 소비자가 브랜드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경향이 점점 많아짐에 따라 스토리텔링을 통해 상품에 의미를 담는 감성 마케팅이 활발해졌다. 특히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이야기를 통해 소비자의 관심과 흥미는 물론 자발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브랜드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더욱 용이하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각광 받는 이유

첫째, 이성보다는 감성이 구매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브랜드는 소비자의 정보 처리 시간을 줄이고, 구매 위험을 최소화한다. 품질과 가격대가 유사한 제품의 경우 소비자는 브랜드에 투영된 정체성과 문화적 경험의 차이를 더욱 중시한다.

둘째, 자발적·능동적·확산적 프로슈머(Prosumer)의 등장이다. 이들은 제품 개발과 유통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소비자가 기억 속의 브랜드를 구매하는 과정을 고객 구매 프로세스(AIDMA)라고 한다.



그러나 시장경쟁이 점점 치열해짐에 따라,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차별적 가치를 느끼게 하기 위한 브랜드 스토리를 만드는 일이 중요해졌다. 인터넷이라는 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손쉽게 비교·분석하고, 간접적으로 체험한 브랜드에 대한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을 활용한 검색과 비교, 검토 과정을 통해 스토리 바잉 프로세스(Story Buying Process)가 발생하는 것이다. 스토리바잉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심적 역할을 하는 것은 감성적 자극이다. 감성은 변화하는 환경에 대해 이성만으로는 불가능한 신속하고 집중력 있는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셋째, 미디어의 포화로 이야기 중심의 광고가 늘어나고 있다. 미디어가 점점 더 많은 마케팅 메시지를 전달함에 따라, 광고의 영역과 속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게다가 수많은 마케팅 메시지 가운데에서 원하는 것을 가려내는 능력이 뛰어난 젊은 비주얼 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짧은 광고에 익숙해진 소비자에게 광고를 통해 일방적으로 구매를 강요하기보다 소비자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퍼뜨릴 수 있는 브랜드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혁신적 광고 형태로서 시청자의 관심과 흥미를 끌어올리는 점에서 효과적이며, 컨텐츠와 마케팅이 융합되는 최근 추세에도 적합한 활동이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다. 실화에 근거를 둔 논픽션(Non Fiction), 허구에 근거를 둔 픽션(Fiction), 그리고 사실과 허구를 합한 팩션(Faction)이다.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2% 부족할 때… 두 주인공의 숨겨진 사랑 이야기가 궁금하면 인터넷 창에 2%를 쳐보세요’의 경우처럼 2% 부족할 때와 ‘선영아, 사랑해’ 등의 커뮤니케이션은 상품에 이야기를 가공, 포장해 광고와 판촉 등에 사용한 마케팅 사례로 기업 주도형 픽션에 해당한다.

당시 TV광고 속에 숨겨진 사랑 이야기는 많은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동시에 음료 매출을 급상승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

“마케팅을 하기 전부터, 쇼핑 카트가 있기 전부터 스토리는있었다. 스토리는 발명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 –롤프 엔센(덴마크의 미래학자)

스토리텔링 마케팅 사례

1 천사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스토리 전한 엔제리너스커피(픽션)
자바커피와 엔제리너스커피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정서적가치(Emotional Value)를 중시하는 커피군 카테고리에서 자바커피는 이국적이지만,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약한 브랜드였다. 스타벅스의 공격적인 시장 상승세를 견제하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할 필요가 있었다.

새 브랜드는 소비자의 감성을 강력하게 자극하는 지속적인 브랜드 스토리와 경쟁 브랜드와 확연히 다른 독특성·차별성을 필요로 했다. 한 번 가면 절대 잊지 못할 곳, 자기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는엔제리너스커피는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

엔제리너스커피는 15세기 이후 ‘신의 선물’이라 불리며 등장한 커피와 가브리엘, 라파엘, 안젤라 세 명의 천사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메신저 스토리를 만들었다.

감미로운 맛과 향으로 우리의 몸과 영혼을 따뜻하게 해주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메신저 역할을 하는 ‘Angel–in–us(우리안의 천사)’는 신의 선물을 마시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영혼의 공간, 천사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정통 커피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곳, 천사의 영혼을 닮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머무르는 곳이라는 허구의 스토리를 통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데 성공했다.





2 제품에 재미난 스토리 담은 러쉬(논픽션)
러쉬(LUSH)는 고객과 교감하며 성공적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한 영국의 보디 용품 브랜드. ‘싱싱함’을 뜻하는 브랜드 러쉬는 론칭과 함께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지속적으로 제시했다.

예를 들어, TV 드라마 소재인 뱀파이어 해결사를 패러디해 ‘엉덩이 해결사’라는 이름의 보디 컨디셔너를 제공하는 등 끊임없이 소비자의 흥미와 관심을 유도했다. 재미난 스토리의 제품 이외에도 러쉬는 고객의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하는 타블로이드 신문 형태의 <러쉬 타임스(Lush-Times)>, 러쉬갤러리 등을 통해 소비자의 니즈를 발견하는 데 앞장섰다.



성공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한 10가지 전략 가이드라인
“소화기를 팔고 싶으면(고객의 가슴에) 불을 질러라.” - 데이비드 오길비

사람들이 스토리를 소비하는 이유는 잠재된 욕구, 결핍을 충족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비즈니스에서도 세탁기·자동차·휴대전화·아파트 등의 서비스와 제품은 소비자의 욕구와 결핍을 충족해주는 전형적인 이야기와 유사한 구조를 지닌다. 드라마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해소되는 과정은 제품을 구매하고 소비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1 메시지(Message) 사용할 스토리 중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결정하라. 하나의 메시지, 스토리텔링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해야 한다.

2 갈등(Conflict) 갈등이 없으면 스토리도 존재할 수 없다. 즉, 갈등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극복해야만 하는 장벽이자,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인 셈이다. 갈등 해결 방법을 통해, 기업과 브랜드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표현할 수 있다.

3 흐름(Flow) 어떻게 갈등을 풀 것인가? 모든 스토리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과정과 결말인 것이다. 스토리가 약한 경우는 대립 세력이 약한 것이 그 원인이다. 대립과 갈등이란 부정적인 측면을 강화해야 한다.

4 캐릭터(Characters) 스토리 캐릭터의 아이덴티티를 분명히 해야 한다. 갈등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여러 등장인물이 필요하다. 캐릭터의 개성은 온갖 정보의 홍수와 조작 속에서도 특정 기업을 분별해낼 수 있게 해준다.

5 감정(Emotions) 사실과 허구와 차트로 스토리를 장식하지 마라. 그들은 분명히 이유와 논리(Logic)를 말하지만, 강력한 스토리는 우리의 감정을 움직이는 것이다.

6 구체화(Details) 가능한 한 구체화하라. 그리고 약간의 비주얼과 환경을 세팅하고 캐릭터가무슨 감정을 느끼는지, 생각하는지에 대한 환경을 만들어라. 스토리의 세계를 사람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해라.

7 헤드카피(Headline) 메시지 작성 기사에서 맨 처음 시작되는 전문(Lead)를 잘 지켜라. 헤드카피의 일차적인 기능은 무엇보다 소비자의 주목을 끄는 것이고, 두 번째 중요한 기능은 보디 카피를 읽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8 이야기(Fairy Tale) 실제로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라. 스토리를 주입하거나 다른 가치를 높이는 활동이 필요하다. 스토리의 몰입은 곧 감정이입의 성공을 뜻한다. 스토리를 맹신할 가능성이 높은 강력한 감성 자극 장치를 만들면 좋다.

9 개방형 결말(Open Endings) 개방형 결말은 파워풀하다. 청중의 의견을 스토리에 반영해도 좋다.

10 교훈(Lesson)
부정적인 이야기나 결말은 사용자에게 역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끊임없이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성공 경험을 만끽하라.
디지털 스토리텔링 ·  브랜드전략 ·  커뮤니케이션 ·  감성마케팅 ·  스토리 바잉 프로세스 ·  논픽션 ·  엔제리너스커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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