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ㅣ 서은정 (헤럴드경제 기자)
“올해 상반기만큼은 못하지만 작년보다는 좋을 것.” 올해 하반기 신문광고시장을 전망하는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경기 어려울 때는 인쇄매체광고가 강해
제일기획 분석에 따르면 국내 광고시장은 지난 2007년 7조9,897억 원으로 8조 원에 육박하며 정점을 찍었다. 2008년에 7조 7,971억 원으로 소폭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7조 2,560억 원까지 주저앉았다.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금융경색과 소비 심리 둔화 등이 본격화되면서 인터넷을 제외한 전 매체의 광고비가 2008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TV와 라디오 신문 잡지 등 전통 4대 매체 가운데 그나마 신문은 사정이 나았다. 지난해 총 광고비가 전년 대비 9.5% 감소하는 것에 그치면서 TV의 12.0%, 라디오의 19.5%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잡지도 8.7% 감소에 그쳐 활자 매체가 불경기에 강하다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줬다.
어려웠던 광고업계 경기는 지난해 4분기부터 점차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광고비 집행이 전년 수준 이상의 상승세를 기록한 것이다. 국내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회복 속도가 빨라서 상대적으로 광고비가 늘었다는 평가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광고비 회복 추세는 올해 상반기에도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집계된 광고비 집계자료를 보면 신문시장의 경우 전 년에 비해 평균 21.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TV와 라디오의 경우 각각 35% 성장했으며, 케이블TV도 4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터넷도 30%의 성장률을 보였다. 주요 매체 가운데 잡지만 신문보다 낮은 14% 성장에 그쳤다.
상반기에 신문을 포함해 전 매체의 광고비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경기회복에 따라 기업들의 광고집행이 늘어난 데다 각종 스포츠 이벤트가 몰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상반기 신문광고, 전년 대비 20% 수준 성장
우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나타나고 있는 정부의 경기회복을 위한 재정지출과 이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으로 각 기업들의 광고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경제성장률도 정부가 당초 5%에서 최근 5.8%로 상향조정하는 등 전망도 밝다. 여기에 2월에 열린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6월의 남아공 월드컵 등의 스포트 이벤트가 광고비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업종별로는 6월 월드컵을 전후해서 금융·정보통신·가전·자동차·항공·서비스 업종을 포함한 주요 광고주들의 월드컵 특수 마케팅 활동이 펼쳐졌다. 이에 따라 TV와 케이블TV 등 방송 부문의 광고비가 늘었으며, 신문과 인터넷도 월드컵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런 요소를 전반적으로 감안해 제일기획은 올해 연간 광고비로 2009년의 7조2560억 원보다 최소 5.6%, 최대 9.9% 증가한 7조6650억~7조9730억 원을 전망하고 있다. 신문의 경우 전년(1조5007억 원) 대비 최대 9.9% 성장한 1조6500억 원이 예상된다.
문화·금융·통신 광고 늘어날 듯
높은 성장률을 보인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 광고시장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상반기 수준을 유지하거나 이보다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높다.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광고경기 예측지수(KAI)’에 따르면 7월 예측지수는 87.6으로 나타나 6월보다 광고시장이 다소 위축될 전망이다(지수가 100보다 클수록 광고시장 호전에 대한 심리적 기대감이 크고, 100보다 낮을수록 그 반대의 의미다). 이는 남아공 월드컵 개최에 따른 광고특수 이후 기업들이 마케팅 활동을 소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7월이 여름철 광고 비수기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매체별로는 지상파TV 70.2, 신문 100.4, 케이블TV 96.4, 인터넷 103.8, 라디오 84.7로 나타났다. 지상파TV의 경우 월드컵 광고예산 집중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7월 예측지수가 낮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신문광고시장의 경우 월드컵 효과가 TV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적었던 탓에 전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2010년 하반기 KAI 예측지수도 97.5로 나타났다. 국내 광고시장이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이보다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월드컵이 끝나고 상하이엑스포 등도 시들해지면서 하반기 신문광고시장이 불확실 하지만,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스포츠 이벤트에 기대를 걸 수 있는 여지는 있다. 또 경제 활성화가 이어질 경우 업종별로는 여행·영화·연극 등 문화공연 관련 광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펀드 이동제 등의 금융제도 변화, 다양한 금융 신상품 출시에 따른 금융·보험·증권 관련 상품광고의 증가도 예상된다. 또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등 새로운 형태의 휴대폰과 PC등의 출시 행사와 이벤트 고지광고 증가가 예상된다. 전자업계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3D TV 시장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신문광고시장은 전년보다 10% 안팎 성장한 8000억 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