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맥도날드 어린이용 세트메뉴 해피밀의 프로모션 장난감으로 나온 슈퍼마리오 시리즈가 향수에 젖은 어른들의 구매로 인해 품귀현상이 일어나며 키덜트 문화가 재조명 받았다. 이런 어린이의 감수성과 더불어 구매력까지 갖춘 키덜트들은 중요한 고객으로 각광받고 있는데, 대표적인 브랜드로, 브릭(Bricks) 분야의 ‘레고’를 단연 꼽을 수 있다.
레고에는 이야기가 있다
레고가 항상 인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한창 자라던 70-80년대에 큰 인기를 얻었지만, 90년대에 디지털 시대가 열리며 적자위기를 맞게 된다. 그러나 이후 경제위기와 모바일 게임으로 인한 장난감 산업 전반의 위기 속에서도 레고는 2009~2013년 사이 매출 2배, 영업이익은 4배의 실적을 이뤘다. 이는 레고의 시스템 구조조정은 물론, 어린이 타겟과 함께 성인이 된 베이비붐세대를 고객으로 다시 끌어들이기위해 제품에 ‘추억’를 입히고 ‘스토리’를 가미한 마케팅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키마, 닌자고 등 자체 제작 애니메이션을 포함, 반지의 제왕, 어벤져스 및 3040세대 주타겟의 ‘심슨’시리즈 등 다양한영화, 만화 캐릭터들의 제품을 출시하며 레고에 스토리를 입혔다. 1999년 첫 출시 된 ‘스타워즈’시리즈는 아직도 매니아층에게 프리미엄이 붙여질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엔 레고의, 레고에 의한, 레고를 위한 영화, ‘레고무비’를 개봉하며 레고의 상상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레고에는 크리에이터가 있다
레고의 발전에는 레고 내부의 경영전략도 중요하였겠지만, 무엇보다 소비자 참여가 큰 영향을 끼쳤다. 레고의 브릭은 정말단순하다. 단순한 브릭들을 조립하다보면 어느 새 새로운 창작물이 되어있다. 이는 곧 누구나 레고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레고는 현재 전 세계 300만명의 팬클럽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각종 레고대회와 행사장에서 모델링 작업과 디오라마를 선보이기도 한다. 특히, 레고사에서 자체 운영하는 ‘레고아이디어(https://ideas.lego.com)’ 사이트에서는 레고 매니아들이 프로그램으로 창작품을 만들어 회원들의 1만 표 이상을 획득하면 레고사에서 상품성을 검증 후 실제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레고의 제작자가 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자칫 딜레마에 빠질 수 있는 제품 생산라인을 보완하고, 오픈 된 채널로 소비자와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끊임없이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최근 레고는 3D 프린터로 인한 위기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열려고 하고 있다. 3D 프린터로 만드는 불법 레고를 막는 대신, 집에서 레고를 직접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 ‘파브리카토(Fabrickato)’를 개발하여 DIY 장난감 시장을 개척하려고 한다. 소비자의 니즈에 대한 이해와 새로운 시장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이 또 다른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나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레고에는 미래가 있다
레고는 조립하다 보면 조립하는 자만 알 수 있는 디테일하고 깨알 같은 재미가 많이 숨겨져 있다. 이런 재미는 소비자를 감동하게 하며, 조립해보고싶은 욕구를 부른다. 특히 레고는 연령별 취향별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어, 어린이에게는 상상력을, 어른들에게는 잊고 있던 동심을 자극하며 다양한 타겟이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게 한다. 성과 연령을 떠나 레고를 통해 상상력을 표현하고 추억을 공유하고 이야기가 이어지게 하는 것, 레고가 꿈꾸는 미래일 것이다. 이런 일련의 가치를 소비자와 계속 공유하고 있는 한 레고는 계속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