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털이 뭐지?
2021년 11월, 뉴욕 맨해튼 59번가 스타벅스의 새로운 컨셉 매장이 오픈했다. 아마존 고(Amazon Go)와 파트너십에 기반한 ‘스타벅스 픽업(Starbucks Pickup)’ 매장이다. 아마존 고는 알려진 것처럼 머신러닝과 컴퓨터 비전을 등을 적용해 캐셔 없이 ‘그냥 걸어 나오면 되는 기술(Just Walkout Technology)’이 탑재된 무인매장이다. 스타벅스 픽업 매장에서는 스타벅스 메뉴와 아마존 고가 큐레이션한 F&B 메뉴를 판매한다. 음료 주문은 스타벅스 모바일 앱으로, 샐러드와 샌드위치 등 스낵 주문은 아마존 고 앱으로 이뤄지며 제품을 들고 나오면 쇼핑이 완료된다. 이렇게 오프라인(physical) 매장을 중심으로 하되 디지털(Digital) 기술을 오프라인에 접목한 융합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을 피지털(Physital)이라 한다.
편의성이 극대화된 소비경험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활용은 물론 언택트라고 불리는 비대면 라이프스타일이 강화되며 한편으로 오프라인 매장 경험 역시 진화하고 있다. 오프라인의 역할은 상품 구매보다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힐링하는 공간으로 변화한 리테일 테라피(Retail Therapy) 혹은 온라인에서 벗어나 디지털 디톡스를 위한 공간이다. 여기에 리테일테크에 기반해 보다 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피지털이 오프라인 채널의 중요한 고객경험 향상 전략이 됐다.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 활용은 물론 언택트라고 불리는 비대면 라이프스타일이 강화되며 한편으로 오프라인 매장 경험 역시 진화하고 있다. 오프라인의 역할은 상품 구매보다는 오감을 만족시키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힐링하는 공간으로 변화한 리테일 테라피(Retail Therapy) 혹은 온라인에서 벗어나 디지털 디톡스를 위한 공간이다. 여기에 리테일테크에 기반해 보다 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피지털이 오프라인 채널의 중요한 고객경험 향상 전략이 됐다.
피지털의 가장 중요한 이점은 편의성이 극대화된 소비경험이다. 오프라인 쇼핑에서 편의성이 극대화됐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여러 조사를 확인한 결과 소비자들은 계산대에 길게 서있는 줄, 매장에서 상품을 찾거나 직원에게 뭔가 물어보는 것을 불편하게 여긴다. 이런 측면에서 아마존 고와 같은 무인매장이 소비자의 불편함을 해소했다고 볼 수 있다. 줄을 설 필요 없이 자유롭게 쇼핑하고 나오면 3~5분 후에 스마트폰으로 영수증이 날아오는 경험은 오프라인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오래 기다리는 불편함을 없앴기 때문에 환영받는다. 또한 셀프 체크아웃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에게도 편리하다. 이러한 피지털 경험은 한국에서도 이미 확장 중이다. 여의도의 더현대서울 내에 언커먼스토어가 영업 중이고 이마트24도 한국의 무인매장을 구현하고 있다.
최근의 트렌드는 단순히 캐셔 없는 매장에서 벗어나 어떠한 부가가치를 제공할 것인가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아마존은 2020년 8월에 오픈한 자체 슈퍼마켓인 프레쉬(Fresh)에 인공지능 쇼핑 비서 알렉사가 탑재된 키오스크를 설치했다. 알렉사는 KT의 기가지니처럼 다양한 질문에 답해줄 뿐만 아니라 매장 내에서 찾고자 하는 상품의 위치, 찾아가는 길을 보여준다. 보이스쇼핑도 가능하다.
또한 아마존은 스마트카트인 대시카트(Amazon Dash Cart)를 도입했다. 스마트카트란 무인매장의 초소형 버전을 쇼핑카트에 구현한 것이다. 카트에 물건을 담으면 컴퓨터 비전, 머신러닝이 상품을 인식하고 카트에 부착된 액정화면에 구매 품목과 가격 정보를 보여준다. 알렉사에 입력해둔 쇼핑목록을 띄우거나 스캐너로 쿠폰 적용도 가능하다. 카트의 액정화면에서 결제가 가능하며 대시카트 전용 출구로 나가면 등록된 카드나 계좌로 결제가 완료된다. 비슷한 경험을 롯데마트에서도 할 수 있다. 서울 일부 매장을 스마트스토어로 리뉴얼한 롯데마트는 스마트카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오프라인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롯데마트Go를 통해 스마트폰 결제와 스마트픽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또한 증강현실(AR) 등이 도입되어 소비자 여정을 좀 더 용이하게 해주는 것도 피지털 경험이라고 볼 수 있다. 과거에 증강현실은 뷰티, 가구처럼 쇼핑 전에 상품의 간접체험이 필요한 상품군에 한정적으로 적용됐었다. 최근에는 상품 패키징이나 레스토랑 메뉴, 광고 등에도 활발하게 도입되는 추세다. 예를 들어 카바큐(KabaQ)라는 스타트업이 레스토랑 메뉴에 증강현실을 적용해 주문 전에 메뉴를 시각적으로 먼저 볼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아마존도 2021년 4월 영국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헤어샵을 오픈해 증강현실 서비스를 실험적으로 도입했다. 이렇게 다양한 기술이 옴니채널의 진화된 피지털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온·오프를 넘나들며 구축되는 소비자 데이터의 가치
이와 같은 피지털 경험에 필수적인 요소는 리테일테크다. 최첨단 ICT 기술을 리테일 경험 목적에 맞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비용, 기술개발 등 고려할 점이 많기 때문에 대형 리테일러가 유리하다. 하지만 최근 실리콘밸리의 스탠다드커그니션(Standard Cognition)과 같은 스타트업이 무인매장 기술을 솔루션으로 판매하는 등 중소 리테일러가 무인매장을 구축하기 위한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 즉 피지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가격적, 기술적 어려움이 줄고, 일상에서 모바일, 비대면을 선호하는 MZ세대가 부상하고 있어 리테일테크는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그렇다면 피지털 경험을 구현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피지털의 가장 큰 매력은 온·오프를 통합할 수 있는 고객 데이터,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고객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커머스 리테일러들은 온라인에서 소비자의 행동을 파악할 수 있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곤 한다. 실제로 온라인 리테일 브랜드가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얻게 되는 후광효과(Halo effect) 덕분에 평균 매출이 37%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는 온·오프라인의 시너지를 시사한다. 이처럼 온·오프를 넘어서는 유기적인 연결(옴니채널) + 오프라인에서의 고객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정교한 피지털 전략을 기획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어떻게 데이터를 구축하고, 어떤 전략적 목적을 위해 이용할 것인지를 먼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유의할 점도 있다. 피지털 경험을 디자인할 때 고객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첨단 기술을 도입하면 소비자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기대보다 고객의 불편한 점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 또 기술이 제공하는 경험의 반응과 고객 데이터를 가지고 보다 진화된 피지털 경험을 디자인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독자 중 리테일테크의 도입이나 피지털 경험을 시도했는데 예상만큼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면, 그 시작이 고객의 시각에서 시작된(Outside In) 관점이 아닌 기업 내부에서 시작된(Inside Out) 관점이었는지 돌아보면 고객과 제공된 경험 사이의 미스매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