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아직도 충전하나~!
written BY 박장춘 (CR9팀 부장)
롯데 자이언츠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모델로 출연한 롯데카드의 새 광고는 촬영 당일부터 스포츠 신문과 연예 프로그램에서 주목할 만큼 화제로 떠올랐다. 여러 매체를 통해 전 국민에게 광고 촬영 소식이 알려졌지만, 사실 이 광고는 부산에서만 온에어 된다. 광고를 보려고 일부러 부산을 찾지 않는 이상, 광고를 만든 우리도 정작 볼 수 없다. 부산 시민을 위한 ‘화끈한’ 광고 촬영 현장 이야기를 전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래본다
그렇다. 이번 롯데카드 신상품은 부산 시민만을 위한 교통카드다. 그동안 부산에서 대중교통을 타려면 현금 아니면 충전식 교통카드를 써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 롯데 카드에서 복잡한 거 싫어하는 부산 시민을 위해 충전하지 않고 후불로 결제하는 편리한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에 광고 제작팀은 부산 시민에게 화끈하고 심플한 크리에이티브로 승부하기 위해 고민을 시작했다.
롯데 자이언츠 로이스터 감독, 모델 되다
광고를 제작하기에 앞서 우리가 가장 고민한 첫 번째 화두는 모델 선정. 누구나 알다시피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부산 시민의 반응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열광적이다. 특히 지난 해는 롯데 자이언츠가 8년 만에 좋은 성적을 거둬 팬들의 반응이 열 배 정도는 더 뜨거운 한 해였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롯데 자이언츠 선수를 주축으로 모델 선정에 들어갔다.
여러 선수 중에 최종적으로 선택한 모델은 2008년 롯데 자이언츠를 3위로 이끈 흥행 돌풍의 주역, 바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다. 지난해 부산 시민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은 로이스터 감독은 부산 명예시민이다. 부산에서 이보다 더 파워풀한 모델이 또 있을까? 그리고 멀리 스위스에서 연수 중인 롯데카드의 전속 모델 김아중 씨까지 가세했다.
두 번째 주제는 로케이션에 관한 것이었다. 부산 시민 누가 광고를 보더라도 ‘우리 부산’ ‘우리 동네구나’ 하는 그런 장소가 필요했다. 여러 군데를 돌아본 결과 부산을 대표하는 명소는 당연히 부산 앞바다 광안리를 멋지게 가로지르는 광안대교였다. 그 앞에서 촬영 포인트를 정하고 종일 촬영을 진행했다.
세 번째는 BGm이다. BGm은 부산 야구 팬에게는 희망가라고 할 수 있는 노래, 롯데 자이언츠의 승리를 부르는 노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부산 야구 팬 앞에서 부른 약속의 노래인 ‘부산 갈매기’ 로 정했다(지난해 시즌 초 로이스터 감독은 롯데 자이언츠가 4강 진출을 확정할 때 팬 서비스로 이 노래를 부르겠다고 약속했다).
광고주에게 제시한 여러 안 가운데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한 안이 선택되었고, 2009년 1월 28일 오전 9시경부터 필름은 돌아갔다.
" 그동안 부산에서 대중교통을 타려면 현금 아니면 충전식 교통카드를 써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 롯데카드에서 복잡한 거 싫어하는 부산 시민을 위해 충전하지 않고 후불로 결제하는 편리한 서비스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에 광고 제작팀은 부산의 명예시민인 롯데 자이언츠 제리 로이스터 감독과 김아중 씨를 모델로 선정, 부산 시민에게 화끈하고 심플한 광고를 선보이기 위해 부산 앞바다 광안리로 향했다."
충전 없는 교통카드, 부산에선 롯데카드가 가장 먼저!
광안리 앞바다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김아중 씨. 그 뒤에는 야구를 보기 위해 사직야구장으로 향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버스가 오자 먼저 김아중 씨가 버스에 올라 카드 단말기에 지갑을 대자 ‘급당황’을 부르는 한마디 멘트 ‘잔액이 부족합니다!’가 울려 퍼진다. 충전을 깜박한 김아중 씨, 잔돈도 없는데 뒤에서 롯데 자이언츠 광팬들의 다급한 부산 사투리가 터져 나온다.
“머하는교!” “아 진짜!” “빨리 야구장 가야 하는데!”
김아중 씨 뒤로 늘어선 사람들은 빨리 버스에 올라타라며 성화다. 난감한 상황에 빠진 김아중 씨에게 갑자기 들려오는 구원의 목소리.
“니 아직도 충전하나?”
이 멘트와 동시에 롯데 부산후불교통카드를 화끈하게 내미는 버스 기사는 놀랍게도 바로 로이스터 감독이다. 이 장면을 찍는 데만 스태프와 모델들은 광고 촬영 전체 분량의 반 이상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이 한마디 멘트를 하기 위해 촬영 사흘 전부터 연습에 매진했다. 하지만 우리말도 서툰 외국인이 부산 사투리까지 구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충전’이 자꾸 ‘충정’으로 들리는 바람에 3시간 넘게 촬영을 지속했다. 그래도 친절한 로이스터 감독은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았다.
다만 뒤에서 로이스터 감독의 연기를 지켜보던 김아중 씨가 자꾸 웃자 살짝 부끄러워하며 “노 래핑(No, Laughing)!”이라고 부드럽게 경고를 준다. 로이스터 감독이 롯데 부산후불교통카드를 내미는 순간 ‘부산 갈매기’ BGm이 신나게 흘러나오고, 카드를 받아 들며 신기해하는 김아중 씨에게 들려오는 단말기 멘트는 이제 ‘감사합니다’이다. 김아중 씨가 비로소 위기에서 탈출한다.
다음 장면에서는 김아중 씨가 여유 있는 모습으로, 자신감 있게 롯데 부산후불교통카드를 소개한다.
“충전 없는 교통카드, 롯데교통카드! 부산에선 롯데카드가 가장 먼저 시작합니다!”라고. 그리고 부산을 질주하는 버스와 지하철 모습 위로 롯데 부산후불교통카드가 뜬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로이스터 감독과 김아중 씨, 그리고 승객 모두 시원한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롯데카드, 교통카드!”를 화끈하게 외치며 광고는 마무리된다. 3월에 진행되는 이벤트 트레일러를 김아중 씨의 입을 빌려 소
개하면 “월요일엔 요금이 공짜!”라는 거. 추운 겨울 바다에서 찬 바람을 맞으며 한 촬영이었지만, 따뜻한 봄날 촬영처럼 훈훈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해준 몇 가지 요인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친다.
먼저 부산 시민에게 화끈한 서비스를 제공한 롯데카드 광고주와 외국에서 연수를 받던 중에도 광고를 촬영하기 위해 멀리 스위스에서 날아온 김아중 씨,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고생하며 촬영한 모든 스태프, 그리고 쉬는 시간에도 짬짬이 구경 나온 시민에게 사인해주며 너무 열심히 촬영에 협조한 화끈하고 귀여운 로이스터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09년에는 롯데 자이언츠가 꼭 우승하길 바란다. 그리고, 롯데카드도 당연히 우승하셔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