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돌고 돌아 또 다시 가을이 왔다. 태풍 곤파스가 지나가고 추석연휴 큰 비가 한 번 내리고는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면서, 창밖 너머 하늘도 꽤 높아졌다. 바쁘게 지나갔던 상반기, 일 년 내내 손꼽아 기다렸던 추석연휴도 허무하게 끝나고 마음 한구석이 쓸쓸해지는 요즘, 우리는 여행을 꿈꾸게 된다. 여행에는 뭐니 뭐니 해도 동행자가 가장 중요하다.
젊은 시절 떼로 몰려다니던 여행은 이제 힘들고, 사랑하는 연인과 다니는 여행은 달콤하지만 여행 중 최고는 역시 카메라와 단 둘이 가는 여행이다. 광고계동향 10월호에서는 가을, 여행에 빠질 수 없는 동행자 카메라 브랜드들의 광고캠페인 히스토리에 대해 들어본다.
젊은 시절 떼로 몰려다니던 여행은 이제 힘들고, 사랑하는 연인과 다니는 여행은 달콤하지만 여행 중 최고는 역시 카메라와 단 둘이 가는 여행이다. 광고계동향 10월호에서는 가을, 여행에 빠질 수 없는 동행자 카메라 브랜드들의 광고캠페인 히스토리에 대해 들어본다.
지난해 11월말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의 마케팅전략회의는 떠나갈 듯한 환호성으로 시작되었다. 마침내 삼성카메라가 국내시장의 Market Share 50%를 달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서로가 이를 축하하고 격려하는 박수와 환호성이 한동안 멈출 줄 몰랐다.
글 | 유구현 국장 (하쿠호도제일 Account Service 2 Team 팀장)
국내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세계 여느 나라와 마찬 가지로 캐논, 니콘, 올림푸스, 소니, 파나소닉 등 쟁쟁한 일본 브랜드들이 시장을 분점하고 있었고 삼성카메라는 유일한 대한민국 브랜드로서 힘겹게 No.1의 자리를 지켜 온지라 Market Share 50%는 내부적으로도 달성 가능성을 반신반의 했다. 2006년 삼성 컴팩트디카의 프리미엄 브랜드 ‘VLUU’ 론칭 이후 최근의 미러리스 카테고리 브랜드 ‘NX시리즈’까지 5년여 간의 치열한 노력과 그 결실이 더욱 커다란 기쁨으로 다가온 순간 이었다.
2005년 이전, 아니 최근까지도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에 캐논이나 니콘은 광학적 성능을 기반으로 사진의 전문성과 정통성이라는 영역을, 소니 나 파나소닉은 트렌디하고 스타일리쉬한 브랜드의 이미지를 선점하고 있었다. 올림푸스 역시 전통과 대중성을 무기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쟁 상황에서 삼성카메라가 독자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기능, 성능의 차별화를 형성해 가기란 쉽지 않았다. 물론 ‘삼성’이라는 브랜드의 후광 효과와 막강한 유통력, 철저한 AS가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될 수는 있었지만 국내 시장을 넘어 월드베스트를 꿈꾸는 삼성카메라에게 있어 브랜드의 명확한 포지셔닝과 이에 따른 차별적 소비자 가치의 정립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다.
2006년 NV시리즈 출시에 맞춰 론칭한 프리미엄 브랜드 VLUU는 그 시발점 이었다. 당시 NV시리즈는 디자인과 성능에서 경쟁 브랜드에 뒤지지 않은 강력한 사양을 갖춘 컴팩트 디카였기에 ‘가전회사에서 만든 가족용 디지털카메라’라는 인식의 벽을 허물고자 했던 삼성카메라의 첨병 역할을 했다. 광고 캠페인 역시 당대 최고의 스타 장동건을 모델로 캐스팅하여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의 혁신성을 소구하며 소비자들에게 감성적인 만족도를 높이는데 주력 했다. 이후 제품의 개발 전략도 광학기능과 더불어 HD동영상이나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해 카메라의 사용편의성과 다양한 디지털 디바이스와의 호환성을 높여가기 시작했다.
2009년 출시된 WB시리즈와 ST시리즈는 삼성카메라의 World First & Best 기술을 집약시킨 제품들로서 기술적 차별성을 높이며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높여갔다. WB시리즈는 사진과 렌즈의 광학적 성능을 주 소구점으로 하여 온라인 위주의 캠페인을 전개했다. 인터넷 상의 각종 리뷰와 사용 후기는 디카 사용자들의 구매와 인식형성에 영향력이 큰 미디어였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삼성카메라의 기술 선도적 이미지를 쌓아갔다.
ST시리즈는 VLUU mirror와 VLUU wink라는 팻네임을 적용하며 혁신적 기술을 통한 소비자의 사용편의성을 중점적으로 소구하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특히 카메라의 앞면에 LCD창을 추가해 사용편의성을 극대화 시킨 VLUU mirror는 국내 디카 사상 최고의 히트 제품으로 등극하며 삼성카메라의 Market Share 50% 달성을 주도했다. 아울러 한효주씨를 모델로 캐스팅하여 광고상에서 한효주씨의 색다른 모습과 편리한 사용상황을 표현하며 제품의 혁신성과 편의성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전개해 소비자들과 업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중장기적으로 기술 선도적 이미지 강화를 통해 “더 좋은 사진을 더 쉽게 찍게 해주는 카메라”로서의 소비자 가치를 제공하고자 했던 삼성카메라의 여정은 이제 시장과 소비자에게 그 노력을 인정받으며 압도적 시장점유율 달성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 가히 국내 컴팩트 디카시장의 절대 강자로 그 위상을 견고히 했다는 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삼성카메라에게 있어서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바로 DSLR시장에 대한 미련이었다. 전체 디카 시장의 10~20% 정도를 차지하긴 하지만 하이엔드 유저들을 타겟으로 하고 있기에 전문가급 카메라 브랜드로서의 인식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시장이었다. 이 시장 공략을 위해 삼성카메라가 선택한 것은 바로 ‘미러리스 디지털카메라’라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 전략 이었다.
최근 ITC 기술의 혁신은 카메라 유저들의 사용행태도 획기적으로 변화 시키고 있다. 이전의 카메라가 사용자들의 ‘추억’을 담고 나름의 ‘작품’을 표현하기 위한 개인
적 도구였다면 지금은 컨텐츠를 생성하고 공유하기 위한 디지털기기로서 역할이 점점 중요해 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보다 좋은 성능 뿐 아니라 보다 편리하고 보다 다양한 기능에 대한 니즈가 점점 커져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소비자의 un-met니즈를 DSLR시장공략의 새로운 기회로 삼고자 출시한 제품이 바로NX시리즈 이다. 미러리스 디지털카메라는 DSLR카메라의 성능을 가지면서 외관은 컴팩트하게 줄인 카메라 카테고리를 말한다. DSLR 카메라 내부의 반사경을 제외해 그 크기를 줄이고 반사경 대신 디지털신호로 이미지를 전달함으로써 그 화질은 유지하는 원리이다. 당연히 이미지센서나 렌즈의 광학기술력과 더불어 디지털기술력이 중요시되며 5년에서 10년내에 대부분의 DSLR 시장수요를 대체할 것으로예측되고 있다.
이 시장을 선점하고 선도하기 위해 삼성카메라는 올 2월 세계 최초로 DSLR용 이미지센서를 채용한 미러리스 카메라 NX10을 출시했다. 삼성NX10은 화질은 DSLR이면서 그 사용편의성과 휴대편의성은 극대화 시킨 혁신적 카메라이다. 즉 언제 어
디서나, 누구나 원하는 장면을 쉽고 편리하게, 그리고 빠르게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사용하는 소비자들 역시 단순히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에 따라 피사체를 ‘창작’하는 도구로서 카메라를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일반 컴팩트 카메라에서 불가능 했던 고속의 AF 속도나 고화질의 이미지센서, 그리고 아웃포커싱 등의 렌즈교환식 카메라의 기능이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런 소비자의 사용행태를 예측해 삼성NX10이 목표로 한 포지셔닝은 ‘창작의 도구’로서의 혁신적 카메라였다. 광고 캠페인 역시 단순히 피사체를 찍는 것이 아닌 사용자의 생각에 따라 재해석하고 창작하는 순간들을 NX10 의 기능을 통해 보여주는데 주안점을 두고 전개해 갔다.
특히 한효주라는 모델이 Image Creator로서 성장해 가는 모습을 CATV프로그램, 출사행사, 작품전시회 등 일련의 IMC활동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다. 삼성NX10은 출시 6개월 만에 국내 미러리스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선두주자로 나서고 있다.
올 들어 올림푸스, 파나소닉에 이어 소니까지 이 시장에 진입해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삼성카메라 역시 렌즈의 사용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세계 최초의 i-Function lens를 장착한 NX100을 라인업에 추가해 대응을 준비하고 출시 예정이다. NX100 캠페인 역시 창작의 도구로서 삼성카메라의 혁신적 기능과 사용 편의성을 소구하며 “Why Capture? Create!” 이라는 새로운 사진문화 형성을 위한 캠페인을 지속해 갈 것이다. 국내 시장의 절대 강자를 넘어 월드베스트라는 삼성카메라 궁극의 꿈을 이루는 그 순간 까지.
보지 않고도 어떤 광고인지 아는 순간이 있다. BGM만으로도 그림이 그려지고, 브랜드의 이름이 떠오른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파워 브랜드인 캐논 익서스 광고가 그러하다. 2년여에 걸친 지속적인 캠페인으로 라캄파넬라의 노래만 들려도 소비자들은 익서스 고유의 화면을 떠올리게 되었다
글 | 진선영 Mate Communications Plan 2팀 대리
한 캠페인이 2년간 같은 포맷을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익서스의 광고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편견을 깨고, 확고한 브랜드 확립에 기여를 하였다.
캐논은 DSLR 시장에서의 독보적인 1위 수성은 물론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DSC) 시장의 브랜드 선호조사 1위를 굳건히 지켜왔었다. 그러나 DSC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DSLR 카메라가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DSC 시장을 위협하기 시작했고, 시장에도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었다. 디지털 컨버전스(Digital Convergence)의 바람이 불면서 DSC 시장의 사진의 품질은 구매준거에서 점차 멀어져 간 것이다.. 즉, PMP, MP3, 전자 사전과 같은 복합기능을 갖춘 제품이 등장하면서, 익서스와 같은 제품들의 판매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었다. 카메라의 장인(Master)과도 같은 철학과 기술력을 내세우는 캐논에게는 다소 불리한 시장 상황이 전개되고 있던 것이다.
이에 맞선, 익서스 캠페인의 해결책은 ‘생각 뒤집기’였다. 많은 제품들이 디자인과 새로운 기술의 추가를 이야기할 때, 캐논은 ‘품질’로 정면 돌파를 시도하였다. 익서스의 새로운 시도는 단순히 다르게 보이기 위한 방법이 아니었다. 철저한 전략적 고찰과 소비자 조사에 의해 도출된 결과였다.
시장을 바라보는 전략적 판단과 소비자들의 Insight를 살펴본 결과 익서스는 시대의 흐름을 역으로 뒤집어보기로 하였다. 컨버전스 기술이 트렌드인 시대에 오히려 디버전스가 강점을 보여줄 수 있는 캠페인을 집행한 것이다. 이러한 고민 속에 도출된 캠페인 테마가 바로 ‘진짜에게 진짜를, Real Compact – IXUS’였다. 카메라답지 못한 카메라들을 ‘Unreal’로, 익서스를 ‘Real’로 포지셔닝하며 소비자에게 카메라 본연의 기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진짜에게 진짜를’ 시리즈를 세상에 알린 첫 시작은 메시지만으로 타사의 빅모델을 뛰어넘겠다는 의지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제품의 기술적 자신감을 온전히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보여주고, 확신케 하기 위해 압도적인 Format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은 자막과 BGM만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 우리가 알고 있는 익서스의 광고가 되었다.
익서스 광고의 첫 시작은 세상을 향한 선언과 자신감의 표출이었다.
‘언제부터 카메라가 휴대폰 눈치나 보는 똑딱이가 되었는가? 잘가라! 똑딱이’ 라는 메시지를 통해 기존 경쟁사 뿐 아니라, 컴팩트 카메라 범주 외의 휴대전화까지 카테고리의 리더로써 일갈을 던진 것이다. 이후 [색감]과 [심장]편을 통해 진짜 컴팩트의 자신감을 표출하였다. ‘나는 심장을 바꿨소’라는 짧은 문장만으로 기술력의 발전을 표현하였다. 짧지만 강렬한, 감성적이지만 날카로운 한마디를 무심하게 뱉어내는 익서스 캠페인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익서스 두 번째 캠페인은 선두의 여유였다.
첫 캠페인을 통해 리더로써의 표출했던 자신감에 유머를 더했다. 유머를 가미한 익서스의 첫 시작은 [잘가라-후보정]편이었다. 사진의 삭제를 사람이 휴지통으로 들어가는 모습으로 표현하고, 포토샵을 의미하는 오브제로는 삽을 활용했다. 단순한 Format 속에 삭제도 후보정도 필요 없는 궁극의 화질을 리더의 여유 있는 농담으로 표현한 장면이다. 익서스는 이제 여유를 갖춘 리더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두 번째 캠페인은 센스있는 위트를 잊지 않았다. 디자인 요소를 소구하기 위해 동양과 서양의 아름다운 여성을 등장시킨 후, 촌철살인의 마지막 한마디가 화면에 턱하니 얹힌다. ‘국내도입이 시급합니다’ 단순한 문장이지만 동시대를 사는 젊은 소비자에게는 웃음의 포인트가 됐다. 당시 온라인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던 유행어를 적재적소에 활용한 것이다. 이 캠페인을 통해 익서스는 단순히 화질만을 고집하는 딱딱한 리더가 아닌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할 줄 아는 소비자들을 위한 진짜 디지털카메라로써 자리 잡게 되었다.
익서스의 세 번째 캠페인은 절정이었다.
두 번의 캠페인을 통해 리더의 자신감을 확실하게 보여준 익서스는 세 번째 캠페인을 통해 정점에 선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형식적으로는 자신이 만든 틀 안에서의 새로움을 보여주었고, 내용면에서는 소비자의 Insight를 정확히 파악한 캠페인을 집행한 것이다.
티져 집행부터 그 동안의 익서스의 캠페인과는 차별된 모습을 보였다. 기존의 스틸이미지를 주로 활용한 틀을 깨고, 영상 속에 익서스 특유의 자막을 통한 메시지 전달을 시도한 것이다. [앨범]편은 변화된 Format과 앨범 속 볼 사진이 없다는 메시지로 소비자의 공감대를 자극하며 이어지는 캠페인의 기대치를 높였다.
[앨범]편에 이어 집행된 [누가 찍어도], [한장만 찍어도], [그냥 찍어도]편은 완성된 리더의 화법을 보여주었다.외형적으로는 기존의 라캄파넬라를 각 상황에 맞게 편곡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내용적으로는 ‘진짜 마음에 드는 사진은 지나가던 누군가가 찍는다’ ‘세상 모든 jpg에게 하나의 이름을’ 등 사진을 찍는 소비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내용으로 소비자를 더욱 익서스에 환호하도록 만들었다. 익서스의새로운 캠페인은 소비자 Insight와 광고의 Format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지며 익서스의 위상을 더욱 높였다.
익서스의 네 번째 캠페인은 강화의 단계였다.
앞선 세 번의 캠페인과 최근 익서스 캠페인의 다른 점은 빅모델 기용에 있다. 메시지와 Format만으로 압도적인 Creative를 보여주었던 익서스는 ‘이나영’이라는 빅모델을 기용하며, 더욱 강력한 캠페인으로 거듭났다.
티져편은 새로운 익서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잘못 나온 사진에도 스스로를 위안하는 이들에게 ‘망친 사진으로 소설이라도 쓸 기세’라는 특유의 촌철 살인적 카피로 익서스가 돌아왔음을 알렸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돌아갈 때쯤, 다시 한 번 화면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바로 새로운 모델인 이나영의 등장이다.
이어 집행된 [개념뒤태], [개념렌즈], [개념선물]편은 익서스와 이나영의 환상적인 합주곡이었다. 찍는 사람의 시선, 여성들의 셀카 등 DSC 시장만이 가지고 있는 소비자 Insight를 여전히 잃지 않았다. 익서스 특유의 자막을 이용한 Insight있는 메시지와 각 상황에 맞게 변형된 라캄파넬라의 변주, 그리고 이나영의 아름다움이 더해져 익서스는 더 강한 진짜가 되었다. 익서스는 이제 리더로써 더욱 견고한 성을 쌓기 시작하였다..
2년여의 캠페인을 짧게 정리해보았다. 한 광고가 시장의 흐름이나 트렌드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익서스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일관성 있는 캠페인 집행으로 시장의 흐름을 변화시키고,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카메라로써 사진의 본질을 지키려는 진짜의 욕심이 소비자들에게 자극이 되었던 것이다. 여전히 익서스는 카메라가 가야 할 바른 길을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시하고 있다. 소비자를 위한 ‘Real Compact – IXUS’ 로써 말이다.
이번 가을, 진짜 카메라가 우리에게 말한다. 잠시 일상을 벗어나 자신을 돌아보고 오라고… 겉모습보다는 본질을 이야기하던, 주변의 이야기보다는 자신을 믿던 익서스처럼 진짜 나를 찾아 볼 수 있는 가을이 되길 바란다.
지난 2006년 7월 알파 100 출시로 DSLR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소니는 2008년 상반기 광고 집행을 결정하며 한 가지 고민에 빠졌다. 소니 알파가 광고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은 알파만의 철학인지 제품의 우수성인지를 놓고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글 | 김준수 SK마케팅앤컴퍼니 광고기획 플래너
디지털화 되고 있는 카메라 업계에 전자사업 기반의 소니는 확실히 궁합이 맞았던 데다, 미놀타 사업을 인수하며 광학적 기반까지 다진 알파 제품은 확실히 그 장점을 알리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DSLR임이 분명했다. 제품만을 절대적으로 알리고 싶은 유혹을 떨치긴 힘들었다. 하지만 소니는 ‘과유불급’이라는 생각 하에 소비자에게 소구할 알파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결론 내렸다.
캠페인의 핵심은 ‘작가주의’였다. 당시 On-Air가 되고 있었던 DSLR 광고들은 대중의 취향에 맞춘 쉽고 무난한 광고, 혹은 당사 제품이 사실을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을 알리는 차갑고 개성 없는 광고 일색이었다. 소니는 여기에 반기를 들며 광고를 통해 카메라 유저들에게 사진의 본질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는 화두를 던졌다.
‘작가주의’. 이 말엔 사진을 포함한 예술적 창작품에는 그것을 만든 사람의 개성이 묻어 있다는 관점이 내포되어 있다. 타인의 사진을 보며 감상적인 글귀를 남기는 사람의 감정은 단순히 사진을 넘어, 그것을 찍는 사람의 혼을 연상하는 행위와 일맥상통한다.
알파는 여기에서 착안해 나만의 시각, 나만의 순간을 남기는데 최적화된 알파를 아래와 같이 정의한다. “당신의 작품 속에 당신만의 고유한 시선, 생각, 감성을 있는 그대로 담아냄으로써 사진 한 장으로 당신의 영혼을 표현해 줄 수 있는 카메라. 즉, 당신의 영혼까지 있는 그대로 담아내 이를 보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카메라” 알파 카메라의 독특한 정의, 그리고 ‘작가주의’라는 키워드. 캠페인의 뿌리는 이러한 소재들을 바탕으로 다져졌다. 남은 것은 광고를 찍는 일. 소니는 본 소재를 잘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을 작가 의적 사연을 들을 수 있는 장소, 그리고 고독해 보이면서도 개성 있는 모델인 소지섭을 통해 만들어내며 ‘작가주의’ 캠페인을 지금까지 이끌어왔다. 심금을 울리는 단 하나의 사진을 위한 구도. 그 고독하고도 따뜻한 2년 반 동안의 여정을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
사진을 위한 고독하고 평화로운 구도 - ‘훗카이도’ 편(2008.01.19 On-Air)
하얀 설원. 그 무한의 공간을 배경으로 소지섭은 발자국을 선명하게 새기며 어디론가 걸어간다. 묵묵히 발걸음을 옮기던 그가 갑자기 걸음을 멈춘 것은 앙상한 나뭇가지와 함께 남겨진 거대한 나무 하나. 소지섭은 오랫동안 원하던 것을 간직하고 싶은 표정으로 손에 든 알파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눈에 갖다 댄다. 그리고 그의 내레이션이 이어진다. “그 누구의 사진과도 똑같고 싶지 않다. 내 느낌을 알아주는 알파.” 광고에 배경이 된 곳은 설원으로 유명한 훗카이도 비에이 지방. 그가 찍은 나무는 작가들에게 잘 알려진 ‘철학하는 나무’이다.
나만의 순간을 담아주는 알파, 알파 광고는 자신의 감정, 개성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소지섭을 통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파가 어떤 카메라인지를 효과적으로 알린다. 여기에 자기만의 작품을 찾기 위해 고행을 감수하는 사람의 생생한 소리 또한 광고에 담아 “작가주의”라는 컨셉에 어울리는 감동적인 영상을 완성했다.
두 번째 여행지는 프라하였다. 회색빛 하늘에 창백한 거리. 뭔가 쓸쓸하면서도 묘한 매력이 있는 그 곳에서 소지섭은 어딘가를 찾는 듯한 시선을 보낸다. 마침내 도달한 곳은 고건물이 병풍처럼 둘러쌓은 광장. 카메라를 꺼내 든 그는 틸트 액정으로 편하게 여러 각도의 사진을 담아낼 수 있는 알파 350의 장점을 활용하여 광장의 구석구석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지는 내레이션.
“알파가 움직이면 다른 세상이 보인다”. 다양한 앵글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알파 350이 기존과는 다른 세상을 보여준다는 점을 강조했다. 훗카이도 편이 ‘나만의 사진을 위한 구도’라는 주제로 성찰과 사색을 거듭하는 소지섭을 보여주는데 주력했다면, 프라하 편은 틸팅 라이브 뷰를 통한 세상과의 소통을 표현했다.
쿠바에서 찾은 건 문학도 혁명도 아닌 ‘나’ - ‘쿠바’ 편(2008.11.22 On-Air)
쉽게 닿을 수 없는 곳, 쿠바. 그렇기에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한국으로부터의 거리가 멀기도 하거니와 폐쇄적인 체제로 인해 국가의 면면이 공개되지 않아 절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장소다. 그 베일의 장소에 도착한 소지섭은 골목을 배회하다 체 게바라가 그려진 벽화를 바라본다. 사진을 찍은 후 발걸음을 옮긴 곳은 쿠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일상적인 장소들. 하바나 거리의 무희들과 말레콘 해변의 장관을 담으며 “내 마음을 움직인 건 문학도 혁명도 아니다. 나만의 시각으로 나만의 순간을 만나다.”라고 읊조린다.
쿠바하면 누구나 머릿속에 떠올릴 사람이 두 명 있다. 체 게바라와 헤밍웨이. 쿠바는 자유와 혁명을 갈망하는 체 게바라의 몸짓이 오롯이 담겨 있는 곳이기도 하고, ‘노인과 바다’의 헤밍웨이가 노년에 자주 들렀던 카페가 있는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쿠바 편을 통해 노린 것은 반전을 통한 ‘작가주의’정신의 극적 표출이다. 누구나 담고 싶은 장면이 아니라 자신만의 시각이 담긴 사진을 찍는다는 메시지로 ‘작가주의’가 갖고 있는 의미를 시청자의 뇌리에 강렬하게 각인 시켰다.
소지섭, 김영갑 작가의 예술 혼을 닮아가다 - ‘제주도’ 편(2009.10.01 On-Air)
알파의 세 번째 여정은 제주도에서 이뤄졌다. 제주도의 김영갑 두모악 갤러리에서 들판의 나무를 소재로 한 사진을 본 소지섭은 이에 감흥을 받아 사진의 배경이 된 장소로 자리를 옮긴다. 광고의 카피처럼 그의 사진이 소지섭의 마음에 “바람을 일으킨” 것이다.
그 곳에서 자신이 본 사진의 앵글로 셔터를 누르려는 순간, 김영갑의 저서 ‘그 곳에 내가 있었네’ 가 꽂혀있는 가방이 떨어지고 이 때 소리에 놀란 나무의 새들이 날아오른다. 소지섭은 이 찰나의 순간을 초당 7연사를 자랑하는 알파 550으로 담는다.
나무에서 흩어지는 새들을 7연사로 담을 때 흘러나오는 내레이션은 “알파, 삽시간의 황홀을 담다.” 제주도 편의 키 카피이자 7연사를 탑재한 제품의 특징을 잘 살려낸 문구이기도 하다.
‘작가주의’, 발걸음을 옮기다 - ‘알파 NEX’ 편 (2010.01 On-Air)
광고 제품을 일반 DSLR에서 미러리스 DSLR로 바꾼 알파는 이전과의 선긋기를 시도한다. 이는 사진의 퀄리티는 기존 DSLR 못지않으면서도 미러리스 카메라 중 최소형, 최경량을 자랑하는 제품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소구하기 위해 택한 시도였다. 컨셉은 분명했다.
“알파 NEX로 담는 귀한 순간의 아름다움.” 우리의 일상 속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순간들은 유독 자주 오지 않으니, 이러한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담기 위해서는 ‘Small but Super’ DSLR 알파 NEX가 필요함을 유려한 영상에 담으려고 했다. 사진 찍기를 통한 촬영자만의 정신세계를 보여주며 다소 고독했던 기존 광고와는 달리, 알파 NEX TVCF는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카메라답게 Active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전한다. ‘행동하는 작가주의’라는 슬로건은 작고 가벼운 알파 NEX의 Portability에서 실마리를 얻어 제작되었다.
기존 슬로건인 ‘작가주의’가 나만의 생각과 나만의 방식으로 사진을 찍는 촬영자의 개성적이고 진지한 태도를 의미한다면, ‘행동하는 작가주의’는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알파 NEX로 더 많이, 더 자주 사진을 찍음으로써 얻어지는 일상의 발견과 개성의 표현을 의미한다. 기존 ‘작가주의’ 의 의미를 계승하면서도 알파 NEX만의 특징이 녹아들어 있는 슬로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