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석 전략3본부 전략10팀 차장
2009년 새해 벽두부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희망의 메시지를 띄우며 국민들을 격려하고 있다. SK 그룹은 신년 신문광고를 통해서‘희망은 언제나 오늘의 어려움 속에서 자라납니다, 2009년 희망 코리아’ 라는 메시지를 통해 오늘의 경기불황 속에 희망을 불어 넣고 있고, 현대그룹은 TV광고를 통해 ‘대한국민에게 묻습니다, 자신 있습니까?’ 라는 도전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할 수 있다.” 라는 자신감을 고취시키고 있다.
또한, 삼성그룹 역시 유명 연예인들을 활용하여 대국민 응원의 노래를 만들어 서로서로 희망을 전하자는 취지로‘하하하 캠페인’ 을전개했다.
이처럼 새해 시작부터 기업들이‘희망’을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군계 일학인 캠페인은 바로 KB금융그룹의‘KB가 전하는 희망편지’캠페인이 라고 생각한다. 지난 연말부터‘KB가 전하는 희망편지 하나, 어머니 편’으로 시작되어 최근 아버지편까지 연속 시리즈로 진행되고 있는 희망편지 리즈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자는 희망의 시지와 불경기 속에서 더욱 애틋해지고 중해지는 가족이라는 주제를 접목시킴으로써 화제를 낳고 있는 것이다.
KB금융그룹 신문광고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머니, 아버지의 마음을 따듯한 눈으로 바라보며 느낀 점을 진솔한 글로 표현하고 있다. 경기침체 속에서 스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서도 담담하게 자신의 일에 충실하며, 오히려 자기보다 못한 이들을 걱정해주고 격려하는 어머니, 아버지의 웃는 얼굴에서 대한민국의 희망이 있음을 전달하고 있다. 특히 이번 광고의 사진 촬영은 국내 인물 촬영의 일인자로 평가받는 사진작가 준초이의 작품으로 기업의 광고사진을 넘어 이 시대의 주름진 어머니, 아버지의 리얼리티를 보여주는 인물상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세번째 시리즈로 공개된‘청년’편의 경우 사상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도 인생의 봄을 기다리는 청년들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운 기성 세대들의 솔직한 감정 그대로를“부끄럽습니다 미안합니다.”라는 메시지로 풀어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은 KB금융그룹의 ‘희망편지’캠페인은 요즘처럼 어려울 때일수록 가족이 든든한 버팀목임을 상기시키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민들을 응원하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요란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카피와 어머니, 아버지의 수수한 모습이 바로 전략과 크리에이티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KB금융그룹 광고의 사례에서 보듯이 요즘에는 경기불황에 움츠러든 소비자에게 특정상품의 소비를 유도하는 상품광고보다는‘희망을 갖자’라며 격려하는 식의 광고가 오히려 감성적으로 더 파고들 수 있기 때문에 기업 PR의 좋은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경제 불황기의 브랜드 관리는 소비자가 어려울 때‘감성적인 공감을 통한 관계형성’을 통해 브랜드와 소비자가 하나될 수 있는 일체감을 제공함으로써 경제 활황기의‘소비행위를 통한 관계형성’보다 훨씬 강력한 연결고리를 마련할 수 있다.
특히 경쟁사 대비 차별화가 쉽지 않고 신뢰감이라는 속성이 소비자의 거래의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금융서비스업에 있어서 이와 같은 긴밀한 정서적인 관계형성은 Love Brand 구축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될 것이다. 또한 '희망’이라는 전국민적 관심사를 통해 개별 기업의 사적 이익추구가 아닌 범국가적인 공익추구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공적 이미지 구축’은 향후 KB금융그룹이 지향하고 있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한 M&A기회포착 및 독과점 이슈제기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동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즉, 결론적으로 불황기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단순히 소극적인 방어적인 차원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향후 불황이 끝난 후 시장이 상승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 토대를 준비하는 기회이며 KB금융그룹의 기업 PR에서 바로 그러한先制的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모범답안을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