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ㅣ 유종희 프로 (국내 제작그룹 CD)
올해 우리나라 광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면, 본격적으로 통합 크리에이티브에 기반한 광고들이 눈에 많이 띄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 동안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 벗어나 소비자와의 인터랙티브한 커뮤니케이션에 좀 더 큰 관심을 두고 시도하는 캠페인이 많이 나타났다. 이를 위해 단순히 TV매체만의 아이디어를 넘어 인터넷 등 다른 매체를 적절히 활용하여 통합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린 캠페인이 많았고, 소비자의 반응도 좋았다.
이러한 특징은 2010 대한민국 광고대상의 수상작들을 살펴 보아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삼성공동브랜드 ‘두근두근 Tomorrow' 캠페인, 대한항공의 ‘동유럽 귀를 기울이면…’ 캠페인, 현대자동차그룹의 ‘기프트카(Gift-Car)’ 캠페인, 롯데칠성음료 2% 부족할 때의‘너의 사랑은 몇 % 부족하니?’ 캠페인 등이 모두 TV와 인터넷 매체를 통합적으로 활용하여 소비자와 인터랙티브한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한 캠페인들이었다.
그 중에서 대한항공의 ‘동유럽 귀를 기울이면…’ 캠페인을 살펴보도록 하자. 캠페인의 시작은 TV매체를 활용하여 동유럽 명소의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체코 프라하’, ‘헝가리 부다페스트’, ‘오스트리아 짤츠캄머구트’, ‘오스트리아 튀른슈타인 성’, ‘독일 로텐부르크’, ‘독일 노이슈반슈타인 성’ 등 동유럽 대표적인 명소를 아름다운 비주얼과 함께 그 장소에 얽힌 스토리까지 들려주기 시작한다. 각 명소에 얽힌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빠져들 때 즈음 TV광고는 끝이 난다.
그러나, 광고가 끝나면서 좀 더 상세한 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알려줌으로써 광고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인터넷 홈페이지로 유입하게 만드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렇게 찾아 들어간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는 TV광고에 나왔던 장소는 물론 다른 명소의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들을 수 있다. 이 스토리들은 단순하게 인터넷에서만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운드파일로 다운로드 받아 MP3 등에 저장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렇게 다운 받은 파일을 여행지에서 직접 듣게 되면 마치 현지 가이드의 안내를 받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이 캠페인은 동유럽의 각 장소에 담긴 스토리들을 매력적인 비주얼과 인터랙티브한 방법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함으로써, 동유럽에 대한 호기심을 이끌어 내고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들기에 충분한 캠페인이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순환적인 구조를 통해 단순한 TV광고 한 편을 넘어 소비자들에게 더욱 효과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동유럽에 직접 가보고 싶게 만드는 큰 효과를 가져 왔다.
사실 이런 인터랙티브한 통합 캠페인이 올해 처음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간헐적으로 통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 사례들이 있었다. 다만 당시보다 모바일 환경의 진화와 인터넷 문화의 성숙 등이 이루어져 이런 통합 캠페인이 올해 조금 더 활발하게 시도되었던 것 같다.
칸(Cannes Lions) 등 세계 유수의 광고제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이런 통합 캠페인의 성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우리 광고에서는 이런 통합적 시도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것이나 다름없을지도 모른다. 더욱더 발전해 가는 모바일 기기의 진화 속도와 소비자의 빠른 트렌드 변화를 생각한다면 한국 광고계에서는 이런 고민과 시도가 더 많아져야 할 것이다.
광고의 전통적인 매체 중 하나인 인쇄광고는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정체된 느낌이다. 거의 모든 광고물이 TV광고의 연동 개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올 해 대한민국 광고대상 신문부문 수상작들을 살펴봐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현장에서는 인쇄매체를 이용하려는 광고주가 줄어드는 것을 체감한 지 이미 오래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쇄매체의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관심과 기대도 점점 작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인쇄매체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 신문협회에서 진행한 신문광고를 보자. 간결한 일러스트와 함께 ‘신문을 읽은 사람이 그 날 대화를 주도한다’, ‘면접관이 마침 오늘 아침 기사를 물어봤다’, ‘글발, 말발 신문 읽는 애를 무슨 수로 이깁니까?’ 라는 헤드라인으로 신문의 유용성을 설득하고 있다. 올해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신문부문 금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전통적인 인쇄광고의 크리에이티브로 신문의 유용성을 세련되고 차분하게 어필하고 있다. 이제 TV광고를 중심으로 각 업종별 눈에 띄었던 작품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정보통신
올 한해도 정보통신회사들의 광고대전은 어김없이 펼쳐졌다. 올해 스포츠 마케팅의 가장 큰 이슈인 월드컵을 맞아 KT는 ‘황선홍 밴드’ 캠페인을, SK텔레콤은 ‘다시 한번 大한민국’ 캠페인을 펼쳤다. 2002년 월드컵 4강의 주역들인 황선홍·유상철·최진철·김태영 선수가 밴드를 조직해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는 후배들을 응원하는 컨셉트의 KT ‘황선홍 밴드’ 캠페인은 운동선수들이 조직한 밴드라는 리얼하고 재미있는 형식과 신나는 응원곡으로 월드컵 시즌을 뜨겁게 달구었다.
이러한 특징은 2010 대한민국 광고대상의 수상작들을 살펴 보아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삼성공동브랜드 ‘두근두근 Tomorrow' 캠페인, 대한항공의 ‘동유럽 귀를 기울이면…’ 캠페인, 현대자동차그룹의 ‘기프트카(Gift-Car)’ 캠페인, 롯데칠성음료 2% 부족할 때의‘너의 사랑은 몇 % 부족하니?’ 캠페인 등이 모두 TV와 인터넷 매체를 통합적으로 활용하여 소비자와 인터랙티브한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한 캠페인들이었다.
그 중에서 대한항공의 ‘동유럽 귀를 기울이면…’ 캠페인을 살펴보도록 하자. 캠페인의 시작은 TV매체를 활용하여 동유럽 명소의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체코 프라하’, ‘헝가리 부다페스트’, ‘오스트리아 짤츠캄머구트’, ‘오스트리아 튀른슈타인 성’, ‘독일 로텐부르크’, ‘독일 노이슈반슈타인 성’ 등 동유럽 대표적인 명소를 아름다운 비주얼과 함께 그 장소에 얽힌 스토리까지 들려주기 시작한다. 각 명소에 얽힌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빠져들 때 즈음 TV광고는 끝이 난다.
그러나, 광고가 끝나면서 좀 더 상세한 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인터넷 주소를 알려줌으로써 광고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인터넷 홈페이지로 유입하게 만드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렇게 찾아 들어간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는 TV광고에 나왔던 장소는 물론 다른 명소의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 들을 수 있다. 이 스토리들은 단순하게 인터넷에서만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운드파일로 다운로드 받아 MP3 등에 저장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렇게 다운 받은 파일을 여행지에서 직접 듣게 되면 마치 현지 가이드의 안내를 받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이 캠페인은 동유럽의 각 장소에 담긴 스토리들을 매력적인 비주얼과 인터랙티브한 방법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함으로써, 동유럽에 대한 호기심을 이끌어 내고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들기에 충분한 캠페인이 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순환적인 구조를 통해 단순한 TV광고 한 편을 넘어 소비자들에게 더욱 효과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동유럽에 직접 가보고 싶게 만드는 큰 효과를 가져 왔다.
사실 이런 인터랙티브한 통합 캠페인이 올해 처음으로 시작된 것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간헐적으로 통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한 사례들이 있었다. 다만 당시보다 모바일 환경의 진화와 인터넷 문화의 성숙 등이 이루어져 이런 통합 캠페인이 올해 조금 더 활발하게 시도되었던 것 같다.
칸(Cannes Lions) 등 세계 유수의 광고제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이런 통합 캠페인의 성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우리 광고에서는 이런 통합적 시도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것이나 다름없을지도 모른다. 더욱더 발전해 가는 모바일 기기의 진화 속도와 소비자의 빠른 트렌드 변화를 생각한다면 한국 광고계에서는 이런 고민과 시도가 더 많아져야 할 것이다.
광고의 전통적인 매체 중 하나인 인쇄광고는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정체된 느낌이다. 거의 모든 광고물이 TV광고의 연동 개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올 해 대한민국 광고대상 신문부문 수상작들을 살펴봐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현장에서는 인쇄매체를 이용하려는 광고주가 줄어드는 것을 체감한 지 이미 오래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쇄매체의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관심과 기대도 점점 작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인쇄매체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 신문협회에서 진행한 신문광고를 보자. 간결한 일러스트와 함께 ‘신문을 읽은 사람이 그 날 대화를 주도한다’, ‘면접관이 마침 오늘 아침 기사를 물어봤다’, ‘글발, 말발 신문 읽는 애를 무슨 수로 이깁니까?’ 라는 헤드라인으로 신문의 유용성을 설득하고 있다. 올해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신문부문 금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전통적인 인쇄광고의 크리에이티브로 신문의 유용성을 세련되고 차분하게 어필하고 있다. 이제 TV광고를 중심으로 각 업종별 눈에 띄었던 작품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정보통신
올 한해도 정보통신회사들의 광고대전은 어김없이 펼쳐졌다. 올해 스포츠 마케팅의 가장 큰 이슈인 월드컵을 맞아 KT는 ‘황선홍 밴드’ 캠페인을, SK텔레콤은 ‘다시 한번 大한민국’ 캠페인을 펼쳤다. 2002년 월드컵 4강의 주역들인 황선홍·유상철·최진철·김태영 선수가 밴드를 조직해 2010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는 후배들을 응원하는 컨셉트의 KT ‘황선홍 밴드’ 캠페인은 운동선수들이 조직한 밴드라는 리얼하고 재미있는 형식과 신나는 응원곡으로 월드컵 시즌을 뜨겁게 달구었다.
SK텔레콤도 이에 맞서 2002년을 뜨겁게 달구었던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을 연상시키는 ‘다시 한번 大한민국’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장동건·신민아·싸이·김장훈·박태환 등 자사의 모델을 총동원하여 분위기를 띄워 놓았다. 결국 원정 월드컵 사상 최초로 16강이라는 쾌거를 이룩한 국가대표팀의 선전에 힘입어 두 통신회사의 월드컵 캠페인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며 일정 부분 성과를 가져 왔다.
월드컵 프로모션 캠페인 이외에 KT는 작년에 펼쳤던 ‘올레(olleh)’캠페인 2차를 상반기에, 하반기에는 새로운 캠페인인 ‘두두두(do do do)’ 캠페인을 선보였다. 그 외에도 ‘올레 와이파이(olleh Wi-Fi)’ 캠페인 등 다양한 캠페인을 꾸준히 이어갔다.
이에 대응하여 SK텔레콤은 안드로이드 보이 캐릭터를 활용한 ‘콸콸콸’캠페인, ‘알파라이징’캠 페인, 요금제 광고인 ‘T끼리 B끼리’ 캠페인 등을 펼쳤다. 여기에 더해 LG텔레콤은 사명을 LG U+로 바꾸며 대대적으로 ‘yo요금제’ 캠페인을 펼쳤다. 귀에 익숙한 힙합풍의 CM송을 활용하여 일관되게 ‘yo요금제’ 캠페인을 펼쳐가며 시장의 선두주자인 두 회사에 맞섰다.
휴대폰 광고는 스마트폰의 등장이라는 업계 이슈로 인해 자연스럽게 광고에서도 스마트폰 광고가 대세를 이루었다. 먼저 삼성전자는 갤럭시S ‘슈퍼 스마트(Super Smart)’ 캠페인을 통해 기존의 톤앤매너를 더욱 고급스럽게 표현하였다. 모델 전략에서부터 크게 달라져, 국내 유명인을 쓰던 전례에서 벗어나 외국인을 활용하였다. 내용 면에서도 기존의 엔터테인먼트적인 소구에서 탈피하여 제품의 기능적인 면을 소구하고 사용자의 이미지를 고급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아이폰4는 특유의 잔잔하고 제품 기능에 충실한 광고들을 선보였다. 반면 아이폰4의 가장 큰 변화인 ‘영상통화’ 기능을 ‘시집간 딸과 엄마’, ‘기러기 아빠와 가족’이라는 소재 속에 잔잔하고 감동적으로 전달하려 하였다. 그 외에도 LG전자는 모두에게 익숙한 캐릭터인 스머프를 활용하여 옵티머스 ‘One하면 다 된다’캠페인을 집행하였고, 스카이 베가는 정우성·차승원 두 빅모델을 활용한 광고를 집행하였다.
정보통신 부문 광고에서 눈에 띄었던 캠페인을 하나 더 거론하자면 다음의 ‘로드뷰가 생활을 바꾼다’ 캠페인이다. ‘할아버지의 고향집 느티나무’, ‘잃어버린 지갑’, ‘월드컵 응원’ 등 실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 속에 다음 로드뷰 서비스의 장점을 잘 녹여 공감이 가면서도 쉽고 재미있는 캠페인을 만들어 냈다. 디지털 콘텐츠가 아날로그적 감성을 만나‘기술은 결국 어렵고 대단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을 바꾼다’는 기술 속의 가치를 차분히 잘 전달하였다.
전기전자
올해 전기전자 부문에서는 김치냉장고 광고의 3파전이 눈에 띄었다. 다른 어떤 아이디어보다 모델을 키(Key)로 크리에이티브를 펼쳤다. 지펠 아삭은‘이승기’, 디오스는 ‘차두리·기성용’, 딤채는 ‘소지섭·유승호’훈 남 모델들을 내세워 여심을 사로잡으려 했다. 지펠에서 시작된 김치냉장고의 모델로 남자를 내세우는 전략을 3사 모두가 활용한 것이다.
자동차
자동차광고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것은 현대·기아차의 드라마 PPL을 통한 광고전략이다. 작년 말 드라마 아이리스에 PPL 형식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여 큰 반응을 가져왔던 기아자동차의 K7은 드라마 종료 이후 아예 드라마의 주인공 이병헌을 모델로 광고를 제작하여 드라마의 인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현대자동차는 드라마 ‘도망자’ 를 통해 더욱 적극적인 전략을 사용하였다. 드라마 PPL은 물론, 드라마의 장면을 그대로 활용한 ‘쏘나타’ 캠페인을 집행하였다. 이를 통해 드라마 PPL과 광고의 접목이란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서두에서 언급한 통합 크리에이티브의 또 다른 한 방법을 보여 주었다.
음료·기호식품
작년 한해 ‘키스’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던 동서식품의 맥심 T.O.P 광고는 올해 역시 원빈·신민아 커플의 닭살스러운 연기를 통해 “네가 그냥 커피라면 이 사람은 내 T.O.P야!”라는 카피를 히트시키며 많은 인기를 얻었다.
맥주 광고에서는 카스 라이트와 맥스 캠페인이 눈에 띄었다. 카스라이트 캠페인은 ‘싸이’라는 소비자에게 친숙한 모델을 주인공으로 ‘라이트’ 라는 제품의 강점을 유머러스하고 친숙하게 잘 풀어 냈다. 반면 맥스는 ‘맥주맛도 모르면서’ 라는 카피로 경쟁자와 소비자를 동시에 염두에 둔 화두를 던져 놓고는 ‘맥주맛에 눈뜨다’라는 카피로 자신의 강점을 은근 슬쩍 노출 시켰다. 아울러 빅 모델들과 영화감독의 조합이라는 재미있는 모델 전략도 이 캠페인의 효과에 한 몫을 했다.
롯데칠성음료의 ‘2% 부족할 때’는 젊은 남녀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에피소드의 도입부를 TV광고에서 살짝 보여주고 그 뒷이야기는 QR코드를 통해 더 자세히 볼 수 있게 만든 구조의 캠페인으로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
생활·가정용품
카테고리 자체가 주목받기 쉽지 않은 부문이고, 제품의 특징을 분명하게 전달해야 하는 품목이라 아이디어를 펼치기가 쉽지 않은 부문이다. 많은 광고 중에 주목해 보았던 것은 락앤락의 멀티락 광고이다. ‘냉동실에 관한 고백’이란 키워드로 실제 주부들을 출연시킨 테스티모니얼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주부라면 누구나 공감할 내용으로 주부의 인사이트를 잘 풀어 낸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스포츠
동계 올림픽 시즌에 맞추어 집행된 광고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김연아를 모델로 내세운 나이키 캠페인이었다. 피겨스케이팅 연습 중인 김연아의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 주며 김연아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듯 걱정과 근심거리가 빙판 위에 자막으로 쓰여져 있다. 그러나 자신있는 스케이팅 동작으로 그 모든 것을 지워 내며 ‘Just do it’ 이라는 나이키만의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했다.
이 캠페인을 흥미롭게 한 것은 1월 1일 새해 벽두부터 집행된 5초 광고였다. ‘ 모두가 지켜 보고 있어’, ‘이 정도 부담감도 없을 줄 알았어?’, ‘지금 못하면 4년을 기다려야 해’ 등 동계 올림픽 성적에 관한 자신의 고민을 적나라하게 자막으로 표현하고 마지막엔 그저 그녀의 모습과 나이키 로고.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 것인가? 동계 올림픽을 맞이하여 시점상 가장 적절한 모델과 메시지로 한층 효과를 높였다.
제약
올해의 동아제약 박카스 ‘진짜 피로회복제는 약국에 있습니다’캠페인은 얄미울 만큼이나 마케팅적인 노림수를 잘 풀어 갔다. 피로와 관련된 우리 주변의 공감가는에피소드들을 재미있게 보여주고, ‘진짜 피로 회복제는약국에있습니다’라는 키워드와 함께 보는 사람을 약국까지 이끌어 오는 엔딩 장면이야말로 절로 무릎을 치게만드는 이 캠페인의 백미가 아닐까 싶다.
제약광고 중에 또 하나 크리에이티브의 역량을 보인 광고가 있다. 한독약품 훼스탈 ‘내 마음의 소화제’ 캠페인이다. 소화제 광고가 구호를 버렸다. 표어식의 카피도버렸다. 하지만 수 많은 제약광고 중에서 눈에 띄게 돋보였다. ‘심야식당’이라는 요즘 유행하는 만화의 공간을 차용하여, 먹을 것에 스토리를 부여한 것이 최고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소화만 생각하던 소화제 광고가 음식에 대해 스토리를 말하기 시작한다. “인생을 소화하는 덴 시간이 필요하지.”라는 인생 선배 김갑수의 멘트는 어떤 의사의 말보다도 설득력 있다. 머리가 아플 때 아스피린을 권하는 의사와 드라이브를 권하는 의사의 차이가 바로 이런 것 아닐까?
금융·보험
보험광고가 가벼워졌다. 더 이상 어두운 상상을 불러 일으키지도 않는다. 웃으며 안부를 묻는, 그것이 리딩 브랜드만이 얘기할 수 있는 여유 아닐까? 삼성생명의 ‘안녕하세요?’ 캠페인이 단연 독보적이었다. ‘안녕하세요?’라는 컨셉트는 A4지 몇 십 장을 다 채우는 보험 컨설턴트들의 상품 설명을 단 한 줄로 보여 주는 강력한 메시지다.
거기다 CM송은 또 어떤가. 나문희·김혜수·비 등 빅 모델들이 애교 섞인 몸짓으로 부르는 노래는 절로 콧노래로 흥얼거릴 정도로 중독성이 있을뿐만 아니라 보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즐겁고 유쾌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건 리딩 브랜드가 할 수 있는 메시지를 리딩 브랜드가 훌륭히 캠페인화했다는 점이다.
아파트·건설
세세한 스펙에 가치를 넣어 ‘진심이 짓는다’는 슬로건에 모든 것을 담아낸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캠페인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는 가운데, 유독 눈에 띄게 다른 크리에이티브를 모색한 브랜드가 바로 래미안이다. 래미안은 모델로 나오는 배우들을 초청해 살아보게 하고 그 모습을 전달하는 방식의 캠페인을 전개했다. 이미숙과 신민아, 두 모델을 앞세워 래미안에 실제로 거주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광고를 제작한 ‘살아보면 누구나’캠페인이다. 기존에 진짜 아파트에서 촬영했다는 광고가 있었지만, 이렇게 공개적으로 모델을 직접 살아보게 한다는 것은 무척 신선한 시도였다.
두 모델이 래미안에 살면서 자연스럽게 보이는 래미안의 장점들이 고급스러우면서도 소비자의 동경을 불러일으킬 만큼 매력적이었다. 아울러 이 캠페인 역시 올해의 트렌드인 통합 커뮤니케이션을 십분 활용하였다. 두 사람이 사는 모습을 인터넷을 통해 자세하게 볼 수 있음을 TV광고를 통해 알리고, 인터넷으로 참여하게 유도하였다. 그 결과, 많은 소비자들이 두 사람이 실제사는 모습을 보기 위해 콘텐츠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는 래미안 브랜드에 대한 호의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서비스
서비스 부문에선 몇 년째 대한항공 광고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서두에 거론한 ‘동유럽 귀를 기울이면…’캠페인에 이어 가을시즌에 집행된 ‘뉴질랜드로부터…’캠페인을 보자. 이 캠페인은 항공사가 소비자를 광고에 이용하기 시작한다. 여행사처럼 여행지를 단편적으로 소개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가치, 즉 휴식·에너지·용기·편안한 수면까지도 직접 선물한다.
다른 특별한 툴 없이 TV만으로도 소비자와 인터랙티브하게 소통한다. 마치 그곳에 내가 서 있는 것처럼 카메라 앵글 처리까지 나의 시선 중심으로 보여 준다. 항공사가 서비스를 말하지 않고, 여행지 안내를 하지 않고,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것. 떠나 있는 것처럼 보여 주는 것. 그것이 이 캠페인의 매력이다.
기업PR
기업PR 부문에서 꼭 거론하고 싶은 캠페인은 삼성공동브랜드의 ‘두근두근 Tomorrow’ 캠페인이다. 작년의 캠페인을 계승 발전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삼성의 노력인 친환경 기술과 모두가 하나되어 미래에 대한 희망과 열정을 높일 수 있는 국가적 스포츠 행사를 테마로 진행하였다.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인터넷 부문 금상을 수상한 이 캠페인에서 특히 눈여겨 보아야 할 점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소셜미디어(SNS)를 캠페인에 적용했다는 점이다. 네티즌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즉시 반영하는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 작년에 인터넷 매체를 활용하여 대대적으로 펼쳤던 ‘하하하’ 캠페인의 성공에 이어 올해에도 커다란 성과를 가져왔으며,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앞으로 기업들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더 활발히 투자할 것이라는 것을 상징하는 대표적 사례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캠페인은 현대자동차그룹의 ‘기프트카’ 캠페인이다. 캠페인의 시작은 주로 TV매체를 활용하여 차가 필요한 갖가지 사연들의 주인공들을 다큐멘터리형식으로 보여준다. ‘김용택 시인이 승가원 천사들에게’, ‘장미란선수가 역도부 5총사에게’, ‘서신애가 차사순 할머니에게’ 등 모두 여섯 가지의 사연이 유명인의 내레이션을 통해 공개된다.
이윽고 TV광고 말미에 ‘여러분의 댓글로 차를 선물해 주세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인터넷 홈페이지를 알려주어 자연스럽게 광고를 본 소비자들이 홈페이지에 찾아 오게 하고 댓글을 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캠페인이다.
이렇게 댓글을 달게 하는 장치를 통해 소비자와 인터랙티브하게 커뮤니케이션하였고 자연스럽게 현대자동차의 기업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울러 캠페인 종료 시점에 소비자의 댓글이 각 사연의 주인공들에게 직접 차를 선물하는 결과를 가져왔음을 알리는 광고를 만들어 캠페인의 성과를 한층 높였다.
두산의 ‘사람이 미래다’ 캠페인도 돋보였다. 이 캠페인에서 두산에 대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없다. 거창한 프로모션도 없고 오직 사람만이 존재한다.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두산이 해주는 이야기들 속에는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 희망의 격려가 살아 있다. 더 노력하라고 등을 떠밀지 않고 지금처럼만 하라고 등을 두드려준다. 기업의 철학을 진솔한 BGM과 내레이션으로 잘 전달하고 대학생 취업 선호기업 상위에 오르는 광고효과까지 얻었으니, 이는 감동을 넘어 치밀한 마케팅의 승리라고 하겠다.
그 외에 스포츠 관련 이슈가 많았던 해답게 각 기업들은 기업PR광고의 소재로 스포츠 이벤트들을 많이 활용하였다. KT·SK텔레콤뿐만 아니라 현대자동차도 월드컵 이슈를 적절히 활용한 캠페인을 전개하였다.
인터랙티브, 스포츠 이벤트, 일반인 모델
2010년 TV·신문·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집행되었던 수많은 우리나라 광고의 특징을 정의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굳이 몇 가지 키워드로 요약해 보자면 ‘인터랙티브·스포츠 이벤트·일반인 모델’ 이렇게 세 가지 큰 특징으로 요약해볼 수 있을 것같다.
서두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올해는 유독 매체 간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통합 크리에이티브에 기반한 광고들이 눈에 많이 띄기 시작했다. 그 동안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에서 벗어나 소비자와의 인터랙티브한 커뮤니케이션에 큰 관심을 두고 시도하는 캠페인이 많았다는 것이다. TV매체에 전적으로 의지했던 우리나라 광고들이 이제 그 틀을 벗어나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통합적인 효과를 노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을 ‘인터랙티브’ 라고만 정의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들어 급속하게 보급된 스마트폰으로 인해 모바일 환경의 변화가 본격화되었다. 이는 그만큼 활용할 수 있는 매체가 다양해졌다는 의미이고, 흔히 IMC라고 하는 전략의 틀이 훨씬 더 커지고 다양해졌음을 상징한다. 앞으로의 캠페인은 어떤 특정매체에 의존하는 것을 넘어 다양하게 훨씬 더 큰 틀에서 진행될 것이다. 따라서 그 동안 확고부동한 위치를 점하고 있던 TV광고의 역할도 단독적으로 캠페인을 수행하기보다는 캠페인 틀의 일부로 전체 캠페인의 고지나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할 경우가 많아질 것이다.
동계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유난히 스포츠 관련 이벤트가 많았던 한 해였던 만큼 스포츠 이벤트를 활용한 크리에이티브들이 많았다.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 원정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 박태환 선수의 금메달 등 대회에 참가한 우리 선수들의 성적도 무척 좋아서 이런 광고들이 더 많이 보였고, 또 그 효과도 충분히 발휘되었다. 월
드컵 16강 진출을 확정하자마자 바로 ‘16강 진출 축하 광고’가 집행되고,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을 따자 바로 ‘금메달과 연관된 메시지의 광고’가 집행되는 식으로 기업들은 우리 선수들의 성적에 맞추어 발 빠르게 광고 소재를 교체해 가며 그 열기를 광고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우리나라 광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빅 모델의 적극적 활용은 올해에도 변함이 없었다. 다만 앞서 이야기한 통합 크리에이티브의 시도와 맞물려 점차적으로 일반인 모델을 활용하는 캠페인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통합 크리에이티브의 틀을 세우고 각 매체별로 각각의 전략을 활용해 가는 차원에서 보면 빅 모델에 대한 의존도는 점차 낮아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빅 모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단편적인 아이디어보다는 큰 틀에서의 아이디어가 더 각광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일반 모델의 활용은 1인미디어와 소셜미디어의 성장 등 인터넷 환경의 변화에서도 기인할 것이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단순히 유명 연예인들의 만들어진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기보다는 파워 블로거, 제품의 충성 고객들이 내는 소리에 더 귀를 기울일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