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들의 카드 전쟁이 뜨겁다. 기존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며 카드 혜택을 줄이는 사이, 시장 장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 은행들의 카드 상품은 저마다 특색 있는 혜택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카드 업계에는 한 고객이 카드 여러 장을 발급받도록 해 카드 이용을 높이는 MPO(Multi Plate Offering) 전략이 만연해 있었다. 그러나 ‘IBK 참! 좋은 친구카드’는 업계의 이런 관행에서 과감히 탈피했다. 창의적 역발상으로 고객의 요구와 혜택을 카드 한 장에 담아 카드 사용을 합리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하나의 카드’ 전략으로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정부의 직불·체크카드 활성화 정책, 연말정산 소득 공제율 상향 방침 등의 영향으로 어느 때보다 체크카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를 방증하듯 체크카드 시장은 지난 1분기 이용 실적이 19조 2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했고, 체크카드 이용 비율은 14.5%로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상승하는 등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체크카드 대부분은 신용카드보다 한정적인 혜택만 제공했기 때문에 체크카드 사용 고객은 늘 다양한 혜택에 목마를 수밖에 없었다.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카드 탄생
합리적인 카드 사용에 대한 젊은 층의 니즈가 높아짐에 따라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멀티플레이어 카드가 필요해졌다. 이에 IBK기업은행은 지난 6월 7일, 신용카드의 각종 혜택을 더해 카드 한 장으로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IBK 참! 좋은 친구카드를출시했다. 카드 이용 시 고객이 원하는 여러 혜택을 받기 위해선 각각에 해당하는 카드를 갖고 다녀야만 했던 번거로움을 카드 한 장만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고객이 지정한 월별 한도 범위 내에서는 체크카드로 결제되고, 계좌 잔액이 부족하거나 지정 한도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는 신용카드로 결제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를 바탕으로 생활 속에서 더 많은 혜택과 만족을 통해 고객에게 친구 같은 좋은 카드가 되고자 하는 IBK기업은행의 마음을 카드 네이밍으로 표현했다.
혜택을 강조하다, 어떻게? 3D 캐릭터로!
IBK 참! 좋은 친구카드는 영화 8000원 할인, 외식·커피·소셜커머스 가맹점 20% 할인, 전 주유소 리터당 60원 할인,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 5% 할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혜택이 이렇게 풍성한데도 다른 대부분의 카드 또한 저마다의 혜택을 내세우기 때문에, 본 상품만의 특장점으로 보이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적 문제였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고객이 지루하게 느끼지 않도록 상품의 다양한 혜택을 밝고 재미있게 전달해야 했다.
더불어 빅 모델을 활용하는 경쟁사 광고와 접근법부터 다른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만드는 것이 주어진 과제였다.
당시 카드 광고시장과 타 금융권 광고를 살펴보면 모두 빅 모델을 이용한 광고가 주를 이루는 상황이었다. IBK 참! 좋은 친구카드의 광고는 다른 브랜드와는 확실하게 차별화하고, 전 연령대 시청자에게 어필하기 위해 동물 캐릭터를 활용한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기로 했다.
이번 광고에 등장한 캐릭터는 토종 중소기업인 투바엔터테인먼트에서 만든 3D 애니메이션 <오아시스>의 캐릭터를 활용한 것이다. <오아시스>가 이미 EBS에서 방영되고 있고, 프랑스와 미국 등에서 투자를 받고 수출 계약까지 따냈을 만큼, CF에서의 성공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확신을 갖고 제작한 광고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개사된 노래는 상품의 장점과 특징을 쉽고 잘 기억되도록 전달해 바이럴(Viral)까지 이끌어낼 수 있었다. 카드 혜택에 대한 광고 메시지보다는 광고 속 빅 모델에만 시선을 빼앗기거나 비싼 광고 제작비로 인해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지 못한 다른 금융권 광고와 달리, IBK 참! 좋은 친구카드는 다양한 혜택이 잘 드러날 수 있는 화면 및 카피 구성으로 젊은 층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애니메이션으로 진행된 이번 광고 캠페인은 단순히 차별화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스프링거 보스턴(Springer Boston) 대학교의 교육 기술 R&D 부서 교수인 카우프먼(Kauffman)과 드위어(Dwyer)는 애니메이션 효과에 대한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첫째, 애니메이션은 즉각적 또는 지역적 정보의 회상에서 사진보다 효과적이며, 둘째, 애니메이션으로 제시되었을 때 교육 대상자는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다고 한다. 셋째, 수용자는 사진보다 애니메이션을 선호하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TV광고는 높은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의 연구 결과에 비춰봤을 때, 캐릭터를 활용한 이번 광고는 브랜드 차별화에 효과적이었으며, CM송을 통해 상품의 특징을 잘 제시했다. 또 애니메이션을 통해 상품의 속성을 극대화하고 상품에 대한 호의적 감정도 불러일으켰으며, 애니메이션 주인공이 상품을 소개함으로써 광고 인지도 효과도 높일 수 있었다. IBK 참! 좋은 친구카드 광고가 소비자의 호평을 받으며 온에어 2개월 만에 회원 40만 명을 유치하는 성공을 이뤄낼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캐릭터가 가진 힘, 새로운 IMC 모델로서의 가능성
결론적으로 캐릭터의 기본적 특징은 가상 이미지를 판매한다는 것이다. 캐릭터는 어떤 대상을 특징화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 그를 잘 활용하면 대중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기업과 고객, 상품과 소비자 간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캐릭터의 산업적 효과가 적용된다면, 캐릭터는 다수의 대중을 집약하는 힘을 발휘한다.
최근에는 캐릭터 사용 범위가 점차 넓어졌으며 이에 대한 인식도 급속도로 바뀌고 있다. 이는 기존 마케팅에 활력을 불어넣는 새로운 경향으로서 캐릭터의 효용성을 입증한다. 그만큼 캐릭터를 통한 기대 효과가 큰 것이다.
심화된 교육과 장비를 통해 양질의 캐릭터를 개발하고, 관련 기업은 그를 바탕으로 하는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IMC) 모델을 수립해 개발자(작가)와 사용자(기업), 그리고 수용자(소비자) 서로 간에 이익이 되는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이런 환경의 조성은 TV광고에서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의 활용 폭도 넓히고, 수익성 모델로서의 발전이라는 점에서 긍정적 결과도 가져올 것이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