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유형의 광고로 애경의 배수구 샷을 제시해 본다. 기존의 불편함을 보여줌과 동시에 바로 오른쪽에 해결책을 제시한다. 누구나 느꼈을 법한 모습의 대비를 통해 제품이 지니고 있는 속성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아트디렉터들이 보통 실수하기 쉬운 문제, 즉 우아한 주방이나 예쁜 전속모델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나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광고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위의 두 가지 광고 모두 구성요소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대여섯 가지 이하의 구성요소로 제작된 광고에 대한 주목 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필요에 따라 메이커의 로고마저 없애기도 하는 요즘, 불필요한 일러스트레이션이나 카피의 중복표현으로 인한 요소의 증가 등은 피해야 할 것이다.
존 케이플스가 분류한 네 가지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요새 불붙기 시작한 비데 광고 두 편을 살펴보자. 상당히 비슷한 기능을 갖춘 두 군데 업체의 광고가 나란히 실려 있다. 그러나 한쪽은(청호 나이스 굿모닝 비데) 기능적 측면으로 치우쳐 제품의 USP를 강조한 반면 다른 한쪽(대림 도비도스)은 제품의 기능보다는 이미지 쪽으로 승부하고 있다. 잘 만든 광고와 그렇지 못한 광고를 나누자는 뜻이 아니라 같은 제품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유형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시장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궁금하다.
다음의 광고는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 주는 광고'' 이다. 와코루와 비너스의 브래지어 광고인데 놀랍도록 똑같다. 어느 한쪽이라도 먼저 광고를 했다면 다른 쪽은 모방에 대한 비난을 감수하기 전에는 절대 이렇게 만들지는 못했으리라. 고소영과 외국모델이라는 차이만이 있을 뿐 절묘하게 똑같다. ''안 입은 척'' 과 ''안 입은 듯'' 도 같고 모델의 포즈도 같고 하물며 제품에 대한 설명의 순서까지 똑같다. 누구나 현업에서 겪는 과정이고 고통이지만 한번쯤 발상의 전환의 과정을 거쳤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아빠 내 용돈을 책정할 때 소비자 가격목록을 따라주세요’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항변하는 듯한 아이의 표정이 보인다.일반적으로 모델의 시선을 유도할 때 카메라와 모델과 같은 높이에서 처리할 때가 많은데 반해 트리뷴의 이 광고는 실제 아빠와의 눈높이를 고려한, 샷의 앵글을 조절한 광고이다.
그런 점에서 올림푸스의 뮤300광고는 앵글처리의 적절함과 헤드라인과의 조화를 통한 아트워크가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삼성의 케녹스 V4 광고는 약간 의외이다. 디지털 카메라에 이른바 TTL적인 요소를 덧붙였다. 비논리적이고 복잡한 생각을 싫어하며 그들만의 복잡한 언어체계를 가지고 있는 N세대를 공략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예로 든 두 가지의 카메라광고에서도 표현 기법은 비슷하다. 도시라는 배경과, 당당함과 이긴 자라는 설정, 또 절제된 컬러를 통한 아트워크까지- 그러나 광고를 통한 주목의 정도는 올림푸스의 그것이 훨씬 높을 듯하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자. ''내 상품만이 최고요, 남의 상품은 아니올시다'' 라는 비교 광고가 갈수록 늘고 있다. 여러 산업분야 중 항공, 초고속 통신, 국제전화서비스 등 경쟁이 치열한 업종에서 늘고 있는 비교광고 중 한가지를 예로 들어 본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7일 도하 일간지에 낸 대통령취임축하 광고에서 ''스타보다는 팀이 우선이다'' 라는 헤드라인을 통해 경쟁업체인 아시아나 항공을 자극했다. 언뜻 보면 팀 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같지만, 경쟁사인 아시아나를 정면으로 공격한 광고이다.
최근 국제적 항공사동맹체인 ''스타 얼라이언스'' 에 가입한 아시아나보다는 또 다른 동맹체인 ''스카이 팀'' 에 가입한 대한항공의 우수함을 강조한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 소비자들이 갖는 인식상 얼라이언스에 대한 개념이 모호하여 서로를 비교할 만한 잣대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그들만의 싸움이 될 수도 있겠다.
올해는 특별한 이슈가 없는 까닭에 앰부시 마케팅은 어렵겠지만, 비교광고는 좀더 활성화 될 것이다. 작년을 기준으로 국내 광고시장에서 외국계로 분류되는 광고회사의 시장점유율이 절반을 넘었고, 그에 따라 심의규정 등 여러 가지 관련 법규가 외국의 기준과 가깝게 완화된다고 가정해 보면 비교광고는 표현 양식에서 하나의 축을 이룰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USP와는 관련이 없지만 광고유형의 비교라는 측면에서 지난 대통령 취임 축하광고들을 살펴 보자.
먼저 삼성그룹의 광고는 한마디로 ''너무 뻔하다'' 이다. 오해하지 마시라. 속이 뻔히 보인다는 뜻이 아니라, 축하광고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니라는 뜻이다. 어찌 보면 너무 ''드라이하다'' 라고 표현할 정도로 아무런 감흥이 없다. 바디카피 끝부분에 ''함께 가요, 희망으로'' 라는 표현이 보이는데, 같은 희망을 이야기 할라치면 오히려 현대자동차의 그것이 더 정감 있고, 더 진심으로(?) 기원하는 듯 하다. 그 이유는 여러 가側?있겠지만 아마도 ''희망'' 의 은유적인 표현, 억지로 합성하지 않은 자연스러움, 영부인과의 조화 등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 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싶다.
반면 LG그룹과 SK그룹은 축하메시지에 더해서 기업의 의지를 보탰다. 일반적이고 평범한 모델을 통해서 국민의 바람을 이야기하면서 기업의 역할 또한 적절히 안배하였다. 항상 이런 류의 광고는 조심스러워서 선하나 긋는 것, 글자 하나 넣는 것에도 많은 고민이 뒤따른다. 달리 생각해 보면 오히려 눈에 되도록 뜨이지 않는 것이 좋을 수도 있는 광고라고 생각한다면 나만의 기우일까? 그런 일반적인 개념에서 탈피한 광고가 하이트맥주의 축하광고이다. 통상 제조업체의 광고에서 보듯이, 한쪽 귀퉁이에 살짝 축하문구를 넣는 것에서 벗어나 축하는 축하대로 하면서 제품 또한 잊지 않았다. 맥주의 속성과 광고의 테마를 적절히 안배한, 약간 유형이 다른 광고이다.
위의 여러 가지 광고의 유형을 통해서, 또는 직접적인 경쟁상황에 있는 광고를 통하여 USP의 적용사례를 살펴 보았다. 모든 광고가 USP를 갖출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상품의 이미지나 직접적인 내용을 말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필요한 것이기에 다시 한번 USP의 뜻을 되새겨 보며 칼럼을 마치기로 한다.
USP : unique Selling Proposition strategy ? 광고는 독특한 방법으로 팔려고 하는 제안이 없고서는 안된다는 내용. 소비자의 욕구나 필요에 알맞은 우월한 점이 독특한 물리적 형태로 소비자에게 이점을 줄 수 있는 기본을 둔 전략으로 1950년대 로저 리브스(Rosser Reeves)에 의해 개발되었다. USP는 다음의 세가지로 정의된다. 첫째, 제안하라. 둘째, 경쟁자가 할 수 없는 약속을 하라. 셋째, 그 약속은 힘을 지녀야 한다. 註) 더 나은 이미지를 위한 9가지 테크닉 : 광고에는 절대 하나 이상의 제품을 제시하지 말라 / 7가지 이상의 디자인 요소는 넣지 말라 /이미지는 가능하면 간단명료하게 만들어라 / 배경은 단순하게 처리하라 / 하나의 주제를 사용하라 / 주제를 중앙에 놓지 말라 / 어렵더라도 주제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아라 / 샷의 앵글을 조절하여라 / 사진은 전문적으로 다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