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ople] Brave New Teens! 용감한 신인류가 창조하는 새로운 세상이 온다!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를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에 등장하는 절대권력의 편집장이 세계적인 패션잡지 미국판 <보그(Vogue)>지 편집장인 안나 윈투어(Anna Wintour)라는 실제인물을 모델로 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패션에 관해서는 그 누구의 조언을 듣지 않기로 악명 높은(?) 그녀가 최근 유난히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있다. 놀라운 점은 그 인물이 바로 13살의 소녀라는 점이다.
세계적인 패션 블로거로서 명성을 얻고 있는 테비 게빈슨(Tavi Gevinson). 그녀는 이미 열한 살이던 2008년부터 ‘스타일 루키(Style Rookie)’라는 패션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여러 스타일의 옷을 이렇게도 저렇게도 입어보는 것을 좋아하던 그녀는 곧 이 독특한 패션 감각을 널리 인정받게 되어 세계적인 패션 블로거로 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세계적인 패션 거장들이 앞다투어 그녀를 자신의 패션쇼에 초대하여 의견을 묻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러한 패션 거장들이 테비 게빈슨을 앞다투어 찾기 전까지 그녀의 부모는 자신의 딸이 블로그를 운영하는지도 또한 그처럼 유명 인물인지도 몰랐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패션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문가로 자리 잡게 되었다.
스마트폰 열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앱(App)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다양한 앱이 거래되는 앱스토어는 새롭고 과감한 아이디어가 평가받는 실험의 장이 되어가고 있다. 최근 애플 앱스토어에서 두들키즈(Doodle Kids)라는 손가락으로 아이폰의 터치화면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앱이 2주 만에 4,000명 이상에게 판매되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더 화제가 된 사실은 이 앱의 개발자가 싱가포르에 살고 있는 림 딩 웬(林鼎文, Lim Ding Wen)이라는 9살 소년이라는 점이다.
영국 BBC의 기사에 따르면 림 딩 웬은 컴퓨터 엔지니어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2살 때부터 컴퓨터를 가지고 놀기 시작했으며 7살부터 여러 가지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 지금은 여섯 가지 컴퓨터 랭귀지를 구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20개 가량의 프로그램을 제작한 어엿한 프로그래머이다. 그리고 히트를 친 두들키즈는 그의 가장 최근의 개발품이라고 한다. 또래 아이들이 그림을 그리고 놀 때 그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앱을 개발한 것이다. 9살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의 놀라운 능력이다.
하지만 두들키즈라는 이 앱은 기술적으로는 그다지 뛰어난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그가 이 앱을 만든 동기이다. 그에게는 3살, 5살 난 두 여동생이 있고, 이 두 동생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여동생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니 기뻐요”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테비 게빈슨이나 림 딩 웬은 평범한 10대들의 모습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의미 있는 것은 최근 10대들의 특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 테비 게빈슨의 경우 안나 윈투어와 함께 패션쇼를 상의하며 너무도 편한 자세로 다리를 꼬고 앉은 사진이 한때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어지간한 패션 전문가와 디자이너들도 안나 윈투어 앞에서는 주눅이 들기 마련인데, 다리를 꼬고 앉다니! 이처럼 요즘 10대들은 그 누구 앞에서도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당당함과 대범함 또한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요즘 10대들의 모습의 다가 아니다. 요즘 10대들의 또 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인물이 있다. 바로 올해로 초등학교 7학년에 올라가는 케이티 스타글리아노(Katie Stagliano)이다. 그녀는 초등학교 3학년 무렵 자기 집의 조그만 농장에 양배추 씨앗을 심었다. 그리고 그 양배추를 길러 노숙자들을 위해 지역의 무료급식소에 기부를 했다.
이것이 다가 아니다 그녀는 이미 3학년 때 가뭄으로 물 부족이 심각하자 교장에게 학교에서 물을 더 아껴 쓰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녀가 제안한 빗물 받아쓰기 등의 방법은 실제로 채택되었고 그녀는 그 지역의 한 고등학교 교사와 함께 물 보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는 현재 많은 사람의 협력과 도움을 통해 환경운동가로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행보에 많은 10대가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눈에 띄는 점이다. 이처럼 오늘날의 10대들은 지역사회와 환경까지도 생각하는 성숙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기존과는 다른 이러한 10대들을 보통 e-Teens라고 한다. 디지털 환경인 전자적 세계(Electronic World)에 익숙하고 연예와 오락(Entertainment)를 좋아하면서도 평등(Equality)과 환경(Environment)과 생태(Ecology) 같은 진지한 고민도 함께 하는 세대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e-Teens라는 새로운 용어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용감하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빠져들 수 있는 용기가 있다. 그 분야가 앞으로 유망할 분야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인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자신이 자신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그 누구 앞에서도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용기 또한 지니고 있다. 그리고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지역사회, 더 나아가 지구와 생태계를 위한 행동을 과감하게 실천에 옮기는 용기까지 가지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옳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권위에 눌려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 때문에 지역사회와 환경에 피해를 주는 선택을 해왔던 기성세대들의 모습과는 분명히 다르다. 물론 이들은 아직 어리고 미숙하다. 그리고 이들도 자라면서 세상과 타협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용기 있는 모습은 무언가 다른 특별한 힘이 있다. 그렇기에 이들의 용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공상과학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는 그의 소설 <용감한 신세계(Brave New World)>에서 기술문명에 의해 피폐해진 암울한 미래를 제시했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당면한 다양한 문제를 볼 때 이러한 미래가 실제로 도래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곧 세상의 주인공이 될 이들이 보여주는 순수한 용기와 열정은 이러한 불안감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하다.
자신이 사랑하는 분야에 대한 열정 그리고 인류와 환경을 생각하는 이들의 용기는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세상을 이루기에 충분하다. 그런 만큼 이 용감한 e-Teens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세상에 기대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들은 분명 올더스 헉슬리가 제시한 암울한 미래와는 다른 멋진 신세계를 용기 있게 만들어낼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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