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팀장, 골프존 브랜드전략팀, coolww@golfzon.com
꼭 브랜드나 마케팅 전문가가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는 흔히 세계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글로벌 러브마크 하면 애플, 코카콜라, 나이키, 스타벅스 등을 떠올리곤 한다. 이러한 글로벌 러브마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우수한 품질? 멋진 광고? 감동적인 서비스? 이러한 것들이 각각의 사례에 해당될 수는 있겠지만 모든 사례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가장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글로벌 러브마크의 공통점은, 아마도 그들만의 핵심적인 연상 이미지가 떠오른다는 사실 아닐까?
애플의 제품디자인, 코카콜라의 컬러, 나이키의 심볼, 스타벅스의 공간.
우리는 이러한 브랜드들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저마다의 뚜렷한 시각적 개성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일컬어 브랜드의 비주얼 아이덴티티(Visual Identity)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브랜드의 독자성을 시각 측면에서 전체적으로 인상 짓게 하는 방법으로, 쉽게 얘기해서 누구나 쉽게 그 브랜드를 연상할 수 있으면서 어떤 뚜렷한 일관성과 개성을 느끼게 해 주는 장치다. 물론, 이러한 아이덴티티는 외부에 드러나기에 앞서 기업 내부에서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확고한 정의와 방향성이 정립된 후에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단순히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느낌만을 전달하는 것과는 다르다.
골프존은 2000년 창립 이후 10여 년의 짧은 기간 동안 국내 스크린골프 시장의 독보적인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골프존은 절대 이 같은 성과에 안주하거나 만족하지 않는 기업이다. 골프존은 골프와 IT, 문화를 접목한 비즈니스를 통해 새로운 즐거움과 유익함을 창출한다는 경영이념으로 뭉쳐진 기업이며, 토털골프문화기업으로서 글로벌 골프 시장의 리딩 브랜드이자 세계 골퍼들에게 러브마크로 자리잡는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골프존은 아직 글로벌 러브마크가 아니며, 사실 국내에서조차 스크린골프 업체라는 인식의 틀을 완전히 깨고 있지는 못하다. 거대한 비전과 이념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즉, 골프존이 글로벌 러브마크가 되기 위해서는) 제품과 서비스를 잘 만들어나가는 것도 기본적으로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골프존이라는 브랜드를 접했을 때 누구나 쉽게 연상할 수 있고, 개성을 느낄 수 있는 골프존만의 뚜렷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주어진 것이다.
골프존은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2011년부터 브랜드 정체성을 정립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로 2012년에는 골프존의 브랜드 에센스이자 기업 슬로건인 ‘Play Different’를 도출하고 브랜드 핵심 가치와 확장 아이덴티티, 소비자 편익을 정리하였다. 또한, 이 프로젝트와 함께 각 브랜드 간의 관계와 역할, 기업브랜드와의 연계성을 정리하는 브랜드 아키텍처도 정립되었다.
문제는 브랜드 정체성이라는 것이 단순히 한두 개의 단어로 끝나는 구호나 내부 지침에 그치면 안된다는 것이다. 기업 내부에서 정립된 브랜드 정체성(브랜드 에센스와 핵심가치)이 실체로 만들어져서 외부 고객에게 일관적이고 지속적으로 전달되고, 그렇게 됨으로써 고객의 머리 속에 브랜드 연상 이미지로 각인될 때 비로소 브랜드 정체성을 정립한 목적이 실현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골프존은 2012년 정립한 브랜드 정체성을 고객에게 일관적이고 지속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언어적, 시각적으로 실체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본 지면을 통해서는 서두에 언급한 비주얼 아이덴티티에 대한 소개를 하고자 한다.
골프존의 비주얼 아이덴티티 구축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기존의 브랜드 시각 체계(CI/BI Hierarchy) 재정립, 그리고 새로운 대표 비주얼 스타일(Graphic Motif) 개발이다.
브랜드 시각 체계 재정립
기존의 골프존 및 다양한 하위 브랜드의 시각 체계를 볼 때 고객이 골프존을 접하는 접점 상에서 관리되는 뚜렷한 기준과 가이드라인이 없어 일관성이 결여된 상태였다. 매력적인 골프존만의 Look&Feel을 체감하기 어렵고, 마스터브랜드와 개별브랜드 間, 각 개별 브랜드 間 시각적 연관성이 없어 토털 골프 브랜드로의 브랜드 자산 집중이 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시각 체계의 재정립이 우선이었다.
골프존은 우선 브랜드 간의 레벨을 구조화하고, 기업브랜드이자 마스터브랜드인 GOLFZON의 CI 모티브를 어떤 수준까지 시각적으로 적용시킬 것인지 가이드라인을 정립했다. 브랜드 시각 체계를 정립하면서 가장 핵심적인 이슈는 대표 사업브랜드(골프존 마켓, 골프존 아카데미, 골프존 카운티, 골프존 파크) 레벨에 CI 모티브를 어떤 식으로, 어느 정도의 강도로 적용시킬 것인가라는 점이었다. 방향성은 One 브랜드 전략(기업브랜드 이미지를 직접 연계함으로써 시각적 일관성 및 기업브랜드의 보증을 극대화하는 전략), 대표 브랜드 전략(기업브랜드 이미지를 간접 연계하면서 각 비즈니스의 특성과 대표성을 극대화하는 전략) 두 가지를 놓고 전략적 검토를 한 결과, One 브랜드 전략을 바탕으로 각 비즈니스의 개성을 함축 표현할 수 있는 아이콘을 개발하여 일관성과 개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전략으로 결정되었다.
종합적으로, 골프존 브랜드 시각 체계(CI/BI Hierarchy)는 다음과 같이 정리되었다.
1)골프존의 전사 브랜드 레벨은 CI레벨(모회사, 자회사)과 BI레벨(핵심 비즈니스 브랜드, 개별 제품 및 서비스 브랜드)로 Hierarchy 구조 정립
(2) 해외법인 및 자회사의 경우 모회사 CI에 modifier(국가/자회사명) system 적용
(3) 핵심 비즈니스 브랜드는 CI의 삼색 컬러 모티브를 활용하되 해당 비즈니스에 맞는 각각의 아이콘 스타일로 재생산
(4) 개별 제품 브랜드 및 서비스 브랜드는 CI와의 연계성보다는 각각의 개성을 살리는 개별적 비주얼 아이덴티티 적용
새로운 대표 비주얼 스타일 개발
골프존의 새로운 대표 비주얼 스타일 개발은, 새롭게 정립된 골프존 브랜드 정체성을 내/외부에 시각적으로 확산시키는 데 있어서 기존 CI Motif가 가지고 있던 한계점을 탈피하여 다양한 접점에서 골프존의 새로운 look&feel을 창출하고, 향후 토털골프문화기업으로서 글로벌 리딩 브랜드가 되는 데 있어 골프존만의 핵심적 연상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는 ‘골프존스러움’의 시각적 실체를 구현하여 전파하기 위한 것이었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CI Motif는 골프존의 사업영역(골프, IT, 문화)을 삼색 컬러로서 직관적 표현하는 데 치중하여, 단순하고 정형화된 형태로 인해 다양한 환경에서 확장 적용성이 부족하였다. 스크린골프 기업에서 벗어나 토털골프문화기업으로서 확장해나가는 골프존 기업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한계가 존재하였기 때문에, 새롭게 개발되는 비주얼 스타일은 골프존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보다 다양한 요소를 활용하여 유기적, 복합적으로 확장이 가능한 형태를 추구하였다.
또한, 심미적 관점에서도 CI Motif가 가지는 이미지적 매력 요소가 부족하다는 점을 개선하고자, 대표 비주얼 스타일을 개발하는 데 있어 기본적으로 ‘Play Different’라는 브랜드 에센스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토털골프문화기업으로서 기업의 포괄성과 새로운 즐거움과 유익함이라는 경영이념, 고객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컨셉화한 이미지를 구현하고자 하였다. 디자인 개발 방향성은 ‘All about Golf - New, Joyful, Beneficial’이라는 키워드로 잡고, 다양한 시안을 검토한 결과 최종적으로 다음과 같은 Form Language를 개발하였다.(그림7)
Form Language는 골프클럽, 깃발, 티, 골프공 등 골프를 직관적으로 연상시키는 요소들을 기하학적 형태로 시각화하여 골프존만의 새로운 즐거움을 표현하고 있다. 골프존의 컬러와 골프를 상징하는 형태로 조합한 동적인 리듬 속에 새로움, 다양함, 유익함 등의 가치를 담아내고자 하였다. 골프존은 기본형 외 여러 형태의 응용형 응용형 Form Language를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광범위한 활용 가이드라인을 개발하였다.
골프존의 New Visual Style은 2013년에 개발되어, 현재는 기업 내부 위주의 용도로(사내행사, 판촉물, 서식류, 사옥인테리어 등) 활용되기 시작하였으며, 향후 외부 고객에게도 다양한 접점을 통해 Visual Style을 확장 전파해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일련의 비주얼 아이덴티티 구축이 곧 러브마크로 직결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나의 브랜드가 이미지를 구축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속적이고 일관적인 고객 커뮤니케이션이 수반되고, 기업 내부 구성원과 비즈니스 파트너 등의 관심과 성원이 있을 때, 또한 기존에 만들어놓은 것이라 할 지라도 끊임없이 개선점을 찾고 전략과 비즈니스 상황에 맞게 보완해나갈 때 가능해지는 일이다.
진정한 글로벌 러브마크를 위해 골프존은 앞으로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비주얼 아이덴티티 개발과 관리를 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