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월간 베스트 크리에이티브 광고는 광고회사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기획하고 프로덕션 ‘생각을 걷다’가 제작한 현대해상의 ‘하이카-상남자도 아이가 된다’편이 선정되었다.
지난 8월 7일(목) 개최된 베스트 크리에이티브 선정위원회 최종심사를 통해 선정된 본 작품은 사고 앞에선 누구나 작아지는 소비자의 공감대를 잘 표현한 심플하면서도 인사이트 있는 광고라는 평을 받았다.
베스트 크리에이티브에 선정되지는 않았으나 공감가는 카피로 승부한 KB국민카드 ‘마음을 씁니다-부부’편과 어려운 금융용어를 야구로 쉽게 풀이한 KDB대우증권 ‘당신에게 쉬운 금융이야기-베이스볼워너비’편 또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광고총연합회가 매월 선정하는 ‘월간 베스트 방송광고상’은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지원되며, 매월 선정된 베스트 방송광고는 매년 10월에 한국광고총연합회가 주관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광고시상인 ‘대한민국광고대상’ 본심 후보작으로 자동상정된다. 본 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광고정보센터 (www.adic.co.kr)’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매달 신규로 집행된 TV광고물에 대해 영 크리에이터 패널의 1차 평가를 거쳐 후보작을 추출하고, 약 150명의 한국광고총연합회 ‘광고산업발전위원회’가 2차 전문가 투표를 진행한다. 국내 주요 광고회사의 디렉터급 크리에이터 11명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에서 수상작을 최종 선정한다. 매달 수상된 작품들은 매해 10월에 개최되는 국내 유일의 권위 있는 광고제인 ‘대한민국광고대상’ 본심 후보작으로 자동 상정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영 크리에이터 패널은 국내 주요 광고대행사에 재직 중인 ‘디렉터급 이하 크리에이터’로 구성되며, 월간 베스트 크리에이티브 1차 심사에 참여한다. 패널 참여를 원하는 젊은 광고인들은 담당자 문의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
문의 : 한국광고총연합회 조사연구부 김민정 과장 (T. 02-2144-0765 / F. 02-2144-0759 / E. mind2407@ad.co.kr)
20대 초반 난생 처음 자동차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내가 운전하던 차는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정차 중이었고 뒤차가 갑자기 내 차를 들이받았다. 한마디로 100% 상대방의 과실. 하지만 난 처음 당하는 사고에 당황해서 머릿속이 하얘지고 허둥지둥 도대체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소위 ‘멘붕상태’였다. 전쟁터에 남겨진 아이 같은 기분?
현대해상의 광고는 그런 나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 미소 짓게 한다. 아무리 멋진 남자 운전자라도 자동차사고를 당하면 “엄마 나 어떡해”하면서 내리는 어린이 운전자가 된다! 사고를 당해본 운전자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좋은 인사이트다. 좋은 인사이트를 가지고 적절한 BGM, 높은 완성도의 비주얼로 수작을 만든 담당 팀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8월의 월간베스트는 현란하고 화려한 테크닉이나 흔히 얘기하는 때깔이 아닌 오래간만에 만나는 비주얼 아이디어로 승부를 가른 크리에이티브라 반갑습니다. 사실 아이디어를 내보면 제일 어려운 게 컨셉을 비주얼화 시키는 작업일 겁니다. 고수들은 카피 없이도 그림만으로도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그게 그리 녹녹치 않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업에서도 아이데이션 회의를 하다보면 아트들도 한 장의 그림이 아닌 키 카피로 표현하려는 게 현실입니다. 그만큼 하나의 키 비주얼을 찾는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작업이라는 걸 모두가 알기에 현대해상의 크리에이티브에 더 큰 박수를 쳐드리고 싶은 이유입니다. 앞으로도 아름다운 하나의 키 비주얼이 수많은 말보다도 강력하다는 걸 보여주는 광고들이 많아지길 바라며 현대해상팀 축하드립니다.
조각별이 밤하늘의 은하수를 흐르듯 유려한 거문고 소리가 울려 퍼지자 지그시 눈을 감은 채 듣고 있던 친구가 한 마디 한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이 우리 앞을 지나가는 것 같구나” 거문고를 타던 친구는 살짝 미소를 띤 뒤, 이번에는 거친 산을 오르내리는 듯 웅장한 선율로 현을 뜯기 시작한다. “캬~ 이번에는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은 산이구나” 친구의 거문고 소리만 듣고도 그 마음을 알았다는 이 믿을 수 없는 이야기는 춘추시대 거문고계의 정경화, 백아와 그의 절친 종자기의 이야기다. 그 소리를 안다는 뜻의 지음(知音)이란 고사성어가 여기서 유래되었다는 건 다들 아실 테고…
자, 현대해상이 그 지음의 종자기가 되겠다는 출사표를 던진다. “상남자도 사고 앞에서는 연약한 아이 마음, 그 마음을 알아서…하이카” 기본적인 반전 코드로 공감을 확보하려는 포맷은 좋은데 ‘상남자’의 표현이 ‘상남자’스럽지 않은 점이 아쉽다. 흰색 와이셔츠 사이로 잔근육을 감춘 남자가 후진을 위해 과감히 몸을 후방 쪽으로 젖힌 채, 오른손으로 옆 자리에 앉은 여성의 보조석 등받이를 꽉 움켜쥐고, 왼손으로 드리프트하듯 거칠게 핸들을 돌리는 남자… 그런 상(태 좋은)남자로 표현되었다면 반전 후 공감이 격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험회사가 고객의 마음을 안다고 말하는 것은, 종자기가 되어 그 속마음까지도 헤아리겠다는 뜻인데 그 말을 믿을 고객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종자기 코스프레가 되지 않으려면 광고에서의 공감대는 물론 실제 제품에서 소비자들이 그렇게 느껴야 할 것이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가? 광고도 제품도 그대로 믿고 따르는 호객님은 없다.
종자기가 죽자 이제 자신의 마음을 알아 줄 이는 없다며 과감히 거문고 현을 끊었다는, 한 성격하는 백아. 그만큼 마음을 알아준다는 것이 얼마나 절절하고 교환할 수 없는 가치인지 새삼 일러 무삼하리오. 한 입 베어 물면 사르르 녹을 것 같은 마음을 안다”는 카피에 이제는 와그작와그작 오도독뼈 씹는 소리가 날 것 같다.
잘 만들어진 광고에는 대부분 ‘두 아이’가 있습니다. 뜬금없이 웬 아이 타령이냐구요? 바로 ‘I’nsight와 ‘I’dea, 두 가지 ‘I(아이)’가 있다는 소리입니다. 이 두 ‘I’가 있는 광고는 대부분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됩니다. 소비자의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공감’과 그 ‘공감’의 흡수력과 돌출도를 높이는 무서운 무기인 ‘아이디어’를 갖추고 있으니까요.
이번 현대해상의 광고가 이견 없이 이 달의 베스트 크리에이티브로 선정된 것은 바로 이 ‘두 아이’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고가 났을 때 우리가 겪게 되는 아무 것도 모르는 철부지 같은 심정이란 ‘공감’을 잘 찾아냈고, 그 ‘공감’의 흡수력을 높여줄 아이디어로 어른에서 아이로의 변신이라는 매우 직관적인 비주얼 툴까지 잘 찾아냈기 때문입니다.
광고의 기본공식 같지만 생각만큼 쉽게 찾아지지는 않는 ‘두 아이’- 여러분은 오늘 ‘두 아이’ 찾기에 성공하셨습니까, 실패하셨습니까?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그 곳이 설령 산꼭대기라도 우리는 달려간다’ 지금까지 자동차보험 광고의 이런 전형적인 툴만을 경험해왔던 대개의 크리에이터들에게, 또 대개의 소비자에게 이번 현대해상 하이카 상남자편은 광고의 효과를 떠나 분명 신선함 그 자체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크든 작든 자동차사고의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다 있을테고, 어쩌면 그 순간 열이면 열 사람이면 들게 되는 그 아이같이 작고 연약한 마음을 어쩌면 이토록 적나라하게, 그러면서도 이토록 귀엽게 담아낼 수 있었을까. 그리고 또 그 순간에 터져 나오는 Mr. Lonely 음악의 그 절묘함이란. 무릇 기분 좋은 광고란 소비자의 인사이트를 유쾌한 방법으로 잘 자극해서 오래도록 기억하게 만드는 그런 광고라고 한다면 이번 현대해상 하이카 상남자 편은 요즘 쏟아져 나오는 광고 중에서도 단연 기분 좋은 광고의 전형이라고 감히 얘기해주고 싶다.
8월 베스트 크리에이티브로 선정되신 소감
지난 수개월간 끊임없이 쏟아진 일 덕분에 팀원 모두가 지쳐있는 여름날, 시원한 위로를 받은 것 같아 매우 기쁩니다.
이번 광고를 본 선정위원들은 ‘심플하면서도 인사이트가 있다’, ‘비주얼 아이디어로 승부했다’고 평하시던데, 이번 편에서 특별히 신경쓰신 부분은?
심플한 비주얼과 명확한 메시지를 완성하는 데에도 힘을 쏟았지만, 무엇보다 주력했던 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찾아내는 일이었습니다. 보험의 역할은 고객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 마음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아이디어 및 인사이트 발굴 과정
지난 해 집행된 하이카 캠페인을 포함해, 기존에 우리가 생각했던 좋은 아이디어들을 어떻게 하면 뛰어넘을 수 있을까가 큰 고민거리였습니다. 어려운 숙제 앞에 수없이 길을 헤맸지만, 해답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바로, 우리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의 운전습관, 그들이 자주하는 실수, 당황해 하는 그들의 얼굴. 그 속에 서 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촬영장에서 있었던 해프닝, 에피소드
운전자가 어른에서 아이로 트랜짓되는 장면을 원 신, 원 컷에 리얼하게 담아내기 위해 모션컨트롤기법을 활용했습니다. 두 사람의 싱크를 정확하게 맞추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주어진 시간이 빠듯해서 그 시간 안에 원하는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현업에선 경쟁자일 수도 있는 광고회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선정위원단과 월간 베스트 크리에이티브에 대해 한 말씀
크리에이터의 본질이 무엇인지 환기시켜주는 특별한 상이라 생각합니다. 경쟁자이자 동반자인 선정위원 여러분과, 숱한 어려움 속에도 크리에이터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광고인 모두에게 자극을 주는 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해당 팀만의 아이디어 발굴 노하우, 방법, 철학이 있다면?
팀원들 모두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편입니다. 아무리 작은 일일지라도, 누구 하나 적당히 임하는 법이 없죠. 서로 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이디어를 만들고, 서로의 아이디어에 용기를 실어주는 관계. 그 건강한 팀워크가 우리가 가진 최고의 강점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편에 있어서 특별히 주문한 부분이나 후일담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현대해상은 ‘진정성 있는 보험전문가’를 지향하는 기업으로서 고객의 숨은 마음을 읽어내 이를 보험과 서비스에 담아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마음이 합니다> 캠페인을 통해 지난 2년 여 간 꾸준히 소비자에게 전해 왔습니다. 하이카광고 역시 <마음이 합니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운전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다만 하이카 캠페인이 그 동안 유지해온 ‘위트’는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이에 우리는 지난 하이카광고들과 마찬가지로 운전자들의 인사이트를 발굴하여 소비자의 ‘공감’을 극대화할 것을 주문하였습니다. 소비자들이 광고 속 에피소드를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낌으로써 하이카를 필요한 브랜드로 자연스럽게 수용하기를 바란 것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 기존 하이카광고들이 초보운전자들의 인사이트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광고는 보다 많은 운전자들이 공감하기를 원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의 ‘상남자’ 에피소드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원한 소비자의 공감과 위트가 잘 반영된 광고로서 시안 협의부터 제작, 시사 과정까지 만족스럽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작업하신 광고회사/CF프로덕션 등 담당 크리에이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획에서 온에어까지 수고해주신 대행사 및 외부 협력사 관계자분들의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이번 광고에서 현대해상이 나타내고자 하는 따뜻하고 진정성있는 마음이 잘 표현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현대해상의 광고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The Best Creative] 현대해상 ‘하이카 - 상남자도 아이가 된다’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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