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촉(觸)] Homo-rewarded, 보상받는 인간
일러스트 조성흠
글 박민우 청강문화산업대 스마트폰 전공 교수 minupark@ck.ac.kr
소위 ‘돈 버는 앱’으로 알려진 리워드 앱(Reward Application)은 스마트폰에서 광고를 시청하거나 앱 설치, 또는 실행 등의 특정 미션을 수행하면 그 보상으로 포인트나 현금을 지급받는 앱 서비스를 말한다. 사용자들의 뜨거운 참여와 함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리워드 앱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리워드 마케팅의 역사와 인간의 보상 심리
리워드 앱이 시장에서 단기간 폭발적인 성장을 거두게 된 이유는 (1)스마트폰 가입자수의 폭발적인 증가 (2)광고주 입장에서 앱이 실제 설치, 또는 실행돼야 비용을 지급하는 효과적인 집행 구조 (3)사용자 입장에서 포인트나 현금 등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 등과 같은 세 가지 이유가 시기적으로 잘 맞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에게 금전적인 가치가 주어졌을 때다. 소비자는 일반적으로 보상의 현실성보다 “돈이 되는”이라는 심리적 작용에 더 쉽게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포인트 적립카드나 주유소 제휴카드는 기업에서 펼칠 수 있는 가장 쉬운 마케팅 전략이다. 이런 적립, 또는 제휴카드는 현시점에서 발생되는 즉각적인 손실을 보존해 주거나 미래의 금전적인 기대치를 현재에 적립하고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실제로 적립된 포인트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지만, 소비자는 어떤 형태로든 자신이 지불한 비용이나 노력을 보상받기를 원한다. 리워드는 이러한 소비자의 보상 심리를 가장 잘 활용한 마케팅 기법이라고 볼 수 있다.
리워드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매스 마케팅에 활용된 사례는 2000년 1월 SK에서 시작한 ‘OK캐쉬백’ 서비스를 들 수 있다. 당시 포인트를 적립하면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파격적인 서비스로 높은 인지도를 얻었다. 현재 OK캐쉬백은 회원 수 3600만 명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인터넷 분야에서는 1997년에 론칭된 골드뱅크라는 서비스가 1999년 국내 인터넷 사용자가 600만 명이던 시절에 200만 가입자를 보유했다. 광고를 보면 현금을 준다는 리워드 모델은 사용자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고, 1998년 골드뱅크는 코스닥에 상장했다. 한때 시가총액인 3000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리워드 기법은 단기간에 가장 빠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리워드 마케팅은 체리피커(Cherry Picker)들에게 공략당하기 쉬우며,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수치적인 성과는 거뒀지만 현실적인 효과는 떨어지는 신기루 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따라서 리워드 마케팅이 ROI란 측면에서 무조건 효과적이라고 볼 수 없으며, 시기와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집행 시점을 판단하고 비보상 마케팅과 적절한 균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리워드 앱과 리워드 마케팅
리워드 앱은 사실상 모바일에 국한돼 사용된다. 그래서 모바일 앱 마케팅의 측면에서 스마트폰 사용자의 특성과 행동 패턴에 대해서 충분한 정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작년에 3700만 명을 돌파해, 어린아이와 노인을 제외하면 거의 전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수준이다. 이미 스마트폰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PC(1시간 26분)나 TV(3시간)를 넘어섰다. 이러한 수치는 향후 TV광고나 인터넷 광고보다 모바일 광고 시장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리워드 앱에 대해서 살펴보자. 리워드 앱은 크게 광고 시청형과 앱 설치형으로 구분된다. 아직까지는 광고 시청형(74%)이 앱 설치형(58%)보다 높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 수치만 가지고 광고 시청형이 앱 설치형보다 효과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 광고주의 형태와 앱의 목적에 따라서 전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모바일 게임의 경우 광고 시청형은 큰 의미가 없다. 이 경우는 단순 설치뿐만 아니라 앱 실행, 또는 회원 가입, 심지어는 게임 실행 후 특정 레벨에 도달하는 것까지도 리워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광고 시청형의 경우 효과 측정이 단순하다. 하지만 앱 설치형의 경우 종류도 다양하고 방식도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1. 리워드 앱 형태별 이용 경험. 출처: <스마트폰 이용자의 리워드 앱 이용 행태, 광고마케팅 효과와 시장 전망> DMC REPORT, 2013
리워드 앱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약 70% 정도가 리워드 앱을 인지하고 있으며, 38% 사용자가 이용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사용자의 만족도는 약 68% 정도이고, 지속 이용 의향도 75% 수준이라 향후 리워드 앱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앱 설치형 리워드 앱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요소는 중복과금(Abusing)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광고주 입장에서 중복과금은 대행사, 또는 매체사 간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사용자 구분과 통계를 산출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 키워드 광고에서와 마찬가지로 중복과금과 악의적 클릭 행위에 대한 방어는 매체사의 책임 문제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
2. 리스트형 리워드 앱인 애드라떼 서비스. 광고를 시청하면 포인트가 적립된다. ⓒadlatte.com
3. 잠금해제형 리워드 앱의 대표적인 서비스 캐시슬라이드. 출시 10개월 만에 8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cashslide.co.kr
4. 지난해 CJ E&M에서 출시한 포인트락커 서비스. CJ ONE 포인트를 이용해 CGV, 투썸플레이스, 뚜레주르, 올리브영 등 CJ 계열사의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CJ E&M
리워드 앱을 이용해 마케팅을 집행하고자 하는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유의해야 될 사항은 어떤 것이 있을지 알아보자. 가장 중요한 것은 다운로드 수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리워드 마케팅은 특성상 단기간에 앱 설치 수를 증가시키고, 앱 마켓에서 순위가 올라가는 효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행위가 리워드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순위 상승 이후 실 사용자(자연 다운로드 사용자)를 얼마나 끌어들이고, 유지할 수 있는가이다. 그래서 리워드 앱 마케팅 이후 확인해야 될 지표는 앱 순위가 아니라 리워드 사용자 외에 실 사용자의 유입 수와 유입된 사용자의 잔존율이다. 리워드 앱을 통해서 앱을 설치한 사용자의 잔존율은 평균 3~6% 수준이다. 이 사용자는 사실상 지표에서 제외해도 무방한 사용자이다. 다시 말해서 리워드 앱은 광고주 입장에서 마중물 효과(Pump Effect)일 뿐 실 사용자를 유치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국내 리워드 앱 서비스
국내 리워드 앱 서비스는 크게 잠금해제형, 리스트형, 충전소형으로 구분된다. 사용자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광고를 시청하면 포인트가 적립되는 리스트형인 애드라떼(ADLatte) 서비스다. 모바일 광고 기획사인 앱디스코에서 2011년 출시한 애드라테는 퀴즈형, 내려받기형, 회원가입형으로 구분되며 애드라떼 앱을 설치한 후 회원 가입 및 설문을 마치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한다. 띠 배너 중심의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을 개척한 서비스로 여전히 지금도 인기가 높다.
잠금해제형의 대표적인 서비스는 NBT파트너스에서 개발한 캐시슬라이드로 출시 10개월 만에 8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동작하며, 잠금화면에 광고를 유치해 잠금을 해제하면 캐시가 적립되는 방식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으로부터 투자와 서비스에 대한 제휴가 체결된 상태인데, 이번에 다음-카카오 합병으로 인해 향후 사업모델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다른 잠금해제형 중 주목할 만한 서비스는 CJ E&M에서 작년에 출시한 포인트락커 서비스다. CJ의 통합 적립 서비스인 CJ ONE 포인트를 이용해서 CGV, 투썸플레이스, 뚜레주르, 올리브영과 같은 CJ 계열사의 다양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주목할 만한 이유는 향후 리워드 앱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적립카드와 결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인트락커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지속적 성장 예측
리워드 앱을 이용한 마케팅은 향후 몇 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의 심리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광고주 입장에서도 효과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키워드 광고와 더불어 가장 과학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 가치가 높다. 하지만 단순히 순위 상승만을 목적으로 한다면 리워드 앱 마케팅은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광고주는 해당 모바일 앱 서비스의 목적에 맞는 전략 수립이 우선이며, 단기적으로는 리워드 마케팅이 효과적이지만, 잔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보상형 마케팅도 병행해야만 한다. 그래서 모바일 마케팅에서도 미디어믹스를 어떻게 수립하느냐에 따라서 마케팅 효과가 크게 좌우될 것이다.
향후 리워드 앱은 소비재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유행처럼 만들어진 통합 마일리지 전략이 효과적으로 재활용되기 위해서 리워드 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자사의 제품들을 소비자에게 노출하고 관심 그룹에 따른 타깃 마케팅도 가능하다. 또한 카드사의 경우에도 단순히 사용 내역과 마일리지 확인만 가능한 서비스에서 마일리지 적립 방식과 활용을 리워드 앱 형태로 결합해 볼 필요가 있다. 모든 마케팅 전략은 고객과의 관계를 목적으로 한다. 리워드 마케팅은 이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박민우는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모바일스쿨 스마트폰 전공 교수이며, ‘플랫폼전문가그룹’이란 단체에서 대표위원을 맡고 있다. 과거 온라인 광고회사에서 수년간 임원으로 재직한 경력이 있다.
저서로 <플랫폼을 말하다, 클라우드북스> 등이 있다.
트렌드 촉은 달라지고 있는 소비 패턴과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통해 동시대를 조명하는 칼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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