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나비아’, ‘스칸디맘’, ‘스칸디대디’, ‘홈퍼니싱’, ‘이케아’. 요즘 북유럽의 감성, 디자인 또는 라이프를 말할 때 자주 회자 되는 단어들이다. 북유럽 트렌드는 최근에 갑자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관심을 받아 왔으나 스웨덴의 가구 공룡 기업 이케아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서 북유럽 라이프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가구 중심에서 이제는 패션, 교육철학 등으로 퍼지고 있다. 북유럽이란 타이틀을 걸지 않으면 트렌드에 뒤쳐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형국이다. 하지만 지금껏 우리 머릿속에는 가구와 패션은 이탈리아, 교육은 미국, 여행은 서유럽이나 동유럽이 자리 잡고 있다. 북유럽은 생소하다. 지금 우리의 삶에 북유럽의 바람이 불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궁금하다. 북유럽 라이프의 특징과 우리나라 소비자의 삶과 욕구를 들여다보면서 그 궁금증을 풀어보도록 하자.
북유럽에는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그리고 핀란드가 포함된다. 이들 국가들이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속해있기 때문에 북유럽 스타일을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이라고도 부른다. 북유럽 하면, ‘혹독하고 척박하지만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고, ‘낙농업과 어업이 발달했기 때문에 친환경의 청정 이미지’, ‘자녀들과의 정서적 교감과 평등한 관계를 중시하는 교육철학’ 그리고 ‘사회적 합의주의에 기반한 개인 중심의 복지국가’가 떠오른다. 이러한 자연환경과 경제문화적 요소들이 우리나라에 불어닥친 북유럽풍의 근원을 밝히는 열쇠다.
소유보다 향유, 미래보다 오늘의 여유로운 삶에 대한 열망
북유럽 디자인 유행의 근원
전통적으로 국내 가구 시장은 혼수 시장 중심이다. 혼수로 구입해서 자녀가 성장하게 되면 조금 더 큰 평형대의 집으로 이사를 간다. 인테리어를 고려하여 가구를 일괄 교체한다. 우리나라 주택형태는 아파트 중심이다 보니 가구 디자인도 아파트 중심으로 획일화되어 있다고 교체 주기가 길기 때문에 품질이 중요하다. 신혼 시장 중심이라서 화려하고 웅장한 이탈리아 가구가 유행을 주도해왔다. “가구는 이탈리아지”라는 식이다. 일괄 구매가 많기 때문에 배송과 설치가 중요한데 우리나라 정서상 기본으로 제공돼야 한다. 중간에 단품을 구매하더라도 일괄 구매했던 가구들과의 인테리어와 어울리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
이러한 국내 가구 시장에 북유럽의 바람이 불게 된 배경은 사회· 경제 구조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이다. 북유럽 디자인 트렌드를 불러온 사회 · 경제 구조적 요인은 가구 형태와 주택 시장의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싱글족과 DINK족의 증가, 고령산모의 비율 증가와 세계 최고 수준의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노령화로 인한 고령자 가구의 증가가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가구 형태가 3~4인 가구 중심에서 1~2인 가구로 다양화되고 있다. 가구 형태의 변화 외에 또 다른 사회·경제 구조적 요인은 주택 가격과 전·월세의 폭등으로 인한 주택 형태의 다양화와 소형화 그리고 임대 주택의 확대를 들 수 있다. 아파트에서 오피스텔과 빌라로, 중대형에서 중소형으로, 소유에서 거주로 주택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경제 구조적인 변화는 내 것이 아닌 작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도록 ‘심플’하면서도 ‘실용적’인 가구를 찾게 만드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도 북유럽풍 디자인을 유행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경제적인 불안으로 인해 요원하게만 느껴지는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오늘을 향유하고자 하는 소비 패턴이 증가하고 있다. 가구를 바라보는 시각도 ‘나의 생활,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는 대상으로 바뀌면서 여유로움을 찾고자 하는 현대인의 욕망이 가구로 향하고 있다. 한 번 집안에 들여놓으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불편해도, 사랑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같이 살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현재의 내 삶을 더 향유할 수 있도록 ‘감성적인 생활’이어야 하고, 나의 삶을
밝혀줄 수 있는 ‘미적 가치가 겸비된 소품’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오래 함께 살아야 하기 때문에 질리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북유럽 디자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지역의 기후적인 특성과 문화적인 요소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북유럽은 자연환경이 혹독하고 척박하다. 해가 빨리 저물기 때문에 가족들이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많다. 또한 자연과 인간의 조화 그리고 공존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에 디자인이 자연 친화적이고 감성적이다. 이 때문에 북유럽 디자인의 가구는 패브릭이나 원목과 같은 따뜻한 소재를 사용하여 감성적이고, 심플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실용적인 디자인이 발달했다. 이들에게 가구는 단순히 내구재가 아닌 가족과 함께 오랫동안 공존해야 하는 존재다. ‘편안하면서도 감성적이고, 심플하면서도 트렌디하고, 아날로그적인 따뜻함’을 지닌 것이 북유럽의 디자인이다.
국내에서 북유럽 디자인으로 대표되는 브랜드는 단연 이케아다. 이케아는 국내에 북유럽 디자인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렸다.
이케아를 통해 가구 디자인과 인테리어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케아는 ‘불편함을 판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설치와 배송 등의 서비스를 줄이는 대신 가격을 낮춰서 저렴하게 사서 쉽게 버리고 교환할 수 있는 가구를 가구를 판매한다. 감성적이면서도 실용적인 북유럽의 디자인 철학을 담고 있으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지향하는 이케아의 브랜드 이념은 단순히 소유하는 것보다 향유하고, 미래보다 오늘을 소비하기를 원하는 젊은 층의 라이프스타일과 맞아떨어진다. 이들을 ‘이케아 세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디자인과 스타일의 유행 주기가 짧아진 요즘, 저렴한 가격으로 내구재가 아닌 생활 소비재로 포지셔닝하고 있는 이케아의 제품들은 트렌디한 세대를 열광하게 만든다.
북유럽 디자인 가구 - 이케아 다이닝가구
출처 : 이케아 코리아 홈페이지
북유럽 라이프의 또 다른 트렌드는 교육이다. 북유럽식 교육철학이 주목받고 있는 배경을 살펴보자.
맹목적 입시교육에 대한 신물,
북유럽 교육철학의 추구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학업성취도는 매우 높지만 행복지수는 낮다. 공부는 잘하지만 불행하다. OECD 가입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수학 부문에서 학업성취도는 1위지만 자신감과 흥미도는 최하위다. UN이 발표한 우리나라 아동과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OECD 가운데 꼴찌고, 청소년 자살률은 너무나 불행하게도 항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북유럽 국가들의 청소년들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자신감과 흥미도에서 상위권을 기록하면서도 행복지수는 항상 상위권이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가져올까?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을 얘기할 때 빠지는 않는 단어가 ‘입시교육’이다. 자녀의 입시는 걸음마를 뗄 때부터 시작된다. 맹목적이다. ‘헬리콥터맘’, ‘타이거맘’. 우리나라 학부모를 대변하는 말이다. 헬리콥터도 타이거도 불행하긴 매한가지다. 자녀가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칸디교육’, ‘스칸디맘’이나 ‘스칸디대디’란 말을 들어보았는가? 북유럽 교육을 논할 때 언급되는 말들로
최근 자주 회자되고 있다. 북유럽의 교육철학은 자녀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정서적 교감과 유대감을 쌓는 것을 중시한다. 부모와 자녀 간에 서열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평등하다. 서로 경쟁하지 않고, 협력하며, 공평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력을 지닌 사회구성원으로 길러 내는 것이 북유럽의 교육철학이다.
‘말괄량이 삐삐’를 기억하는가. 북유럽의 교육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아이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스웨덴 교육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물론 이러한 교육관에 대해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설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입시경쟁에 지쳐 북유럽의 교육철학을 따르는 부모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자녀교육을 위해 북미권이 아닌 북유럽으로의 이민도 늘고 있다. 다만 씁쓸한 점은 ‘입시왕국’답게 북유럽 교육을 표방하는 학원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MBC ‘아빠 어디가’와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인기를 끈 이유도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교감을 중시하는 북유럽 교육철학에 대한 부모들의 열망과 동경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 땅에서 살면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은 부모의 욕구는 분명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단지 내에 풋살경기장, 캠핑장, 물놀이시설 등 부모가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과 커뮤니티들도 생겨나고 있다. 테니스장, 피트니스 중심이던 주택의 시설과 문화 공간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자연과 인간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은 지속될 것
북유럽 라이프 트렌드는 자연 친화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우리의 열망과 동경이다. 열망과 동경은 갖고 있지 못한 것을 소유하고 누리고 싶은 욕구의 표출이다. 불안한 미래보다 오늘을 누리고 싶은 욕망, 여유로운 삶에 대한 동경, 인위적인 것보다 자연스러움에 대한 욕망, 경쟁보다 인간다운 삶에 대한 욕망 때문에 북유럽 라이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북유럽 라이프는 단순히 한 때 유행하는 트렌드로 지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 트렌드가 북유럽이라는, 그동안 생소했던 지역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만으로 생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유럽이 아닌 그들의 라이프에 담긴 문화를 갈구하는 우리의 욕망이 자라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프스타일은 인간 욕망의 발로다. 북유럽이란 단어는 사라져도 자연 친화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라이프스타일은 지속될 것이다.
맹목적 입시교육에 대한 신물,
북유럽 교육철학의 추구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학업성취도는 매우 높지만 행복지수는 낮다. 공부는 잘하지만 불행하다. OECD 가입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우리나라는 수학 부문에서 학업성취도는 1위지만 자신감과 흥미도는 최하위다. UN이 발표한 우리나라 아동과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OECD 가운데 꼴찌고, 청소년 자살률은 너무나 불행하게도 항상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북유럽 국가들의 청소년들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자신감과 흥미도에서 상위권을 기록하면서도 행복지수는 항상 상위권이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가져올까?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을 얘기할 때 빠지는 않는 단어가 ‘입시교육’이다. 자녀의 입시는 걸음마를 뗄 때부터 시작된다. 맹목적이다. ‘헬리콥터맘’, ‘타이거맘’. 우리나라 학부모를 대변하는 말이다. 헬리콥터도 타이거도 불행하긴 매한가지다. 자녀가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칸디교육’, ‘스칸디맘’이나 ‘스칸디대디’란 말을 들어보았는가? 북유럽 교육을 논할 때 언급되는 말들로
최근 자주 회자되고 있다. 북유럽의 교육철학은 자녀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최대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정서적 교감과 유대감을 쌓는 것을 중시한다. 부모와 자녀 간에 서열관계도 존재하지 않는다. 평등하다. 서로 경쟁하지 않고, 협력하며, 공평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창의적이고 독립적인 사고력을 지닌 사회구성원으로 길러 내는 것이 북유럽의 교육철학이다.
‘말괄량이 삐삐’를 기억하는가. 북유럽의 교육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아이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스웨덴 교육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물론 이러한 교육관에 대해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설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입시경쟁에 지쳐 북유럽의 교육철학을 따르는 부모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자녀교육을 위해 북미권이 아닌 북유럽으로의 이민도 늘고 있다. 다만 씁쓸한 점은 ‘입시왕국’답게 북유럽 교육을 표방하는 학원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MBC ‘아빠 어디가’와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인기를 끈 이유도 자녀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교감을 중시하는 북유럽 교육철학에 대한 부모들의 열망과 동경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 땅에서 살면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은 부모의 욕구는 분명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단지 내에 풋살경기장, 캠핑장, 물놀이시설 등 부모가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과 커뮤니티들도 생겨나고 있다. 테니스장, 피트니스 중심이던 주택의 시설과 문화 공간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자연과 인간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은 지속될 것
북유럽 라이프 트렌드는 자연 친화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우리의 열망과 동경이다. 열망과 동경은 갖고 있지 못한 것을 소유하고 누리고 싶은 욕구의 표출이다. 불안한 미래보다 오늘을 누리고 싶은 욕망, 여유로운 삶에 대한 동경, 인위적인 것보다 자연스러움에 대한 욕망, 경쟁보다 인간다운 삶에 대한 욕망 때문에 북유럽 라이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북유럽 라이프는 단순히 한 때 유행하는 트렌드로 지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 트렌드가 북유럽이라는, 그동안 생소했던 지역에 대한 단순한 호기심만으로 생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유럽이 아닌 그들의 라이프에 담긴 문화를 갈구하는 우리의 욕망이 자라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프스타일은 인간 욕망의 발로다. 북유럽이란 단어는 사라져도 자연 친화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라이프스타일은 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