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Issue] 도시의 안전과 품격을 높이는 간판개선사업의 발전방향
한국옥외광고센터 기사입력 2015.12.24 12:00 조회 9555
글|인천카톨릭대 문화예술콘텐츠학과 신일기 교수
 
인간은 도시환경과 상호반응하는 창조적 과정 속에 생활해나간다고 할 수 있으며, 특히 시각적 형태인 옥외광고물은 더욱 그 효과가 크고 절대적이다. 이는 도시의 환경이 단순한 환경에 그치지 않고 도시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실용적인 목적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도시는 공공환경을 대표하는 가로경관이며 가장 오래된 도시의 외부공간이면서, 도시민의 보행활동과 생활양식을 담는 다목적인 공간이다. 또한 가로로 구획된 필지와 함께 도시의 골격과 형
태를 형성하는 도시구조의 기본적인 단위이기도 하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옥외광고물은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들 중 비록 차지하는 비율이 작지만 수량이 많고 형태가 다양하며, 배치가 자유롭기 때문에 도시의 경관인상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나라는 무분별한 개발과 획일적인 지역개발로 특색 없는 도시경관이 형성되고 있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2년 한국옥외광고센터에서 발간한 「옥외광고 관리현황 자료집」에 따르면 불법광고물은 전체 옥외광고물의 51%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나치게 많고, 지나치게 크고, 지나치게 자극적’인 광고물이 난립하여 경관이 저해되고 있으며 시각적 공해를 일으킴으로써 지역에 대한 만족 및 삶에 대한 만족을 저해하는 문제를 낳고있다.
 

 

무질서한 간판의 모습
 
최근 들어 도시 경쟁력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요소로 도시 경관이 대두되고 있으며, 옥외광고물의 역할이 도시 경관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옥외광고물에 대한 시각은 많이 개선되어 왔으며 간판 기능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이루어져 왔다. 2010~2011년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총 103개 지방자치단체에서 500억원을 투입하여 간판개선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의 간판개선 사업은 기존의 소재, 디자인의 획일화라는 문제를 개선하는 지역 공공디자인개선사업의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 단순히 간판의 교체가 아니라 노후화된 건물의 경관 개선 및 도로와 지역 시설의 개선을 통해 지역 개발적인 성격을 갖게 되면서 구도심 개발 등과 연계하여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본 고에서는 긍정적인 여러 효과 중에서 중요하지만 그간 부각되지 못했던 안전성 강화라는 측면을 조명해 보고자한다.
 
 
간판의 기능과 개선의 주안점
 
간판개선에 대한 접근을 하기 전, 우선 간판에 대한 이용자 중심의 실질적 접근을 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간판에 대한 기능인식은 크게 네가지로 나뉜다고 볼 수있다. 첫번째로는 상점에 대한 정보전달의 기능으로서 <표1>에서와 같이 직접적 정보전달 및 간접적 정보전달의 기능이 있다.
 
업종별 기대 정보의 차이로서 간판이 시민들의 상점 선택과 이용 동기를 유발하는데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했을 때, 간판을 통해 직접적인 정보 전달기능을 하는 업종과 이미지를 중심으로 간접적인 정보를 전달하게 되는 업종이 구분된다. 예를 들어 직접적 정보전달 업종으로는 약국, 병원, 편의점 등이 일반적이며, 간접적 정보전달로서 카페, 술집, 옷가게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둘째. 간판은 도시의 랜드마크 기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적으로 난립된 도시형태를 가지고 있어 표지판이나 도시 지리 정보 체계가 잘 갖추어지지 않은데서 그 이유가 발견되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시의 구조 자체가 불규칙하다 보니 옥외광고물이 장소를 찾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서울을 포함한 대부분의 도시들이 가로체계, 필지규모, 형태, 방향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서구 도시와는 차이가 있어, 이러한 특성 때문에 옥외광고물 크기에 대한 의존이 높게 나타난다.
 

 
셋째, 지역의 경제문화적 지표기능으로 간판이 어떤 지역이나 거리에 대한 인상을 결정하는 데 주요한 요소가 되며 그 지역의 경제적 혹은 문화적 수준을 파악하는지표가 된다. 간판의 수준을 보면 그 지역의 활성화 정도, 유행의 세련 정도 등을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홍대주변과 삼청동 주변의 지역이나 거리에 대안 인상에 간판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것을 알 수 있다.
 
넷째, 야간조명의 기능이다. 간판이 어두운 밤거리를 밝혀주는 기능을 함으로써 보행자의 안전이나 독특한 밤문화를 즐기는 데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업종의간판형태와 양상에 따라 상업지역 중심의 도시야경에 주요요소로 자리잡고있다.
 
이러한 간판의 특징을 고려해볼 때 간판은 <그림2>와 같이 도시경관과 상호보완적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현재의 불법간판이 난립하는 문화가 해소되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노력, 즉 관계법령, 제도, 정책의 합리성 그리고 합의에 의한 사회적 의지와 실천이 뒤따라야 간판문화의 진정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간판개선사업의 주체인 업주의 경우 간판개선을 통해 자신들의 영업활동과 지역상권에 대한 기대값을 높여주어야 함으로, 지역 역사, 자연경관과 문화적 특수성, 지역의 건물의 노후도 및 입면을 고려한 간판개선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더욱더 강화되는 추세이다.
 

 
간판개선사업은 불법 노후 간판의 교체뿐만 아니라 가로경관 및 도시계획시설 현행의 법령체계에서도 옥외광고물관리법, 경관법,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쾌적하고 지역의 특색이 드러나는 도시경관이 나타나는데 목적을 가지고 있다.
 
 
간판개선사업과 안전디자인
 
최근 약자(아동과 여성 등)를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반복적으로 범죄가 발생하고 있는 서민밀집 주거지역(다세대·다가구, 노후 주거단지 등) 에서는 주택 및 각종 기반시설의 심각한 노후, 인적이 드물고 복잡하면서도 좁은 골목길, 부족한 주차공간, 방치된 건물 사이 이격공간, 공공시설/공간에 대한 유지관리 미흡, 공간 활성화를 위한 주민 이용시설 부족, 개별 건물(주택)의 시건장치와 측벽공간 방범창 미흡, 노출된 배관에 대한 방범대책 부실, 가로등, CCTV, 비상벨 등 공공시설 부족 및 부적절한 위치설정과 같은 환경적 특징이 공통적으로 확인되고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행의 CCTV나 방범시설의 확충과 같은 방법이외에 범죄예방 환경설계(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이하 CPTED또는 셉테드)가 필요하다. CPTED는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보편화되고 있으며 여러 학문간 연계를 통해 도시 및 건축 공간 설계 시 범죄기회를 제거하거나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계획·변경함으로써 범죄 및 불안감을 저감시키는 원리이자 실천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는 기법이다.
 
CPTED는 5가지 범주에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간판개선사업에서 추진되는 가로경관 개선사업과 동일대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현행의 간판 개선 사업의 주요한 추진방향을 제안될 수 있다.
 
<그림3>에서 주거환경관리의 영역성 강화측면에서 볼 때, 주택 주변 또는 골목길의 자투리 공간에서 공적 영역성을 확대하고 활용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주택주변이나 골목길의 자투리 공간이 방치되어 지저분한 환경으로 변질되면 지역사회의 불안감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환경의 유지관리 측면에서 지역 주민을 위한 생활공간으로 개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평 공원(쌈지공원)이나 화단 등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는 현재 간판개선사업 추진시 설치된 조형물이 방치되는 문제점을 개선하고 지역주민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는 것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주민들의 관심과 지역사회 활동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담장이나 벽면 등에 지역 이미지와 환경적 특징을 고려한 도색이나 벽화, 환경디자인을 적용함으로써 분위기를 밝고건전하게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현재 간판개선 사업의 경우 간판벽면 도색 및 파사드 설치를 통해 지역의 쾌적성과 지역성이 드러나도록 추진하고 있는데, 여기에 안전디자인 기준을 채용하여 사업을 추진할 경우 디자인 개선효과 및 거리안전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간판개선사업과 병행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가로시설물 개선사업은 통일성 있는 디자인을 반영하여 계획하는 방안을 추진하여야 한다. 현재 간판개선사업은 가로환경의 이미지 제고 및 유지관리 측면에서 가로 시설물의 형태, 재료, 색상 등을 통합·조절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경우 이미 시도단위에서 추진한 공공 디자인가이드라인을 적용하여 지역의 쾌적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보행로에 각종 시설물이 난립하여 보행환경과 가로시야를 저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상호보완적인 가로 시설물은 가급적 통합 설치하고, 각 가로의 교차점이나 대상지에서 설정된 주요 접점과 주요 시설 입구 등에 가로 시설물을 집중 설치하여 집약적인 효과를 도모한다. <표2>의 서울시 안전디자인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살펴볼 때 옥외 광고물과 대상 건물은 다음의 사항을 준수토록권장하고있다.
 
옥외광고물 기준과 건축물 기준을 비교해 볼 때 현행의 간판개선사업의 주요 개선지침의 내용과 유사하게 제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행의 간판개선사업에서 안전디자인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기준을 제시할 경우 불법광고물에 대한 감소와 관리가 미흡한 간판으로 인한 안전사고 방지 및 구도심의 재생과 더불어 낙후지역 개선을 통한 국민안전성 강화 등 다양한 정책적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간판개선을 통한 지역안전개선방안의 방향으로써 간판개선사업지의 선정이나, 선정된 지역을 중심으로 여름철, 겨울철 풍해 설해를 예방하기 위한 건물 및 도로의 노후도를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실질적 대책과 함께 도시 계획, 주민 참여 등 비구조적인 대책을 포함하는 다중지역 안전관리체제 구축이 필요하다. 즉, 간판개선사업의 주체가 되는 주민협의회에 지역발전의 주체이며 지역중심의 포괄적인 방재기능을 부여해 도시의 방재기능을 개선하고 시민들의 자율방재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관리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두 번째로 전문가나 행정가가 아닌 시민과 사용자 입장에서의 도시안전디자인을 들 수 있다. 간판개선을 통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차원을 넘어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더불어 살 수 있는 공동체적인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간판개선사업 추진시 개선지역 공간에서 발생하는 범죄관련성을 최소하기 위한 환경개선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
 

 
 
국민의 환경을 쾌적하고 품격 있게 만들자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눈부신 발전을 이뤄왔다. 그러나 성장의 그늘로 인한 난개발과 대형사고에 빈번한 발생으로 인한 국민들의 사회적 위험도 인식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경제규모나 국제적 위상은 선진국의 반열에 들고 있으나 우리의 생활공간은 불법광고물과 도시 재난, 범죄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타계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양한 정책들이 필요하며, 현재 전국적으로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간판개선사업의 실질적인 개선효과와 더불어 안전에 대한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몇가지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옥외광고물이 난립한 우리의 현실
 
먼저, 간판개선사업이 단순한 간판개선사업이 아닌 지역 안전디자인 실현을 위해 사회학 등 인문학과 같은 학문간의 융합 뿐 아니라 건축, 첨단 IT기술간의 융합, 그리고 디자인의 융합 등 폭넓은 이해에 기반한 다학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는 시민의식의 향상과 시민참여의 확대이다. 간판개선사업의 주민자율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교육을 통해, 안전에 대한 시민의식의 전환이 우선적으로 선행 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관련지역 안전향상을 위해 시민참여를 통해 집단지성을 체계화함으로써 지식의 제공자가 그 지식의 수혜자가 되는 선순환시스템을 구축하고 상시적인 지역안전 관리가 자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세 번째로는 도시안전디자인의 실천성 제고를 위해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하였던 도시안전 관련 제도는 체계적이거나 명확한 법적 근거와 기준 없이 시행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따라서 도시안전 관련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이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지자체와 전문가, 민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앞으로 나와 우리의 자손들이 언제까지 불법 환경 속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공간에서 살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국민들이 과연 법과 원칙에 대해 올바르게 생각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앞서 간판 개선 사업과, 안전 디자인의 순효과에 대해 이견이 없듯이 간판개선을 통해 국민의 준법인식과 문화국가로서 한국의 품격을 높일 수 있도록 국민의 환경을 쾌적하고 품격있게 만듦으로써 원칙과 기준이 바로 서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옥외광고센터 ·  간판 ·  도시 ·  디자인 ·  옥외광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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