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뉴스에서 엿본 광고의 미래
“광고 비즈니스 향후 10년”을 읽고 충격에 빠지다
글 최모세 (소셜솔루션팀 팀장)
정보화 사회는 그 어떤 시대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정보화 다음 단계인 창조사회는 더욱더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약 120년전 신문의 광고 지면 판매로 시작된 광고대행사들도 크리에이티브에 사활을 걸던 시대를 거쳐 디지털을 기반으로 하는 혁신의 시대로 진입했다. 최근 두 건의 외신 뉴스를 읽으며, 다양한 예측들이 우리의 생각보다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음을 느꼈다.
첫 번째 기사는 작년 12월에 연간 광고비 27억 달러를 쓰는 글로벌 기업 프록터앤갬블(P&G)사가 퍼블리시스(Publicis)와의 오랜 계약을 해지하고 옴니콤(Omnicom)과 손을 잡았다는 소식이다.
경쟁프리젠테이션이 일상인 광고업계에서 이 뉴스가 특별하게 주목받았던 이유는 옴니콤이 보유한 애드테크(Ad Tech) 기술력 때문이다. 옴니콤의‘애널렉트(Annalect)’ 시스템은 광고 인벤토리 및 브랜드 데이터를 디지털환경에 맞게 최적화하여 매칭을 시켜준다. P&G는 과거 야후와 디지털 미디어 구매 시스템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프로그래매틱바잉에 많은 투자를 해왔으나 대외적으로 알려진 성과는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력한 기술력과 광고 집행비의 투명성을 위한 돌파구로 옴니콤을 선택했다는 관측이다.
이 소식은 앞으로 광고주가 어떤 기준에 의해 광고회사를 선정할 것인가와 더불어 모든 미디어가 디지털화 되어가는 디지털 미디어 시장에서 광고회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를 명백히 보여준다. 광고적 측면에서 ‘디지털화’라는 것은 결국 모든 미디어를 숫자로 예측, 측정, 분석 가능한 환경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매스미디어에서 활용되던 표본 기반의 시청률, GRP(Gross Rating Points) 등으로는 향후 광고의 효과를 100% 설명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광고회사는 디지털 미디어 구매부터 진단, 분석까지 실시간으로 측정 관리 가능한 솔루션을 도입하고 이를 관리하는 전문 인력풀도 구성해야 한다.특히, 소셜미디어상의 버즈데이터, 미디어, 광고 실행 데이터, 스마트폰을 통해 생성되는 개개인 고객 행동 데이터 등 공개된 데이터에 대한 수집,분석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렇듯 데이터 확보와 분석, 디지털 미디어 적용 등 다양한 시도를 위해 글로벌 광고회사들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그룹 WPP는 2007년부터 디지털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선정하여 지속적인 인수합병을 진행해왔다. 현재 총 213개 계열사 중 3분의 2가 디지털, 데이터, 미디어 부문에 해당되며, 2018년까지 전체 매출의 45%를디지털을 통해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했다. 덴츠(Dentsu)의 경우, 덴츠 닉워터 CEO는 ‘대행사의 성공은 데이터 역량 및 강점에 의해 결정날 것’으로 내다보고 이지스그룹 인수와 함께 디지털 마케팅 및 퍼포먼스를 강화하고 있다.
국내 광고업계에서도 대홍기획과 제일기획 등이 광고주가 원하는 목표에 맞는 온라인, 모바일 광고를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DSP(Demand Side Platform)를 선도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특히, 대홍기획은 롯데그룹의 옴니채널 마케팅에 발맞춰 데이터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며, 세계적 DSP기업 턴(Turn)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RTB(Real Time Bidding) 등 광고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소셜빅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맞춤 솔루션 ‘디빅스(D-BIGS; DaehongBIGdataSolution)’를 통해 소셜미디어 분석, 고객 버즈확보 등을 통해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솔루션들은 매우 이상적으로 보면 1:1 마케팅이 가능하고, 기획/실행 후 마케팅 효과 분석이 실시간으로 가능해 이를 기획에 재반영하는선순환 과정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데이터 중심적인 미디어 환경은 기존 매스미디어에 익숙한 광고인들에게 사고의 전환과 변화, 디지털에 대한 이해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상이 현실로 바뀌는 시기는 우리의 기대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놀랍고도 기대되는 애플의 도전
최근 디지털 관련 뉴스 중 두번째로 눈에 띄었던 기사는 애플에서 TV 드라마를 자체 제작한다는 소식이다. (애플의 소식은 늘 놀랍지만, 이번 건은 우리에게 직접적인 기대감을 안겨주는 소식이다!)
“애플이 TV 드라마 자체 제작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 아마존 등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 업체들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유명 힙합 프로듀서 ‘닥터 드레’와 공동으로 ‘바이탈사인즈(Vital Signs)’라는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닥터 드레는 주연도 맡았다. 이 드라마는 한 편당 30분 분량으로 시즌 1은 총 6편으로 구성된다…아마존은 지난 2010년 사내 제작사 아마존 스튜디오를 만들고, 경찰드라마 ‘보쉬’, 공상과학 드라마 ‘높은 성의 사나이’ 등을 제작했다. 올해부터는 극장용 영화도 만든다. 넷플릭스도 2012년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시작으로 ‘마르코폴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등 자체제작 드라마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의 자체 제작 드라마들은 미국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에미상’을 받을 정도로 재미와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조선비즈, 2016. 2. 14>
이 뉴스를 읽으면서 우리는 최근 변화하는 캠페인 전략과 그 핵심인 콘텐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 시대로 갈수록 콘텐츠는수신자 주도로 변화하게 되는데,이런 추세가 기존 PR전략에서 이야기하는 정보성 콘텐츠와 함께 광고인듯 광고아닌, 자연스럽게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디지털 콘텐츠 형태로 선보여지게 된다. TVC 한 편을 제작하여 매체별로 게재하던 IMC 전략이 어느 순간 ‘빅콘텐츠 (Branded Contents)’를 중심으로 채널별로 적절하게 재가공, 제작되는 디지털 IMC로 모습을 바꾼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형태가 디지털 동영상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동영상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Biz 차원까지 회자되고 있는 MCN(Multi Channel Networks), 웹드라마, 바이럴 목적을 위한 영상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식음료, 뷰티쪽은 이제 1인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영상과 웹드라마가 브랜드 영상보다 더 큰 이슈를 만들어 내며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전통적인 광고제작사가 아닌 PR회사, 매체사 등 누구나 마음먹으면 콘텐츠를 제작하여 유통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같은 추세에서 애플의 등장은 소위 끝판왕이 나온 기분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온라인 미디어, MCN전문회사들이 디지털 영상 콘텐츠제작을 계속 시도하고 있으나 저 예산으로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는 수준 높은 영상을 보여주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이다. 강력한 로열티를 기반으로 온라인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콘
텐츠를 유통할 수 있는 애플이 콘텐츠 영상 제작 시장으로 직접 뛰어드는 점은 매우 주목할 일이다. 애플의 도전이 더욱 위협적인 것은 이미 뮤직, e북 등 확대할 수 있는 콘텐츠 카테고리가 무궁무진 하다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첫번째 뉴스와 두번째 뉴스는 서로 다른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공통점이 있다. “이제는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미디어를 구매하고, 유통하는 디지털 시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R/GA의 닉로우 CCO는 “우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한 쪽 발은 기술 기반의 실리콘밸리에, 나머지 발은 광고업계 본사가 모인 뉴욕의 매디슨애비뉴에 걸쳤기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앞으로 광고대행사는 어떤 역할을 해야하고, 우리는 어떤 광고인이 되어야 할까? R/GA가 이야기한 미래 광고인의 스킬 세트에서 일말의 힌트를 얻길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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