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정남 | 제일기획 디지털본부 디지털전략팀 팀장 jamie.j.park@samsung.com
정성스럽게 온라인 영상 찍어 유투브에 올리고, 소셜 포스팅도 테마별로 만들어 올 리고 고객 커멘트 하나에도 싹싹하게 감사의 댓글을 단다. 네이버 검색 결과, 온라인 광고 반응율도 꾸준히 관리하니 차근차근 광고효율도 올라가고 이 정도면 디지털 마케팅에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런데 왜 잘한다고 아무도 말을 안해주나? 누가 말하길 전기플러그를 꽂는 거면 무엇이든 다 디지털이라는데, 디지털이 너무 ‘습관’처럼 활용되는 게 아닌가 불안하기까지 하지만, 막상 새로운 시도는 두렵고, 시도하려 해도 영상, 배너, 키워드 광고, 소셜 운영 말고 대체 뭘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당신이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한번쯤 참고해 볼 만한 케이스들을 모아보았다. 잠깐 들여다보면 조금은 다른 디지털 마케팅 접근법을 생각해 낼 수 있게 말이다.
감성 온라인 편집샵 PPL
휴대폰이 몇 픽셀인지 프로세서가 얼마인지 ‘알고 있지 않지만 더 격렬하고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사람들도 많다. 이태원 편집샵에서 슬립온을 사고 점심은 샐러드볼로 가볍게 먹는 시크족이라면 한번쯤 가봤을 온라인 편집샵 ‘29CM’. 여기서라면 뻔하지 않게 제품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연애를 막 시작한 남녀가 교차시선으로 무덤덤한듯 거리를 두며 하는 연애이야기 속에 이번에 새로 출시된 스마트폰이 녹아 있다. 제조사의 눈이 아닌 잘나가는 편집샵 편집자의 시각으로, CPU 속도나 카메라 화소수 없이 “당신같이 쿨한 사람이라면 나를 발견할 수 있겠죠”라며 스마트폰을 이야기 속에 풀어냈다.
근사한 상업적 짤방
백세인생 ‘못간다고 전해라’ 짤방은 어디선가 한번쯤은 봤을 것이다. ‘이런 건 상업적으로 만든 게 아니니까 이렇게 퍼지는 거지’라고 애써 모른척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미국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한, 그것도 엄청나게 성공한 ‘짤방 캠페인’을 만들어 냈다.
힙합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그룹 N.W.A의 활동 당시를 그려낸 영화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Straight Outta Compton)‘이 그 주인공이다. 영화 제목에서 ‘Straight Outta’는 ‘어디어디 출신’이라는 뜻으로, 제목을 한국말로 직역하면 ‘컴턴지역 출신’이라는 뜻이다. 유니버설픽쳐스는 영화 홍보를 위해 ‘Straight Out(~출신)’ 제목을 활용한 ‘짤방 생성기(Meme Generator)’를 선보인다.
공식 웹페이지(StraightOuttaSomewhere.com)에 방문해 사진을 올리고 출신지를 써넣으면 누구나 짤방을 만들 수 있다. LA 출신 제이지, 브롱스 출신 J.Lo 등 유명 연예인에서부터 여수 출신 윤석영, 대전 출신 박정남 같은 일반인들, 쌍문동 출신 강아지까지 앞다투어 참여하기 시작, 한 두 명의 인플런서로 시작된 짤방이 전국적인 붐을 타고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 짤방 캠페인은 런칭 24시간 안에 트위터, 인스타그램의 실시간 순위 1위를 기록했고, 60만 짤방 발생, 2015년 미국 최고의 버즈 캠페인으로 등극했다. 유저들에게 노골적인 광고 짤방 말고, 공유에 자부심 느낄만한 짤방을 만들게 해주면 브랜드도 짤방 붐, 못 만들 것도 없다.
세상에 하나뿐인 디지털 음원
우리 브랜드가 좀 ‘진지한 혹은 다소 재미없는’ 브랜드라고 생각해 보자. 어떻게 젊은 사람들과 교감을 나눌 수 있을까. 휴머니즘에 기대거나 젊은이를 응원하는 흔한 브랜드 광고를 만들 수도 있겠다. 아니 그게 가장 훌륭한 방법처럼 보인다. 그런데 전자기기 제조업체 제너럴 일렉트릭(GE)은 다르게 생각했다. 자기 비즈니스의 실체, 수백톤의 GE 엔진과 기계가 만들어 내는 다양한 소리로 음악을 만들어 젊은이들과 교감하자! 이를 실행하기 위해, 일렉트릭 팝 뮤지션 매튜 디어(Matthew dear)로 하여금 1000개의 사운드를 공장에서 녹취, 공장의 기계음을 일렉트릭 뮤직으로 승화시켰다. 그 음악으로 클럽에서 함께 춤을 추고, 디지털 음원으로 풀어 무료로 다운(https://soundcloud.com/generalelectric)받을 수 있게 해놓자 브랜드와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하기 시작했다. 기계가 만들어 내는 무미건조한 소리에 음악을 입히고, 뻔하지 않게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 GE는 알아차린 것이다.(https://vimeo.com/116214514)
마케팅을 하다 보면 하루하루 주어진 가혹한 과업에 늘 허덕이게 된다. 매일매일 부지런히 해야 하는 기본적인 생업은 언제나 중요하다. 그래도 봄바람이 살살 불어오니 게으른 겨울의 관성을 깨고 색다른 디지털 마케팅을 한 번 시도해 볼 때가 된 것 같다.
[Special Report] 디지털 낯설게 마케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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