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ing star] 인공지능과 예술의 따뜻한 융합 # QUOTE
펜타브리드 기사입력 2017.06.28 12:00 조회 5488


Q1. 최근 ‘진실을 인양하는 고래’ 미디어아트 작업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쿼트와 이군섭 대표 본인을 소개해 달라.

쿼트(QUOTE)는 인공지능,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콘텐츠와 인터랙티브 미디어 콘텐츠 기술을 근간으로 다양한 미디어 아트 작업을 한다. 새롭고 혁신적인 미디어를 찾는 기업과의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창출하면서, 사회 현상을 그리는 다양한 예술가들과의 융합을 통해 주체적인 작품 활동을 하기 위해 탄생했다. 석정현 작가의 일러스트에 영감 받아 작업한 세월호 고래도 그렇게 나온 것이다. 쿼트는 공동 대표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같은 펜타브리드 출신 박현우 대표는 총괄 프로듀싱을 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뉴미디어 디자이너로서 함께하고 있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ICT 기술, 서비스와의 융합을 통해 가치 있는 것들을 만들어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자 노력하고 있다.

 


Q2. 첫 회사였던 펜타브리드를 나와 창업을 했다. 쿼트를 최초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가상현실기술분야가 보편화되기 이전부터 AR, VR에 관심이 많았다. 펜타브리드에서 약 4년간 하이퍼미디어팀과 CT(Connectings)팀에서 작업하며 새로운 미디어를 자유롭게 연구, 시도해 볼 기회가 많았다. 처음엔 디자이너로 입사했지만 인터랙티브 미디어와 같은 생명력이 느껴지는 것들에 매력을 느껴 프로그래밍을 독학했고, 스스로 하나의 완성된 컨텐츠들을 조금씩 만들어 가면서 프로젝트에 적용해보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쭉 미디어아티스트로서의 꿈을 가속화시킬 수 있었다. 그 때 당시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은 없었지만, 가상현실기술의 변형과 융합작업으로 지금까지 없었던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좀 더 주체적인 연구와 새로운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독립하게 되었다.

 

Q3. 회사명이 독특하다. 쿼트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

‘누군가에게 오랫동안 인용될 만큼 의미 있는 일들을 만들자’라는 의미로 QUOTE라는 이름을 지었다. 사명처럼 순간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 마음에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Q4. 일상 속 숨은 영웅들을 드러내주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오랜 꿈을 이룬 건가. ‘세월호 고래’와 ‘가수가 꿈이었던 학생을 위한 무대’ 작업 등에 참여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 거리에 모였을 때, 자신이 가진 재능과 언어로 집회에 참여하는 예술가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그걸 보며 디자이너로써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구현해 놓았던 재료를 활용해 광화문에 세월호를 인양하는 고래를 두둥실 띄우게 되었다. 증강현실(AR)로 표현된 희생자들과 고래는 물대포와 같은 무력으로 끌 수 없는 진실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다음 카카오 치즈팀의 요청으로 ‘진실을 인양하는 고래’라는 이름의 이모티콘이 만들어졌고, 한국일보, 월간디자인 등 주요 언론에 기사가 많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그 이후에도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해 활동하는 다양한 예술가들과 협업 공연을 열었고, SBS 스브스 뉴스팀과 함께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가수가 꿈이었던 이다운 학생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팽목항에 증강현실을 활용한 무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민감한 주제일 수도 있던 터라 조심스러운 면도 있었지만 유족분들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을 수 있어서 안도했다. 또한 세월호 희생자들이 육지로 올라오는 작업도 했는데 그 직후 세월호가 인양이 되는 걸 보며, 그 동안의 활동들에 대해 큰 의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Q5.다양한 예술가들과의 협업 작업 외 국내·외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쿼트의 대표적인 기업 프로젝트를 소개해 달라.

현실의 디스플레이 위에 디지털로 된 레이어를 합치는 증강현실을 활용한 첫 프로젝트로 펜타브리드와 함께 한 데상트 스포츠 가방 프로모션이 있다. 신제품 가방이 그려진 스티커를 등에 붙인 뒤 모바일 카메라로 촬영을 하면, 실제로 가방을 착용한 듯한 증강현실 이미지가 연출된다. 스티커 이미지의 콘트라스트 경계 지점을 마커로 인식해 3D 물체를 증강시키는 원리다. 고객들은 룩북 형태로 완성된 인증샷을 SNS에 공유하면서 브랜드와 신기술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외 자동차 기업, 부산 용두산 공원과 최초로 시도하는 프로젝트들이 곧 오픈 예정에 있다. 펜타브리드의 동료였던 한희석 디자이너 그리고 일본의 지역 디자이너와 함께 지진으로 무너진 일본 지역의 현장을 가상현실과 드론을 활용한 3D스캐닝을 활용해 복구하는 캠페인도 작업 중이다.

 


Q6. 창업 후 1년만에 업계 빠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쿼트만의 작업 스타일과 특장점은?

첫째. 다양한 테크놀로지와 예술의 융합
사물 인터넷, 3D프린팅, 빅데이터, 실감미디어, 인공지능 등 뉴미디어가 빠른 속도로 변화, 진화 중이며 각 분야에 이미 훌륭한 데이터와 전문가들이 많다. 우린 특정 분야에 국한되어 있지는 않지만 가상현실(AR)과 증강현실(VR)을 주력으로 다른 테크놀로지와의 융합 콘텐츠 창출에 초점을 맞춘다. 어떤 방식으로 결합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이 무궁무진하게 창출될 수 있다.

둘째. 일상 속 숨은 영웅들로부터 영감
부산국제광고제나 고스트파크 등에서 인기가 높았던 삐뿔즈 VR 롤러코스터 편은 ‘꼴찌 없는 운동회’ 라는 기사를 통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기국이의 사연에서 영감 받아 롤러코스터로 제작한 것이었다. 소아장애가 있어 또래들보다 키가 작았던 아이가 가족들과의 여행에서 신체 크기 미만으로 타보지 못하고 울며 돌아왔던 사연이었다. 가상현실이 신체적인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가수가 꿈이었던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다운이의 못 다 이룬 꿈을 증강현실을 통해 조금이나마 이룰 수 있도록 여러 시도를 준비 중에 있다. 최근엔 태백의 탄광에서 예술가들과 함께하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의 모든 작업은 일상 속 숨은 영웅 찾기 에서부터 비롯된 것들이 많다.

셋째. 좀처럼 흩어지지 않는 팀워크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펜타브리드에 있을 때부터 결속력이 남달랐다. 공동 대표인 박현우 디렉터님과는 추구하는 가치, 작업 방식에 대한 방향성뿐 아니라 취미와 취향까지 비슷하다. 회사의 비전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비전을 공유 할 수 있기에 시너지를 내며 일할 수 있다. 숫자보다는 가치를 중시하며 지역과 사회에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 나가다 보니, 우리의 가치를 알아주는 기업의 프로젝트들과도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는 것 같다.

 

Q7. 안정적인 회사를 나와 사업을 하며 힘든 점도 많겠지만 보람을 느끼는 순간들에 대하여

우리 스스로 가치 있다고 느끼는 작업들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을 더 가까이서 느끼고 긍정적으로 돌아올 때다. 우리가 다루는 분야가 시스템 기술적인 부분이 많다 보니 자칫 금속처럼 차갑게 여겨질 수도 있는데, 그 속에서 인간적인 따뜻함을 유지하려 노력한 부분들을 발견하고, 체감하고, 반응해 주시는 분들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

 


Q8. 인공지능을 활용해 피카소, 고야 등 유명 화가의 화풍을 재현해 내기도 했다. 시도했던 이유와 대표 사례를 소개해 달라.

피카소는 한국전쟁을 고발하는 작품인 ‘한국에서의 학살’ 및 스페인 내전을 그린 ‘게르니카’ 등의 작업으로 사회 문제를 예술화 했다. 고야 또한 나폴레옹 군대가 민간인을 학살하는 장면을 고발한 ‘5월 3일의 학살’ 등으로 사회가 안고 있던 여러 문제들을 비판하는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촛불시위, 광화문 물대포 시위 등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을 고야, 피카소와 같은 화가들이 목격했다면 어떤 작품을 그려냈을지에 대해 궁금했다.

인공지능에 고야의 작품을 학습시켜 그리고자 하는 광화문 물대포 사건 사진에 대입하면, 고야의 화풍에 그대로 적용이 되는데 사진에 있는 현상과 맞물려 학살과 억압을 당하는 느낌의 콜라보 작품이 탄생한다. 수많은 인공지능 앱들이 있지만, 의미적으로 이렇게 푼 것들은 없다 보니 색다르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Q9. 앞으로 IOT, 인공지능, 증강 현실 등 첨단 테크놀로지와의 융합 작업의 전망을 예측해 본다면?

뉴 미디어 분야에 이미 훌륭한 전문가들이 많고 기술은 빠른 속도로 진화 중이다. 지금까지 쌓여온 데이터들은 보다 진화된 미디어의 시대로 나갈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 이젠 데이터들의 정교한 가공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던 모습에 기계적인 측면이 강했다. 현재 인공지능은 컴퓨터가 사람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그대로 모방하며 사람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 앞으로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학습시킬 것인지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질 거라 생각한다. 인간은 기계가 다양한 상황에서 지혜로운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학습시킬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인공지능과 어떻게 협업해 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자세로, 근본적인 부분에 들여다보고 실시간 최적화시켜야만 이 기술들을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기술은 우리에게 축복이 될 수도 재앙이 될 수도 있으니까.

 
 
 


Q10. 쿼트처럼 스타트업에 도전하고 싶은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작은 배여서 큰 위기를 맞을 정도의 큰 파도를 겪어보지 못했다. 우리에게도 언젠가 여러 위기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스타트업이 이런 과정에서 많이 사라지고 다시 생겨나기도 하지만 그런 어려움에도 힘있게 나아가는 원동력은 배가 출발한 최초의 의미를 가슴에 새기고 매 순간 작업에 임하는 것이 아닐까.

 

Q11. 쿼트의 앞으로의 계획과 최종 목표가 궁금하다.

젊은 예술가와 디자인들과 협업을 통해 주체적으로 창조 가능한 의미 있는 일들을 많이 만들어가려 한다. 개인의 꿈도 이와 다르지 않다. 꿈을 현실로 앞당기기 위한 작업은 계속될 것 같다. 같은 방향을 향해 움직이려는 후배들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 양성에도 큰 관심이 있다. 아무리 기계를 다룬다지만 본질을 지키는 미디어아티스트로써 세상을 따뜻하게 변화시키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쿼트 ·  인공지능 ·  예술 ·  AR ·  V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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