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아나’를 보았는가? 모아나는 족장의 딸로 태어나 ‘풍요롭고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었음에도,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생사의 바다를 건너 항해를 시작한다. 죽어가는 자연의 심장을 돌려주어야 한다는 가슴의 소리를 무시할 수 없었기에. 그녀는 사람들이 무시하거나 두려워하거나 이질적이라 느끼는 대상조차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최고의 파트너로 삼아버린다. 모아나 탐험대는 온갖 장애물들과 용기있게 마주함으로써 결국 테피티의 심장을 돌려놓는다. 이처럼 개척자 정신과 협업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을 만날 때면 그 힘의 비밀을 알아내고 싶은 호기심과 열정이 생긴다.
펜타 내엔 모아나의 삶을 닮은 리더가 있다. 비록 바다는 아니지만, 드넓게 펼쳐진 감 밭에서 자유롭게 뛰어 놀며 자란 야생 소녀. 커뮤니케이션팀의 다크호스 이수정 리더다. 열매 익는 소리를 들으며 자연의 리듬대로 성장해 본 경험이 있어서일까? 자신이 생각하는 정답에서 벗어나면 큰일 나는 줄 아는 보통 사람들과 달리, 낯선 삶과 일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경험할 줄 아는 스케일, 복합적으로 주어진 업무를 간명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나갈 줄 아는 센스가 있다. 패션 디자이너에서 자신만의 브랜드 창조의 꿈을 안고 2년 전 펜타로 온 그녀는, 기업의 본질과 매력들을 발굴해 생기 넘치는 비주얼로 표현해내는 역할을 도맡아 왔다. 나이는 어리지만 하나를 말하면 열을 꿰차고 움직일 줄 알아 ‘SALLY& SENSE’로 통한다.
커뮤니케이션팀은 끊임없는 내·외부 소통을 통해 기업 브랜드의 ‘성과’와 ‘가치’ 간 균형을 맞추는 팀이다. 설립자의 근본 철학을 견고히 지키면서도, 다양한 성향의 직원들이 명료한 방향과 목표 하에 파워풀한 결과 창출이 가능하도록 소통해야 한다. 특히 펜타브리드의 커뮤니케이션은 직원 모두가 리더인 만큼 리더 하나하나의 숨은 리더십과 창조성을 깨우고, 외부 고객은 회사의 전략적 방향을 신뢰하도록 하는 데 초점 맞춘다. 그녀는 매 순간 변화되는 조직의 움직임에 따라 꼭 필요한 것만 남기되,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까지 알차게 현실로 만들어 내고야 마는 디자이너로서의 집념을 보여줘 왔다. 전체와 부분의 시각을 조화롭게 활용해 ‘어떤 선택도 최고로 만들어 낸다’란 정신으로!
커뮤니케이터에게 인간의 본질을 꿰뚫는 인문학적 통찰은 필수다. 모든 일의 목적은 결국 ‘인간’의 행복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커뮤니케이션팀은 ‘Don’t Judge!’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하루를 시작하는데, 일종의 일상 속 멘틀 강화 훈련이다. 극소수의 팀이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하려면, 사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전방위적으로 담당하면서도 인간관계로 인한 힘의 낭비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기업 브랜드 전략, 광고, SNS, 웹진 ‘샤우트’ 발행, 신규 브랜드 런칭을 위한 각종 디자인 외 사회공헌캠페인 ‘지살펜’, 신규리더 교육 ‘뚜르드파이브’, 월간 행사 ‘블루홀미팅’, 사내 다양한 행사, 사내불금늬우스, 펜타하우스 제주와 사내 인테리어, 캐릭터 ‘삐뿔즈’ 영상 및 각종 상품 제작 관리까지 20여 가지가 넘는 영역의 크리에이티브를 총괄적으로 담당해 왔다. 펜타 구석구석 그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보통 사람들 같음 ‘난 죽었다 깨어나도 이거 다 못해!’하고 나자빠질만도 한데, 그녀는 어떤 사소한 일에도 동일한 업의 가치를 부여할 줄 안다. 매 순간 긴장과 고비의 연속이지만, 하나하나의 디자인 작업을 한번 비틀어 위트 있는 결과물로 창출해 내는 여유까지 보여준다.
커뮤니케이션팀의 월요일 아침은 특별하다. 주간 미팅 시 주말의 일상을 공유하는데, 이것은 마치 또 하나의 미션 수행처럼 지속되고 있다. 그녀가 전시, 독서, 여행, 맛집 탐방 등 남들이 해 보지 않은 방식으로 새롭게 도전한 것들이 얼마나 즐거웠는지 표현하는 표정엔 호기심과 설렘 가득한 소녀의 감성이 묻어난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우린 반드시 일상에서 쌓은 데이터를 어떻게 작업에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펜타의 모든 소통 활동엔 커뮤니케이터들이 일상 속에서 건져낸 유쾌한 아이디어들이 정교하게 녹아있다.
훌륭한 인재의 특징이 있다. 사소한 업무의 반복을 잘 한다는 데 있다. 그냥 열심히만 하는 것은 소용 없다. 그 안에서 가치를 찾아내 창의적으로 표현해 낼 줄 아는 감각이 중요하다. 절대고독의 시간과 갖가지 고비를 넘어 완전히 새로운 것을 창출하느냐,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포기하고 남들을 따라가느냐의 차이가 크리에이터의 진짜 실력을 가른다. 보통 사람이 시도하기 꺼려하는 일들을 그녀는 마치 아티스트가 된 듯 소명감으로 묵묵히 해낸다. 작은 것들의 반복이 위대함을 이루는 근간이 된다는 걸 알아챈 눈빛으로 말이다. 결국 펜타만의 유니크한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이 와중에 그룹원들 생일이 돌아오면 성향을 일일이 파악해 두었다가 그에 적절한 깜짝 생파도 놓치지 않는다. 이런 센스는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삶과 일을 구분하지 않는 태도이자, 타인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몰입의 결과다. 결국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궁리하고 관찰하며 산다는 거다.
현재의 모든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미래 가치를 직조하는 일이다. 아무리 사소해 보여도 결국 사소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금처럼 현재 주어지는 작은 역할들을 탄탄하게 쌓아 올라간다면 거대한 영역도 거뜬히 탐사할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어떤 변화에도 아랑곳 않고, 자신 안에 있는 무한한 육감을 일과 삶에 유연하게 활용하며 살아가는 그녀의 미래는 더 멋지게 펼쳐질 거란 확신이 든다.
<이수정 리더 인터뷰>
Q1. 리더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세 가지만 꼽으라면?
‘가족, 경험, 유머’
내 삶의 중심엔 ‘가족’이 있다. ‘무얼 하든 반드시 원하는 걸 해!’ 하며 언제나 나를 믿고 지지해 주는 울타리. 부모님 덕분에 어릴 때부터 낯선 경험들과 용기 있게 마주해 왔다. 그 순간들이 모여 나다운 삶을 이룬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껴왔다. 과감한 시도들을 하다 보니 종종 실패와 좌절도 경험한다. 그때 살며시 내 속에 꿈틀거리는 ‘유머’를 끄집어 내다보면 힘든 삶이 반전되는 기적을 겪곤 한다.
Q2. 패션 디자인 전공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로 전향했다. 계기와 함께 펜타에서 2년째 함께 한 소감은?
학생 때 정부에서 지원하는 KDM(코리아디자인멤버십)이라는 프로그램에 도전하게 됐다. 대학 졸업 후까지 이어진 이 활동은 나에게 ‘패션에만 얽매이는 것이 아닌 더 넓은 범위의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갖게 했다. 혼자서는 쉽지 않았을 전시 활동, 해외 워크숍과 인턴, 다양한 디자인 전공자들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진로가 바뀌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부족한 것’들이 객관적으로 보이더라. 경계 없는 디자인을 해내야 하는 펜타는 나에게 또 다른 도전장이었지만, 내 안에 숨은 나를 끊임없이 자극시킨다. 틈틈이 독학하며 부족한 부분을 메우기 위해 매 순간 고군분투 중이다.
Q3. 비주얼 감각이 탁월하며 까다롭다고 소문난(?) 대표리더님과 직접 소통하며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역시. 어려웠다. 디자인 컨펌받으러 혼자 들어가야 할 때면,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한 번은 대표리더님께서 ‘이런 이런 디자인 가능한가?’라고 질문하신 적이 있다. 해보지 않은 분야라 당당하게 ‘아니오’라고 대답했는데 ‘그래서 안 할 건가?’ 반문하셨다. 그때 속으로 정말 ‘헉’ 한 적 있다. (순간 ‘다양한 일을 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다’ 말하고 입사한 기억이…)
그때를 계기로 ‘일단 부딪치고 보자’는 마인드를 갖게 됐다. 주어진 일을 최대한 해내려 노력하되, 안 되는 것에 대해선 솔직하게 말씀드린다. ‘왜?’라는 질문에 답할 합당한 이유도 함께 준비한다. 매 순간 빠른 판단과 협업이 기반 되어야 하는 커뮤니케이션팀에 있다 보니, 초반부터 불필요한 작업들을 떨쳐 내고 완전한 결과물로 승부해야 한다는 마음도 강해졌다. 시행착오가 줄어든 지금은, 대표리더님 방문을 두드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떨친 것 같다. 또 어떤 새로운 일이 부여될까? 적당히 긴장도 즐기면서!
Q4. 수많은 업무를 동시다발적으로 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어려움은 없는가?
일이 몰릴 땐 멘붕이 온다. 대내·외 홍보와 소통 콘텐츠를 정말 실시간 만들어 내야 한다. 우리 팀 자체가 꼭두각시 콘텐츠 창출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다 보니 매번 새로운 협업이다. 예를 들면 당장 급한 광고나 웹진 샤우트, 언론 보도자료, 사내 행사, 공식 페이스북 콘텐츠 등 하루 동안 해 내야 할 업무가 동시에 발생한 경우,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는 방법’을 협의하며 우선순위대로 작업한다. 최대한 생생한 시각화가 가능하도록 구성된 콘텐츠에 즉시 나의 삐딱한 디자인을 더해 완성하는 형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종의 결과물은 모두가 OK 할 때까지 끝까지 함께 다듬는다. 거의 초인이 되어야 가능한 이 작업들이 처음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일에 익숙한 리더님들과 일하다보니, 지금은 여러 시안 및 큰 수정이 필요 없을 정도로 ‘척하면 척!’ 빠르고 완벽한 케미를 자랑하고 있다.
Q5. 소수 정예로 구성된 커뮤니케이션팀 협업의 비밀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우리팀은 육감으로 일한다. 평소 다양한 분야의 독서와 색다른 경험을 통해 나름의 데이터를 정리해 둔다. 영감이 떠오르면 그곳에서 필요한 걸 실시간 추출하고 추가로 필요한 정보를 모아 재빨리 믹스해버리는 형태다. 완전한 하나됨을 위해 자리 배치부터 바꿨다. 얼굴만 살짝 돌리면 즉시 대화 가능한 구조다. 주요 행사가 있는 경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콘셉트와 아이디어를 내고 공유한다. 의견이 모아지면 포스터, 홍보물 디자인은 물론 동대문을 내 집처럼 드나들며 기념품 제작까지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매번 시간에 쫓기고 예기치 못한 문제들은 빵빵 터진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문젯거리를 안고 초조한 마음으로 동동거리는 일이 발생하곤 하는데, 함께 일하는 리더님들이 매번 빠른 피드백과 뛰어난 상황대처능력을 선보여 주신다. ‘큰일? 을 별일 아닌 것처럼 여겨주시는 대범함’ 덕분에 나 또한 다음 스텝으로 재빨리 넘어갈 지혜가 생긴다.
협업의 히든카드가 또 하나 있다. 우리 행복경영그룹 리더님들이시다. 각자의 업무로 바쁜 리더님들이 언제나 우리 팀에 ‘뭐 도와줄 거 없어?’ 하고 물어봐 주시고 진짜 묵묵히 도와주신다. 언제나 감동받는다.
Q6. 평소 이색 파티나 전시, 초현실 관련 분야 독서를 경계 없이 즐긴다.
병이다. 해보고 싶다 생각이 들면 어떻게든 해야 하는. 좋아하는 분야는 잡식성이지만, 큰 괄호에는 ‘내가 이것을 했을 때 분명 큰 자극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것에만 흥미를 느낀다는 것. 그리고 혼자보단 함께 즐기는 걸 좋아한다. 다행히 내겐 무언가를 같이 하자고 했을 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그래’라고 해주는 고마운 친구들이 있다.
그러나 쉽게 예스를 얻어내지 못한 파티가 있었으니, 바로 작년 한국에서 처음 시도한 '디네앙블랑' 이라는 디너파티였다. 생소했기 때문도 있었겠지만, 파티 장소를 당일 모이면 알려주고 파티에 필요한 의자와 테이블, 플레이팅에 필요한 식기 등 모든 것을 ‘화이트’라는 콘셉트에 맞춰 개인이 준비해야 하는, 조금은 번거로울 수 있는 행사라 거절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그런 것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함께 갈 파트너를 끝까지 찾아 헤맸다. 어렵사리 찾았고 결국 참석했다. 이런 때 ‘아, 내 병이 불치병이구나..’라고 생각한다.
Q7. 여행이 일상이다. 얼마 전엔 블루라군에서 수영을 하고야 말겠다며 아이슬란드도 다녀왔다. 여행이 리더님 삶에 미치는 영향은?
해보지 않은 경험은 내 삶을 짜릿하게 한다. 자금이 허락한다면 틈틈이 해외여행도 즐긴다. 얼마 전엔 아이슬란드를 다녀왔는데, 처음 보는 풍경과 낯선 문화들을 접하다 보면 ‘세상이 이렇게나 넓은데 내가 왜 이렇게 작은 것들에 연연해 했던 거지?’ 하는 의문이 생긴다. ‘누구나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일상, 언제 올지 모르는 먼 미래가 아닌, 이 순간의 행복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야지’ 하는 통찰도 올라온다. 그래서 열심히 즐기고 있다. 그리고 가난도 즐긴다. 하.. 하..
08. 그룹원이나 팀원 생일이나 특별한 날, 바쁜 와중에도 손수 이벤트를 열어주고 손편지를 써 준다.
인생 뭐 있나? 결국 사람 관계가 삶의 전부라 생각한다. 그룹원의 생일, 출판기념회 등 누군가에게 굉장히 의미 있는 날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싶다. 선물 포장도 늘 쓸데없이?(벗겨내면 그만일 것을 ㅎㅎ) 공을 들이는 편이다. 내 손으로 만들어낸 그 무언가로 인해 모두가 즐거워하는 걸 보면 언제나 내가 더 행복하다.
09. 사회생활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그리고 그 순간을 이겨내는 리더님만의 방법은?
생각보다 사회는 만만치 않았다. 화장실에 숨어서 또는 모니터를 마주 보고 눈물을 쏟아가며 일한 적도 많다. 힘들어서라기보다 ‘내가 이것밖에 안되나’라는 생각 때문에. 매번 참신한 사고들을 치며 욕도 많이 먹었다. 사고를 들키지 않기 위해 없는 살림에 자비로 수습을 한 것도 한 두건이 아니다. 하지만 그 치명적 실수 덕분에 똑같은 실수는 절대 반복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이곳 펜타는 실패와 실수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해 주시고, 엉뚱해야 아이디어가 많이 나온다며, 실없는 농담도 잘 받아주신다. 내 주 특기는 이미지 합성 테러인데, ‘또 나야? 왜 나만 같고 그래~’ 하시며 허허 웃어 주신다. 이렇게 열린 조직에서 일하다 보니, 오히려 실수가 줄고 더 막중한 책임감으로 일하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곳도 냉정한 조직이다. 커뮤니케이션팀은 내부 리더들과 가장 많이 소통하다 보니, 똑같은 상황을 두고도 긍정 부정의 피드백을 다양하게 받는다. 이 과정에서 상처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상대의 상황에 완전히 빙의되어보는 커뮤니케이션팀만의 멘틀 강화법으로 즉시 이겨낸다. 분명한 것은 오가는 감정은 내 것이 아니라는 거다. ‘나에게 배달되는 상처 내가 안 받으면 끝!’ 가장 힘들 땐 우리만의 힐링타임을 가지며 허허 웃다 보면 금세 까먹곤 한다.
Q10.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
지금처럼 강력한 팀워크를 기반으로, 좀 더 크고 의미 있는 일들을 이뤄내고 싶다. 다양한 디자인 경험들을 통해 내가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