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umer Insight] Biology to Buyology 2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17.08.22 12:00 조회 8453


고정관념은 어떻게 활성화 되는가?
 
사실 광고업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항상 고정관념을 탈피해야만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발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왜냐하면,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영역에 있는 현업 전문가들이 실상 하는 일은 마케팅 타깃들에게 고정관념을 심어오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막상 브랜딩 관련 전문 도서들을 읽어보면, 브랜딩 또는 브랜드 관리가 고정관념을 만들거나 관리하는 작업임을 처음부터 끝까지 얘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광고도 그러한 고정관념을 강화하거나, 새롭게 만들기 위함이다. 우리가 코카콜라하면 문득 떠오르는 이미지나 연상, 또는 서울우유 이미지, 나이키의 노드 값 역시 축적된 고정관념의 산물이다. 뉴럴마케팅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설파하고 있다. 다음의 연구결과를 한번 인용해보기로 한다.
 
예일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John Bargh는 다른 사람의 특징을 읽기만 해도 카멜레온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관련 정보를 저장해둔 뇌의 회로가 외적 사건으로 활성화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점화 효과이다.
 
일례로 학생들에게 깜빡하는, 은퇴한, 주름살, 완고한, 까칠한, 순종적인, 보수적인, 니트, 의존적인, 옛날, 무기력한, 잘 속는과 같은 노인과 관련된 단어들이 들어간 문장을 읽게 하면, 실험을 끝내고 나갈 때는 진짜 노인이 된 것처럼 굼뜨고 흐느적거리면서 걸었다. 한편 대담한, 귀찮게, 교란하다, 침입하다, 짜증 나는, 용감무쌍한, 뻔뻔한, 퉁명스러운, 위반하다, 불쾌한등 무례함과 관련된 단어들이 들어간 문장을 읽은 학생들은 정중한 단어를 읽은 학생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끊고 대화에 끼어드는 일이 더 잦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자신의 인종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과제 수행력이 달라질 수 있다. 지능지수를 검사하기 전 인종을 대라는 요구를 받은 아프리카계 학생들은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현저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런 점화 효과는 상대방의 모방 동작을 보는 것으로도 무의식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고정관념을 위한 스토리텔링의 힘 -속임을 당하기 위해 돈을 낸다.
 
광고에도 일종의 플라시보가 작용한다. 운동화든 음료수든 대부분의 제품은 수년간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금방 바뀔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경쟁적으로 제시된 제품들 사이에서 선택할게 거의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광고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 소비자가 기꺼이 지불할 상징적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서덜랜드는 말한다. 만약 당신이 이 상표의 운동화를 신고 야구를 했을 때, 더 잘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것이다.
 
그 결과 야구를 더 잘할 수도 있다. 메사추세스 공과대학의 경제학자들이 학내 체육관에 들어가는 학생들에게 접근해 탁월한 가능성을 가진 에너지 음료소베 아드레날린 러시를 팔려고 했다. 어떤 학생들은 음료를 정가에 샀고, 어떤 학생들은 할인된 가격에 샀다. 운동을 한 뒤, 학생들에게 평소 운동한 뒤보다 상태가 어떤지를 물었다. 소베를 마신 이들은 평소보다 약간 덜 피곤하다고 말했다. 음료수에 카페인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그건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더 재미있는 것은 정가를 지불한 이들이 할인을 받은 이들보다 덜 피곤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놀랍긴 했지만, 이 결과는 자기평가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좀 더 객관적인 테스트를 고안했다. 이번에는 정신을 위한 에너지를 제공한다는 소베의 주장에 관한 것이었다. 또다시 참가자 절반은 정가에 샀고, 다른 이들은 할인을 받았다. 그런 다음 일련의 퍼즐을 풀게 했다. 할인된 값을 지불했던 사람들은 정가를 지불했던 이들보다 퍼즐을 30% 적게 풀었다. 그들은 자신이 마신 음료의 효과가 덜 하다고 확신했으며, 이런 믿음이 그들을 약간 더 멍청하게 만들었다.
 
 
광고대행사들은 대중에게 거짓말을 판다고 종종 비난받지만, 광고는 적직하지 않으면서도 속일 수가 있다. 우리는 광고를 보다가 뻔히 알면서도 우리의 불신을 보류하도록 공공연히 요청을 받는다.



사람들이 물건을 사는 것은 물질적 만족을 얻기 위함뿐이라고 종종 추정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알면서도, 그리고 기꺼이, 정신적, 정서적으로 속임을 당하기 위해 돈을 낸다. <<낭만적 윤리와 현대 소비주의 정신(The Romantic Ethic and the Sprit of Modern Consumerism)>>에서 사회학자 콜린 켐벨은 소비가 단순히 획득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상상의 나른한 즐거움에 관한 것이라고 말한다. 켐벨에게 현대의 소비자는 자신을 속이는 꿈의 예술가이며, “가짜라고 알려졌지만, 진짜처럼 느껴지는 착각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착각은 욕망의 사물을 둘러싸고 만들어진다.
 
<새 드레스 The New Dress>라는 단편소설에서 버지나아 울프는 드레스를 처음 입어보는 젊은 여자를 이렇게 묘사한다.
빛을 흠뻑 받자 그녀는 금방 살아났다. 걱정과 주름살을 없애자 그녀는 자신이 꿈꿨던 아름다운 여인이 거기 있었다. 잠시나마...화려한 장식의 마호가니 테두리의 거울 안에 그녀가 보였다. 회백색의 신비롭게 매력적인 여인, 그녀 자신의 핵심, 그녀 자신의 영혼이었다. 그것은 단지 허영은 아니었다. 스스로 훌륭하고 부드럽고 진짜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자기애만은 아니었다.
 
보르도 대학의 인지심리학자인 브로셰는 몇 년 전 57명의 프랑스 포도주 전문가에게 포도주 두 병씩 주었는데, 하나는 그랑크뤼 Grand Cru(프랑스에서 생산자별로 관리하는 전통적인 포도주 등급의 하나) 상표의 포도주였고, 또 하나는 싸구려 테이블 와인(table wine 유럽연합에서 포도주의 품질 등급을 둘로 나눌 때 아래 등급에 있는 포도주)이었다. 전문가들은 그랑크뤼를 몹시 선호했으며 그 이유를 유창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두 병에는 모두 같은 포도주가 들어 있었다. 브로쉐에 의하면 그 실험에서 얻은 교훈은 뇌가 세상에 대해 객관적인 보고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포도주에 흔히 수반되는 치즈도 마찬가지다. 심리학자 에드먼드 롤스는 열두 명의 실험 대상자에게 체다치즈체취라는 상표가 붙은 모호하고 치즈와 비슷한 냄새를 맡겨 했다. 사람들은 치즈라는 표시가 있는 제품의 냄새를 훨씬 더 좋다고 평가했다. fMRI 스캐닝에서 냄새를 해석하고 그것을 느낌과 연결하는 일과 관련된 뇌 영역은 긍정적 상표에 의해 더 강력하게 활성화됐다. 식품과학자 해럴드 맥기는 뷰 불로뉴와 같이 어떤 치즈의 톡 쏘는 냄새는 부패하는 냄새 역겹다고 느끼게끔 결정돼 있는(따라서 우리 자신을 위해 피하게 되는)- 라고 지적한다. 그런 냄새가 어떤 나라 특히 프랑스- 의 사람들에게는 식욕을 돋운다는 것은, 감각이 우리가 살고 있는 문화에서 전해진 믿음에 속박된 정도를 입증해준다.
참가자들이 더 비싼 포도주를 마시고 있다고 생각할 때의 스캔 결과는 경험이 즐거운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뇌 영역이 좀 더 활발해지는 것을 보여줬다. 더 높은 가격이 그들로 하여금 즐거움을 맛볼 준비를 시켰고, 그래서 그들이 경험한 것은 바로 즐거움이었다.
 
그랑크뤼 포도주를 한 모금 맛볼 때(그럴 정도로 운이 좋다면) 우리가 첫 번째로 마시는 것은 믿음이고, 두 번째로 마시는 것은 액체다. 호평을 받은 영화를 보러 간다든지, 피카소가 그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림을 볼 때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영화가 진짜 형편없거나 그림이 정말 끔찍하다면 그것을 알아차리고 우리의 반응을 그에 따라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믿음(선입견, 추측, 기대, 욕망)은 생각하고 싶은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우리의 반응을 결정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이런 믿음을 직접 만들어내지도 않는다. 그것은 문화적 에테르를 통해 우리에게 들려오는 이야기들 피카소는 위대한 예술가다. 비싼 포도주는 맛이 좋다- 이며, 살아 있는 사람들 그리고 죽은 사람들이 쓴 이야기들이다. 이렇게 공유되는 선입견에서 벗어나고 세상을 순전히 개인으로서 경험할 수 있다는 우리의 확신은 스스로에게 말하는 또 하나의 이야기일 뿐이다.
 
흥미진진하지 않는가? 다음번에는 계속해서 고정관념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더 서술해 보기로 한다. 다음번 연재에는 고정관념을 이용한 매력적인 브랜드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뉴럴 마케팅을 통해 검증해보도록 하겠다. 약간의 사전 노출을 하자면, 코카콜라, 말보로, 포르쉐 등등 우리가 생각하는 보편적으로 매력도가 물씬 나는 브랜드들의 연상 시와 무한 신뢰와 무조건적인 믿음, 그리고 복종을 강요하는 자신들이 믿고 있는 종교 상징물을 연상하라고 할 때 fMRI를 통해 뇌를 읽어 보면 뇌의 반응기제 영역이 똑같은 곳에서 활성화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매력 넘치는 브랜드와 절대 신념 종교 상징물이 뇌의 영역에서 같은 점에 위치한다는 사실 놀랍지 않은가? 자 다음번을 기대하시라.

Buyology ·  고정관념 ·  카멜레온효과 ·  스토리텔링 ·  광고효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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