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식당에 들어서니 아이 울음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다들 그쪽을 유심히 바라보네요.
'시끄럽다' 눈살을 찌푸리기보단 걱정이 가득한 눈길이었습니다.
몇몇 분들은 아이가 낯설어서 놀란 건 아닌가 하십니다. 참 많이 달라졌지요.
어느새 아이들은 우리의 아이들이 되었네요.
미국에서 햄버거는 어떤 의미일까? 길게는 무슨.. 1초만 생각해도 답이 나옵니다. 미국인의 소울 푸드죠. 단돈 1달러면 커다란 패티와 채소, 소스를 품은 둥그런 햄버거로 배가 빵빵해집니다. 미국에선 매년 5월을 전미 햄버거의 달로 정했습니다. 분명 햄버거 회사들이 주도한 일이겠지만, 재미있게 즐기면 좋죠. 5월 많은 햄버거 회사들이 행사를 펼쳤고, 레드 로빈은 4월에 태어난 아이들에겐 아주 미안한 이벤트를 펼칩니다. 아~ 레드로빈은 맥도날드보다는 조금 가격이 있는 햄버거 체인이라고 합니다. 전 먹어보진 못했지만, 미국에 다녀온 지인의 평가는 ‘감자튀김은 먹어줄만 했어’입니다. #borntoburger 캠페인이라고 할까요. ‘버거에서 태어난’ 정도로 해석되지요. 전미 햄버거의 달인 5월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독특한 탄생 축하 선물세트를 주었습니다. 법적으로 어린이 나이인, 1살부터 18살까지 Red Robin에서 햄버거 하나(5월에만)를 먹는 자격증명서와 아기 옷, Red CEO의 편지 등을 넣었습니다. 물론, 산모들에게도 “무사히 아기를 낳아 축하드린다.”며 햄버거를 선물했습니다. 우리나라 어르신들이 알면 거품 물고 기함할 일이지요.
미국의 새 대통령은 상당이 직설적이십니다.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 벽을 쌓고 계시죠. 미국만 그렇지 않습니다. 브렉시트의 영국과 유럽, 아랍, 아시아 등등의 정치인들이 나라와 나라 간에 벽을 쌓았지요. 근래 들어 더 심해졌다는 느낌이 드는 건 저 뿐만은 아니겠지요. 한 사회 안에서도 벽은 존재합니다. ‘출입 금지구역’ 같이 보이는 벽에서 금수저와 흙수저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까지 다양합니다. 레고는 어린이들에게 나라와 경제, 종교, 인종의 벽을 허물고 모두 함께 평화를 지켜나가는 가치의 소중함을 알려주고자 했습니다. 유명한 NGO 단체인 Partners Global과 함께 Re-Build Peace 세트를 제작합니다. 미국 사우스 웨스트 지역의 공립 초등학교에 나누어주죠. 부품을 조립해야 하는 일반 레고와 다르게, 이미 장벽이 조립된 레고 세트입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벽을 허물고 평화와 협동의 상징물을 만들어 보자고 합니다. 특히, 종교나 인종 등이 다른 두 명의 친구가 짝이 되도록 해서 더 큰 의미를 부여합니다. [벽이 우리를 갈라놓는 한, 우리는 평화를 이룰 수가 없어요. 만약에 우리 어린이들이 함께 한다면 우리는 더 좋은 내일을 세울 수 있어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벽은 하트, 나무, 집으로 새롭게 조립됩니다. 완성작은 #ReBuiled Peace라는 해시태그로 SNS에 올려 다른 선생님, 아이들과 공유하도록 권유하지요. 학교와 학원, 점수에 묶인 우리 아이들은 ‘평화’와 ‘함께’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이 있을까요? 부럽습니다.
하하호호 까르르 까르르. 길을 걸어갑니다. 급한 일도 없으면서 걸음은 왜 이리 빠른지요. 옆을 볼 염두도 안 냅니다. 도시인의 평범한 삶의 한 단면입니다. 주위에 무관심한 어른들의 발자국을 멈추게 하는 소리. 아이들의 맑고 청아한 웃음소리. 여기, 컬러를 콘셉트로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소리를 기억시킨 광고를 찾았습니다. 소니 엑스페리아 XZ 프리미엄. 아이들이 실험가가 되어 알록달록 풍선을 마구마구 터트립니다. 신나지요. 선인장으로 가득한 바닥에 풍선이 떨어지면서 팡팡 터질 때마다 아이들은 웃습니다. 세상에 엄마와 아빠의 잔소리 없이, 마음껏 풍선을 터트리는 놀이라니. 해도 해도 재밌어 보입니다. 이상한 점은 광고 영상에선 아이의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데도 웃음소리를 들었습니다. 신기하지요. 아이들의 웃는 얼굴이 가진 마술입니다. 자료를 들여다보니, 소니 XZ 프리미엄은 세계 최초의 4K HDR 디스플레이, 슈퍼 슬로우 비디오, 고음질 오디오 등을 커뮤니케이션 했네요. 앞에 컬러를 콘셉트로 소리를 남겼다는 말은 취소해야 할까요. 아니에요.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광고영상을 보신다면 당신도 저의 손을 들어줄테니까요. 캠페인 영상에서 풍선의 컬러와 색종이의 컬러는 머리에 안 남았지만, 그만큼 다양한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아직도 머리 속을 떠다닙니다. 아이들은 천사에요!
어른들은 잘 모릅니다. 분명히 본인도 겪은 어린 시절, 지우개로 싹싹 지워내 까맣게 잊습니다. 아이 적에 어떤 실수를 했는지. 물건을 잡는 손이 힘이 부족해서 놓치거나, 방법을 몰라 고장 냅니다. 밥이나 물을 흘리는 것은 기본, 길 가다가 엄마의 손을 놓치기도 합니다. 과연 아이들의 잘못일까요? 아니라는 걸 알잖아요. HP는 새로운 프린트 잉크 리필을 내놓았습니다. 새 잉크 리필 광고엔 어려서부터 유난히 쏟고 흘리고 놓치는 아들이 나옵니다. 어리니까 그렇지요. 나이가 들어도 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손에 들어간 건 바로 놓치고 맙니다. 심지어 파티에서 함께 춤을 추던 아가씨 손도 놓치고 맙니다. 이 정도면 아버님의 걱정은 머리끝까지 높아집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아들에게 프린트 잉크의 리필을 시킵니다. 아이고~ 한숨이 나옵니다. 잉크를 흘리겠군요. 안 봐도 비디오입니다. 역시나 프린트 잉크를 놓치고 말죠. 앞으로 일어나는 사태는 끔찍한 수준이지요. 심장이 쫄깃쫄깃해집니다. 이게 웬일인가요. 잉크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았습니다. 잉크 바다를 상상했던 부자는 안도합니다. HP의 새로운 잉크 리필은 흘림 방지 시스템이 되어 있습니다. 하하.. 이렇게 할 수 있군요. 그럼, 아이들이 흘리고 놓치는 건 아이들 잘못이 아니네요. 물건이 잘못했네요. 왜, 방지 시스템을 안 해서 아이들을 어렵게 하는지,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고 아이들을 혼내지 마세요. 그 전에 아이의 상태가 어떤지 살펴보고, 장치를 해주세요. 아이들은 아직 미숙하고 컨트롤 할 줄 모를 뿐,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게 아니랍니다.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알게 되는 고민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는 무엇을 할까? 어떤 직업을 가질까? 그러다보면 아이가 잘하는 것을 찾아서 잘 할 수 있는 ‘무엇, 일’로 발전을 시켜줘야 하는데 모르겠다. 이런 류의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졌지요. 잠재력은 발전시켜야 자신의 개성, 직업 또는 장기가 됩니다. 문제는 엄마의 눈에 아이의 잠재력은 희미하게 보인다는 점이죠. 중국 화웨이 휴대폰 광고의 모델은 흐릿합니다. 이름은 줄리앙. 눈, 코, 입과 몸 전체가 흐릿하게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놀림을 받는 것은 기본이었죠. 나이 들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부턴 문제가 더 많았습니다. 흐릿한 사람이라니. 대낮에 영혼이 걸어 다니는 느낌이지요. 우리나라 식으로 말하면 귀신 정도일까요. 그는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습니다. 자신의 아이가 흐릿하게 나올까봐 걱정했지만, 딸은 또렷합니다. 딸이 그린 그림에도, 사진에도 줄리앙은 당연히 흐릿하기만 합니다. 어느 날, 카페에서 인기 축구선수 앙투안 그리즈만을 만납니다. 앙투안이라니요. 프랑스 출신으로 마드리드에서 뛰는 앙투안이라니. 그 카페 어디인지 당장 달려가고 싶습니다. 망설이던 줄리앙은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합니다. 앙투안은 흐릿한 줄리앙의 모습에 놀라지도 않고 친절하게 응합니다. 아뿔사! 타이밍이 안 좋네요. 줄리앙의 스마트폰 배터리가 나갔네요. 앙투안은 자신의 화웨이 P10폰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세상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줄리앙의 얼굴과 몸 전체가 또렷하게 나옵니다. 줄리앙은 너무 놀라 기절하죠. 강력한 카메라 기능을 위트있게 소구했네요. 상상일 뿐이지만, 겉으론 또렷하게 보이는 우리도 어쩌면 흐릿한 사람들일지도 모릅니다. 아이일 적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잠재력을 찾은 행운의 몇몇 빼고는.
애플의 광고에 대해 더 할 말이 남아있을 줄 몰랐습니다. 지난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 개막에 쓰인 광고영상입니다. 이번엔 ‘인류멸망’입니다. 기껏 스마트폰이라는 획기적인 제품으로 인류의 삶을 더 아름답데 바꾼 애플이 그런 끔찍한 콘셉트라니요. 우리의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그래선 안 되지요. 지금 세상은 우리, 어른들이 살아갑니다. 살아가기보단 망치거나 마구 쓰고 있지만요. 몇 년 만 지나면 세상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겁니다. 아이들을 위해 좋은 지구를 남겨야 하지요. 애플이 상상한 지구 멸망은 앱이 사라지는 세상입니다. 아하! 그럴싸합니다. 애플 신입사원이 실수로 앱스토어 서버들의 전원을 끕니다. 인스타그램과 구글맵이 사라집니다. 교통지옥인 거리에 잘못된 숙소 예약 등 모두가 아비규환에 빠집니다. 종말 이후, 살아남은 이들은 앱스토어 블랙마켓을 오프라인에 재현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캔디 크러시 테이블에서는 직접 망치로 사탕을 깨부숩니다. 하하하 재밌는데요. 역시, 애플은 상상력이 남다릅니다. 다음 세대에게 앱을 물려주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더 재밌는 오프라인을 남겨주는 게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