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 아닌 캠페인은 없다'는 말이 나올 만큼, 광고 마케팅의 근간이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이 일상적인 말로 널리 쓰일수록 디지털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HS애드 역시 새로운 광고 환경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08년, 회사 이름을 ‘Hybrid Solution’을 뜻하는 HS애드로 바꾸고 새로운 광고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는 디지털 CR팀을 신설하며 그 노력에 무게를 더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HS애드 디지털 CR팀을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디지털 광고 크리에이티브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디지털 CR팀이 말하는 ‘디지털 광고란?’
가장 먼저 디지털 광고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궁금합니다. 전통 광고와 어떤 점이 다른가요?
최지연 시니어 아트 먼저 디지털에 대해 정의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일반적으로 디지털 광고라고 하면 매체를 기준으로 온라인이나 모바일에 업로드되는 광고를 말하지만, 요즘엔 전통적인 광고, 예를 들어 기존의 TV 광고 형식으로 제작된 광고도 모두 온라인 매체에 올라가거든요. 그럼 매체에 따라 구분하는 기준에 따르면 그것도 디지털 광고로 구분해야 하나라는 문제가 생기는 거죠.
그래서 결국 제가 생각하는 디지털 광고는 전통 광고와 구분된 게 아니라, 확장된 개념이거나 여러 장르를 통합하는 개념이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전통 광고를 디지털 매체로 소비자들을 유입시키는 창구로 사용하기도 하니까요.
전지영 CD 사실 전통 광고와 디지털 광고의 차이는 디지털 담당자들이 면접 때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질문인데요. 사람마다 매체적 구분으로 또는 소비자와의 인터렉티브로 디지털을 규정짓기도 하고요. 혹은 재미있는 무언가를 디지털 광고라고 부르고 있거든요. 결국에는 기존과는 다른 모든 광고를 통칭하는 광고로 들리기도 합니다.
최지연 시니어 아트 그래서 더 ‘인터그레이트(integrate)’라는 말이 맞다고 봅니다. 여러 장르를 융합하고, 통합한 개념이요. ‘쉐어(share)’라는 기능은 전통 광고에서는 없었지만 전통 광고가 디지털 매체에 올라가고 난 후에 사람들이 전통 광고를 ‘쉐어’하기도 하니까요.
전지영 CD 쓸 수 있는 ‘무기’와 ‘영역’이 자유로워진 느낌은 들어요. 최지연 아트와 저는 전통 광고에서 디지털 광고 쪽으로 전향한 사람들인데요. 기존에는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에 치중하고, 그것만 잘 전달되면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소비자 반응’을 끌어내는 방법이나 매체의 접목 등을 고민하게 되었다는 것이 달라진 거죠.
디지털 광고를 읽는 첫 번째 키워드 ‘테크’
디지털 광고에서는 AR, VR 등의 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가 많습니다. 눈여겨보고 있는 테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신기술이 디지털 광고 크리에이티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정윤 아트 광고 캠페인을 제작할 때 어떤 방법으로든 사람들에게 흥미로운 요소를 던져주는 게 중요합니다. 이때 뉴 테크놀로지는 좋은 방법이 되죠. 그래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챗봇, 3D 프린터, 인공지능 등 프로젝트에 접목할 수 있는 테크는 없는지 항상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죠.
하지만 지나치게 테크에 의존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전통 광고는 일방적인 원웨이(one-way) 커뮤니케이션이라면 디지털 광고는 이야기를 던지고 반응과 인게이지먼트를 끌어내는 투웨이(two-way)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여기서 테크는 사람들의 경험을 더 풍부하게 하는 도구지만 패션처럼, 계속 바뀌기 때문에 지나치게 의지하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점이 있습니다.
디지털 광고를 읽는 두 번째 키워드 ‘마이크로 타겟팅’
디지털 광고의 특징 중 하나는 ‘소비 주기가 빠르다’는 것입니다. 그 원인과 함께 장단점은 무엇일까요?
김예슬 아트 소비자 관점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를 빨리 볼 수 있으므로 볼거리가 넘쳐 좋지만, 쉽게 잊힐 수 있다는 단점이 있죠. 제작의 입장에서는 콘텐츠 소비 주기가 짧아서 매번 새로운 캠페인을 짧은 시간 안에 시도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는데요. 한편으로는 매번 새로운 것을 생산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도 듭니다.
최지연 시니어 아트 광고의 소비 주기가 짧아진 이유는 정확한 타겟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에요. 요즘 뜨는 뉴테크놀로지 중 하나가 ‘마이크로 타겟팅’인데요. 사용자별로 트랙킹이 가능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타깃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요. 이전 TVC에서는 불특정 다수가 보기 때문에 타깃팅이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마이크로 타깃팅으로 보여줄 사람에게만 딱딱 보여줄 수 있어 예전만큼 장기간 광고캠페인을 집행할 필요가 없어서 광고의 소비 패턴이 짧아지는 것이지요.
전지영 CD 마이크로 타겟팅으로 현장의 상황과 클라이언트의 니즈도 달라졌어요. 이를테면 동일한 비용의 제작비로 10억 원을 가지고 한 편이 아닌 100편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니까요. 제작의 입장에서는 명확하게 타깃을 짚어야 하는 포인트들이 많아지게 됐고요.
디지털 광고 크리에이티브 트렌드, 포맷보다 ‘목적'을 중심으로!
최근 국내 디지털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트렌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우혁 카피라이터 디지털 광고 크리에이티브 트렌드를 세 가지 키워드로 살펴볼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스토리텔링입니다. 예를 들어 몰래카메라나 실제 주인공이 등장하는 광고죠. 두 번째는 ‘미디어의 활용’으로, 인스타그램이나 게임처럼 특정 미디어를 통한 광고를 말합니다.
마지막은 세상에 없던 ‘기술의 개발’입니다. 나이키 신발 모양의 LED 트랙, 나이키 언리미티드 스타디움이 좋은 예인데요. 누군가 센서를 신발에 부착한 채 운동하면 LED 화면에 아바타가 보이고, 그 아바타와 경쟁하면서 운동할 수 있는 트랙입니다.
전지영 CD 실험 영상들이 한참 유행했는데요. 사실 포맷보다는 ‘목적’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유재석 씨가 무한도전에 나올 때와 런닝맨에 나올 때 다르듯 영상도 목적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예를 들어 LG G6 사용성 실험 영상은 베젤의 비율, 화면 비율 등이 스마트폰 사용 편의성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한 것인데요. 제품의 본질을 직접 보여줍니다. 반면, LG유플러스의 ‘아버지의 버스’ 등은 소비자에게 감동을 줘 브랜드의 진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죠. 포맷 자체에 따라 실험 영상이나 몰래카메라 형식처럼 구분하는 것은 조금 축소적인 접근이라 생각해요.
HS애드 디지털 CR팀만의 차별성은?
HS애드 디지털 CR만의 특별한 장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전지영 CD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닌 브랜드에 대한 고민을 함께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이제 클라이언트들도 잠깐의 이슈보다 브랜드 적인 관점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디지털 광고를 원해요. 디지털 광고 크리에이티브가 단순히 재미있는 영상 혹은 긴 영상이라는 시각에서 조금씩 변하고 있는 거죠.
최근에 많이 제작되고 있는 디지털 광고는 프로모션 행사 스케치나 실험 영상이 대부분이지만, 대부분 그것을 뛰어넘는 뭔가를 기대하고, 빅 데이터를 활용한 콘텐츠나 다른 형식의 영상 등 의뢰의 내용이 조금씩 바뀌고 있어요. 그런 면에서 종합 광고 대행사의 디지털 CR은 큰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최지연 시니어 아트 대행사 안에 있는 디지털 CR로 저희가 가야 할 방향은 소규모의 디지털 에이전시와는 다른 조금 더 확장된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DNA, ‘복합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력’
기존의 광고인들이 디지털 광고 크리에이티브 DNA를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찬 PD 전통 광고에서는 각자의 영역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었지만, 저희는 뚜렷한 영역이 없어요. 저는 영상 전문이지만 카피를 쓰고 아트의 영역을 담당할 때도 있거든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고요. 규정되지 않는 아이디어를 만들어야 하므로 굉장히 복합적인 사고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지영 CD 얽매이지 않아야 해요. 나중에는 디지털 크리에이티브라는 말 자체가 없어지지 않을까요?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왜냐면 클라이언트 니즈에 따라 지금 디지털로 방향을 바꿨다고 하면, ALT이나 TVC가 없어졌을 때 디지털 광고를 디지털 광고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그건 아니죠. 매체적 구분이 아니라면 사업부에서의 역할은 나눠질 수 있지만, 결국에는 디지털 크리에이티브라는 말 자체가 없어질 것 같습니다. 그게 맞는 방향이고요.
디지털 CR팀의 첫 단추, 상반기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마지막으로 상반기 디지털 CR팀에서 제작한 캠페인 소개와 제작 후기도 부탁드립니다
박정윤 아트 저희가 제일 처음 맡은 프로젝트는 LG유플러스 가족무한사랑입니다. LG유플러스의 요청으로 실제 가족 사례를 각색했는데요. 인간극장 팀은 물론 친구, 인턴의 아는 사람, 친척까지 온 인맥을 총동원해 지금의 가족을 찾았습니다. 한때 비정상회담이 큰 인기를 끌었고, 최근엔 다문화가정도 많아 ‘첫째 사위는 미국 사람, 둘째 사위는 덴마크 사람’이라는 재미 요소를 넣어 캠페인을 구성했지요.
최지연 시니어 아트 인상적인 점은 주인공 따님께서 홍보를 열성적으로 해주셨다는 점이에요. 덕분에 플러스알파로 홍보가 많이 됐죠.
박찬 PD LG G6 사용성 실험 영상도 있는데요. G6가 인체 공학적으로 디자인됐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연세대학교,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와 콜라보레이션 해 실험 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실제 사용하는 모습을 분석해서 G6가 제일 사용이 편리하다는 점을 영상으로 담았어요.
최지연 시니어 아트 연세대학교 박사님들이 여러모로 도움을 주셨는데요. 살짝 당황스러웠던 점은 ‘박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아니었어요. 나이 지긋한 어르신의 이미지를 그렸는데 대부분이 파릇파릇한 20대라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김예슬 아트 그리고 LG H&A 가전제품 사용씬 영상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 년에 150편가량 제작하는 프로젝트인데요. 제품의 USP에 대해 ‘이거 불편했어? 이렇게 하면 편해’를 알려주는 영상이에요.
박찬 PD 그런데 영상을 제작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홀릴 때가 있어요. ‘어, 이런 기능이 있어? 하면서 자꾸 사게 되는 거예요. 있으면서도 쓰지 못하는 기능들도 꽤 많습니다. 영상 보시고, 집에 가서 살펴보세요!
최지연 시니어 아트 저 역시 광고한 것 제품 다 샀습니다. 부모님도 제가 광고하면 다 사셨고요.
전지영 CD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은 옳은 미래 디지털 캠페인인데요. 기존에 TVC가 기업의 철학에 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그 철학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실제 LG의 액션을 소비자 중심에서 집중하려고 해요. TVC가 멋있었다면 저희는 재미있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 많이 해주세요
디지털 CR팀이 벽에 부딪힐 때는 전통과 디지털의 경계에서 클라이언트가 그들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단순히 ‘모험’으로 받아드릴 때라고 합니다. 하지만 매 순간 쫀쫀한 논리와 진정성으로 승부하기에 그들의 아이디어는 모험이 아닌 ‘준비된 도전’이죠. 규정되지 않아 더 자유로운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영역만큼 각기 다른 개성으로 똘똘 뭉친 HS애드 디지털 CR팀만의 남다른 시너지, 응원하고 또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