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서 겨울로 변하는 이맘때가 되면 옷장 앞에 선 우리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죠. ‘아, 입을 옷 없다!’ 사도 사도 왠지 부족한 것처럼 느껴지는 옷, 여러분은 어떤 기준으로 고르시나요?
경제 불황과 함께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등장하면서 옷을 구매하는 기준 역시 달라졌습니다. 가격 대비 얼마나 가치 있는 제품인지를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소비 행태가 패션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2017 FW 패션 트렌드로 살펴봅니다.
2017 패션 시장, 새로운 소비 환경을 경험하다
최근 국내 패션 시장은 1인 소비의 증가와 인구 오너스 시기로의 진입, 경험 중시와 가치 소비의 증가, 메이커스 소비 행태 등의 등장으로 기존과 전혀 다른 새로운 소비 환경에 직면해 있습니다. 패션 전문지, 패션채널 역시 ‘2017년 패션시장 상반기 결산& 하반기 결산’을 통해 국내 패션 시장이 빠르게 다음 패러다임을 받아드릴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이유로, 유통의 주도권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을 뿐 아니라 스몰 비즈니스, 마이크로 패션 등 패션의 4차 산업시대를 준비하려는 업체들이 생기고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소비 환경이 변화하면서 패션 유통업체들도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소비자들과 소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2017년 하반기 패션 시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흐름으로 전개될지 여성복과 남성복을 기준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여성복 시장, 프리미엄 브랜드 VS 가치 소비 공략 브랜드
여성복 시장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지속된 역신장에서 벗어나 성장세에 올라섰습니다. 한국섬유신문은 ‘2017 여성복 마켓 동향/여성복’을 통해 여성복 시장의 가장 큰 구매 세력인 30~40대 시장이 전체의 47%를 차지하며 여성복 시장의 소비심리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했습니다.
덧붙여, 2017 하반기 구매가 높은 채널로 백화점과 브랜드매장, 아울렛점을 꼽으며 채널 다변화에 따라 고객 분산이 심화되고, 브랜드 지배력이 과거보다 하락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이에 대해 퀄리티와 브랜드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 추세가 유효하므로 브랜딩과 가치 제고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예로, LF의 헤지스는 고급화 전략을 유지하며 브랜딩과 가치제고에 꾸준히 힘쓰고 있는데요. 2007년 중국 패션 기업 '빠오시냐오' 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현지에서 평균 두 자릿수 이상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패션의 본고장인 파리에 진출, 국내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최초로 파리의 편집숍 ‘꼴레뜨’의 쇼윈도에 전시되기도 했죠.
또한, 고급화 전략의 연장선으로 로고나 심볼 등 다양한 브랜드 아이덴티티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작품을 제품에 녹여내는 ‘아티스트 에디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면, 가치 소비 트렌드에 맞춰 캐릭터 시장과 여성 스트리트 캐주얼의 브랜드가 선전하며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데요. 여러 여성복 브랜드들이 캐주얼 트렌드에 맞춰 이미지 변신을 위한 리뉴얼 및 리프레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성복 ‘앤클라인’은 올해 상반기 클래식과 컨템포러리를 합친 ‘클램포러리’ 감성의 샤론 라인을 새롭게 선보였는데요. 정체를 보이는 커리어 마켓에서 신규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기본 콘셉트는 ‘바쁜 현대 사회를 멋있게 살아가는 여성들의 옷장 고민을 해결하는 것’에서 출발했는데요. 28~39세 젊은 감성의 신규 소비자 확보를 목표로 새로운 컨템포러리 캐릭터 브랜드로 재도약하고 있습니다.
다크호스, 라이프스타일숍 등장
이밖에도 여성 의류 브랜드에서 의류 외에 액세서리, 잡화, 뷰티, 생활용품 등으로 매장을 구성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형태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처럼 다양한 상품군을 한 공간에 구성하면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할 수 있고, 고객들의 매장 체류 시간도 늘릴 수 있습니다.
예로, 한남동 구호 매장은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3개 층을 ‘집’이라는 콘셉트로 꾸민 거대한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입니다. 구호 플래그십스토어지만 구호 제품은 전체 20%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 80%는 트렌드에 맞게 전 세계에서 수입한 테이블 웨어, 리빙, 뷰티 상품들로 구성했죠.
올리비아로렌 역시 라이프스타일브랜드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일부 매장을 ‘올스 라이프 스타일(OL’s Life Style)’ 존으로 구성했는데요. 독일 핸드케어 브랜드 카멜, 여행용 잡화 브랜드 모노폴리, 섬유 향수로 잘 알려진 러비더비 등을 놓아 30~40대 여성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남성복 시장, 캐주얼라이징이 대세
여성복 시장과 달리 남성복 시장은 지난해 매출감소에서 벗어나며 소폭 성장했지만 올해도 정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패션채널의 ‘2017년 상반기 결산/ 남성복’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소비 규모를 축소하면서 저가 시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특히 초저가 캐주얼 슈트가 인기가 높았다고 합니다. 2017년 하반기 역시 그 흐름이 이어져 남성복 초저가 정장 시장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가격 경쟁이 심화될 전망인데요.
예로, 남성복 ‘갤럭시’는 슈트 비중을 40%에서 30%로 줄이는 대신 캐주얼 상품을 70%로 확대했습니다. 특히 공식 석상과 일상에서 자유로이 활용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셋업 슈트 ‘뉴 슈트(New Suit)’도 출시했는데요. 울 원단을 기본으로 다양한 혼방 직물을 뉴 슈트는 재킷과 팬츠를 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LF 역시 이러한 남성복 트렌드에 발맞춰 올해 봄·여름 시즌을 마지막으로 전통 남성복 브랜드 '타운젠트'를 철수했습니다. 남아 있는 남성복 브랜드 간 중복되는 유통·제품을 최소화해 브랜드별로 명확한 타깃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인데요. '닥스'와 '마에스트로'는 프리미엄 신사복으로서 백화점 유통망을 위주로, 2030 비즈니스 맨 타깃인 'TNGT'는 복합 쇼핑몰 채널을 공략합니다.
특히 마에스트로의 서브 브랜드 '블루라운지 마에스트로'를 런칭해 가성비 높은 정장·캐주얼류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슈트 19·29·39만 원, 팬츠 7·10·13만 원 등 가격대를 합리적으로 낮추고, 뉴 포티 세대의 주요 구매처가 쇼핑몰이라는 점을 고려해 쇼핑몰 위주로 입점할 계획입니다.
3040, 영 포티 공략한 O2O 서비스 활성화
30·40세대와 영 포티 계층이 남성 브랜드의 주 소비층이 되면서 남성 브랜드의 유통 방법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쇼핑을 즐기는 영 포티 계층을 겨냥해 온라인 유통채널을 강화하는 한편, O2O 서비스 확대와 온라인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을 제공하는 것인데요.
예로, 닥스 남성, 마에스트로 등 LF 남성복 브랜드를 대상으로 O2O사이즈 오더 서비스 ‘e-테일러’를 실시했습니다. ‘e-테일러’ 서비스는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과 실물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 경험의 장점을 결합한 맞춤 서비스입니다. LF몰 모바일 앱에서 이름과 연락처만 입력하면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고, 3일 이내 담당 테일러가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방문 예약을 진행해 편리하죠.
2017 겨울 패션 트렌드 어떻게 보셨나요? 장기 불황의 결과로, 가성비와 가치 소비 트렌드가 패션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새롭게 등장한 소비 트렌드에 따라 올 하반기에도 패션 브랜드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