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umer Insight 1]가정 간편식, 맛과 편의성을 넘어 “즐거운 경험”으로 진화 중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17.12.13 12:00 조회 15574
Consumer Insight
 
가정 간편식, 맛과 편의성을 넘어
“즐거운 경험”으로 진화 중

이두영 닐슨코리아 Client Business Partner 이사

2017년 상반기 대통령 선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국내 경제 상황은 지난해까지의 정체 상황에서 벗어나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한국은행을 비롯한 경제 단체들도 경제 전
망에 관한 지수들을 상향 조정을 하는 등 사회 전반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통합정보분석 기업인 닐슨의 세계 소비자 신뢰지수(Global consumer confidence Index)를 통해 파악한
한국 소비자의 소비 의향 지수는 2016년 4분기 조사 기준, 431에서 2017년 2분기 63으로 20%p가 상승하면서 한국 소비자들의 현재 및 장래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점차 줄어들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하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수준은 긍정적 소비 의향의 기준이 되는 지수, “100”에는 크게 못 미치고, 한국은 63개국의 조사 대상국 중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어 아직 긍정적인 전망에는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전망에는 조선을 비롯한 중화학 공업의 부진, 전자, 자동차 등 수출 주력 품목들의 해외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언론 매체를 통하여 자주 접하게 되고 부정적인 전망을 소비자들이 확대 재생산하면서 나타나는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가 매일 접하고, 구매하고, 소비하는 식품 및 일상생활 용품 (FMCG, Fast Moving Consumer Goods)의 경우에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성장해 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식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 중
닐슨코리아의 리테일 인덱스(Retail Index)2에 의하면 2017년 6월로 끝나는 지난 1년 기간 동안의 FMCG 오프라인 시장 규모는 33조 8백억원(담배, OTC 제외)으로 지난해의 31조 9천억 대비 3.4% p 성장하였다. [그림 1] 이 중 식품 시장은 28조 6천억의 규모로 전년 대비 4.8% 성장하였으며, 최근 들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식품 시장 내 이커머스 채널을 포함한다면 그 성장 속도와 폭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식품 카테고리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내식 소비를 대표하는 소재군(밀가루 등), 장류 (간장 등), 조미군(소금 등)의 시장 규모는 줄어들었으나 그 밖의 식품 카테고리들은 모두 성장하였으며, 특히 가정 간편식이 포함된 편의 가공군은 8% 이상의 성장률로 주류, 음료 제품군과 함께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인의 “각자도생”; 혼밥과 독(獨)밥, 가정 간편식 시장 성장 견인
가정 간편식 카테고리의 성장 요인은 주로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로 가정에서 요리할 여유와 니즈가 크지 않은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42.2%였던 1~2인 가구의 비율이 2015년 53.3%로 늘어나면서 가족이 모여 사는 주거 형태에서 개인의 상황에 따라 개별적으로 거주하는 형태로 변해가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의 경우 세끼 모두 혼자 식사하는 비중은 52.3%3로 최근 불고 있는 ‘혼밥’, ‘혼술’의 열풍이 1~2인 가구의 성장에 따른 변화에 기인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점은 혼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동적으로 혼밥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행태로서 혼자의 여유로움을 즐기는 한 방편으로 ‘혼밥’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1 경제가 다음 분기에 긍정적으로 회복되리라 기대하는 소비자들과 부정적으로 쇠퇴할 것이라 생각하는 소비자가 동등한 수준일 때 지표는 100을 나타내며, 100을 상회할수록 긍정적으로 기대하는 소비자가 많음을, 100이하일수록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소비자가 많음을 의미
2 국내 대형할인점부터 일반식품점까지 91,373개의 오프라인 소매점포를 대상으로 전체 FMCG 제품의 판매량, 판매액을 수집하여 전체 시장의 제조업체, 브랜드들의 성과를 산출하는 닐슨의 시장 성과 분석 데이터
3 출처: 국민건강영양조사,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17. 5.



자녀가 있는 3인 이상의 가구임에도 불구하고 가구원들이 취업준비, 불완전 고용형태 혹은 사교육이나 야간 자율 학습 등과 같은 다양한 이유로 혼자 밥을 먹게 되는, 소위 말하는 ‘독(獨)밥’ 형태 역시 보편화하고 있으며, 가정 간편식 시장의 확대는 바로 이와 같은 현대인의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소비자 라이프스타일과도 맞닿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주일에 4회 이상 저녁식사를 같이 하는 비율인 가족 동반 식사 비율은 2005년 76.7%에서 2015년 64.7%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0대와 20대는 각각 57.6%와 45.7%만이 주 4회 이상 가족과 식사를 같이하고, 약 50% 내외의 소비자들은 가족과 같이 식사를 하지 못하고 혼자 식사를 하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그림 2] ‘독밥’의 경우 부모님들과 함께 생활하는 10대나 20대 자녀로 상정하여 생각해 볼 때, 가정 내 식사를 담당하는 엄마들이 남편과 자녀들의 귀가 시간에 맞추어 매번 일일이 식사를 준비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가정 간편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대신 판매되는 가정 간편식을 데워서 그대로 제공하기보다는 채소나 계란프라이 등의 간단한 조리를 추가하여 부족한 영양과 맛, 정성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그 활용 방법이 진화하고 있다. 혼자 살지 않더라도 가족 구성원의 각자 바쁜 일정상 독(獨)밥을 할 수밖에 없는 현대인의 식생활을 고려할 때, 가정 간편식 카테고리는 가까운 미래에 지속적으로 성장할것으로 예측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성, 건강, 편리성, 맛 모두 “충족”
가정 간편식 시장은 ‘다양성’, ‘건강’, ‘편리성’, ‘맛’ 등 모든 측면에서 과거와 큰 차이를 보이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 편의성에 맞추어 개발된 제품으로서 ‘인스턴스 식품’ 즉, ‘3분 카레’로 대표되던 가정 간편식은 이후 편의성에 맛을 더한 제품군 개발의 시기, 그리고 이에 더하여 영양까지 고려한 제품군으로의 확대를 거쳐 이제는 ‘가정간편식(HMR)’이라는 이름으로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식문화 경험을 제공해 주는 제품으로 발전했다. 이제는 편의성의 태생적 한계에서 벗어나 맛, 건강, 다양한 경험 등 소비자들에게 많은 RTB(Reason To Buy)를 제공하고 있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겠다.

지역 맛집이나 유명 음식점을 차용한 제품, 집에서 요리하기 힘든 이색/글로벌 메뉴뿐만 아니라 유명 쉐프의 메뉴를 간편식으로 구매할 수 있는 등 선택지가 많이 늘어났으며, 다양한 형태의 컵밥이 개발되면서 용기의 측면에서도 간편한 식문화에 부합하는 제품이 빠르게 개발되어 출시되었다. 또한,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여 건강한 음식을 컨셉으로 하는 제품들이 특정 환자들을 위한 대용식, 죽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으며, 소포장 과일샐러드, 두부 등 소포장 용기 제품 역시 주목받고 있다. ‘오늘 뭐 먹지 쿠킹박스’, ‘배민쿡’, ‘테이스트샵’ 등 다양한 업체들이 빠른 배송 서비스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편리한 조리 및 섭취가 가능한 제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오프라인 구매뿐만 아니라 이커머스 채널에서도 간편식은 크게 발전하고 있다. 편의성을 기본으로 음식의 가장 중요한 소구점 중 하나인 ‘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까지 충족시키는 제품들이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명절 음식의 영역까지 확대되면서 특별한 시기에 필요한 간편식 제품 시장도 성장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의 가정 간편식은 제품 자체 외에도 요리하는 즐거운 “경험”을 제공해주는 방향으로 함께 발전해 가면서 소비자들에게 원료 손질의 번거로움을 해결해주고 다양한 요리를 손쉽게 해먹을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기존 업체뿐 아니라 신규 업체 진입에 의한 빠른 성장
닐슨코리아의 리테일 인덱스(Retail Index)에 의하면 국내 전체 가정간편식 시장은 4.3조의 규모4를 보이고 있으며,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라면 카테고리를 제외할 경우 약 2.2조의 규모를 보이고 있다.
[그림 3] 또한 라면을 제외한 가정간편식은 지난 해 1.9조의 규모에서 13% p 성장하여 전체 식품 카테고리 중에서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다. 지난해에 비하여 특히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카테고리들은 ‘레토르트 국, 탕, 찌개(71.5%)’, ‘냉동밥(64.0%)’, ‘죽(43.4%)’, ‘상품밥(31.8%)’ 등이다.

가정 간편식이 판매되는 채널 별로 살펴보면 할인점은 약 1.4조의 매출로 가장 큰 채널이며, 편의점은 할인점과 비슷한 규모를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최근 편의점은 공격적인 출점과 신규 제품 출시를 통하여 편의점 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의 성장률이 20%를 상회하는 규모로 높게 나타나고 있어, 편의점은 할인점과 함께 매우 중요한 판매 채널로 기능하고 있다.

제조업체 측면에서 봤을 때 가정 간편식 시장은 CJ, 오뚜기, 풀무원, 동원 F&B, PB제품 등 주요 식품 제조사들의 전체 시장 매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과점 시장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오리온, 빙그레, SPC삼립, 한국야쿠르트 등 다양한 제조업체가 본격적으로 진입을 하면서 제품의 다양성뿐 아니라 시장 규모 자체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4 2017년 3월로 끝나는 1년의 규모. 닐슨에서 정의하는 25개 카테고리의 판매액 총합. 본 자료에는 가정간편식 품목 중 높은 판매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편의점 ‘도시락’과 ‘삼각김밥’에 대한 데이터가 제외됨.



DIY를 강조한 가정 간편식의 진화 가능성

이러한 변화의 방향과 시장의 성장은 이미 가정 간편식이 발달한 선진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요리에 필요한 모든 재료와 양념이 패키지로 담겨 있어 가열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Meal Kit 형태의 제품부터, 사이드 메뉴, 메인 요리, 디저트, 와인의 정식 코스로 구성된 냉장 간편식 제품, 어린이를 위한 Kids Meal, 저염식과 저칼로리식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한 건강식까지도 가정 간편식의 형태로 제공되는 등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와 상황에 부합하는 가정 간편식이 성장해오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가정 간편식은 어떤 새로운 특성을 가지고 발전하게 될까? 현대의 소비자들이 추구하는 “편리함” 이라는 것을 좀 더 깊이 탐구해 보면 과거와 같이 빠른 시간 안에 최소한의 노력으로 배고픔이라는 욕구를 해소할 수 있다는 의미의 “편리함”과는 매우 다르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요즘 소비자들의 “편리함”이란 일정한 수준의 노력과 시간은 투자하더라도 동일한 투자 대비 더 높은 수준의 퀄리티, 제품력뿐 아니라 감정적인 측면의 만족감까지도 충족시키고자 하는데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에 더하여 혼자 “제품 자체”를 즐길 뿐 아니라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의 “번거로움”은 있지만, 어느 정도의 “편리함”을 제공하면서 “요리하는 즐거움”까지 추구할 수 있는 DIY(Do It Yourself)의 형태로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림 4]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가정 간편식 시장의 제품군에 더하여 새로운 소비자 니즈에 맞는 형태의 카테고리 출현과 성장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며, 대형 할인점, 편의점 등 소비자 이용 행태 및 상황에 맞게 각 유통 채널 특화 카테고리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소비재 시장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고 변하지 않을 명제, “소비자는 진화한다”를 기억해야 한다. 항상 온라인으로 “Connected”되어 있는 소비자들의 진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이제 가정 간편식에 음식이 추구할 수 있는 맛, 편의성, 건강, 다양성에 더해 “특별한 경험”, “요리하는 즐거움”까지 제공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소비자의 니즈가 추가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 소구점을 빠르게 찾아내어 대응하는 기업이 성장한다는 점만은 모두가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컨슈머 인사이트 ·  가정간편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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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쏨땀
2024 ADFEST를 한 달 남짓 남겨둔 어느 날, OpenAI에서 비디오 생성 AI ‘소라(Sora)’를 발표했다. 지금껏 봐왔던 생성형 AI와는 차원이 다른 결과물에 많은 이들이 충격에 빠졌다. 이런 타이밍에 ADFEST 참가자들이 올해 행사에 기대하는 바는 더욱 분명했을 것이다. 준비되지 않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와 버린 AI 시대, 광고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스포를 하자면, 모든 강연자가 그 우려 섞인 질문에 대해 ‘걱정 없다’는 답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