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CEO와 임원들을 위해 자회사 바바리안의 CEO 캐시 버틀러가 몇 가지 노하우를 소개한다.
난 내성적이다. 부끄러움을 굉장히 많이 타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며,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종종 긴장한다. 그런데 난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바바리안의 CEO가 아닌가. 그래서 성격과 직업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형성되곤 한다.
오해는 하지 말기를…. 내가 집에만 콕 박혀 나오지 않는 코쿤족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CEO라면 응당 능숙하게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 이를테면 네트워킹이나 연설, 대범한 성격이 요구되는 일들이 상대적으로 조금 더 어렵다는 뜻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CEO에게 필요한 조건을 충족시키면서도 나답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준비하라
백만 달러짜리 미소와 함께 달변을 구사하며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하는 이들이 참 부럽다. 예전에는 이런 자리에 가면 길 잃은 양 같은 기분이었지만, 요즘에는 참가하는 행사를 엄선해 그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한다. 참석자를 확인한 후 그중에서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은 사람 몇을 골라 주제를 3~5가지 정도 준비한다.
이번 방학에 아이들은 뭘 하느냐 같은 일반적 주제에서부터 최근 캠페인의 POV, 최근 수상에 대한 축하 인사까지 다양하게 준비한다. 또 정기적으로 뉴스를 읽어 대화에 끼어들 수 있도록 한다. 헤드라인? 준비 완료. 스포츠? 오케이. 내겐 준비와 목적이 중요하다.
자연스럽게 대화하라
연설은 위험하다. 뉴욕 양키스 경기장만 한 방에서 아주 중요한 연설을 해야 하는데 시작도 하기 전에 긴장해서 거의 기절할 뻔했다. 마음을 가까스로 진정시키고 “나 떨고 있니?” 식의 농담을 던졌는데, 사람들이 웃어 줘서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었다.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어렵다는 건 우리 모두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약한 모습을 조금 보여 줘도 괜찮다. 또 다른 팁을 주자면 오디언스들 중 몇 명에게 집중해서 이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면 억지 쇼를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물론 사랑하는 바바리안 직원들 앞에서 말할 땐 훨씬 편하다. 매일 일대일로 커피를 마시거나 몇 주마다 AMA 채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라
CEO라는 직함이 달리면 성격도 대범할 거라는 엄청난 기대를 받게 된다. 하지만 난 『세일즈맨의 죽음』에 나오는 윌리 로먼(Willy Loman)이 아니다. 애초에 그런 사람도 아니지만, 그렇게 되고 싶지도 않다. 난 고객이든 직원이든 복잡한 문제를 간단명료하게 만들어 주기 위해 존재한다.
고객을 만나면 당신들에게 뭘 팔려고 온 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럼 고객들도 경계를 풀고, 열린 마음으로 아이디어를 경청한다. 어카운트 관리를 수년 동안 하면서 나의 관계 형성과 경청, 문제 해결 능력을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며, 가장 나다울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을 가져라
이것이야말로 다른 내성적인 CEO에게 가장 주고 싶은 조언이다(난 알고 있다. 어딘가에 분명히 나 같은 CEO가 또 있다는 걸!). 당신이 CEO가 된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으며, 직원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거나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계산적인 접근법도 좋지만, 인간적인 면모를 보인다고 약점이 되지는 않는다. 검은색 터틀넥을 입고 걸어나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는 그런 사람은 아니지 않나? 나다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얼마나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는지 알게 된다면 아마 깜짝 놀랄 거다. 몇 가지 비결만 알고 있다면 나처럼 내성적인 면이 조금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Global Insight] 내성적인 CEO를 위한 꿀팁
10월호 ·
CEO ·
매거진 ·
바바리안 ·
비즈니스 ·
제일기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