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 이 4차 산업혁명은 ‘컨버전스(Convergence)’라는 하나의 단어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기술들이 결합했을 때 일어나는 폭발적인 파급 효과는 스마트폰의 예를 통해 확인된 바 있죠. 특히 이질적인 분야들의 만남은 지금까지 없던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오늘 HS애드 블로그에서 소개할 트렌드가 바로 그것인데요. 서로 다른 존재들이 컨버전스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사례, 지금부터 만나볼까요?
아날로그 감성을 IT 기술에 담다
컴퓨터는 인간의 뇌를 재현한 것이고, 우리가 사용하는 카메라 역시 필름 카메라를 디지털 기기로 재창조한 것입니다. 음원 사이트나 스트리밍은 과거의 레코드점과 음악 감상실을 온라인상에 구현한 것에 불과합니다. 사실 어떤 디지털 서비스도, 그 모태는 아날로그의 모방인 경우가 많죠.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이 연말이 되면 다이어리를 구매하고, LP와 카세트테이프를 수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날로그와 IT의 컨버전스로 탄생한 스마트 펜&다이어리 (출처 : 네오스마트펜 공식 블로그 페이지)
일정을 체크하고 일기 쓰듯 하루의 기대와 소망을 적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자서전으로 변신하는 다이어리. 쓱쓱 메모하고 스케치하는 즐거움이 있지만, 스마트폰과 달리 일정을 알려주거나 하는 기능은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이 번거로움을 감수하며 일정 관리 앱과 함께 사용하곤 하죠. 그런데 언뜻 불편해 보이는 이 아날로그 감성이 IT 기술을 만나면, 지금까지 없던 또 다른 재미가 열린답니다.
일반 펜에 IT 기술을 더한 스마트 펜을 사용하면 애써 사진을 찍거나 수동으로 스마트폰에 저장하지 않더라도, 다이어리나 메모의 내용을 손쉽게 확인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전용 다이어리에 기록한 일정은 스마트폰의 일정 관리 앱에 자동 등록되어 손쉽게 편집하고 알림도 받을 수 있어요. IT 기술이 아날로그의 결정체인 다이어리와 만나 보다 감성적인 디지털 라이프가 탄생한 것이죠.
골동품 카세트와 LP가 디지털을 만났을 때
최근 다시 마니아들의 수집 품목으로 떠오른 ‘카세트테이프’나 ‘LP’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로봇 얼굴이나 쟁반을 닮은 플라스틱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젊은이들은 신기함을, 중년층은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죠. 하지만 스마트폰 하나면 세상의 모든 음악을 찾아 들을 수 있는 이 시대에 커다란 카세트 플레이어와 턴테이블은 영 불편하고 귀찮은 제품입니다. 그런데 이 애물단지들이 IT를 만나면 아날로그의 추억과 디지털 기술의 편리함을 모두 갖춘 컨버전스 플레이어가 탄생합니다.
▲커다란 붐박스가 블루투스 기술과 만나 새로운 생명을 얻은 플레이어 (출처 : 브리츠 전자 공식 홈페이지)
포터블 스피커로 유명한 브리츠가 출시한 신상 플레이어, ‘BA-TAP1’의 외관은 영락없는 붐박스입니다. 일부러 옛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려는 걸까요? 심지어 이 제품은 ‘오토리버스’ 기능이 없어 테이프 앞면을 다 들으면 직접 뒤집어야 합니다. 아직까지는 그냥 커다란 카세트 플레이어인데요. 여기에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빈티지한 멋을 뽐내는 블루투스 스피커로 변신했습니다. 구시대의 유물로 고이 잠자던 카세트 테이프를 꺼내어, 추억을 재생해 보는 건 어떨까요?
▲디지털 레코딩 기술을 활용해 LP 속의 음악을 디지털화하는 컨버터 (출처 : 소니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소니가 출시한 PS-HX500 역시, LP를 얹고 바늘을 조심스레 올려 음악을 듣는 턴테이블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소니는 여기에 아날로그 오디오를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ADC 컨버터를 추가했습니다. PS-HX500과 컴퓨터를 USB 케이블로 연결한 후, 기본으로 제공하는 녹음 소프트웨어의 녹음 버튼을 누르면 LP 속 음악을 손쉽게 디지털 파일로 녹음할 수 있습니다. 아날로그 턴테이블이 디지털 레코딩 기술과 만나 방에서만 들어야 했던 LP 음악을 어디에서나 편하게 듣게 된 것이죠. 이 제품은 아날로그의 사치이자 21세기의 턴테이블로 유저들의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답니다.
<별이 빛나는 밤>을 감상하는 새로운 방법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 모네의 <인상, 해돋이> 등 유명 화가들의 회화 이미지를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원본이나 화집을 감상하는 것에 비해 아무래도 감흥이 떨어지게 마련이죠. 그렇다고 해서 박물관이 있는 곳으로 여행을 가거나, 언제일지 모를 전시회를 기다리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 명화들이 디지털 미디어 아트 기술과 만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회화와 디지털 미디어 아트의 절정을 보여준 ‘러빙 빈센트’ (출처 : (주)이수C&E 홈페이지)
고흐의 전기영화에 가까운 <러빙 빈센트>는 125명의 애니메이터와 화가들이 6만 장이 넘는 프레임의 유화를 직접 그린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것만으로는 영화가 완성될 리 만무한데요. 이 그림들은 스크린 위에서 배우들이 연기한 것에 배경을 붙인 다음, 해당 장면을 유화 캔버스에 다시 그려낸 것입니다. 이때 사용된 로토스코핑(애니메이션과 실사 동화상 이미지를 합성하는 기법) 등 첨단 CG와 컨버전스를 통해 정적인 회화는 살아 움직이는 영화로 탈바꿈했죠.
전문 컨버전스 아트를 표방하는 ‘본다비치 뮤지엄’은 2010년 테오 얀센의 키네틱 아트 전시회 ‘살아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 테오 얀센 展’을 시작으로, 반 고흐와 르누아르 등 예술과 디지털 미디어 아트를 결합한 전시를 기획해 흥행 가도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반 고흐 빌리지 展 소개 영상(출처: 본다빈치 뮤지엄 공식 유튜브)
현재 본다빈치 뮤지엄 부산점에서 진행하는 ‘반 고흐 빌리지 展’은 ‘활짝 핀 아몬드나무’, ‘까마귀가 나는 밀밭’, ‘해바라기’ 등 반 고흐의 작품 약 350점을 토대로 탄생했습니다. 반 고흐와 동료 인상주의 화가들이 꿈꾸던 빛의 아름다움과 그들의 철학이 거대한 스크린과 프로젝터 등으로 재현된 컨버전스 아트 전시회인 것이죠. 평면적인 이미지로만 볼 수 있던 반 고흐의 그림을 미디어 아트로 재현한 작품 역시 정적인 회화와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합니다.
낯선 철학을 만나 가구로 재탄생한 LG 오브제
보통 가전제품은 정해진 자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냉장고는 부엌, 공기 청정기는 방 한구석, TV나 오디오는 서재 벽면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이것은 ‘꼭 그래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러시아의 문학가 빅토르 시클롭스키는 친숙하고 일상적인 사물을 낯설게 바라볼 때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LG전자의 프리미엄 프라이빗 가전 ‘LG 오브제’ 프로젝트는 바로 여기에서 출발합니다.
그동안 가전제품은 성능 위주로 개발되어 ‘있어야 할 곳’이 아니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기 어려웠는데요. LG 오브제 팀은 기존의 가전제품과 궤를 달리하는 ‘낯선 디자인’을 차용하면서, 고정관념을 깨부수는 프리미엄 가전 라인업을 탄생시켰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LG 전자의 기술력과 산업 디자인계의 거장 스테파노 지오반노니의 크리에이티브가 만나 발생한 컨버전스입니다.
▲침대 옆 협탁처럼 인테리어와 어우러진 LG 오브제 냉장고 (출처 : LG 전자 공식 홈페이지)
LG전자와 스테파노 지오반노니는 금속 질감의 백색가전 대신 ‘가구 같은 가전’을 창조해 냈습니다. 기존의 밝은 플라스틱 재질이 아닌 북미산 애쉬 원목과 메탈 소재를 사용해 인테리어의 일부로 녹아들도록 디자인했어요.
▲세련된 디자인의 수납장을 닮은 LG 오브제 TV (출처 : LG 전자 공식 홈페이지)
침대 옆에 자리 잡은 LG 오브제 냉장고와 가습 공기청정기, 오디오는 원래 있었던 협탁처럼 자연스럽게 인테리어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3단 수납장과 사운드바를 결합한 LG 오브제 TV 역시 빈티지한 원목 가구가 되어 인테리어의 정점을 찍습니다.
▲어느 공간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LG 오브제 광고(출처: LG 전자 공식 유튜브)
LG 오브제 냉장고와 가습 공기청정기는 무선 충전 기능을 적용해 스마트폰을 올려놓기만 해도 충전이 되는 IT 기기입니다. LG 오브제 냉장고는 침실에서 사용할 때 소음이 나지 않도록, 컴프레서 대신 열전 소자 반도체 모듈을 채택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LG전자 역시 스테파노 지오반노니의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조화를 이루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LG 오브제에 담아냈습니다.
‘한 권의 책만을 읽은 사람을 조심하라’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격언처럼, 사람이나 제품 역시 한 가지 능력만으로는 매력을 발산하기 힘든 시대입니다. 그렇다고 개개인의 능력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컨버전스의 핵심은 혼자 하는 ‘개인전’이 아니라, 여럿이 힘을 합쳐 하나의 목표로 나아가는 ‘단체전’이니까요! 가장 중요한 순간이야말로 서로 다른 존재들의 매력을 융합하는 컨버전스 전략이 필요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