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CES LG전자 부스를 담당해 온 지 5년째. 이번 CES는 확실히 남달랐습니다. 매번 CES가 막을 내리면 깊은 안도감이 있었지만, 이번 CES는 많은 숙제와 깊은 생각을 남겨주었기 때문이죠. 2020년의 CES는 한 마디로 ‘혁신의 장’이었습니다.
CES는 이미 많은 언론에서 다루고 있듯이 세계 최대 IT 쇼이자, 기술의 각축전으로 비유됩니다. 한편에서는 미래 사회의 ‘예고편’으로까지 정의하고 있는데요. 이번 CES에서는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스펙트럼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동안의 CES와 비슷한 듯 전혀 달랐던 ‘CES 2020’. 그 생생한 후기를 지금 바로 소개합니다!
■메디치 효과로 경계 없는 시장을 구축하다
CES의 주최 측인 CTA의 수석부회장은 이번 CES를 ‘시장을 재정의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혁신 기술의 모든 장’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전 세계 기술 브랜드와 다른 업계가 협력한 사례를 만나 볼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인데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얼마 전 작성한 기고문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는 “’메디치 효과’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중세에는 ‘피렌체’가 있었다면, 21세기에는 ‘CES’를 꼽을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이처럼 CES 2020에서 만나 볼 수 있는 기술 사회의 새로운 흐름이 바로 ‘메디치 효과’와 연결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메디치 효과’란 다양한 분야가 만나는 교차점에서 서로 다른 지식과 경험이 재결합되어 혁신적 아이디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이번 CES 2020에서는 ‘메디치 효과’ 통해 기술 회사에서 단순히 기술력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닌,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인간의 삶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어요. 이를 통해 각 분야의 경계를 허무는 시장을 구축하고자 하는 것이죠.
■경계 없는 라이프스타일을 선보인 LG
LG 부스는 이번 CES에서 ‘Anywhere is Home (어디서든 내 집처럼)’이라는 테마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과 편리함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개인의 경험이 공간을 넘어 연결, 확장, 진화하는 과정을 경계 없는 라이프로 제안한 것인데요. 아래 3가지의 새로운 가치를 통해 더욱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 인공지능으로 공간의 경계를 허문 ‘LG ThinQ Home’
생체 인증으로 문이 열리는 ‘스마트 도어’, 배송받은 식품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현관 신선 냉장고’부터 인공지능이 적용된 가전을 일상과 연결해주는 커넥티드 홈, 집 안에서 집 밖으로 이어지는 인공지능 커넥티드 카를 선보이며 확장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였습니다.
2) 새로워지는 의식주 생활
LG는 홈라이프에서만 그치지 않고 우리 삶의 중심인 ‘의식주’를 모두 아울렀습니다. LG전자에서 이번에 제시한 인공지능 시티 라이프에는 ‘로봇 레스토랑’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클로이 테이블’이라고 부르는 이 식당에서는 사람 대신 로봇 클로이가 손님을 맞이하고, 주문을 받거나 요리와 서빙, 설거지 등의 업무도 훌륭히 수행해냅니다.
또, 새로운 의생활을 제시하는 ‘ThinQ Fit’도 화제였습니다. 이곳에서는 3D 카메라로 신체 사이즈를 측정해 사용자와 닮은 3D 아바타를 만들고, 가상으로 옷을 피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시해줍니다. 상상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을 실제로 구현한 것인데요. 새롭게 진화되고 점차 다양해지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파격적인 가전을 선보인 것입니다.
3) LG 올레드로 만든 새로운 공간 가치와 뷰잉 익스피리언스
LG의 상징이 되어버린 ‘올레드’ 작품들은 올해 CES에서도 단연 주목을 받았습니다.
가장 이목을 끌었던 것은 올레드 200대를 활용하여 역동적인 커브의 구조를 연출한 것인데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미지의 명소들을 함축한 New Wave 전시로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Viewing Experience를 선사하였습니다. 실제로 많은 관람객이 이곳에 머물며, 환호를 지르기도 했어요. 연신 쏟아지는 ”Wow!”, “Amazing” 등의 감탄사를 들을 때마다 매우 뿌듯함을 느꼈죠.
LG 부스의 대망의 하이라이트! ‘LG OLED R Hero’ 역시 언론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곳에는 이미 많은 화제를 모았던 LG전자의 전매특허,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롤러블 TV가 전시되었어요. 기존의 롤러블 TV를 넘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작품도 동시에 선보였는데요. 수경 위에 롤러블 TV를 위아래로 배치함으로써, 몽환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전시장 출근길에 매일 만나볼 수 있었지만, 볼 때마다 수경 앞에 서서 감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올레드 작품 하나로 공간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면서, 새로운 공간 가치를 창출해내는 혁신의 순간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죠.
■“헤이 구글”, 구글의 도움으로 이루어지는 하루
‘Hey Google’은 우리의 일상생활, 모든 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매년 3시간 정도의 대기 줄을 서야 입장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구글 부스는 올해도 마찬가지로 방문객들로 성황을 이루었는데요. 올해는 Google Assistant의 명령어와 기능을 직관적으로 부각하기 위해 15분간의 ‘구글 하루’를 제시했어요.
구글이 제시한 하루를 통해 오피스, 차량, 슈퍼마켓, 집까지의 공간을 각각 연출하고 구글의 명령어로 가전, 조명, 차량 등을 제어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6인 1조의 그룹 형태로 프레젠테이션 투어가 진행되었는데요. 각각 다른 숫자가 적힌 팻말을 나누어 주고, 시나리오에 맞추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숫자가 화면에 뜨면 그에 맞는 명령어를 직접 말하는 방식으로 투어가 이루어졌습니다. 기존보다 더 인터렉티브해진 구글 어시스턴트 제어 기능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죠.
관람객이 일방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넘어서 투어 가이드와 라이브 목소리로 진행하는 진행자와의 다양한 인터렉션이 오갔는데요. 마치 방 탈출 게임을 연상케 하는 유쾌한 프레젠테이션 방식이었습니다. 15분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구글의 모든 명령어를 즐겁게 체험해 볼 수 있는 경험은 관람객들에게 또 하나의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죠.
■공간의 벽을 허무는 모빌리티 혁신
‘CES 2020’은 그야말로 모빌리티 혁신의 향연이었습니다.
먼저, 현대자동차에서는 공간의 경계를 허물며 ‘Car provider’에서 ‘Smart Mobility Provider’로 기업 포지션을 변경했고, 파격적인 ‘Urban Air Taxi’와 목적기반 모빌리티를 내세웠는데요. 인간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라이프로 ‘새로운 편리’를 제안한 것입니다. 이들은 공간과 산업의 경계를 혁신적으로 파괴시키며, 기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처음 부스 방문했을 때는 자동차 회사가 Air Taxi와 컨셉적인 목적기반 모빌리티를 부스 중앙에 전시하는 것이 당황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전체적인 전시 흐름과 기업들의 동향을 둘러보니, 인간중심의 가치 창출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현대자동차의 방향성이 성공적으로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화제의 브랜드는 ‘메르세데스 벤츠’였습니다. 이들은 ‘인간’과 ‘기술’의 경계를 허무는 혁신적인 기술력을 선보였어요. 영화 아바타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차량을 공개하며 공생적 유기체의 미래 기술을 제시하였는데요. 오직 운전자와의 교감만으로 차량을 운행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기술로 기기와 인간 사이의 소통을 극대화한 것입니다. 이 차량은 운전자와의 살아있는 교감을 통해 모빌리티의 새로운 혁신을 선보였다는 평을 받으며, 2시간가량 줄을 서야만 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번 CES에서 발견한 가장 큰 특징은 기업들이 더 이상 제품과 기술력을 단일적으로 분리해서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CES는 인간의 삶을 향한 미래 기술의 궁극적인 가치와 브랜드의 미래 비전을 선포하는 장으로 지속해서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기술력의 융복합을 지나 경계가 없는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요. 특히 앞으로 우리 LG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 또 이것을 관람객들이 가장 공감할 수 있는 형식으로 전달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기술브랜드들이 또 어떠한 생각지도 못한 가치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점점 더 기대됩니다. 이상 2021년이 기다려지는 ‘CES 2020’ 현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