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방송광고시장 전망
HS Ad 기사입력 2020.03.06 02:18 조회 8780
 
  
방송광고를 포함한 ATL 광고시장은 2019년 한해 동안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을 했습니다 고통없는 변화는 없다고 합니다. 또한 고통스러운 상황은 파격적 합종연횡을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탄생한 파격의 결과가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기도 한 과거의 사례들을 우리들은 많이 보아 왔습니다.

광고미디어업계에 불어온 변화의 바람
먼저, 제가 꼽은 광고미디어업계의 파격적 합종연횡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대응하기 위해 방송사 OTT (Pooq)와 통신사 OTT(옥수수)가 Wavve로 통합 (19. 9월)
2. LGU+의 헬로비전 인수, SKT의 티브로드 인수로 방송 플랫폼이 IPTV 3사 중심으로 재편 (19. 12월)
3. 8개 방송사 컨텐츠 연합군(SMR)이 강력한 경쟁 관계인 유튜브에 둥지를 틀고 광고 영업 선언 (20.1월)
4. KT와 SKT, 방송광고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Addressable TV (맞춤형 방송광고) 협약식 체결 (20. 2월)
5. 방송4사 (SBS, MBC, JTBC, CJ ENM), 미디어 렙3사 (SBS M&C, Kobaco, JTBC컴) Big TV Committee 출범 (20년 2월)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데, 2020년 방송광고 시장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둡습니다. 조심스럽게 전망하자면 지상파TV, 케이블 PP, IPTV VOD 등과 같은 ‘협의의 방송광고’ 시장은 감소하더라도, Digital과 접목된 광의의 방송광고, ‘Extended ATL 광고’ 시장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19년 전체 광고시장을 살펴보면, 총광고비는 13조 9,1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 증가하였습니다. 지상파, 케이블, 종편 구분할 것 없이 모든 방송광고와 대부분의 인쇄광고는 크게 감소한 반면, 모바일 광고로의 쏠림 현상은 더욱더 심화되었죠.
 
PC와 모바일의 디지털 광고가 전년 대비 14.2% 증가하여 전체 광고시장의 약 50%에 육박하는 6조 5,291억 원을, 방송과 인쇄광고는 각각 7.2%, 5.7% 감소하여 3조 3,920억, 2조 2,148억 원의 시장을 형성하였는데요. 그 외 옥외광고와 기타광고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모바일 광고는 전년 대비 24.7%, 금액으로는 1조 원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단일 매체 최초로 4조 원을 넘어, 4조 5,677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모바일의 증가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방송광고와 직간접적 경쟁 관계에 있는 디지털 동영상광고와 더불어 이와 연계된 퍼포먼스 광고의 증가가 크게 작용했다고 판단됩니다. 유튜브로 집중되고 있는 디지털 동영상 광고가 주도한 모바일 시장은 방송광고, 인쇄광고, PC 광고(인터넷)의 블랙홀로 작용하고 있으며, 결국 19년 광고시장을 플러스로 전환하는 데 디지털 동영상 광고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tended ATL 광고’의 3가지 영역
20년 광고시장 전망은 Digital과 접목된 방송광고, 즉 ‘Extended ATL 광고’를 3가지 영역으로 구분해서 1) 방송광고, 2) 디지털 동영상, 3) Addressable TV의 순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마지막 보루였던 케이블(종편 포함)까지 하락, 20년 방송광고 시장은 여전히 흐림
 
2019년 방송광고는 3조 3,9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2% 감소했습니다.
 
특히 지상파TV는 1조 2,35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867억 원 감소하여, 전체 매체 중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는데요. 상반기까지는 선전했다고 알려진 케이블TV(PP+SO)조차도 결국 3.3% 감소하여 1조 7,920억 원으로 마감되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지상파 3사의 광고비는 매년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다만, CJ ENM 등 주요 케이블 MPP사와 종편4사가 성장하면서 전체 방송광고의 하락세를 최대한 방어해 왔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19년에는 TV조선을 제외한 대부분의 채널들이 하락하면서 방송광고의 마지막 보루였던 케이블(종편 포함)까지 마이너스로 전환되고 말았습니다.
 
일시적 요인이기는 하겠지만 20년 2월 현재,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방송국별 광고비가 전년 대비 10~20%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번 방송통신 광고비 조사에 따르면, 7월에 있을 도쿄 올림픽 등의 광고 특수에도 불구하고 20년 방송광고 역시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방송광고가 2년 연속 7%씩 감소하고 있으며, 20년까지 이런 하락세가 지속되면 전체 광고비 중 방송광고 비중이 3년 만에 10%P(17년: 31% / 20년: 21%)나 떨어지게 되는데요. 이러한 변화는 어떤 매체도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위기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요 방송사들은 광고 수익 감소분을 콘텐츠 판매나 플랫폼을 통한 수익 확대로 보완하기 위해 그동안 방송사 중심으로 독자적으로 유통해 왔던 킬러 방송 콘텐츠를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과 같은 디지털 OTT 플랫폼으로 확대 유통하고 있죠.
 


더불어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방송 4사(MBC, SBS, JTBC, CJ ENM)와 미디어렙 3사(Kobaco, SBS M&C, JTBC미디어컴)가 힘을 합쳐 ‘Big TV Committee’를 결성하고 방송광고의 가치를 제고하고, 디지털 시장에 대한 공동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움직임을 계기로 방송국 간에 방송광고 SOV 경쟁에서 벗어나, 전체 방송광고 가치를 지키는데 기여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2. 유튜브로의 쏠림 확대, 유튜브에 둥지를 튼 SMR, 20년 디지털 동영상 광고시장 지속적 성장
 
19년 디지털 광고비는 6조 5천억 원을 넘어섰고, 그 가운데 모바일은 4조 5천억을 넘어서면서 전년 대비 1조 원 이상 증가하는 유일한 매체가 되었습니다. 특히 디지털 광고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유튜브로 대표되는 ‘동영상 광고’ 영역입니다.
 
그렇다면, 19년 디지털 동영상 광고비는 얼마나 성장했을까요? 공식적인 광고 유형별 집계 자료는 없지만 18년 디지털 동영상 광고 비중이 18%였음을 고려할 때, 19년에도 최소 2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예상치 대로라면 19년 디지털 동영상 광고비는 1조 3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들어 디지털 동영상 광고 영역 내에서 유튜브의 집중도는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영 타깃을 넘어 50대 이상 시니어까지 이용자가 확대되면서, 19년 유튜브 총 이용 시간이 전년 대비 27% 증가(코리안클릭 PC+ 모바일 기준)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것입니다. 또한 광고대행사나 렙사 도움 없이 광고주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셀프 서브(self-serve)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의 유튜브 집행 광고주가 늘어난 것도 하나의 요인이죠. 이러한 이유로 인해 유튜브는 현재 전체 디지털 동영상 광고 가운데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방송사 콘텐츠 연합인 ‘SMR’은 올해 2월부터 그동안 배타적 관계였던 유튜브 플랫폼까지 광고 집행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는데요. SMR은 8개 방송국에서 방송되었거나 방송되지 않은 수많은 짤방 콘텐츠는 물론이고 자체 제작한 온라인 웹 콘텐츠, 과거 방송 콘텐츠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유튜브를 포함한 모든 디지털 플랫폼으로 콘텐츠 유통을 확대하면서 SMR에서는 커버리지와 판매 인벤토리를, 유튜브에서는 고 퀄리티의 방송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양사 모두 Win-Win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결국 20년에도 디지털 동영상 광고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3. Data에 근거한 맞춤형 광고로 변화하는 방송광고, Addressable TV로의 진화
 
19년에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을,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인수했습니다. 방송 플랫폼이 IPTV 3사 중심으로 재편된다는 것은 그동안 지상파 3사, CJENM, 종편 4사 같은 방송 콘텐츠 사업자 중심으로 돌아가던 힘의 구도가 IPTV나 SO처럼 방송을 송출하는 방송플랫폼 사업자 중심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특히 IPTV 3사는 방송과 디지털의 이점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이제 커버리지라는 영향력까지 확보하게 되면서 막강한 힘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19년 들어 ARA TV(KT), 스마트 빅애드(SKT), 아트 TV(U+)와 같은 셋톱박스별 타깃 맞춤 광고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는데요. 20년에 IPTV는 방송광고에서 유일하게 10% 이상 성장하는 매체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지털 광고의 전유물로 간주되었던 고객 맞춤형 광고가 IPTV에서 가능하게 된 것은 가정마다 설치되어 있는 셋톱박스(Set Top Box) 때문입니다. 각 셋톱박스에는 누가 어떤 프로그램을 언제 봤는지 등의 시청 이력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IPTV 사업자가 각 타깃에 맞는 각각의 광고를 송출할 수 있게 되죠. 이런 방식이 바로 가장 기본적인 ‘Addressable TV’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KT와 SKT는 올해 2월에 Addressable TV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동맹관계에 돌입했는데요. 이 협약은 빠른 시간 내에 U+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IPTV 3사가 완전하게 동맹관계에 들어가게 된다면, 예상보다 빨리 TV 광고에서 맞춤형 광고시대를 맞이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올해 비식별 개인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3법이 통과되면서, IPTV 3사가 보유하고 있는 개인 정보를 광고 집행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이를 통해 방송광고에서 개인 맞춤형 광고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IPTV의 큐톤시간대나 마이너 케이블 방송국 중심의 시청률이 낮고 일반 판매되지 않은 광고 시간대가 아니라, 메이저 방송국의 주요 실시간 광고 재원을 대상으로 맞춤형 광고가 진행된다면 일반 광고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을 텐데요. 이렇게 된다면 방송콘텐츠 사업자와 방송플랫폼 사업자 모두 Win-Win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전히 어두운 방송광고 시장의 전망
‘동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
 
19년 방송통신 광고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도 방송광고는 - 8.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필자는 최근 방송광고가 디지털로 전환되어 가는 과정(Digital transformation)을 지켜보면서 방송광고의 새벽은 그렇게 멀지 않다고 확신했습니다. 이미 방송광고는 인터넷 인프라를 통해 송출되고 다양한 스마트 device를 통해 시청하게 되면서 더 Personalized 되고 Digitalized된 ‘Extended ATL 광고’ 환경으로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방송광고가 IPTV나 디지털 케이블을 통한 디지털 환경에서 송출되고, 방송사들은 방송광고와 디지털 광고를 결합한 통합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Extended ATL 광고는 빠른 시간 내에 가구별/개인별 맞춤 광고를 송출하고, 기존의 일반 광고와 분리된 별도의 주요 광고 물량 혹은 미판매 물량을 모아 판매하는 방식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디지털 광고 판매방식인 셀프서브(self-serve)를 통한 비딩 방식 (CPV)과 같은 프로그래매틱 바잉 환경이 구축되는 것이죠.
 
결국 2020년은 지상파TV, 케이블 PP, IPTV VOD 등과 같은 ‘협의의 방송광고’는 감소하더라도 Digital과 접목된 새로운 형태인 ‘광의의 방송광고’, 즉 ‘Extended ATL 광고’ 시장은 확대될 것입니다.
 
이 글을 쓰는 내내 한 가지 기우가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거위가 낳은 황금알이 조금 작아졌다.
만약 거위 주인이 황금알이 조금 작아졌다고 조급한 마음에 거위의 배를 갈라버린다면...?
  
국내에서 마케팅 활동을 하는 광고주에게 ‘방송광고’는 여전히 황금처럼 중요한 ‘마케팅 도구(tool)’입니다. 모든 방송광고를 디지털 광고처럼 개인화하고 프로그래매틱으로 판매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죠. 단 한 번의 집행으로도 전체 타깃에 노출할 수 있는, 방송광고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은 더욱 비싼 가격에 더욱 배타적(Exclusive)으로 판매해야 합니다. 마치 미국 ‘슈퍼볼’처럼 말이죠.
 
황금은 희귀하기 때문에 더욱더 값어치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 본 글에서 인용한 매체별 광고비는 19년 방송통신 광고비 조사 보고서에 기초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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