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속 그 음악 #26 갑갑한 현실에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 ‘타이코’
HS Ad 기사입력 2020.04.10 12:00 조회 4033
 


2000년대 중반 이후 대세가 되어버린 EDM. 한국에서 인기 있는 EDM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한쪽은 ‘아비치’나 ‘제드’ 같은 ‘둠칫둠칫’ 댄스뮤직 계열, 다른 한쪽은 ‘혼네’나 ‘시가렛츠 애프터 섹스’ 같이 미드템포로 몽환적인 느낌을 선사하는 칠아웃/드림팝인데요. 오늘 함께 만나볼 광고 속 그 음악의 주인공 ‘타이코’(Tycho)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 숨길 수 없는 예술성의 분출구 ‘음악’
 
 
▲ ‘스콧 한센’을 중심으로 결성된 ‘타이코’ (출처 : 타이코 공식 페이스북)
 

타이코는 미국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하는 ‘스콧 한센’의 솔로 프로젝트에서 출발합니다. 스콧 한센은 ‘ISO50’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음악을 취미로 즐기는 사진작가이자 그래픽 아티스트였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사고를 당하게 되면서 사진과 그래픽 작업을 모두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어요. 이로 인해 그의 마음속에 숨어있던 창작욕을 내보낼 또 다른 출구가 필요했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취미로 즐기던 ‘음악’으로 향하게 됩니다.
 

▲ 타이코 - Past Is Prologue (출처 : 타이코 공식 유튜브 채널)
 

그렇게 한 곡 두 곡 쌓인 음악을 모아, 타이코는 2002년 첫 EP인 ‘The Science of Patterns’를 통해 팬들과 첫인사를 나누었습니다. 2004년에는 첫 번째 정규 앨범 ‘Past Is Prologue’를 발매하기도 했죠. 이 앨범에서 타이코는 엠비언트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칠아웃 사운드를 들려주었는데요. 이와 동시에 동명의 타이틀곡인 'Past is Prologue' 등 IDM(Intelligent Dance Music)의 전설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의 영향권에 있는 사운드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 타이코, 밴드로 새 출발하다
 
재활을 통해 다시 본업으로 복귀했던 타이코는 오랜 공백기를 거치고, 2011년이 되어서야 두 번째 앨범 ‘Dive’를 발매합니다. ‘Dive’ 앨범에서는 혼자서 작업했던 첫 앨범과는 달리, 베이스와 기타를 담당하는 잭 브라운, 드러머 로리 오코너를 공식 멤버로 영입하게 되는데요. 밴드 사운드의 일렉트로니카로 방향을 전환한 최초의 앨범입니다. 드럼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일렉트릭 피아노 이외에 다양한 악기들을 배치한 이 앨범의 사운드는 예전보다 더욱 풍부하고 방대해진 질감으로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죠.
 

▲ 타이코 – Daydream (출처 : 타이코 공식 유튜브 채널)
 

특히 두 번째 트랙 'Hours'에서 출발해 'Daydream'을 지나 ‘Dive'로 이어지는 흐름은 19분이라는 시간을 순삭시킬 정도로 큰 흡인력을 자랑하는데요. 이 노래들은 타이코가 지향하는 ‘쓸쓸하면서도 위로가 되는 포근한 엠비언트 사운드’를 예견하는 듯합니다. 이로써 밴드 체제로 변신한 타이코는 기존 팬들과 새로운 팬들 모두에게 검증받게 되었으며,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음악색을 갖추게 됩니다.
 


▣ 음악과 비주얼 만남, 공연에서 시너지 돋보여
 
2014년에 발표된 세 번째 앨범 ‘Awake’에서는 밴드의 질감과 함께 기타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나면서 록의 성향이 조금 강해졌습니다. 진득하면서도 질주하는 듯한 다양한 스타일의 노래들은 더욱더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는데요. 타이코의 음악이 CF나 라디오 시그널로 자주 쓰이게 된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이후 2017년 발매된 네 번째 앨범 ‘Epoch’는 타이코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사운드를 집대성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 타이코의 음악에 ‘라디오헤드’ 등 실험적인 사운드를 받아들인 이 앨범은 올라간 타이코의 위상을 증명이라도 하듯 발매와 동시에 빌보드 댄스/일렉트로닉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습니다. 더불어 2017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앨범’ 후보에 오르기도 했죠. 
 

▲ 타이코의 투어 멤버. 가장 왼쪽이 한국계 뮤지션인 빌리 킴이다 (출처 : 타이코 공식 페이스북)
 

이 무렵, 세계적인 규모의 록 페스티벌 ‘코첼라’ 무대에서 공연한 후 내한공연차 한국에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그들의 음악과 그래픽 아티스트 출신인 밴드의 리더 스콧 한센이 기획한 미디어 아트에 많은 관객이 놀랐다고 합니다. 또한, 투어 때마다 함께 하는 베이시스트이자 키보디스트 빌리 킴이 한국계라는 사실도 많은 한국 팬들의 흥미를 끌었습니다.
 


▣ LG TONE+ Free 광고에 삽입된 타이코의 음악
 
작년에 발매된 다섯 번째 앨범 ‘Weather’는 타이코에게 또 다른 도전이었습니다. 인스트루멘탈을 전면에 내세웠던 타이코의 기존 음악과는 달리, 이 앨범에서는 다섯 트랙에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세인트 시너’가 보컬 피처링으로 참여했는데요. 기존의 몽환적인 분위기 위에서 사부작사부작 읊조리는 그녀의 목소리는 타이코의 음악과 착 들어맞습니다. 특히 앨범의 두 번째 곡 'Pink & Blue'는 영국의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메리디안이 사운드 튜닝에 참여해 큰 주목을 받았던 LG전자의 블루투스 이어폰 ‘LG TONE+ Free’의 TV 광고 음악으로 쓰였는데요. 어떤 상황에서도 원음의 울림을 그대로 전해주는 LG TONE+ Free의 특징을 잘 표현해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LG TONE+ Free - 세상의 모든 사운드 편 (출처 : LG전자 공식 유튜브 채널)

2020년 타이코는 새 앨범 ‘Simulcast’ 발매와 함께 코첼라 페스티벌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공연을 돌며 팬들과 만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공연이 취소되면서 수많은 팬에게 아쉬움을 남기게 되었는데요. 그의 음악을 직접 들을 수 없게 된 것은 아쉽지만,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통해 큰 위로를 전해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하루빨리 이 세계적인 재난이 마무리되어 커다란 무대에서 펼쳐지는 그들의 음악이 따뜻한 위로로 다가갈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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