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음악은 1990년대 이후 언더그라운드 씬과 메이저 음악 시장의 발전을 토대로 크나큰 질적, 양적 향상을 이룩했습니다. 자연스레 팝 음악이 한국 음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감소했죠. 하지만 지금도 수많은 한국 팬들의 지지를 받는 팝스타들이 있는데요. 대표적인 뮤지션이 바로 ‘미카’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HS애드 공식 블로그에서는 봄날 활짝 핀 다채로운 컬러의 꽃밭처럼 화려한 그의 음악들을 살펴보겠습니다.
▣ 인기만 바라는 음악계를 비판해 스타가 된 미카
▲ 뮤지션 미카(MIKA) (출처 : 미카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2007년 1월 'Grace Kelly'가 싱글 커트 되어 영국 차트 1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전 지역에 이름을 알린 뮤지션 미카. 하지만 그의 음악 커리어의 시작은 그리 화려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레이블에 자신의 데모를 보내며 뮤지션의 꿈을 키우던 어린 시절의 미카는 거절이 익숙한 무명 뮤지션이었죠. 때를 기다리던 그의 진가를 알아본 기획사에 마침내 픽업된 미카. 하지만 현실은 늘 그렇듯 그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어요. 기획사는 미카가 평범한 창법으로 사람들에게 익숙한 음악을 만들 것을 원했고, 계속 소속사와 마찰을 일으키던 그는 레이블을 박차고 나와 이러한 현실을 비판하는 노래를 만듭니다. 그 노래가 바로 'Grace Kelly’였죠.
▲ 미카의 첫 히트 싱글 ‘Grace Kelly’ 뮤직비디오 (출처 : MIKA 공식 유튜브 채널)
이 노래의 가사에는 인기 영화배우에서 모나코의 왕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가 왕가의 일원이 되면서 겪는 이야기가 녹아 있습니다. 소위 ‘잘 팔리는’ 비슷한 음악만을 만들려 하는 음악계를 비판한 이 노래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죠. 'Grace Kelly'가 수록된 앨범 ‘Life in Cartoon Motion’은 영국과 유럽에서만 300만 장이 넘게 팔리는 기염을 토했고, 'Love Today'와 ‘Lollipop’, ‘Relax, Take It Easy’, ‘Big Girl’ 등 수록곡이 전 세계에서 연달아 히트하며 ‘인싸 뮤지션’으로 급부상하게 됩니다.
▣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정상급 뮤지션이 되다
이후 2009년 발매한 2번째 앨범 ‘The Boy Who Knew Too Much’는 첫 앨범의 역대급 성공의 그늘에 묻혀 평단의 평가는 조금 낮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앨범의 첫 싱글 ‘We are Golden’은 영국과 프랑스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후속 싱글인 ‘Blame It on the Girls’ 역시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 미카가 참여한 마돈나의 앨범 ‘MDNA’의 트랙 ‘Gang Bang’의 프리뷰 (출처 : Madonna 공식 유튜브 채널)
이후 그의 성 정체성 커밍아웃으로 인해 걱정하는 팬들도 있었지만, 그의 인기는 여전했습니다. 2012년 앨범 ‘The Origin of Love’를 발매할 즈음에는 이미 싱어송라이터를 넘어 작곡 실력까지 인정받았습니다. 팝의 여왕 ‘마돈나’의 2012년 앨범 ‘MDNA’에 ‘Gang Bang’이라는 곡으로 참여하는 등 음악적인 입지도 공고해졌죠.
미카는 이를 발판으로 삼아 음악 경연 프로그램 ‘X-팩터’의 이탈리아 버전과 ‘더 보이스’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음악 외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2015년 ‘No Place In Heaven’과 2019년 ‘My Name Is Michael Holbrook’ 등 음반을 발표하며 음악적 커리어를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어요.
▣ 화려한 음색과 편곡에 담긴 가시 돋친 노랫말들
미카의 음악과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는 ‘Lollipop’입니다. 화려한 색이 바람개비처럼 말려있는 롤리팝처럼, 그의 음악은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으로 넘실거리는 리듬을 만들어냅니다. 본인은 극구 사양하며 겸손해하지만, 화려한 팔세토와 성악을 베이스로 한 고저 차 높은 보이스에 다양한 악기와 코러스를 적극 활용한 편곡이 돋보이는 그의 노래는 수많은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있어요.
▲ 미카를 상징하는 화려함이 담긴 ‘Lollipop’의 뮤직비디오 (출처 : MIKA 공식 유튜브 채널)
데뷔곡인 ‘Grace Kelly’에서도 알 수 있지만, 화려하고 긍정적으로 보이는 그의 노래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비극적이고 염세적인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Lollipop’은 ‘사랑은 사탕과 같아 너무 자주 핥게 되면 금세 없어져 버린다’는 은유를 담고 있으며 ‘Happy Ending’은 이별 후 절망적인 상황에서 행복한 척은 하지 않겠다는 내용입니다. 이처럼 어두운 가사들이 그의 화려한 음색, 편곡과 대비를 이루어 음악의 매력을 배가시킨 게 아닐까 싶습니다.
▣ 한국 광고계가 사랑하는 팝스타
미카의 인기는 다른 나라보다 한국에서 특히 돋보입니다. 첫 번째 앨범인 ‘Life in Cartoon Motion’ 수록곡의 절반 정도는 한국 광고 음악에 한 번 이상 쓰인 적이 있고, 지금도 예능 프로그램의 BGM으로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 미카의 노래 ‘All She Wants’가 쓰인 신한카드 ‘3초의 발견’ 캠페인 (출처 : 신한카드 공식 유튜브 채널)
두 번째 앨범 수록곡 ‘The Boy Who Knew Too Much’의 첫 싱글 ‘We are Golden’ 역시 다양한 예능 BGM에 쓰이고 있으며, ‘No Place in Heaven’의 수록곡 ‘All She Wants’는 신한카드 캠페인 ‘3초의 발견’ 시리즈의 메인 테마 음악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사실 ‘All She Wants’는 커다란 집과 차를 얻는 등 외부에서 바라보는 성공을 거두기를 원하는 어머니의 뜻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남자를 통해 ‘사회적 관습대로 살아가는 것’의 피곤함을 표현한 곡입니다. 하지만 신한카드 ‘3초의 발견’은 후렴구 ‘All That She Want’ 부분 가사를 재치있게 편집해 고객이 원한다면 별도 달도 3초 이내에 따다 줄 수 있는 초연결, 초협력, 초확장의 고객 친화적 경영 철학을 노래하는 BGM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이외에도 ‘The Origin of Love’의 ‘Make you happy’, 싱글로 발매된 ‘Live Your Life’ 등이 여러 분야의 한국 광고에 사용된 것은 그만큼 그의 음악이 한국인에게 와닿는다는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 영국 출신 뮤지션, 한국인이 사랑하는 ‘김믹하’가 되기까지
미카는 한국을 사랑하는 뮤지션으로도 유명합니다. 2009년 첫 한국 공연 차 내한했을 때, 시내버스에 대문짝만하게 붙어있는 자신의 얼굴을 모티브로 한 공연 광고에 매우 놀랐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한국 관객들의 전매특허인 떼창과 함께 ‘We are Golden’을 부를 때, 팬들이 뿌린 금색 반짝이 종이에 감동한 나머지 자신도 반짝이 봉투를 받아서 신나게 뿌렸다는 후문입니다.
▲ 팬들이 건넨 금박 반짝이를 뿌리며 팬들과 소통하는 미카. 1:22초 경 ‘이제 한국은 제2의 고향 같아요’라는 미카의 한국어 멘트도 들을 수 있다 (출처 : won h 유튜브 채널)
이후 거의 매년 내한한 미카는 종이비행기 퍼포먼스, 휴지 이벤트 등 연신 업그레이드되는 한국 관객들의 이벤트와 떼창에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2010년에는 호응에 힘입어 당시 발표하지 않은 신곡 ‘Kick Ass’를 한국에 최초로 선보였는데, 시작 전에 잠깐 알려준 후렴구를 팬들이 우렁차게 따라 불러 그를 자극했답니다.
2011년 내한에서는 ‘이 노래는 못 따라 부르겠지!’ 하며 ‘Underwater’라는 곡을 공개했지만, 한국 관객들은 또다시 후렴을 자연스럽게 따라 부르며 그의 두 손 두 발을 다 들게 했습니다. 심지어 한국 팬들이 그에게 ‘김믹하’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을 정도랍니다. 이제 한국은 미카의 최애 국가로 그의 가슴에 자리 잡았으며, 아예 한국 팬들을 위한 공식 굿즈를 출시하거나 네이버의 ‘브이앱’을 통해 라이브 채팅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팬서비스를 선사하고 있어요.
2020년 3월 4일, 5일 양일간 열릴 예정이었던 미카의 월드 투어 ‘레벨레이션’이 코로나19 사태로 취소되면서 올해는 그의 라이브를 한국에서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미카 역시 SNS 쿠킹 라이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소통하며 팬들과 만날 그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다시 그의 활기차고 즐거운 라이브를 볼 수 있기를 바라며, 그의 노래를 함께 감상해볼까요?